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역에서 구걸하는 외국인

유호진2007.11.20
조회10,299

4시 15분쯤 삼각지 역에서 4-6호선 환승 통로를 지나고 있었습니다.

어떤 백인 남성 어눌한 한국말로 지나가는 사람들 모두에게 뭔가 내밉니다.

그냥 지나치다가 뒤돌아 잠시 지켜보았습니다.

보아하니 ngo활동 중인 것 같았습니다.

학생들, 직장인들, 아주머니, 어르신들...모두들 뿌리치고 갑니다.

어떤 번듯한 양복차림 남성은 모금인줄 물랐는지...

서명하다 말고 뿌리치고 가버립니다.

되돌아가서 그 외국인에게 뭔지 좀 물어봤더니...

자신은 호주에서 왔으며...

한 비정부기구를 위해 일하고 있는데...

인도에 있는 고아들을 위한 의식주와 의료시설을 제공하기 위해

모금 활동을 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참 대단합니다.

"호주"사람이 "인도" 아이들을 위해 "한국"에서 모금활동을 합니다.

그런데 참 부끄러웠습니다.

나누는 인심이 후한 우리 민족이었는데...

어쩌다 이토록 각박한 세태로 변질되었는지...

 

한국 지지리 못 살 때엔 여러 국가들로부터의 원조를 받았습니다.

48년 정부 수립 이래 눈부신 성장과 발전을 이뤄온 오늘에는...

세계 12대 경제대국중 하나인 대한민국입니다만...

아직까지도 세계무역기구에서 개도국들에게 주는 혜택 끊어질까봐 노심초사합니다.

자랑스럽게도 OECD 가입국인 대한민국은 29개국 중 해외 원조 꼴찌입니다.

지난 쯔나미 재해 발생시에도 등 떠밀려서 기금 마련했습니다.

당시 일본의 약 60분의 1정도 낸 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것도 처음엔 일본의 그 몇십분의 1의 절반도 안 내려고 하다가 체면 덕분에 좀 더 낸 겁니다.

 

솔직히 창피했습니다. 참 인색합니다.

정부가 해외원조에 인색한 것...괜히 그런 것이 아닙니다.

지하철역에서 되도 않는 한국말 버벅거리면서 모금해달라는 외국인을...

그렇게 외면하는 사람들의 정부인데 원조에 인색한 거 당연하다라는 생각도 듭니다.

 

국내에도 도울 사람 많은데 웬 인도 애들까지 신경써야 하냐고 할지 모르지만...

그 외국인 무시하며 지나가는 사람이 주변의 어려운 사람을 챙길 거라 기대하지 않습니다.

 

외형적인 성장은 어느 정도 이루었을지 몰라도...

우리의 의식은 한참 더 자라야 되지 않나 싶습니다.

그 외국인은 NGO회원인데 서울의 한 지하철 역에서 구걸하는 격이 되어버렸으니...

 

참고로 여기 끄적인 데이타는 제가 기억하는 바이니까 좀 틀릴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