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빵일지 @ 2007년 11월 13일 21시 13분

정병섭2007.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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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빵서재 2동 405호)   난 커피도 좋아하지만, 차도 좋아한다. 차는 정말 가리지 않고, 많이 마시는 것 같은데, 허브에, 홍차에 그 비싼 녹차까지 이리저리 사재기를 하느라고, 돈이 수월찮게 깨지고 있고,   지금은 그러하지 않지만, 예전 군대에 있을 때에는 술이 떡이 되어 휘청휘청 방에 들어가는 날이라도 있으면, 어김없이, 담날 아침 좌절하게 되는 거이 있는데,   그 연하디 연하고, 약하디 약한 다기가, 휘청거리는 몸사위에 한두개가 아작이 났더랬는데,   그렇게 벌써 5개나 되는 다기들을 깨먹었는지라, 요새는 완전 상전 모시듯, 조심조심 다룬다.   해서 오늘은 녹차를 즐기는 방법에 대해서 잠깐 씨부릴까 한다.     요개 한국식과 중국식을 짬뽕으로 해서 내가 주로 즐기는 다기 셋트다.   우선, 저 '차 다'자라구 큼지막하게 한문으로 찍혀 있는 천쪼가리가 다포라는 건디, 주로 다기셋을 덮어두는 용도로 쓰인다. 먼지가 앉는 걸 방지하는 역할을 하고,   다포를 열어재끼면,     요런 자태를 뿜어내는데,   저 쟁반같이 생긴 나무쪼가리는 원래 중국식 다도에서 사용하는 차쟁반으로, 밑에 물받침대가 있고, 한국식 차쟁반은 물받침이 없고 그냥 쟁반같이 생겼다.   요 물받침이 있는 건, 중국식 다기에는, '숙우'란게 없기 때문인데, 숙우는 저기 중간에 큼지막한 사발이 엎어져 있는데 그게 바로 숙우고,   중국다기는 다관하고 찻잔만 있기 땜시 그러헌데, 이건 뭐 전문적인 건디, 나중에 차에 관심있으면, 왜 중국식 다기에 저렇게 물받침이 있고, 중간에 구멍이 있는 차쟁반을 쓰는 지 알게 된다.   아, '다관'이란 건 저기 기다랗게 손잡이가 쭉허고, 뻗어있는 거이 다관이란 거다.   글고 작달막하게 생겨서 꼬랑지처럼 쭉허고 꽃잎이 삐져나와 있는 건 거름망이란 건디, 난 사실 저 거름망은 잘 안쓰는디, 둘 곳이 없어서 저래 방치.   일단 요거이 기본적인 다기들이구,   도구들도 필요한디, 도구들은 이러허다.       우선 왼쪽부터 보면, 주걱처럼 생긴거이, 차잎을 차통에서 떠서 다관에 넣는 '차시'라는 거이구   그 옆에는 '긁게', 그 옆에는 '집게', 그 옆에는 '걸음망'인데,   위에서 본 도자기로 된 걸음망보다 여렇게 손잡이 달린 대나무 걸음망이 편해서, 난 요걸 주로 사용헌다.   홍차 용품중에서도 쓰땡으로 된 걸음망이 있는데, 고것도 쓰기 변해서 난 가끔 그것도 쓰는디, 고건 홍차를 설명할 때, 설명하기로 하고,     도구들이 다 갖춰지면, 인자 녹차가 있어야 하는디, 요건 내가 가진 녹차들이다. 녹차를 장기 보관할 때는 진공포장된 상태에서, 냉동보관해야 오래두구 먹을 수 있는디, 난 후딱후딱 먹어치우는지라, 냉동보관은 안헌다.   인자, 차를 마실려구 하믄, 물을 끓이는데, 녹차를 우려내는 물은 팔팔 끓이는 물은 안된다. 그건 팔팔거리는 물 즉 100도시 가까이 되는 물로 녹차를 우리게 되믄, 카페인이 장난아니게 많이 나오기 때문이고, 또한 녹차 고유의 향과 맛이 많이 쥑어버리기 때문인데,   녹차를 우리기 위해서는 80도 안팍의 물이 가장 적당허니, 포트에서 물을 팔팔 끓인 다음에, 물을 살짝 식혀야 하는데,   식히기 전에, 일단 뜨신 물을 쑥우에 한사발 담고     쑥우에 담긴 뜨신 물을 탕관과 찻잔에 각각 옮겨담으면서, 다기를 일단 데워야 한다.   요렇게.   글고 나서 차시로 차통에서 차를 뜬다.   일단, 오늘 먹을 차를 선택하는데, 대부분 차들이 중국산이 많은데, 중국산 하면, 메이데인 차이나라는 이미지 때문에 굉장히 안좋은 것처럼 느껴지는데, 차와 관련해서는 중국이 세계1위 생산국이자, 굉장히 좋은차들이 무진장 많고, 또 국산에 비해서 품질도 엄청 뛰어나다.   물론 아주 싸구려 저질 차들도 있는데, 고건 잘 가려내야 한다. 차가 중국에선 국가 10대 사업중 하나니까, 뭐 중국어를 좀 할 줄 알면 요렇게 설명서를 읽어가면서 어떤 차인지 분별해내야헌다.     차통을 열고     차시로 찻잎을 담아다가 다관에 넣는데, 절대 찻잎을 손으로 만지면 안된다.   그건 왜냐하믄, 손에 항상 땀이 조금이라도 남아있기 때문에 찻잎을 손으로 만지면, 약간 맛이 변하기 때문이고, 그러해서 요 차시라는 걸 사용하는 거이다.   글고 일단 개봉된 차는     요렇게 해서 공기랑 접촉하는 걸 최대한 막아줘야 한다. 보통 차는 차통 속에 요렇게 비닐로 해서 다시 포장되어 있는데, 한번 개봉했으면, 공기가 안들어가게 꽁꽁 감아다가, 찝어줘야 한다. 그게 차 보관의 생명.   아차, 집게 설명을 빼먹었네..   집게는 이렇게 사용한다. 다기는 손으로 만지는 부분이 따로 있기 때문에, 집게 사용이 빈번헌디, 손으로 만지는 부분은 굉장히 적기 땜시, 집게를 이용해 다관의 뚜껑을 열고,   연 뚜컹은   요렇게 올려놓는데, 저 밑에 허여멀건한 받침대는 '개반'이라고 허는데, 한자인디, 요걸 풀이하면 뚜껑받침이란 뜻이다. 왜 뚜껑을 저렇게 두냐면, 바닥에 놔두면, 나중에 차를 우려낼 때, 다시 저 뚜껑을 덮어서 사용하기 땜시 위생상 않좋아서 그러헌다.   그럼 다시 돌아가서   차를 다시로 떠서 다관에 넣은 다음     요렇게 쑥우에 다시 물을 담아 온도를 본다. 아까 말했듯이 온도는 80안팍의 물이 좋은디, 차마다 약간 적정온도가 다르긴 하지만, 그건 미세한 차이이니 걱정할 필요는 없고 어떻게 80도가 되는 줄 아냐고 하실텐데,   초보자들을 위해서 온도계라는 거이 따로 있지만, 고건 너무 고가이고, 번거롭다. 차를 오래 마시다보면 대충 보면 아는데,   펄펄 끓는 물은 김이 모락모락 나는데, 80도 정도 되는 물은 김이 거의 없어지고 물을 가만 보고 있으면 아지랭이처럼 뭐 그런 꿈틀거림이 있는데, 그게 80도 되는 물이다.   요건 말로 설명하기 좀 그렇고, 감이다 감. 감을 키우는 수밖에.   그래서, 적정온도에 도달한 쑥우의 물을 다관에 따르고   아까 앞에서 보여줬듯이     요렇게.   그 다움 다관의 뚜껑을 닫고,   차마다 우려내는 시간이 좀 다르긴 하지만, 보통 10초에서 20초 사이로 우려낸다.   진득허니 우려냈다가는 쓰기만 하고, 보통 요렇게 빨리 우려내서 3번까지 우려먹으니, 진득허니 우려서 뽕을 뽑을라고 하는 근성은 잠시 접어두시길,   그렇게 우려낸 물은     다시 걸음망을 받치고, 다관에서 쑥으로 담는다. 걸음망은 솔직히 없어도 무관하나, 찻잎이나 찻잎이 조금 부서져서 찌꺼기가 삐져 나오기 때문인데, 사실 그런 건 먹어도 무방하고, 오히려 몸에 좋다.   나도 사실 혼자 마실 때는 걸음망을 사용하지 않는데, 손님 접대 할 때는 미관상 좋으니까 걸음망을 사용한다.   그 다음 쑥우에서 각 찻잔으로 차를 따르고, 내놓는데, 이때도 찻잔은 손으로 잡는 게 아니고 집게를 이용해서 들어야 한다. 왜냐하면 다른 사람이 손으로 들어서 입을 대는 찻잔이기 때문에 상대편이 사용할 찻잔을 손으로 잡기가 거시기 하기 때문이다.     해서 다 우려낸 찻를 담은 잔의 형상은 이러하다.   글고 나중에 보관하고 세척하는 게 남았는데,   다기는 절대, 절대, 절대 세재를 사용해선 안된다. 그건 왜냐면 도기류 들은 미세한 구멍이 표면이 수없이 많이 있는데, 만약 퐁퐁 같은 세재를 사용하면 그 미세한 구멍 속으로 세재가 침투해들어가기 때문이다.   해서 다기를 세척할 때에는 고은 표면의 쑤세미만 사용해서 닦는다.   이상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