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동어록] 어느날 일기

김병혁2007.11.05
조회88
[제동어록] 어느날 일기

김제동입니다..아니 제동이죠... 오늘 오랜만에 글을 남기네요...후후...


얼굴을 무기로 웃기는 사람이 글로 남기려니 참 힘이 드네요..


솔직히 그런 말을 하고 싶네요.. 신해철씨처럼..이소라씨처럼..


라디오에 대고 당당히...재미없으면, 또 싫으면 보지 말라고.


그치만 유명한 사람도 아닌 제가 이야기하면 또 욕 먹겠죠.


그치만 까짓거 오늘은 할랍니다. 오늘 술 먹었거든요.


많이도..매일 행사 마치고, 들어와서 여기에 있는 글을 읽는 것이

 

제 유일한 취미이자행복입니다.


어제 집으로란 영화보고 돌아가신 외할머니 생각나서 울고,


오늘 여기 글남기신 한 분의 글을 보고 또 소주병끼고 앉아서 울게 되네요..


무엇을 무기로 웃기든 , 또는 출연자에게 무안을 주든 ,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이라고,  생각하고 살았습니다.


개인적으로 무대위에 올라오신 모든 분들에게 찾아가서


조금만 희생해 달라고 , 부탁합니다.

 

마이크를 잡고 있는 동안은 사회자로서, 사람들을 즐겁게 하는 것이


나의 가장 최선의 의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 때만큼만 좀 봐달라고..대신 마이크를 놓는 그 순간부터는


최대한 예의와 범절을 갖추겠다고....미안한 마음 그지없만...


누구나 자신이 하는 일이 가장 힘듭니다.


글 남기신 분도 그렇고.. 저도 그렇고..누군가를 무시하고


웃음거리로 만든것에 대해 제가 쾌감을 느끼고,


즐거워 한다고 생각하지 마십시요. 그만큼 우리도 힘듭니다.


단 1분이라도 무대위에 서서 사람들을 즐겁게 한다고 생각해주세요.


올라온 출연자 뿐만 아니라 , 관객들의 즐거움을 위해서 ,


아무 상관없는 우리 가족마저도 , 바보로 만들기도 했습니다.


저는 광대입니다.


어떻게든 객석에있는 분들에게 즐거움을 주어야하는 광대입니다.


그러나 그것이 결단코 다른 사람의 무안이나 아픔을


전제로 하진 않습니다.


분하고 억울하기까지 한 심정으로 글을 남깁니다.


전 세계의 모든 광대의 입에는 과장된 웃음이 그려져 있습니다.


그러나 그들의 눈엔 글을 남기신 분이 보지 못한


눈물자국이 점으로 찍혀져 있습니다.


그것들을 봐달라는 말씀은 드리지 않습니다.


다만,,이런 글을 남기시기 전에 ,


별로 유명하지 않은 어설픈 사회자로, 저희 진행자들을 보기전에


객석의 기쁨과, 자신의 들추기 싫은 아픔과,


출연자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가지면서도 ,또 그들에게 너무 고마움을 가진...


너그러운 마음으로 그런 사람으로 봐 주셨으면 합니다.


표준어,, 절대 못 합니다. 능력 밖입니다....


어설픈 표준어보다는 같이 호흡할 수 있는 사투리로 하겠습니다.


표준어 원하시면, 뉴스데스크 들으시기 바랍니다.


깊이 있는 진행... 노력중이나 ,원하시는 만큼의 깊이 있는 진행을 원하신다면


밤에 클래식 라디오를 들으시기 바랍니다.


낼 아침에 일어나면, 또 이글을 남긴걸 후회하게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게 또 후회하고, 바보로 남더라도,


제가 가진 신념만은 포기하지 않겠습니다.


누군가의 아픔과 무안을 딛고 서는 웃음이 아니라,


진정으로 내 조국과 민족이 웃을때가지...


내 바보같은, 그리고 신이 제게 주신 얼굴을 무기로라도,


제 가족을 무기로라도, 때론 몇몇의 출연자들에게 부탁을 해 그들을 무기로라도,,


더 많은 사람의 즐거움을 위해 끝까지 갑니다.


건강하시고 , 행복하십시요... 술 취합니다....^^ 흥분했네


- 술 먹고 쓴 어느날 김제동님의 일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