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운날 마음만은 따뜻해졌던, 택시기사아저씨

이채린2007.11.16
조회2,945

 

오늘 신림역을 가려고 잡아탄 택시기사 아저씨께 너무너무 감동받아서 광장에 끄적여요

휴 옷차림도 옷차림이였지만 날씨도 많이 춥드라구요 ~

그래서 손비비면서 택시 기다리구 있었어요 한 오분 기다리니깐 택시 한대가 오드라구요

제가 타고 나서  아저씨께서 먼저 물어보시더라구요

 

"뭐 바쁜일 있으세요 ?"

 

하나도 바쁜일이 없었거든요 그때의 저는 ㅎㅎ; 그냥 친구집에 왔다가 집에 돌아가는 길이여서

그래두 평상시 같았으면 바쁜일 있다구 최대한 빨리 가달라구 했겠지만

기사아저씨 인상부터가 좋으셔서 뭐 안바쁘다구 한다구 뺑뺑 돌아갈 것 같지는 않아서,

그냥 바쁜일 없다구 말씀드리니깐 하시는 말씀이

 

"어휴 그럼 커피한잔 하시죠 ~ "

라며 보온병에서 커피한잔을 종이컵에 따라주시더라구요

그리고

"추우실텐데 손좀 녹이세요 이래뵈도 제가 커피하나는 끝내주게 탑니다 허허"

라며 넉살좋게 웃으시더라구요 ;;

 

커피를 받아들면서도 아 이아저씨가 돈 많이 벌려구 별 수작을 다 부리는 구나 부터 시작해서

그냥 바쁘다고 할껄 , 어리다고 무시하나라는 생각까지 별 생각이 둥둥 떠다니더라구요 ^ ^

근데 바로 제가 부끄러워 졌어요

 

제가 흔들리지 않고 멈춰있는 차 안에서 안전하게 커피를 다 마신후에

" 다 마셨으면 컵 이리 주세요 " 라는 말과 함께 종이컵을 받아 들고서야 미터기 (맞나ㅎㅎ;) 를

키시더라구요 ^ ^.

 

그러면서 하시는 말씀이

 

요즘 날씨 추워져서 택시타는 손님들 손이라두 녹이라구 커피대접이나 하려구 보온병 딱 한병 들고

다니시는데, 뭐가 들 그렇게 바쁜지 다 빨리좀 가라셔서 이 작은 보온병 한병에 탄 커피도 다 못

없애구 집에 들어갈때가 많다구 ..

그말슴 듣는데, 다른사람들 역시 저같이 택시요금 생각하구 그러지 않았나도 생각해 보게 되더라구요..

 

그리구 신림역을 가면서, 저한테 양해를 구하시더라구요

" 저 골목길로 들어가시겠어요 큰길로 빠지시겠어요 ? "

전 신림동이 처음이였거든요 그냥 친구 만나러 온거라서

" 저 여기 잘 몰라요 첨 왔어요" 라구 말씀드리니깐

 

"그럼 골목이 지름길인데 큰길로 돌아가겠습니다 골목이 지름길이긴 한데 어휴 그건

사람없을때 소리지, 사람많을때는 시장쪽이라 북적북적 대고 크락션 울려대고

차라리 큰길로 가는게 속편해요"

(그냥 생각나는데로 쓴거예요 ㅠ_ㅠ 정확하진 않은데 이것보다 말씀 많이하셧어요)

 

라며 큰길로 돌아서 가시더라구요

 

늘 택시타면 라디오 방송이 흘렀던거 같은데 그 기사분 택시에서는 클래식이 흐르더라구요

클래식 듣는 택시기사라 기분이 묘했어요 ^ ^

 

그리구 신림동 처음 왔다고 말씀드린걸 기억하시구,

 

"이건 차비에서 뺄께요 ~ " 라며 신림동 순대골목이였나 ? 그쪽도 한번 돌아주시더라구요 ^ ^

 

차비는 미터기에 3000원 뜨는데 2000원만 받으신다는 거예요 ;;

지름길로도 안갔고, 순대골목도 자기 마음대로 돌았는데 어떻게 요금을 다 받냐구 ;

기사님 아내분께서 몸이안좋으셔서 말상대가 없어서 손님 시간까지 뺏은거같다구

사과까지 하는거예요 ;;

 

그래서 아무 생각없이 그냥 2000원만 드리구 지하철을 탔는데

 

친구랑 문자하면서 그 택시기사분 이야기를 하는데,

원래 그길이 적게나와야 2500원 나온다구 자기는 매일 3000원 주고 탄다구 그러더라구요..

 

커피까지 얻어먹고 마음까지 훈훈해졌는데 ^ ^ 요금까지 너무 팍 깎아 주시고..

택시기사분들 남는것두 얼마 없다구 들었는데...

 

오랫만에 정말 너무너무 따뜻하고 마음좋은 기사분을 만나서 기분좋아서 집에오자마자 글써요 !

 

너무 두서없이 이것저것 있었던일 끄적거려서

못알아 보시는 분들도 계실텐데..^ ^.. 죄송해요

 

아 그 기사분 낮게봐야 50중반일정도로 나이 지긋하신 분이셨어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