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6시에 눈을 떠서, 창밖으로 깜깜하고 조용한 분

김동규2007.11.16
조회27,265
아침 6시에 눈을 떠서,  창밖으로 깜깜하고 조용한 분


 

 

 

아침 6시에 눈을 떠서,

창밖으로 깜깜하고 조용한 분위기가 느껴진다.

 

" 그날이 왔다! "

 

이불을 제치고 일어나, 방문을 열니..

거실불은 꺼져있고 부엌의 주황색 백열등만 어스름하게 밝혀있고...

도시락 준비를 하는 엄마의 모습..

 

세수를 하고, 옷을 입고, 밖에서 차를 빼오는 아빠를 기다린다.

 

' 춥다! '

 

어제 챙겨둔 가방을 짊어지고.. 아빠,엄마와 함께

수능보는 학교로 간다.

 

 시험 잘보라는 부모님의 응원을 뒤로하고

시끌벅적대는 교문으로 걸어간다.

 

담임선생님께선 나를 발견하시고는

귤과 음료수를 손에 쥐어 주시고

처음보는 후배들에게 응원을 시킨다.

 

" 선배님 잘보세요~~~~ 으쌰으쌰 "

 

그래...고맙다..

 

근데..

남자만 왔구나..

 

..

..

 

너흰 삼수다.

 

 

학교건물로 들어섰다. 학교 공기가 싸늘하다.

 

내 수험장을 확인하고, 찾아간뒤

수험장에 들어선다.

 

난로기운으로 갑자기 따뜻한 곳에 들어서니

몸이 나른하다.

 

내 자리에 앉은뒤, 내 앞에 앉은 녀석을 탐색해본다.

수학 주관식은 컨닝가능하다.

 

다행히 나 보다 잘하는 녀석인것같다.

 

그래. 내 수리영역 30번 주관식문제는 너의 몫이다.

 

 

언어영역 시험지를 받았다.

시험관은 시험시간이 10분남았으니 10분동안 펼쳐보지 말란다.

 

웃기고있네.

고3땐 순진하게 믿었었지.

난 베테랑 재수생이라고.

 

열심히 푼다.

 

그러나, 수능 언어영역은 언제나 날 힘들게 한다.

지문을 하나 못풀고 찍어버렸다.

 

그러나 당황하지 않았다.

 

난 베테랑이니까.

 

수리영역. 어렵다.

시간이 반정도 흘렀는데, 다 못풀것 같다.

 

10분남았다. 남은 문제는 28,29,30번.

 

앞녀석의 오른쪽 겨드랑이 사이로

OMR카드의 오른쪽 하단이 보인다.

 

그렇다. 30번이다.

 

25.75였나? 암튼.. 고대로 베꼈다.

 

28번을 조져주시고, 29번을 풀기시작했다.

으윽. 안풀린다.

 

더이상 마킹을 지체할수 없어, 마킹을 모두 한뒤

1분이 남았다. 29번은 아직 풀리지 않았다.

앞녀석에게 물어보는수밖에 없었다.

 

최대한 간략한 멘트로

앞녀석에게 나의 의도를 전하는 방법을 생각해보았다.

 

수2미분 문제였다.

 

앞녀석에게 나즈막히 물어봤다.

 

"야, 주관식에 ln나오는 문제 답 뭐냐?"

 

(난 너의 등을 보고있어. 제대로 대답안하면,

평생 전신수영복입고 수영장가게 될꺼야.)

 

"응? ....9"

 

"쌩유,감사"

 

후에, 나의 수리영역점수는 72점이었다.

베낀 두 문를 모두 틀렸다면, 66점.

그렇게 됐다면, 내가 어느대학을 다니고 있을지는..

나도 잘 모르겠다.

 

어쨌든,

 

그렇게...2교시 끝나고, 점심을 먹으려했더니..

 

 

우리 어머니께선,

수능날 깜빡하고 도시락을 주지 않으셨었다.

 

하아..

 

대문에서 도시락을 받아 먹은뒤..

 

 

지겨웠던 3교시, 허리가 부서질듯한 고통을 참아가며

풀었던 4교시 외국어영역을 마치고.

 

룰루랄라 집으로 돌아가는 길...

 

 

그래도..

 

나에게 언제로 되돌아갈래? 라고 묻는다면..

 

고2정도로 택하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