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아는 여자로 처신하려 노력한다

이승연2007.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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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아는 여자로 처신하려 노력한다

 

 

 

책을 읽다가 눈물이 나면,

'지금 어떤 표정으로 울고 있을까?' 하는 호기심에 거울을 들여다본다.

줄줄 흘러내리는 눈물을 가만히 들여다보는 게 재미있다.

그러다가 정작 소설의 장면은 까맣게 잊어버리고,

울고 있는 자신의 모습이 너무 불쌍해 보여서 또 운다.

카세트테이프를 들을 때도, 저절로 울음이 나오곤 한다.

고즈에는 책장에 기대어 무릎을 세우고 눈물을 닦으면서,

'이런 포즈를 취하면 매력적으로 보일까?

배가 너무 나온 건 아닐까?' 하고 배를 내려다보며,

울면서도 배에 힘을 주어 안으로 끌어당기고,

한손으로 뱃살을 집은 채, '이것만 없으면 얼마나...'하고 생각하는 여자다.

중학교 시절에 하던 짓을 스물여덟 살이 된 지금까지도 여전히 하고 있다.

혼자만 되면 이런저런 행동을 해보지만,

가족과 다른 사람들 앞에서는 지극히 정상적인 표정을 짓는다.

나이에 걸맞게 세상물정 잘 아는 여자로 처신하려 노력한다.

그렇게 하면 별 탈없이 세상을 살아갈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을 가지고 있다.


잘 아는 여자로 처신하려 노력한다 어렴풋이 알고 있었어 / 다나베 세이코 잘 아는 여자로 처신하려 노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