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눈이 온다던 밤하늘은 절실한 눈송이 대신 빗방울을 뿌려주었다. 원망섞인 회색 비무리 속에서 바람을 상대로 농구공을 던진다. 비와 땀을 한껏 머금은 나의 남색 트레이닝복은 건조한 비바람과 함께 허공으로 떠올랐다. 두둥실 어쩌면 올해 마지막일지도 모를 가을 비를 부둥켜 안으며 얼굴 하나를 떠올린다. 그래, 정말로 어쩌면 마지막일지도 모르지. 가을은 이렇게 닳아 가는거야. 그 비워진 공간은 서서히 겨울이 채워나가겠지. 그래서, 이렇게, 결국, 가을은 닳고, 겨울은 채워진다. 참 다행이게도.1
가을은 닳고, 겨울은 칠해진다.
첫눈이 온다던 밤하늘은
절실한 눈송이 대신 빗방울을 뿌려주었다.
원망섞인 회색 비무리 속에서
바람을 상대로 농구공을 던진다.
비와 땀을 한껏 머금은 나의 남색 트레이닝복은
건조한 비바람과 함께 허공으로 떠올랐다.
두둥실
어쩌면 올해 마지막일지도 모를
가을 비를 부둥켜 안으며
얼굴 하나를 떠올린다.
그래, 정말로 어쩌면 마지막일지도 모르지.
가을은 이렇게 닳아 가는거야.
그 비워진 공간은 서서히 겨울이 채워나가겠지.
그래서, 이렇게, 결국,
가을은 닳고, 겨울은 채워진다.
참 다행이게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