데이트|한강시민공원_난지도_하늘공원_서울숲

이현화2007.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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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Your Autumn In Seoul
공원에서 서울의 향기를 쫓다

 

한강시민공원_난지도_하늘공원_서울의숲

 

 

 

서울을 후각으로 여행한다? 수동적 태도로 일관하는 경우가 대부분인 냄새 맡는 행위로 자발적인 여행을 할 수 있을까. 익숙한 서울이지만 후각에서만큼은 박하던 이가 서울에서 맡고 싶은, 오랫동안 기억하고 싶은 자연의 향기를 찾아 떠났다.

 

데이트|한강시민공원_난지도_하늘공원_서울숲

난지도 제 2매립지에서 공원으로 변신한 하늘공원에서 내려다 본 한강의 모습.

City Park 물, 바람, 풀 내음을 머금다
서울을 후각으로 여행한다? 키패드를 누를 때마다 뿜어져 나오는 바나나폰의 라벤더 향기? 습관처럼 분사하는 향수? 옷에서 폴폴 풍기는 섬유 유연제 냄새처럼 코끝을 간질이며 자극하는 인공 향기밖에 떠오르지 않는 것은 도시의 공기에 무감각해진 내 코의 한계다. 향의 영역을 넓히는 행위는 고작 레스토랑에서 좀 더 이국적인 메뉴를 찾는 것이 전부. 머리 회로가 꽉 막혀 더 이상 돌아가지 않으니 코가 아닌 기억의 한계라는 편이 낫겠다. 낭패다. 서울에서 태어나 줄곧 서울 땅에서 살아온 사람의 체면이 말이 아니다. 기억에서조차 사라진 서울의 향기는 도대체 무엇일까. 개구리와 도롱뇽 알을 잡곤 했던 시냇물이 졸졸 흐르는 봄철의 산자락, 간혹 뜨뜻한 할머니 방 아랫목에 등장하기도 했던 메주, 잠자리 떼를 잡으며 뛰놀던 여름의 저녁 공기, 뜨거운 볕이 달아날세라 집집마다 널어놓은 초가을의 빨간 고추, 겨울이면 동네 어귀에 꽉 들어차는 연탄 냄새…. 눈을 감으면 기억은 어릴 적 서울의 향기로 진동한다. 무취에 가까운 아파트 숲의 회벽, 걸게 뿜어내는 버스의 매연, 발에 차이는 온갖 쓰레기! 빠른 변화의 결과라 하더라도 이런 것이 서울의 향기일 수는 없지 않은가. 과거에도 존재하고 현재도 여전히 숨을 쉬며 미래에도 서울 시민의 후각을 간질일 향기는 없을까. 서울을 지키는 한강의 물길을 따라 공원에서 서울의 향기를 찾아본다.

물 내음이 도시를 적시다, 한강시민공원
한때 서울 밖에서는 살지 않겠다고 결심한 적이 있다. 지금에 와서 돌이켜보건대 무척 근시안적인 발상이었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늘 내 눈앞에는 떨칠 수 없는 풍경이 펼쳐진다. 바로 한강의 모습이다. 동서로 길게 뻗은 한강을 따라 난 강변북로와 올림픽대로, 김포대교부터 광진교까지 한강의 남북을 가르는 25개의 다리 위를 지날 때 펼쳐지는 풍경은 늘 나를 사색에 잠기게 한다. 러시아워로 여지없이 미어터지는 지하철 2호선이 그래도 즐거운 이유는 당산역에서 영등포구청역에 이르는 1분도 채 되지 않는 순간이 있기 때문이다. 한밤중에 지하철의 형광등 불빛으로 인해 창밖이 보이지 않으면 유리창에 이마를 살며시 대고 망원경처럼 두 손을 모아 시시각각 다른 빛깔의 한강을 바라보곤 한다. 꽉 막힌 올림픽대로의 교통 체증이 싫다가도 야근을 하고 한밤중이나 새벽녘에 집으로 향할 때 마주치는 그 길은 늘 새로운 감흥을 선사한다. 저녁 무렵 올림픽대로를 서쪽으로 달리는 길에 통과하는 한강철교 부근의 커브 길에서 때때로 가슴 뭉클해지는 감동을 받기도 한다.

노을에 물든 황금빛의 63빌딩이 시야에 들어오고, 커브를 도는 동안 창을 열고 바람을 맞으며 오른쪽에서 흘러오는 한강의 향기를 음미하곤 한다. 특히 새벽녘의 한강시민공원은 이러한 도시의 오묘한 향기를 맡을 수 있는 특별한 기회를 선사한다. 아직 매연을 배출하기 전의 새벽 공기, 이슬이 내려앉은 잔디에서 진동하는 풀 내음, 잔잔한 한강의 물 내음이 뒤섞인 향은 밤새 시민공원을 밝혀주던 가로등불이 꺼지기 직전 최고조에 이른다. 지대가 낮아 매년 장마철이면 한강물에 푹 잠긴 덕(?)인지 물 냄새가 진하게 밴 여의도 노들길 부근의 공원과 국회의사당 뒷길의 샛강 사면지는 이러한 향기의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최적의 장소로 꼽힌다. 물 내음이라면 양화대교 중턱에 위치한 선유도 지구를 빼놓을 수 없다. 월드컵 분수대가 시원하게 물을 뿜으며 반기는 이곳은 과거 정수장으로 사용되던 지역을 공원으로 활용한 물 공원이다. 갈대, 부들, 연꽃, 수련 등 물에서 자라는 식물을 정원으로 가꿔놓은 ‘수생식물원’과 정수장의 구조를 고스란히 살려 이끼, 고사리 등의 식물로 가꾼 ‘시간의 정원’ 등 여의도에서 맡는 물 내음보다 좀 더 직접적인 냄새가 코를 자극하는 곳이다. 곳에 따라 비릿한 내음까지 풍기는데, 이는 관상용 대나무 숲이나 자작나무 숲처럼 곳곳에 심어진 나무 향기와 향기로운 식물들이 어우러져 뿜어내는 묘한 향기다.

도시의 바람 냄새를 맡다, 하늘공원 
한강의 서쪽 자락에 위치한 쓰레기 숲이었던 난지도에서 이제 뛰노는 토끼가 발견된다니, 10년 전에는 꿈도 못 꾸던 일이다. 갈수록 생태의 보고가 되어가는 난지도의 변신은 도시 개발의 모범 사례로 화제가 되고 있지만 후각 여행의 주요한 이유는 될 수 없다. 이곳에서 한 줌 가져가고 싶은 향기가 있다면 그것은 바람 냄새다. 한강을 따라 펼쳐진 여느 시민공원들처럼 도심 안의 공원이라고 하면 대부분 낮은 평지를 생각하게 되는데, 하늘공원은 98미터 높이의 꽤 높은 지대에 펼쳐진다. 덕분에 저 멀리 63빌딩을 비롯한 여의도 일대와 남산, 때에 따라서는 북한산까지 볼 수 있으니 한강과 함께 서울의 모습을 내려다볼 수 있는 훌륭한 장소다. 지대가 높다 보니 주변에 거치적거리는 장애물이 없어 유독 센 바람이 모여드는데, 이는 공원에 설치된 다섯 개의 바람개비를 통해 에너지원이 되고 있다. 시원하게 돌아가는 바람개비가 후각적 심상을 강하게 불러일으키는 듯, 한강 가까이에서 느끼는 공원의 바람보다 더 청명하게 느껴진다. 주변의 월드컵공원에서 음악 콘서트가 열리거나 경기장에 축구 경기가 열리는 주말에 시끌벅적한 소란함이 머무른다고 해도 하늘공원만큼은 무법 지대다. 귓불에 와 닿는 바람소리와 함께 무취라고 하기에는 아쉬운 기분 좋은 향기가 코끝에 머물며 한적한 여유를 가져다주기 때문이다.

데이트|한강시민공원_난지도_하늘공원_서울숲
1 약 115만 7030제곱미터의 평지에 펼쳐진 서울숲.
2 한강을 따라 펼쳐지는 공원은 레저와 휴식의 장소다.
3 도시의 청명한 기운은 자연으로부터 나온다.
4 선유도 공원의 산책로. 

청량한 자연의 향취로 물들이다, 서울숲 
한강의 물 내음처럼 변하지 않는 향기가 있다면 바로 녹음이다. 도시 안에 웅크리고 있던 녹색 ‘숨’이 다시 기지개를 켜고 있는 중이다. 최근 들어 사라졌던 녹지 공간을 도시 곳곳에 넓히기 위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여름 도심 온도를 1도 낮추기 위해 시청 앞에 임시로 설치한 ‘에코 터널’이라든지, 자투리 땅을 동네의 작은 숲으로 변화시킨 성북구 석관동의 사례라든지, 일정 부분의 녹지 공간을 의무화하는 건설법이라든지 쾌적한 환경을 위한 노력은 계속 진행 중이다. 생태 하천으로 거듭난 난지도나 양재천, 방배동에 위치한 나무 수목원, 길동 생태공원 등 새롭게 조성된 크고 작은 공원 또한 후각에 청량제 역할을 하고 있다. 그중 서울숲은 도심 한가운데서 자연의 향기를 호사스럽게 누릴 수 있는 공원이다. 뉴욕의 센트럴파크나 영국의 하이드파크를 모델로 삼았다는 서울숲은 개장 초 사슴이 그려져 있던 광고가 믿기지 않을 만큼 의외의 장소였다. 문화예술공원을 통해 레저나 휴식 공간을 제공하는 것은 물론이고, 동식물들이 도시 안에서 공존할 수 있도록 한 생명 숲의 모습을 보여준다. 사슴, 고라니, 오리, 다람쥐 등 동물들을 풀어놓은 생태숲과 조류와 식물원이 있는 습지생태원 안에는 도시의 회색빛을 잠깐 잊을 만큼 자연의 향기로 그득하다.

Information
청명한 서울 향기, 공원에서 마시다

 


여의도 한강시민공원  한강철교 중앙에서부터 국회의사당 뒤 샛강까지 이어지는 부지로 벚꽃축제, 세계불꽃놀이, 마라톤 등의 주요한 문화 레저 이벤트가 펼쳐지는 곳이다. 유람선 선착장과 함께 수영장 등의 농구 시설과 자전거 대여소, 매점과 스낵카 등의 편의 시설이 가장 많이 밀집해 있다.
문의 (02)3780-0561

선유도공원 양화 지구에서 아치형의 선유교를 건너면 물을 주제로 한 네 개의 테마 정원(환경 물 놀이터, 벽천분수, 수생식물원, 수질 정화원)이 펼쳐지는 ‘물 공원’이다. 과거 송수 펌프실을 개조한 한강 전시관에서는 한강의 역사와 환경, 생태 등을 살펴볼 수 있다. 문의 (02)3780-0590

하늘공원 평화공원, 중앙공원, 노을공원과 함께 월드컵공원의 일부다. 풍력발전기가 친환경의 상징처럼 들어서 있는 하늘공원에는 지그재그 모양으로 만든 통나무 원목 계단이 있다. 이곳의 탐방객 안내소에는 난지도의 과거와 현재 모습을 보여주는 자료전시와 생태학습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문의 (02)300-5542

서울숲 한강의 뚝섬 부지에 들어선 곳으로 문화예술공원, 생태숲, 체험학습원, 습지생태원, 한강 수변공원 등 다섯 개의 테마 공원으로 구성되어 있다. 사람과 자연이 함께 숨쉴 수 있도록 한 서울숲에서는 그린트러스트와 함께 환경 운동에도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있다. 문의 (02)460-2905

출처 : Tong - gabinyyo님의 국내 여행지들..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