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여기 남아 숨 죽인 채 웅크리고 앉아 있다

김유미2007.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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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여기 남아 숨 죽인 채 웅크리고 앉아 있다

이것이 내가 걸어온 길인가

길은 늘 눈물에 가리어 보이지 않았는데

영원히 사랑하겠다는 약속도

너 없이 행복하겠다는 약속도

지키지 못할 텐데

소중한 것은 떠나보내야 한다고

입술을 깨물며 다짐했는데

 

길은 저희들끼리 흘러가고 나는 여기 남아

숨 죽인 채 웅크리고 앉아 있다

이별이 나를 발견하지 못하도록

파랗게 멍이 들어가는 산, 그리고 하늘

 

paper  Jan. 천구백구십구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