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소설에서 등장인물의 이름, 나라이름 등은 만화 '레이브'에서 뺏긴 것이니 양해부탁드립니다. 하지만 소설 내용과는 무관합니다.
백설공주를 사랑한 난쟁이
무더운 여름 어느 날 한 소녀가 숲속에 앉아 놀고 있었다. 그 소녀는 매우 아름다웠고 목에는 다이아아몬드 목걸이를 걸고 있었다. 그리고 아주 귀한 옷을 입고 있어서 한 눈에 봐도 지위가 높은 것을 알 수 있었다. 그 소녀는 꽃을 가꾸고 있었는데 갑자기 뒤에서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소녀가 뒤를 돌아보니 덩치가 큰 멧돼지가 자기를 덮칠 듯이 노려보고 있었다. 소녀가 깜짝 놀라 달아나기 시작하니 멧돼지 역시 소녀를 뒤쫓기 시작했다. “사람 살려! 누구 없어요? 살려주세요!” 소녀는 두려움에 떨며 소리쳤다. 그러나 사방은 고요하기만 했다. 소녀는 도망치다가 돌 뿌리에 발이 걸려 넘어지고 말았다. 멧돼지는 아랑곳하지 않고 소녀에게 달려들었다. 그런데 갑자기 멧돼지가 괴성을 지르며 쓰러졌다. 소녀가 몸을 일으켜 보니 어느새 멧돼지의 몸에는 화살이 박혀있었다. “다친 곳은 없니?” 한 소년이 소녀에게로 다가오며 물었다. 그 소년은 귀족들이나 입을 법한 귀한 옷을 입고 있었고 한 손에는 활을 가지고 있었다. 소녀가 바라보니 소년은 매우 잘생겼고 귀품 있어 보였다. “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당신 덕분에 다치지는 않았어요.” 소녀가 일어서며 말했다. “안 다쳐서 다행이야. 나는 ‘글로리’왕국의 왕자 ‘하루’야. 넌 누구니?” 하루는 소녀에게 관심이 있는 듯 물었다. “저는 ‘심포니아’왕국의 공주 ‘리샤’에요.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리샤가 대답했다. “감사할 것 까지는 없어. 사람을 구하는 건 당연한 일이니까 ” 하루가 말했다. 그때였다. 어디선가 하루를 찾는 소리가 들렸다. “왕자님 어디계세요?” “리샤라고 했지? 만나서 반가웠어. 저들이 나를 찾고 있으니 가봐야겠어. 다음에 기회가 있으면 또 보자.”라고 말한 뒤 하루는 소리가 들린 쪽으로 돌아갔다. 리샤는 하루를 떠나보내는 것이 내심 아쉬웠으나 어쩔 수 없이 심포니아왕국의 성인 심포니아성으로 돌아갔다.
심포니아왕국은 ‘아마조나’숲의 동쪽에 자리 잡고 있었고 글로리왕국은 숲의 남쪽에 자리 잡고 있었다. 그리고 숲의 서쪽과 북쪽에는 ‘레아그로브’왕국과 ‘베레알’왕국이 각각 세워져 있었다.
리샤는 성문을 지나 성의 중앙부에 있는 궁전으로 향했다. 궁전의 앞 쪽은 왕과 신하가 회의를 하는 곳이었고 중앙 궁전에는 왕이 기거하였으며 왼쪽 궁전과 오른쪽 궁전에는 왕비와 공주가 각각 살고 있었다. 마지막으로 궁전 뒤쪽에 있는 건물에는 왕을 호위하는 근위병이 머물렀다. “백설공주님 어디를 다녀오십니까?” 한 신하가 웃으며 물었다. ‘백설공주’라는 애칭은 리샤가 흰눈이 내리던 날 태어났고 얼굴이 하얘서 불리어 지는 것이었다. “그냥 바람 좀 쐬고 왔어” 리샤가 대답했다. “너무 늦게 까지 놀다 오시면 폐하께서 걱정하십니다.”신하가 말했다. “알았어.”라고 대답한 리샤는 자기 방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리샤는 낮에 만난 하루에 대해 생각하기 시작했다. ‘너무 멋진 분이셨어. 내일도 만났으면...’ 리샤는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 잠이 들었다.
다음날, 리샤는 하루가 보고 싶어졌다. 그래서 어제 멧돼지를 잡은 장소로 가보았다. 우연의 일치인지 하루도 리샤가 보고 싶었는지 하루도 그곳에 와있었다. “안녕하세요?” 리샤가 먼저 말을 걸었다. “아, 안녕? 여긴 웬일이야?” 하루가 말했다. “그건... 왕자님이 보고 싶어서...” 리샤가 부끄러워하며 말했다. “정말? 나도 니가 보고 싶었어. 내일부터 여기서 만나기로 하자.” 하루가 기뻐하며 말했다. “네” 리샤가 대답했다. 그 후로 그 둘은 매일 그 장소에서 만났고 둘은 사랑에 빠져 결혼까지 약속하게 되었다. “하루, 이걸 받아.” 리샤가 목에 걸고 있던 다이아몬드 목걸이를 하루에게 건네주며 말했다. “이게 뭐야?” 하루가 물었다. “이 목걸이는 돌아가신 어머니께서 유품으로 남기신 목걸이인데 사랑하는 사람에게 주라고 하셨어.” 리샤가 말했다.
리샤의 어머니는 ‘발렌타인’이었는데, 리샤의 아버지인 ‘게일’과 결혼하여 살다가 리샤가 7살이 되던 해에 병으로 죽었다. 그런데 발렌타인이 병에 걸린 이유는 레아그로브왕국의 공주였던 ‘제로’가 게일과 결혼하기 위하여 발렌타인에게 저주를 건 탓이었다. 그리고 제로는 처음에는 리샤를 귀여워하였으나 게일이 자기보다 리샤를 더 아끼자 질투로 인해 미워하기 시작했다.
"고마워, 이렇게 소중한 걸 나에게 주다니..." 하루는 감동을 받은 듯 말했다. “그건 내 사랑의 증표야 소중히 여겨. 알았지?” 리샤가 말했다. “당연하지. 오늘은 늦었으니 이만 헤어지자. 내일봐.” 하루가 작별인사를 하고 글로리로 돌아가고, 리샤는 심포니아로 돌아갔다. 그녀 앞을 기다리는 슬픈 운명도 모른체...
리샤가 궁전으로 돌아오니 왕비가 리샤를 불렀다. “백설아, 도대체 어딜 갔다 이제 오는 거니? 너 내일부터 다시는 성밖으로 못 나갈 줄 알아!” 제로가 리샤에게 말했다. “새어머니, 한번만 봐주세요. 다음부턴 조심할게요.” 그리나 비뚤어진 왕비가 리샤와 하루가 사귀는 것을 알고 있는데다가 이미 제로가 하루에게 저주를 걸기로 마음먹은 뒤여서 리샤의 부탁을 들어줄 리가 없었다. 리샤는 어쩔 수 없이 포기하고 자기 방으로 돌아가서 밤새 엉엉 울었다.
다음날 제로는 근위병들에게 리샤를 성밖으로 못나가게 하라고 명령한 후 하루를 만나러갔다. 하루는 리샤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뒤에서 인기척이 났다. “리샤니?” 하루가 뒤돌아보며 물었다. 그리나 그건 리샤가 아니라 제로였다. “누구세요?” 하루는 약간 실망한 듯 물었다. “니가 하루니?” 제로가 음흉한 웃음을 띠우면서 물었다. “네, 그런데 제가 하루인지 어떻게 아셨어요?” 하루는 이상하다는 듯이 물었다. “미안하지만 나를 위해 난쟁이가 되어 주어야겠다. 난쟁이가 되어라! 얍!” 제로는 하루에게 저주를 걸었다. 그러자 하루는 난쟁이가 되어 버렸다. “이게 무슨...”하루가 말을 끝내기도 전에 제로는 하루를 기절시킨 뒤 아마조나숲 깊은 곳에 버려버렸다. 아마조나숲은 너무 넓어서 한번 길을 잃으면 죽은 것이나 다름없었다. 제로는 궁전으로 돌아와서 리샤까지 쫓아내기로 결심했다. 그래서 밤에 리샤를 아무도 몰래 아마조나숲으로 쫓아낸 후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돌아왔다. 다음날 아침 궁전은 발칵 뒤집혔다. 국왕의 하나밖에 없는 딸이 하룻 밤사이에 흔적도 없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왕인 게일은 딸을 찾기위해 수소문을 했지만 숲속 깊은 곳에 버려진 리샤를 찾을 수는 없었다. 결국 왕은 딸을 잃은 슬픔에 시름시름 앓기 시작했고 권력은 모두 왕비가 차지하게 되었다.
리샤는 처음에 제로가 원망스럽고 자신의 기구한 운명이 슬퍼서 울었다. 그러다가 멀리서 불빛이 보이는 것을 발견하고 그곳으로 가보았다. 그곳에는 오두막집이 한 채 지어져 있었는데 그 안으로 들어가 보니 난쟁이가 일곱 명이 있었다. 그런데 그중에서 리샤를 보고 깜짝 놀라는 난쟁이가 하나 있었으니, 그 난쟁이는 바로 하루였다. 잠시 과거를 거슬러 올라가 보자. 제로에 의해 정신을 잃었던 하루는 눈을 떠보니 오두막집에 있었다. 하루는 난쟁이가 된 자신의 모습이 한탄스럽고 앞으로 리샤와 가족들을 못 볼 것이라는 생각에 울음을 터뜨렸다. 한참 울고 있으니 난쟁이 여섯 명이 들어왔다. 난쟁이들은 하루에게 자신들이 일을 하러가는데 하루가 쓰러져 있어서 데리고 왔노라고 말했다. 그래서 하루는 그날부터 난쟁이들과 함께 살기로 했다. 비록 왕자의 생활에서 일을 하며 고생하는 처지로 바뀌었지만, 언젠가는 다시 왕자가 되어 가족들과 리샤를 다시 볼 수 있을 것이라 믿음을 가지고 살던 중 조금 전 리샤가 찾아온 것이다. 하루는 리샤가 반가워 말을 걸려고 했지만 웬일인지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왜냐하면 제로가 하루가 혹시라도 리샤를 만날까봐 리샤 앞에서는 하루의 목소리가 나오지 않게 저주를 걸었기 때문이다. “저는 심포니아왕국의 공주 리샤에요. 여러 가지 사정으로 인해 쫓겨나게 되었어요. 제가 여기에 머물러도 될까요?” 리샤는 난쟁이들에게 부탁했다. 마음씨 착한 난쟁이들이 마다할 연유가 없었다. “좋아요. 앞으로 함께 살아요. 공주님께서는 그저 오두막집에서 청소만 하시면 되요.” 그날부터 리샤와 일곱 난쟁이들은 함께 살게 되었다. 하루는 리샤가 자기를 알아보지 못해 섭섭하였지만 자기를 표현하지 못해 발만 동동 굴렸다. 백설공주에게는 하루의 작은 외침도 애절하던 눈빛도 와 닿지는 않았나 보다. 시간이 흐를수록 하루의 괴로움은 커져만 갔다.
한편 제로는 리샤와 하루가 별 어려움 없이 지내는걸 알고 리샤를 죽여 버리기로 결심했다. 제로가 이러한 정보들은 얻을 수 있었던 까닭은 바로 제로에게 요술거울이 있기 때문이다. 리샤와 하루가 사귀었던 일도 물론 이 요술거울을 통해 알아낸 것이었다. 제로는 난쟁이들이 일을 하러 간 틈을 이용하여 리샤에게 찾아갔다. 제로는 일단 늙고 힘없는 노파로 변장하여 독이든 사과를 가지고 오두막집을 어슬렁거리며 외쳤다. “사과사세요. 아름다운 공주님들만 먹는다는 사과사세요.” 이윽고 리샤가 나오자 제로는 리샤가 너무 아름답다며 사과를 공짜로 주겠다고하였다. 리샤는 사양하였으나 제로가 막무가내로 쥐어주고 가는 통에 받고 말았다. 리샤는 별 생각 없이 사과를 먹으려 했다. 그때였다. 갑자기 하루가 숲속에서 뛰쳐나오더니 리샤가 들고 있던 사과를 빼앗아서 버려버렸다. 하루는 리샤가 보고 싶어 오두막집으로 왔다가 제로가 노파로 병장해 리샤에게 사과를 건네는 것을 보고 혹시라도 사과에 독이라도 들었을까봐 사과를 버린 것 이었다. 그러나 리샤는 아무것도 모른 체 하루에게 벌컥 화를 냈다. 늘고 힘없는 노파가 준 것을 버려버린 이유에서였다. 하루는 억울하고 분했으나 말이 나오지 않아 어쩔 수 없이 일이나 하러갔다.
제로는 궁전으로 돌아와서 아직도 리샤가 죽지 않은 것을 알고 다시 한번 죽이기로 마음먹었다. 그래서 제로는 다음날 난쟁이들이 없는 틈을 타 오두막집으로 갔다. 그리고 리샤가 잠시 한눈을 판 사이에 리샤의 찻잔에 몰래 독을 넣었다. 그리고 몰래 빠져나갔다. 하지만 이번에도 역시 하루가 보고 말았다. 하루는 제로가 실패한 것을 알고 혹시나 또 올까봐 지켜보고 있었는데 제로가 온 것이었다. 하루가 오두막집으로 뛰어 들어가니 마침 리샤는 차를 마시려고 하고 있었다. 하루는 더 볼 것도 없이 리샤의 팔을 쳐 찻잔을 떨어뜨리게 했다. “쨍그랑” 찻잔은 소음을 내며 깨졌다. “이게 무슨 짓이니?” 리샤는 화가 나서 소리쳤다. 하지만 하루가 말을 할 수 있을 리가 없었다. 리샤는 한번만 더 이러면 정말 화를 낸다며 하루를 쫓아냈다. 하루는 그저 말없이 물러났다. 그런데 하루가 사라지자 다시 제로가 나타났다. 저번에 하루가 방해했었으니 이번에도 방해를 할까봐 숨어서 지켜보고 있었던 것이다. 제로는 하루가 사라지자 리샤가 오두막집에서 못 나오게 문을 막아버렸다. 그리고 오두막집에 불을 질러버렸다. 제로는 이번에야말로 리샤를 죽이게 되었다고 생각하며 깔깔 웃으며 성으로 돌아갔다. 리샤는 갑자기 불이 나서 깜짝 놀랐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문까지 열리지 않으니 리샤는 어쩔 수 없이 불에 타 죽게 생겼다. 한편 하루는 우울해져서 있는데 오두막집 쪽에서 연기가 나는 것이었다. 그래서 가 보니 오두막집이 불에 타고 있었다. 하루는 깜짝 놀라서 불타는 오두막집의 문을 열려고 하였으나 문은 잠겨있었다. 하루는 근처에 있는 도끼를 들어 문을 찍어버렸다. 문이 열리자 쓰러져 있는 리샤가 눈에 띠였다. 하루는 불을 두려워하지 않고 들어가 리샤를 구출해내었다. 리샤는 정신을 잃고 있고 있어서 하루는 잠시 리샤를 눕힌 뒤에 불을 껐다 불을 다 끄자 나머지 난쟁이들이 돌아왔다. 하루는 난쟁이들에게 그간의 사정을 설명해주고 밤새 리샤를 보살폈다. 그러나 리샤는 깨어나지 않았고 여섯 난쟁이들은 자기들의 전설에 따라 왕자의 키스를 리샤가 깨어난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곳은 숲 속 깊은 곳이라 왕자가 찾아올 리가 만무했다. 그래서 리샤는 정신을 잃은 채 몇 년을 보내야 했다.
한편 제로는 자신이 심포니아왕국을 완전히 자신의 것으로 만들지 못함을 깨달았다. 왜냐하면 심포니아왕국에는 아직도 충신들이 너무나 많았고 백성들이 자신을 마음속으로 까지 따르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제로는 한 가지 꾀를 생각해내었다. 그것은 바로 자신의 동생이자 레아그로브 왕국의 왕자인 ‘루시아’로 하여금 리샤를 깨우게 하여 결혼시키는 것이다. 아무래도 왕비보다는 왕을 더 잘 따르기 때문이다. 제로는 루시아에게 그 사실을 말하고 오두막집의 위치를 알려주었다. 루시아는 맏아들이 아니어서 왕이 될 수가 없었다. 그런데 누나가 왕이 될 기회를 주니 마다할리 없었다. 루시아는 누나에게 그 사실을 들은 즉시 오두막집으로 찾아갔다. 루시아가 가보니 오두막집은 새로 지어져 있었고 리샤는 침대에 고이 뉘어져 있었다. 루시아가 오두막집으로 들어서려하니 난쟁이들이 앞을 가로막았다. 하루는 루시아가 키스를 위해 온 왕자임을 눈치 채고 울고 말았다. 이젠 그년 떠날 테니까... 난쟁이들은 리샤를 깨우겠다니까 선선히 루시아를 들여보내 주었다. 루시아는 리샤를 보는 순간 한눈에 반했다. 루시아는 내심 기뻐하며 리샤에게 키스를 했다. 그러나 리샤는 깨어나지 않았다. 그녀에게 진정한 왕자는 난쟁이가 된 하루였으니까... 루시아는 리샤가 깨어나지 않으니까 화가 났다. 그러나 화를 억누르며 하룻밤만 있어보기로 했다. 하루는 리샤가 깨어나지 않았다는 말을 듣고 기뻐했다. 왜냐하면 리샤가 자기를 잊지 않은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날 밤 하루는 아무도 몰래 리샤에게 키스를 했다. 그러자 마법처럼 그녀가 깨어났다. 하지만 하루는 이미 뒤에서 지켜보던 루시아에게 뒤통수를 맞고 쓰러진 뒤였다. 그래서 리샤는 루시아가 자기를 깨운 줄 알았다. “당신이 저를 깨워주셨나요?” 리샤가 물었다. “물론이지, 내일 나와함께 성으로 돌아가자.” 루시아는 하루에게 미안해서 빨리 떠나고 싶었다. “정말 성으로 돌아가나요? 좋아요. 가요.” 리샤는 꿈에 그리던 성으로 돌아 갈 것을 생각하며 어린아이처럼 기뻐하였다. 하지만 기뻐하는 리샤와는 달리 루시아는 속은 불쾌했다. 자기가 못 깨운 리샤를 하루가 깨웠다는 생각에 질투가 생겼기 때문이다. ‘지금은 하루를 더 좋아할지 몰라도 반드시 내 여자로 만들겠어...’
다음날 아침, 리샤는 루시아와 함께 심포니아성으로 돌아갔다. 하루는 깨어나자마자 루시아와 리샤가 함께 떠났다는 것을 알고 한참 울다가 무언가 결심을 하고 어디론가 떠났다. 한편 게일은 자신의 딸이 살아 돌아온다는 말에 병이 씻은 듯이 나아 병석에서 벌떡 일어나 그들을 맞았다. 그리고 루시아가 레아그로브의 왕자인 것을 알고 둘을 결혼시키기로 마음먹었다. 리샤는 아직 하루를 못 잊어 루시아와 결혼하기가 싫었지만 자신을 구해준 사람이고 모처럼 만난 아버지의 부탁이니 별 수 없었다. 게일은 결혼 날짜까지 잡고 혼수품을 받았는데, 중요한건 그 혼수품이 운송 중에 깨져버린 것이었다. 게일은 마음이 편치 않았으나 이제 와서 파혼할 수는 없었다.
어느덧 시간은 흘러 결혼식 날이 되었다. 성안의 대부분의 사람들은 결혼식을 구경하러 모여들었다. 결혼식 준비가 끝나자 사람들의 이목은 주인공인 리샤와 루시아에게로 집중되었다. 그런데 웬일인지 리샤의 얼굴이 별로 밝지 못했다. 아직 하루를 잊지 못한 까닭이었다. 반면에 루시아는 싱글벙글 웃고 있었다. 이제 왕이 될 수 있을뿐더러 사랑하는 리샤도 자신의 부인이 되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결혼식을 시작하지 않는 것이었다. “빨리 시작하지 않고 무얼 하냐?” “백설공주님의 결혼식을 빨리 보여주세요.” “무슨 일 있습니까?” “농사일도 제쳐두고 왔는데 빨리 시작하죠?” 여기저기서 백성들이 아우성 쳤다. “아직 국왕께서 오시지 않으셨습니다.” 한 신하가 나서서 말했다. 그랬다, 어찌된 일인지 국왕이 아직 결혼식장에 모습을 보이지 않는 것이었다. “국왕폐하 납시오.” 약 한 시간 정도가 지나자 게일이 나타났다. 그런데 게일은 매우 화가 난 것처럼 보였다. 게다가 웬 난쟁이가 게일의 뒤를 따르고 있었다. 게일은 성큼성큼 걸어서 제로에게 가더니 칼을 빼어 순식간에 제로를 죽여 버렸다. 그 순간 모든 사람들은 자신의 눈을 의심하였다. 그리고 잠시 움직일 수조차 없었다. 그때 단 한사람, 루시아만이 일이 틀렸음을 깨닫고 레아그로브로 달아나 버렸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제로가 죽자 게일의 뒤를 따르던 난쟁이가 젊은 청년으로 변하는 것이었다. 그 청년은 물론 하루였다. 잠시 과거를 거슬러 가보자. 결혼식 준비가 한참일 때 즈음 게일에게 하루가 찾아왔다. “누구냐?” 게일이 의아하다는 표정으로 물었다. “저는 글로리왕국의 왕자였습니다. 그러나 ... ” 하루는 지금까지의 일을 소상하게 게일에게 설명하였다. 그러나 게일은 처음에 믿지 않았다. “거짓말마라, 그런 터무니없는 말을 믿으란 거냐?” 그러자 하루가 어떤 물건을 건네며 말했다. “물론 믿기 힘드시겠죠. 그러나 이것을 보면 생각이 달라지실 겁니다.” 게일이 그것을 보니 그것은 발렌타인이 리샤에게 유품으로 남긴 다이아몬드 목걸이였다. “아니, 이것은? 그렇다면 니 이야기가 모두 사실이란 말이냐?” 사실 게일은 앓고 있으면서도 귀는 열려있어서 제로의 악행은 어느 정도 알고 있었다. 그래도 자신의 부인인지라 그냥 넘어갔었는데 리샤를 죽이려고 하고 이용하려고 하고 있다는 말을 듣고 분노에 휩싸여 제로를 죽여 버린 것이었다. 리샤는 처음에 게일이 제로를 죽이자 깜짝 놀랐는데 난쟁이가 하루로 변하자 다른 것은 모두 잊고 하루에게 달려가 울었다. 하루가 살아있다는 안도와 다시 만났다는 기쁨과 못 알아보고 오해한 것에 대한 미안함의 눈물 이었다. 다른 사람들은 그사이 게일에게 모든 사건의 전말을 듣고 제로의 악행과 부덕함을 욕하고 있었다. 게일은 제로의 시체를 숲에다가 버린 후 하루와 리샤를 결혼시키기로 했다. 리샤는 부끄러워하면서도 좋아했다. 그 두 사람은 처음 만난지 10여년 만에 결혼하게 된 것이다 그러나 두 사람이 결혼 했다고 해서 모든 것이 끝난 것은 아니었다. 왜냐하면 레아그로브로 도망간 루시아가 레아그로브의 왕이자 자신의 형인 ‘아수라’의 허락을 받고 동맹국인 ‘베레알‘왕국과 함께 전쟁을 일으켰기 때문이다. 그래서 하루는 자신의 왕국인 글로리와 심포니아의 군대를 합쳐 적과 맞서기로 했다. 리샤는 하루를 떠나보내는 것이 싫었으나 어쩔 수 없이 배웅만 해주었다. 아마조나숲 중앙부에는 ’별의 기억‘이라 불리는 드넓은 평원이 있었는데, 두 군대는 그곳에서 만나 싸우게 되었다. 레아그로브․베레알 동맹군은 10만 여명에 달했는데, 심포니아․글로리 동맹군은 7만 여명이었다. 두 군대가 대치하던 중 레아그로브 진영에서 루시아가 나와 소리쳤다. “전군, 돌격하라!” 그러자 하루역시 지지 않고 소리쳤다. “우리의 평화와 왕국과 가족을 지키기 위해 저들을 물리치자! 돌격!” “와아!” 양측의 병사들은 함성을 지르며 상대측을 향해 달려갔다. 이윽고 두 군대는 충돌하였고 처참한 살육전이 시작 되었다. “루시아는 겁쟁이가 아니라면 어서 나와서 나와 겨루어보자.” 하루가 칼을 높이 빼들고 소리쳤다. “나는 여기 있다. 하루는 어서 목을 길게 빼고 기다려라.” 루시아가 하루에게 달려들며 소리쳤다. 곧 그 둘은 겨루었고 그 싸움은 용호상박이 따로 없었다. 하루가 루시아의 목을 노리면 루시아는 어느새 하루의 칼을 쳐내고 하루의 머리를 노렸으며 루시아가 하루의 머리를 노리면 어느새 하루는 그 칼을 막아내고 루시아의 머리를 노렸다. 그렇게 한참 싸우고 있는데 갑자기 베레알 왕국의 왕인 '디프스노우’가 하루를 노리고 달려왔다. 그러나 디프스노우가 하루를 찌르는 것보다 그가 글로리의 대장군 ‘슈다’의 칼에 찔려 말에서 떨어지는 것이 빨랐다. 루시아는 슈다가 자신에게 덤벼들까 두려워 말머리를 돌렸다. 그러자 하루는 루시아의 뒤를 쫓는데 베레알의 장수 ‘샤크마’가 길을 막았다. 그러나 어찌 샤크마 따위가 하루의 상대가 될 수 있으랴. 샤크마는 몇 번 칼을 놀려보지도 못하고 하루에 의해 목이 달아났다. 그러나 루시아는 이미 도망친 후였다. 대장이 도망치는데 병사들이라고 싸울 마음이 있을 리 없었다. 레아그로브의 군사들은 허물어지기 시작했다. 루시아가 가까스로 진채를 물리고 보니 병사는 5만도 남지가 않았다. 게다가 베레알의 왕마저 죽었으니 병사들이 사기가 말이 아니었다. 그래서 루시아가 고민을 하고 있었는데 문득 좋은 계책이 떠올랐다. 그래서 그 계책을 부하 장졸들에게 알려준 뒤 기쁜 마음으로 잠자리에 들었다.
다음날 아침, 어제 싸움에서 기가 오른 심포니아군이 먼저 레아그로브를 치기 시작했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레아그로브의 군사들은 별로 싸워보지도 않고 도망치기 시작하는 것이었다. 그러자 심포니아군은 레아그로브군이 겁을 먹고 도망치는 것이라고 믿고 뒤쫓았다. 그러나 그것은 루시아의 계략이었다. 심포니아군이 별의 기억을 지나 숲 속까지 이르렀을 무렵 갑자기 심포니아군에게로 불화살이 날라 오기 시작했다. 심포니아군은 우왕좌왕 하다가 화살에 맞거나 불에 타 죽기 시작했다. 하루는 군사들을 지휘하여 빠져나가려는데 갑자기 하루에게 화살이 세 개 날아오는 것이었다. 하루는 화살을 피할 수 없음을 깨닫고 눈을 감아 버렸다. 그런데 어찌 된 영문인지 하루는 화살에 맞지 않았다. 하루가 눈을 떠보니 자신의 부하 장수인 ‘지그하르트’가 몸을 날려 자신을 대신해 화살을 맞은 것이었다. 그것도 세 발이나... “지그!” 하루는 울부짖었다. 그러나 우선은 그곳을 벗어나는 것이 급선무였다. 하루는 사방이 불타올랐지만 죽을 각오를 하고 앞장서 길을 열었다. 하루가 구사일생으로 탈출하여 보니 자신을 따르는 병사는 삼만 명도 채 되지 않았다. 루시아는 득의양양한 표정으로 승전을 기뻐하였다. 루시아는 승리의 여세를 몰아 하루를 쫓으니 심포니아의 군대는 가랑잎 쓰러지듯 쓸리기 시작했다. 그때였다. 갑자기 레아그로브의 군대의 뒤쪽이 허물어지기 시작했다. 루시아가 깜짝 놀라 보니 글로리의 장수 ‘레트’가 이끄는 3만 명의 심포니아 군대가 뒤를 기습하고 있었다. 때를 맞추어 하루가 이끄는 3만 군대가 앞을 치니 레아그로브의 군대는 되레 역습을 당한 격이라 괴멸되기 시작했다. 본디 심포니아가 군대는 10만 명이었으나 하루가 레트에게 3만 명의 군사를 주며 레아그로브의 뒤를 치게 한 것이었다. 레트는 적에게 들키지 않게 하기위해 별의 기억을 빙 둘러갔기 때문에 시간이 좀 걸린 것이었다. 루시아는 길을 뚫기 위해 싸우다 하루를 발견했다. ‘저놈만 잡으면 우리가 이긴다!’ 루시아는 하루를 향해 달려가 싸우기 시작했다. 루시아와 하루는 맞수여서 쉽게 결판이 나지 않았다. 다른 쪽 에서는 아수라와 글로리의 ‘무지카’가 싸우고 있었고 베레알의 ‘하쟈’와 슈다가 싸우기 시작했다. 하지만 무지카는 아수라에게 단칼에 목숨을 잃었다. 무지카가 죽자 아수라에게 레트가 달려들었다. 레트는 싸우던 도중 아수라에게 배를 깊숙이 찔렸으나 쓰러지지 않고 마지막 남은 힘으로 칼을 휘둘러 아수라의 목을 베고 말에서 떨어져 죽었다. 슈다는 대장군이니 만큼 싸움을 잘해서 하쟈는 얼마 버티지 못하고 슈다에게 목숨을 잃었다. 그리고 슈다는 곧바로 루시아에게로 달려들었다. 슈다가 가세하자 루시아는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말머리를 돌려 달아나기 시작했다. 그러자 하루는 가만히 활시위에 화살을 메긴 후 쏘았다. 화살은 곧바로 날아가 루시아의 심장을 꿰뚫었다. 루시아 마저 죽자 남은 병사들은 모조리 항복하였다. 심포니아의 승리였다. 하루는 죽은 장졸들은 잘 묻어주고 심포니아로 개선하였다. 게일은 반갑게 맞이하였고 리샤는 하루가 무사히 돌아와 기뻐하였다. 게일은 병을 핑계로 하루에게 왕위를 물려주고 편안한 여생을 보냈고 하루는 왕이 되어 아마조나숲 주위의 4국을 통일하여 별의 기억에 성을 쌓아 수도로 삼고 강력한 통일 왕조를 이루었다. 그리고 민생을 돌보아 성군으로 칭송받게 되었다. 그 뒤 하루와 리샤는 행복하게 살다 죽었다. -끝-
백설공주를 사랑한 난쟁이
이 소설에서 등장인물의 이름, 나라이름 등은 만화 '레이브'에서 뺏긴 것이니 양해부탁드립니다. 하지만 소설 내용과는 무관합니다.
백설공주를 사랑한 난쟁이
무더운 여름 어느 날 한 소녀가 숲속에 앉아 놀고 있었다. 그 소녀는 매우 아름다웠고 목에는 다이아아몬드 목걸이를 걸고 있었다. 그리고 아주 귀한 옷을 입고 있어서 한 눈에 봐도 지위가 높은 것을 알 수 있었다. 그 소녀는 꽃을 가꾸고 있었는데 갑자기 뒤에서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소녀가 뒤를 돌아보니 덩치가 큰 멧돼지가 자기를 덮칠 듯이 노려보고 있었다. 소녀가 깜짝 놀라 달아나기 시작하니 멧돼지 역시 소녀를 뒤쫓기 시작했다. “사람 살려! 누구 없어요? 살려주세요!” 소녀는 두려움에 떨며 소리쳤다. 그러나 사방은 고요하기만 했다. 소녀는 도망치다가 돌 뿌리에 발이 걸려 넘어지고 말았다. 멧돼지는 아랑곳하지 않고 소녀에게 달려들었다. 그런데 갑자기 멧돼지가 괴성을 지르며 쓰러졌다. 소녀가 몸을 일으켜 보니 어느새 멧돼지의 몸에는 화살이 박혀있었다. “다친 곳은 없니?” 한 소년이 소녀에게로 다가오며 물었다. 그 소년은 귀족들이나 입을 법한 귀한 옷을 입고 있었고 한 손에는 활을 가지고 있었다. 소녀가 바라보니 소년은 매우 잘생겼고 귀품 있어 보였다. “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당신 덕분에 다치지는 않았어요.” 소녀가 일어서며 말했다. “안 다쳐서 다행이야. 나는 ‘글로리’왕국의 왕자 ‘하루’야. 넌 누구니?” 하루는 소녀에게 관심이 있는 듯 물었다. “저는 ‘심포니아’왕국의 공주 ‘리샤’에요.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리샤가 대답했다. “감사할 것 까지는 없어. 사람을 구하는 건 당연한 일이니까 ” 하루가 말했다. 그때였다. 어디선가 하루를 찾는 소리가 들렸다. “왕자님 어디계세요?” “리샤라고 했지? 만나서 반가웠어. 저들이 나를 찾고 있으니 가봐야겠어. 다음에 기회가 있으면 또 보자.”라고 말한 뒤 하루는 소리가 들린 쪽으로 돌아갔다. 리샤는 하루를 떠나보내는 것이 내심 아쉬웠으나 어쩔 수 없이 심포니아왕국의 성인 심포니아성으로 돌아갔다.
심포니아왕국은 ‘아마조나’숲의 동쪽에 자리 잡고 있었고 글로리왕국은 숲의 남쪽에 자리 잡고 있었다. 그리고 숲의 서쪽과 북쪽에는 ‘레아그로브’왕국과 ‘베레알’왕국이 각각 세워져 있었다.
리샤는 성문을 지나 성의 중앙부에 있는 궁전으로 향했다. 궁전의 앞 쪽은 왕과 신하가 회의를 하는 곳이었고 중앙 궁전에는 왕이 기거하였으며 왼쪽 궁전과 오른쪽 궁전에는 왕비와 공주가 각각 살고 있었다. 마지막으로 궁전 뒤쪽에 있는 건물에는 왕을 호위하는 근위병이 머물렀다. “백설공주님 어디를 다녀오십니까?” 한 신하가 웃으며 물었다. ‘백설공주’라는 애칭은 리샤가 흰눈이 내리던 날 태어났고 얼굴이 하얘서 불리어 지는 것이었다. “그냥 바람 좀 쐬고 왔어” 리샤가 대답했다. “너무 늦게 까지 놀다 오시면 폐하께서 걱정하십니다.”신하가 말했다. “알았어.”라고 대답한 리샤는 자기 방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리샤는 낮에 만난 하루에 대해 생각하기 시작했다. ‘너무 멋진 분이셨어. 내일도 만났으면...’ 리샤는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 잠이 들었다.
다음날, 리샤는 하루가 보고 싶어졌다. 그래서 어제 멧돼지를 잡은 장소로 가보았다. 우연의 일치인지 하루도 리샤가 보고 싶었는지 하루도 그곳에 와있었다. “안녕하세요?” 리샤가 먼저 말을 걸었다. “아, 안녕? 여긴 웬일이야?” 하루가 말했다. “그건... 왕자님이 보고 싶어서...” 리샤가 부끄러워하며 말했다. “정말? 나도 니가 보고 싶었어. 내일부터 여기서 만나기로 하자.” 하루가 기뻐하며 말했다. “네” 리샤가 대답했다. 그 후로 그 둘은 매일 그 장소에서 만났고 둘은 사랑에 빠져 결혼까지 약속하게 되었다. “하루, 이걸 받아.” 리샤가 목에 걸고 있던 다이아몬드 목걸이를 하루에게 건네주며 말했다. “이게 뭐야?” 하루가 물었다. “이 목걸이는 돌아가신 어머니께서 유품으로 남기신 목걸이인데 사랑하는 사람에게 주라고 하셨어.” 리샤가 말했다.
리샤의 어머니는 ‘발렌타인’이었는데, 리샤의 아버지인 ‘게일’과 결혼하여 살다가 리샤가 7살이 되던 해에 병으로 죽었다. 그런데 발렌타인이 병에 걸린 이유는 레아그로브왕국의 공주였던 ‘제로’가 게일과 결혼하기 위하여 발렌타인에게 저주를 건 탓이었다. 그리고 제로는 처음에는 리샤를 귀여워하였으나 게일이 자기보다 리샤를 더 아끼자 질투로 인해 미워하기 시작했다.
"고마워, 이렇게 소중한 걸 나에게 주다니..." 하루는 감동을 받은 듯 말했다. “그건 내 사랑의 증표야 소중히 여겨. 알았지?” 리샤가 말했다. “당연하지. 오늘은 늦었으니 이만 헤어지자. 내일봐.” 하루가 작별인사를 하고 글로리로 돌아가고, 리샤는 심포니아로 돌아갔다. 그녀 앞을 기다리는 슬픈 운명도 모른체...
리샤가 궁전으로 돌아오니 왕비가 리샤를 불렀다. “백설아, 도대체 어딜 갔다 이제 오는 거니? 너 내일부터 다시는 성밖으로 못 나갈 줄 알아!” 제로가 리샤에게 말했다. “새어머니, 한번만 봐주세요. 다음부턴 조심할게요.” 그리나 비뚤어진 왕비가 리샤와 하루가 사귀는 것을 알고 있는데다가 이미 제로가 하루에게 저주를 걸기로 마음먹은 뒤여서 리샤의 부탁을 들어줄 리가 없었다. 리샤는 어쩔 수 없이 포기하고 자기 방으로 돌아가서 밤새 엉엉 울었다.
다음날 제로는 근위병들에게 리샤를 성밖으로 못나가게 하라고 명령한 후 하루를 만나러갔다. 하루는 리샤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뒤에서 인기척이 났다. “리샤니?” 하루가 뒤돌아보며 물었다. 그리나 그건 리샤가 아니라 제로였다. “누구세요?” 하루는 약간 실망한 듯 물었다. “니가 하루니?” 제로가 음흉한 웃음을 띠우면서 물었다. “네, 그런데 제가 하루인지 어떻게 아셨어요?” 하루는 이상하다는 듯이 물었다. “미안하지만 나를 위해 난쟁이가 되어 주어야겠다. 난쟁이가 되어라! 얍!” 제로는 하루에게 저주를 걸었다. 그러자 하루는 난쟁이가 되어 버렸다. “이게 무슨...”하루가 말을 끝내기도 전에 제로는 하루를 기절시킨 뒤 아마조나숲 깊은 곳에 버려버렸다. 아마조나숲은 너무 넓어서 한번 길을 잃으면 죽은 것이나 다름없었다. 제로는 궁전으로 돌아와서 리샤까지 쫓아내기로 결심했다. 그래서 밤에 리샤를 아무도 몰래 아마조나숲으로 쫓아낸 후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돌아왔다. 다음날 아침 궁전은 발칵 뒤집혔다. 국왕의 하나밖에 없는 딸이 하룻 밤사이에 흔적도 없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왕인 게일은 딸을 찾기위해 수소문을 했지만 숲속 깊은 곳에 버려진 리샤를 찾을 수는 없었다. 결국 왕은 딸을 잃은 슬픔에 시름시름 앓기 시작했고 권력은 모두 왕비가 차지하게 되었다.
리샤는 처음에 제로가 원망스럽고 자신의 기구한 운명이 슬퍼서 울었다. 그러다가 멀리서 불빛이 보이는 것을 발견하고 그곳으로 가보았다. 그곳에는 오두막집이 한 채 지어져 있었는데 그 안으로 들어가 보니 난쟁이가 일곱 명이 있었다. 그런데 그중에서 리샤를 보고 깜짝 놀라는 난쟁이가 하나 있었으니, 그 난쟁이는 바로 하루였다. 잠시 과거를 거슬러 올라가 보자. 제로에 의해 정신을 잃었던 하루는 눈을 떠보니 오두막집에 있었다. 하루는 난쟁이가 된 자신의 모습이 한탄스럽고 앞으로 리샤와 가족들을 못 볼 것이라는 생각에 울음을 터뜨렸다. 한참 울고 있으니 난쟁이 여섯 명이 들어왔다. 난쟁이들은 하루에게 자신들이 일을 하러가는데 하루가 쓰러져 있어서 데리고 왔노라고 말했다. 그래서 하루는 그날부터 난쟁이들과 함께 살기로 했다. 비록 왕자의 생활에서 일을 하며 고생하는 처지로 바뀌었지만, 언젠가는 다시 왕자가 되어 가족들과 리샤를 다시 볼 수 있을 것이라 믿음을 가지고 살던 중 조금 전 리샤가 찾아온 것이다. 하루는 리샤가 반가워 말을 걸려고 했지만 웬일인지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왜냐하면 제로가 하루가 혹시라도 리샤를 만날까봐 리샤 앞에서는 하루의 목소리가 나오지 않게 저주를 걸었기 때문이다. “저는 심포니아왕국의 공주 리샤에요. 여러 가지 사정으로 인해 쫓겨나게 되었어요. 제가 여기에 머물러도 될까요?” 리샤는 난쟁이들에게 부탁했다. 마음씨 착한 난쟁이들이 마다할 연유가 없었다. “좋아요. 앞으로 함께 살아요. 공주님께서는 그저 오두막집에서 청소만 하시면 되요.” 그날부터 리샤와 일곱 난쟁이들은 함께 살게 되었다. 하루는 리샤가 자기를 알아보지 못해 섭섭하였지만 자기를 표현하지 못해 발만 동동 굴렸다. 백설공주에게는 하루의 작은 외침도 애절하던 눈빛도 와 닿지는 않았나 보다. 시간이 흐를수록 하루의 괴로움은 커져만 갔다.
한편 제로는 리샤와 하루가 별 어려움 없이 지내는걸 알고 리샤를 죽여 버리기로 결심했다. 제로가 이러한 정보들은 얻을 수 있었던 까닭은 바로 제로에게 요술거울이 있기 때문이다. 리샤와 하루가 사귀었던 일도 물론 이 요술거울을 통해 알아낸 것이었다. 제로는 난쟁이들이 일을 하러 간 틈을 이용하여 리샤에게 찾아갔다. 제로는 일단 늙고 힘없는 노파로 변장하여 독이든 사과를 가지고 오두막집을 어슬렁거리며 외쳤다. “사과사세요. 아름다운 공주님들만 먹는다는 사과사세요.” 이윽고 리샤가 나오자 제로는 리샤가 너무 아름답다며 사과를 공짜로 주겠다고하였다. 리샤는 사양하였으나 제로가 막무가내로 쥐어주고 가는 통에 받고 말았다. 리샤는 별 생각 없이 사과를 먹으려 했다. 그때였다. 갑자기 하루가 숲속에서 뛰쳐나오더니 리샤가 들고 있던 사과를 빼앗아서 버려버렸다. 하루는 리샤가 보고 싶어 오두막집으로 왔다가 제로가 노파로 병장해 리샤에게 사과를 건네는 것을 보고 혹시라도 사과에 독이라도 들었을까봐 사과를 버린 것 이었다. 그러나 리샤는 아무것도 모른 체 하루에게 벌컥 화를 냈다. 늘고 힘없는 노파가 준 것을 버려버린 이유에서였다. 하루는 억울하고 분했으나 말이 나오지 않아 어쩔 수 없이 일이나 하러갔다.
제로는 궁전으로 돌아와서 아직도 리샤가 죽지 않은 것을 알고 다시 한번 죽이기로 마음먹었다. 그래서 제로는 다음날 난쟁이들이 없는 틈을 타 오두막집으로 갔다. 그리고 리샤가 잠시 한눈을 판 사이에 리샤의 찻잔에 몰래 독을 넣었다. 그리고 몰래 빠져나갔다. 하지만 이번에도 역시 하루가 보고 말았다. 하루는 제로가 실패한 것을 알고 혹시나 또 올까봐 지켜보고 있었는데 제로가 온 것이었다. 하루가 오두막집으로 뛰어 들어가니 마침 리샤는 차를 마시려고 하고 있었다. 하루는 더 볼 것도 없이 리샤의 팔을 쳐 찻잔을 떨어뜨리게 했다. “쨍그랑” 찻잔은 소음을 내며 깨졌다. “이게 무슨 짓이니?” 리샤는 화가 나서 소리쳤다. 하지만 하루가 말을 할 수 있을 리가 없었다. 리샤는 한번만 더 이러면 정말 화를 낸다며 하루를 쫓아냈다. 하루는 그저 말없이 물러났다. 그런데 하루가 사라지자 다시 제로가 나타났다. 저번에 하루가 방해했었으니 이번에도 방해를 할까봐 숨어서 지켜보고 있었던 것이다. 제로는 하루가 사라지자 리샤가 오두막집에서 못 나오게 문을 막아버렸다. 그리고 오두막집에 불을 질러버렸다. 제로는 이번에야말로 리샤를 죽이게 되었다고 생각하며 깔깔 웃으며 성으로 돌아갔다. 리샤는 갑자기 불이 나서 깜짝 놀랐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문까지 열리지 않으니 리샤는 어쩔 수 없이 불에 타 죽게 생겼다. 한편 하루는 우울해져서 있는데 오두막집 쪽에서 연기가 나는 것이었다. 그래서 가 보니 오두막집이 불에 타고 있었다. 하루는 깜짝 놀라서 불타는 오두막집의 문을 열려고 하였으나 문은 잠겨있었다. 하루는 근처에 있는 도끼를 들어 문을 찍어버렸다. 문이 열리자 쓰러져 있는 리샤가 눈에 띠였다. 하루는 불을 두려워하지 않고 들어가 리샤를 구출해내었다. 리샤는 정신을 잃고 있고 있어서 하루는 잠시 리샤를 눕힌 뒤에 불을 껐다 불을 다 끄자 나머지 난쟁이들이 돌아왔다. 하루는 난쟁이들에게 그간의 사정을 설명해주고 밤새 리샤를 보살폈다. 그러나 리샤는 깨어나지 않았고 여섯 난쟁이들은 자기들의 전설에 따라 왕자의 키스를 리샤가 깨어난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곳은 숲 속 깊은 곳이라 왕자가 찾아올 리가 만무했다. 그래서 리샤는 정신을 잃은 채 몇 년을 보내야 했다.
한편 제로는 자신이 심포니아왕국을 완전히 자신의 것으로 만들지 못함을 깨달았다. 왜냐하면 심포니아왕국에는 아직도 충신들이 너무나 많았고 백성들이 자신을 마음속으로 까지 따르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제로는 한 가지 꾀를 생각해내었다. 그것은 바로 자신의 동생이자 레아그로브 왕국의 왕자인 ‘루시아’로 하여금 리샤를 깨우게 하여 결혼시키는 것이다. 아무래도 왕비보다는 왕을 더 잘 따르기 때문이다. 제로는 루시아에게 그 사실을 말하고 오두막집의 위치를 알려주었다. 루시아는 맏아들이 아니어서 왕이 될 수가 없었다. 그런데 누나가 왕이 될 기회를 주니 마다할리 없었다. 루시아는 누나에게 그 사실을 들은 즉시 오두막집으로 찾아갔다. 루시아가 가보니 오두막집은 새로 지어져 있었고 리샤는 침대에 고이 뉘어져 있었다. 루시아가 오두막집으로 들어서려하니 난쟁이들이 앞을 가로막았다. 하루는 루시아가 키스를 위해 온 왕자임을 눈치 채고 울고 말았다. 이젠 그년 떠날 테니까... 난쟁이들은 리샤를 깨우겠다니까 선선히 루시아를 들여보내 주었다. 루시아는 리샤를 보는 순간 한눈에 반했다. 루시아는 내심 기뻐하며 리샤에게 키스를 했다. 그러나 리샤는 깨어나지 않았다. 그녀에게 진정한 왕자는 난쟁이가 된 하루였으니까... 루시아는 리샤가 깨어나지 않으니까 화가 났다. 그러나 화를 억누르며 하룻밤만 있어보기로 했다. 하루는 리샤가 깨어나지 않았다는 말을 듣고 기뻐했다. 왜냐하면 리샤가 자기를 잊지 않은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날 밤 하루는 아무도 몰래 리샤에게 키스를 했다. 그러자 마법처럼 그녀가 깨어났다. 하지만 하루는 이미 뒤에서 지켜보던 루시아에게 뒤통수를 맞고 쓰러진 뒤였다. 그래서 리샤는 루시아가 자기를 깨운 줄 알았다. “당신이 저를 깨워주셨나요?” 리샤가 물었다. “물론이지, 내일 나와함께 성으로 돌아가자.” 루시아는 하루에게 미안해서 빨리 떠나고 싶었다. “정말 성으로 돌아가나요? 좋아요. 가요.” 리샤는 꿈에 그리던 성으로 돌아 갈 것을 생각하며 어린아이처럼 기뻐하였다. 하지만 기뻐하는 리샤와는 달리 루시아는 속은 불쾌했다. 자기가 못 깨운 리샤를 하루가 깨웠다는 생각에 질투가 생겼기 때문이다. ‘지금은 하루를 더 좋아할지 몰라도 반드시 내 여자로 만들겠어...’
다음날 아침, 리샤는 루시아와 함께 심포니아성으로 돌아갔다. 하루는 깨어나자마자 루시아와 리샤가 함께 떠났다는 것을 알고 한참 울다가 무언가 결심을 하고 어디론가 떠났다. 한편 게일은 자신의 딸이 살아 돌아온다는 말에 병이 씻은 듯이 나아 병석에서 벌떡 일어나 그들을 맞았다. 그리고 루시아가 레아그로브의 왕자인 것을 알고 둘을 결혼시키기로 마음먹었다. 리샤는 아직 하루를 못 잊어 루시아와 결혼하기가 싫었지만 자신을 구해준 사람이고 모처럼 만난 아버지의 부탁이니 별 수 없었다. 게일은 결혼 날짜까지 잡고 혼수품을 받았는데, 중요한건 그 혼수품이 운송 중에 깨져버린 것이었다. 게일은 마음이 편치 않았으나 이제 와서 파혼할 수는 없었다.
어느덧 시간은 흘러 결혼식 날이 되었다. 성안의 대부분의 사람들은 결혼식을 구경하러 모여들었다. 결혼식 준비가 끝나자 사람들의 이목은 주인공인 리샤와 루시아에게로 집중되었다. 그런데 웬일인지 리샤의 얼굴이 별로 밝지 못했다. 아직 하루를 잊지 못한 까닭이었다. 반면에 루시아는 싱글벙글 웃고 있었다. 이제 왕이 될 수 있을뿐더러 사랑하는 리샤도 자신의 부인이 되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결혼식을 시작하지 않는 것이었다. “빨리 시작하지 않고 무얼 하냐?” “백설공주님의 결혼식을 빨리 보여주세요.” “무슨 일 있습니까?” “농사일도 제쳐두고 왔는데 빨리 시작하죠?” 여기저기서 백성들이 아우성 쳤다. “아직 국왕께서 오시지 않으셨습니다.” 한 신하가 나서서 말했다. 그랬다, 어찌된 일인지 국왕이 아직 결혼식장에 모습을 보이지 않는 것이었다. “국왕폐하 납시오.” 약 한 시간 정도가 지나자 게일이 나타났다. 그런데 게일은 매우 화가 난 것처럼 보였다. 게다가 웬 난쟁이가 게일의 뒤를 따르고 있었다. 게일은 성큼성큼 걸어서 제로에게 가더니 칼을 빼어 순식간에 제로를 죽여 버렸다. 그 순간 모든 사람들은 자신의 눈을 의심하였다. 그리고 잠시 움직일 수조차 없었다. 그때 단 한사람, 루시아만이 일이 틀렸음을 깨닫고 레아그로브로 달아나 버렸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제로가 죽자 게일의 뒤를 따르던 난쟁이가 젊은 청년으로 변하는 것이었다. 그 청년은 물론 하루였다. 잠시 과거를 거슬러 가보자. 결혼식 준비가 한참일 때 즈음 게일에게 하루가 찾아왔다. “누구냐?” 게일이 의아하다는 표정으로 물었다. “저는 글로리왕국의 왕자였습니다. 그러나 ... ” 하루는 지금까지의 일을 소상하게 게일에게 설명하였다. 그러나 게일은 처음에 믿지 않았다. “거짓말마라, 그런 터무니없는 말을 믿으란 거냐?” 그러자 하루가 어떤 물건을 건네며 말했다. “물론 믿기 힘드시겠죠. 그러나 이것을 보면 생각이 달라지실 겁니다.” 게일이 그것을 보니 그것은 발렌타인이 리샤에게 유품으로 남긴 다이아몬드 목걸이였다. “아니, 이것은? 그렇다면 니 이야기가 모두 사실이란 말이냐?” 사실 게일은 앓고 있으면서도 귀는 열려있어서 제로의 악행은 어느 정도 알고 있었다. 그래도 자신의 부인인지라 그냥 넘어갔었는데 리샤를 죽이려고 하고 이용하려고 하고 있다는 말을 듣고 분노에 휩싸여 제로를 죽여 버린 것이었다. 리샤는 처음에 게일이 제로를 죽이자 깜짝 놀랐는데 난쟁이가 하루로 변하자 다른 것은 모두 잊고 하루에게 달려가 울었다. 하루가 살아있다는 안도와 다시 만났다는 기쁨과 못 알아보고 오해한 것에 대한 미안함의 눈물 이었다. 다른 사람들은 그사이 게일에게 모든 사건의 전말을 듣고 제로의 악행과 부덕함을 욕하고 있었다. 게일은 제로의 시체를 숲에다가 버린 후 하루와 리샤를 결혼시키기로 했다. 리샤는 부끄러워하면서도 좋아했다. 그 두 사람은 처음 만난지 10여년 만에 결혼하게 된 것이다 그러나 두 사람이 결혼 했다고 해서 모든 것이 끝난 것은 아니었다. 왜냐하면 레아그로브로 도망간 루시아가 레아그로브의 왕이자 자신의 형인 ‘아수라’의 허락을 받고 동맹국인 ‘베레알‘왕국과 함께 전쟁을 일으켰기 때문이다. 그래서 하루는 자신의 왕국인 글로리와 심포니아의 군대를 합쳐 적과 맞서기로 했다. 리샤는 하루를 떠나보내는 것이 싫었으나 어쩔 수 없이 배웅만 해주었다. 아마조나숲 중앙부에는 ’별의 기억‘이라 불리는 드넓은 평원이 있었는데, 두 군대는 그곳에서 만나 싸우게 되었다. 레아그로브․베레알 동맹군은 10만 여명에 달했는데, 심포니아․글로리 동맹군은 7만 여명이었다. 두 군대가 대치하던 중 레아그로브 진영에서 루시아가 나와 소리쳤다. “전군, 돌격하라!” 그러자 하루역시 지지 않고 소리쳤다. “우리의 평화와 왕국과 가족을 지키기 위해 저들을 물리치자! 돌격!” “와아!” 양측의 병사들은 함성을 지르며 상대측을 향해 달려갔다. 이윽고 두 군대는 충돌하였고 처참한 살육전이 시작 되었다. “루시아는 겁쟁이가 아니라면 어서 나와서 나와 겨루어보자.” 하루가 칼을 높이 빼들고 소리쳤다. “나는 여기 있다. 하루는 어서 목을 길게 빼고 기다려라.” 루시아가 하루에게 달려들며 소리쳤다. 곧 그 둘은 겨루었고 그 싸움은 용호상박이 따로 없었다. 하루가 루시아의 목을 노리면 루시아는 어느새 하루의 칼을 쳐내고 하루의 머리를 노렸으며 루시아가 하루의 머리를 노리면 어느새 하루는 그 칼을 막아내고 루시아의 머리를 노렸다. 그렇게 한참 싸우고 있는데 갑자기 베레알 왕국의 왕인 '디프스노우’가 하루를 노리고 달려왔다. 그러나 디프스노우가 하루를 찌르는 것보다 그가 글로리의 대장군 ‘슈다’의 칼에 찔려 말에서 떨어지는 것이 빨랐다. 루시아는 슈다가 자신에게 덤벼들까 두려워 말머리를 돌렸다. 그러자 하루는 루시아의 뒤를 쫓는데 베레알의 장수 ‘샤크마’가 길을 막았다. 그러나 어찌 샤크마 따위가 하루의 상대가 될 수 있으랴. 샤크마는 몇 번 칼을 놀려보지도 못하고 하루에 의해 목이 달아났다. 그러나 루시아는 이미 도망친 후였다. 대장이 도망치는데 병사들이라고 싸울 마음이 있을 리 없었다. 레아그로브의 군사들은 허물어지기 시작했다. 루시아가 가까스로 진채를 물리고 보니 병사는 5만도 남지가 않았다. 게다가 베레알의 왕마저 죽었으니 병사들이 사기가 말이 아니었다. 그래서 루시아가 고민을 하고 있었는데 문득 좋은 계책이 떠올랐다. 그래서 그 계책을 부하 장졸들에게 알려준 뒤 기쁜 마음으로 잠자리에 들었다.
다음날 아침, 어제 싸움에서 기가 오른 심포니아군이 먼저 레아그로브를 치기 시작했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레아그로브의 군사들은 별로 싸워보지도 않고 도망치기 시작하는 것이었다. 그러자 심포니아군은 레아그로브군이 겁을 먹고 도망치는 것이라고 믿고 뒤쫓았다. 그러나 그것은 루시아의 계략이었다. 심포니아군이 별의 기억을 지나 숲 속까지 이르렀을 무렵 갑자기 심포니아군에게로 불화살이 날라 오기 시작했다. 심포니아군은 우왕좌왕 하다가 화살에 맞거나 불에 타 죽기 시작했다. 하루는 군사들을 지휘하여 빠져나가려는데 갑자기 하루에게 화살이 세 개 날아오는 것이었다. 하루는 화살을 피할 수 없음을 깨닫고 눈을 감아 버렸다. 그런데 어찌 된 영문인지 하루는 화살에 맞지 않았다. 하루가 눈을 떠보니 자신의 부하 장수인 ‘지그하르트’가 몸을 날려 자신을 대신해 화살을 맞은 것이었다. 그것도 세 발이나... “지그!” 하루는 울부짖었다. 그러나 우선은 그곳을 벗어나는 것이 급선무였다. 하루는 사방이 불타올랐지만 죽을 각오를 하고 앞장서 길을 열었다. 하루가 구사일생으로 탈출하여 보니 자신을 따르는 병사는 삼만 명도 채 되지 않았다. 루시아는 득의양양한 표정으로 승전을 기뻐하였다. 루시아는 승리의 여세를 몰아 하루를 쫓으니 심포니아의 군대는 가랑잎 쓰러지듯 쓸리기 시작했다. 그때였다. 갑자기 레아그로브의 군대의 뒤쪽이 허물어지기 시작했다. 루시아가 깜짝 놀라 보니 글로리의 장수 ‘레트’가 이끄는 3만 명의 심포니아 군대가 뒤를 기습하고 있었다. 때를 맞추어 하루가 이끄는 3만 군대가 앞을 치니 레아그로브의 군대는 되레 역습을 당한 격이라 괴멸되기 시작했다. 본디 심포니아가 군대는 10만 명이었으나 하루가 레트에게 3만 명의 군사를 주며 레아그로브의 뒤를 치게 한 것이었다. 레트는 적에게 들키지 않게 하기위해 별의 기억을 빙 둘러갔기 때문에 시간이 좀 걸린 것이었다. 루시아는 길을 뚫기 위해 싸우다 하루를 발견했다. ‘저놈만 잡으면 우리가 이긴다!’ 루시아는 하루를 향해 달려가 싸우기 시작했다. 루시아와 하루는 맞수여서 쉽게 결판이 나지 않았다. 다른 쪽 에서는 아수라와 글로리의 ‘무지카’가 싸우고 있었고 베레알의 ‘하쟈’와 슈다가 싸우기 시작했다. 하지만 무지카는 아수라에게 단칼에 목숨을 잃었다. 무지카가 죽자 아수라에게 레트가 달려들었다. 레트는 싸우던 도중 아수라에게 배를 깊숙이 찔렸으나 쓰러지지 않고 마지막 남은 힘으로 칼을 휘둘러 아수라의 목을 베고 말에서 떨어져 죽었다. 슈다는 대장군이니 만큼 싸움을 잘해서 하쟈는 얼마 버티지 못하고 슈다에게 목숨을 잃었다. 그리고 슈다는 곧바로 루시아에게로 달려들었다. 슈다가 가세하자 루시아는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말머리를 돌려 달아나기 시작했다. 그러자 하루는 가만히 활시위에 화살을 메긴 후 쏘았다. 화살은 곧바로 날아가 루시아의 심장을 꿰뚫었다. 루시아 마저 죽자 남은 병사들은 모조리 항복하였다. 심포니아의 승리였다. 하루는 죽은 장졸들은 잘 묻어주고 심포니아로 개선하였다. 게일은 반갑게 맞이하였고 리샤는 하루가 무사히 돌아와 기뻐하였다. 게일은 병을 핑계로 하루에게 왕위를 물려주고 편안한 여생을 보냈고 하루는 왕이 되어 아마조나숲 주위의 4국을 통일하여 별의 기억에 성을 쌓아 수도로 삼고 강력한 통일 왕조를 이루었다. 그리고 민생을 돌보아 성군으로 칭송받게 되었다. 그 뒤 하루와 리샤는 행복하게 살다 죽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