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천주교 서울대교구 재무재표 공개와 사실 왜곡

김현수2007.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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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터리 논평으로 기독교 욕하지 말라

[기자수첩] 천주교 서울대교구 재무재표 공개와 사실 왜곡

 

                                                                         양봉식 sunyang@amennews.com

 

천주교 서울대교구에서 한국천주교 사상 처음으로 교구 유지재단의 2006년 재무

제표를 발표한 것을 두고 일반 언론들이 대서특필하고, 일부 기독교단체에서도

환영하는 입장을 발표하는 일이 일어났다.

<경향신문>은 8월 20일자 사설에서 “(서울대교구의 재무제표가) 선교비와 직원

인건비및 사제들의 성무활동비가 지급될 때 공제되는 건강보험료, 국민연금 등

까지 대체적인 윤곽이 드러나 신뢰를 더하고 있다”며 “천주교계의 재무제표 공개

가 각 종교 단체의 재산형성과 사용에 투명성을 기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고 밝혔다.

8월 21일 <조선일보>는 사설을 통해 “우리 종교계의 큰 고질(痼疾)은 ‘입’만 있고

‘귀’가 없다는 것”인데, “천주교 서울대교구가 자세한 재정운영 상황을 공개한 것

은 신자들의 의견과 사회의 충고를 귀 기울여 듣겠다는 뜻이다. 우리 종교계가

마침내 더 크고 더 트인  ‘귀’를 달게 된 것이다”고 환영하는 사설을 내보냈다.

<중앙일보> 역시 8월 22일 사설에서 “종교단체에 대한 불신의 근원이었던 이런

 주먹구구식 회계관리는 이제 끝내야 한다. 다른 종교단체들은 서울대교구를

 따르기 바란다. 투명한 회계관리가 자연스레 종교계에 대한 과세 논의로 이어지

길 기대한다. 이처럼 종교계가 환골탈태하면 선교나 포교에도 도움을 줄 것이다”

고 말했다. 일반 언론의 이 같은 논평에 이어 일부 교계단체까지 입장표명을 통해

 “서울대교구의 용기있는 결단에 경의를 표하고, 개신교도 이제 재정투명화를 위해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주문했다. 서울대교구의 재무제표 공개에 대한 반응을 보면

, 일단 가톨릭은 자신의 벗은 몸을 보여주며 “우리는 이렇게 투명하다”는 것을 과시

한 반면에 기독교는 재정투명성이 불분명해서  공개조차 하지 않는 것처럼 비춰지는

형국이 되었다.

그러나 정작 내막을 보면 실소할 수밖에 없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이 연출되었음을 알

수 있다. 서울대교구는 기독교로 말하면 노회, 혹은 총회급의 종교법인이다.

종교법인은 재무제표를 당연히 작성하도록 되어 있고 그것을 정부기관에 보고하고,

산하단체 및 관련 구성원들에게 공개한다. 다시 말해 기독교의 노회나 총회 역시

법인이면 당연히 재무제표를 공개하고 있다는 점이다.

다만 차이점이 있다면, 서울대교구의 재무제표가 일반인들도 볼 수 있게 공개되

었으나 기독교의 총회나 노회는 그렇지 않다는 것뿐이다. 그런데 이번 논평들은

심지어 천주교의 교구와 기독교의 개교회를 단순 비교하고 그것을 획일화된 성토를

통해 기독교는 재정적으로 불투명하고 예산이 무책임하고 방만하게 쓰이는 것처럼

 비쳐지게까지 했다.

서울대교구가 아닌 개개의 성당이 재무제표를 공개하고, 그것을 기독교의 개교회와

비교한 기사와 사설을 썼다면 어느 정도 이해가 되겠지만 교구와 개교회를 비교한

것 자체가 난센스다. 다시 말하지만, 알아야 할 것은 기독교의 총회와 노회는 법인이

고 당연히 재무재표를 작성하여 공개한다는 사실이다. 더구나 개교회의 경우도 조직된

교회의 거의 대부분은 1년 결산을 공동의회를 통해 교인들에게 공개하고, 또 분기별로

제직회를 통해 교인들에게 보고 하고 있다. 어떻게 보면 교회의 재정투명은 자체의

건전한 성도들이 많으면 많을수록 어느 종교보다 건강한 재정 지출과 투명성을 보이고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그러나 교계 일부 단체마저 마치 모든 총회나 노회 그리고 개교회들이 재정운용에

관해 전혀 공개조차 하지 않은양 오해할 수 있도록 한 '일반 언론의 엉터리 논평'에

동조하는 입장표명을 한 것은 매우 유감스런 일이다. 물론 서울대교구의 재무제표의

공개를 통해  우리가 배울 것은 있다. 교회가 이제는 단식부기가 아닌 복식부기를 해

야 한다는 점이다.

 단식부기는 고도의 투명성을 보이기에는 일정한 한계가 있다. 그래서 이제는 복식

부기를  통해 재정운용 및 공개가 이루어질 필요는 있다. 또한 일부 교회에서 복잡

하다는 이유로 빔 프로젝트 화면만으로 설명하는 식의 불성실 재정공개는 불필요한

오해를 낳을 수 있어 바람직하지 못하다.

하지만 총회나 노회 그리고 개교회가 재정에 대해 전혀 공개하지 않고 천주교만 하는

 것처럼 오해하게 만든 이번 논평들은 사실과 전혀 맞지 않을 뿐만 아니라 악의적

 안티기독교 세력에게 터무니없는 비방 소스만 제공하는 결과를 낳을 뿐이다.

투명성 제고를 위해 인터넷에 재정을 공개하고, 또 공인회계사를 두고 감사하며,

심지어 성실한 납세를 하는 교회도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총회,

 노회, 개교회가 재정투명성을 더 높이는 노력을 강화해야 하는 과제가 분명 있는

것은 사실이나 작금에 나온 엉터리 논평으로 매도당해야 할 정도의 기독교는 결코

아니라는 점을 알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