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와 찔레 - 디자인을 낸시랭에게 맡긴 이유

김성민2007.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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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미와 찔레 디자인을 낸시랭에게 의뢰한 이유

 

책은 뭐라고 생각하십니까? 마음의 양식? 물론 지당한 말씀입니다만 저는 조금 다른 생각을 해보고 싶었습니다.

책은 액세서리도 될 수 있지 않을까요? 너무 어이없나요? ^^;

 

예쁜 옷을 입고 예쁜 가방을 든 멋진 여자분이 지나가고 있다고 생각해봅시다. 모든 사람들이 걸음을 멈추고 그 여자분을 쳐다보며 아름다움에 감탄할 것입니다. 하지만 걔중에는 '흥! 저런 애, 보나마나 머리는 비었을거야!'라며 비뚤어진 생각으로 흉을 보는 사람도 있을지 모릅니다. 그 여자분이 얼마나 좋은 학력과 직장을 가지고 있는지 얼마만큼의 지성을 쌓았는지 아무도 모르지만 분명히 그렇게 덮어놓고 흉 보는 사람이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만약 그 여자분이 책을 한 권 들고 있었다면 어땠을까요? 아마 사람이 완전히 달라보일 것입니다. 예쁜 옷과 예쁜 가방만으로는 나타낼 수 없었던 지성미를 책 한 권으로 드러낼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아무리 예쁜 옷을 입고 예쁜 가방을 들고 예쁜 액세서리를 해도 지성미를 드러내줄 수는 없습니다. 지성미를 보여줄 수 있는 유일한 아이템은 책뿐입니다. 그렇지 않나요?

 

그래서 저는 책이야말로 지성미를 드러내어 패션의 완성을 이루는 지적 액세서리, 패션아이템이 아닐까 하는 엉뚱한 발상을 하게 된 것입니다.

 

를 기획하며 물론 책 자체의 가치를 위해 최대한 좋은 내용을 담되, 디자인은 패션아이템에 걸맞게 예쁘고 신선하게 꾸며보면 어떨까라고 생각했습니다. 책이지만 책같지 않은 보통 책들과는 뭔가 다른 특별한 디자인을 만들어보고 싶었고, 그 역할을 누가 가장 잘해줄 수 있을까 고민했습니다. 그래서 팝아티스트 낸시랭을 떠올렸습니다.

 

경영학계의 거장 조동성 서울대 교수와 낸시랭, 얼핏 생각하면 굉장히 어울리지 않는 조합이었습니다. 하지만 조동성 교수의 주요연구분야 중 하나가 디자인경영(기업이나 산업의 핵심경쟁력이 기술에서 디자인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한 연구. ex-애플, 모토로라 등)임을 감안하면 또 출판산업의 디자인경영 접목이라는 의미있는 시도가 될 수도 있지 않을까 싶어 강행했습니다. 

 

낸시랭은 자신의 대표작인 타부요기니 Dreamer05를 활용한 과 검붉은 장미색 배경이 인상적인 이렇게 2개의 개성 넘치는 디자인을 만들어냈습니다. 마케팅 전략의 기본 중 기본이 '경쟁사보다 더 좋은 제품이 아닌 다른 제품을 만들어내라!'인데, 낸시랭은 기대대로 '더 예쁜 디자인'이 아닌 '다른 디자인'을 만들어주었습니다.

 

결국 위와 같은 사정으로 인해 의 신기하고 특별한 디자인은 탄생하게 된 것입니다.

 

'책은 패션아이템이다'라는 발상은 물론 맞을 수도 있고 틀릴 수도 있고, 낸시랭의 디자인 역시 호불호(好不好)가 엇갈리겠지요.

'아니 이런 XX 놈을 봤나! 감히 책을 액세서리 따위로 생각하다니!'라고 분노하시는 분도 계실 수 있는데,

그냥 '이런 발상을 하는 사람도 있구나~' 정도로 봐주시고 이해해주시면 좋겠습니다. (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