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굳이 성시경에 대한 사견을 꺼내보자면, 해를 거듭할수록 '성시경'이라는 사람에 대해 놀라고 있는 중이다. 처음에는 노래만 잘하는 발라드 가수인 줄 알았다. 그런데 버라이어티 쇼에서 보여준 '말발'과 하늘을 찌르는 자신감. '왕자'로 거듭나기가 무섭게 드라마에서도 모습을 보인다. 이러쿵 저러쿵 말도 많았지만, '성시경'의 다양한 활동 폭에 한 획을 그은 셈이다.
성시경과 대면하기 전에 성시경에 대해 '까칠할 것'이라는 편견이 있었던 것을 고백한다. 하지만 이 남자, 부.드.럽.다.
- 디시인사이드 '라디오' 갤러리를 눈팅하신다는 소문이 있던데, 사실인가요?
성시경 : 네. 지금 하고 있는 라디오 '푸른 밤, 그리고 성시경입니다'를 하면서부터 디시인사이드 '라디오' 갤러리(이하 라갤)를 알게 됐어요. 라디오 PD분들이 라갤을 추천하시더라고요. 그 후로는 저도 눈팅하게 됐죠.
- 라갤에 올라오는 의견들이 성시경 라디오 진행에 도움이 많이 되나요?
성시경 : 라갤은 뭐랄까, 성향이 확실한 것 같아요. 또 무조건 싫어서 악플을 다는게 아니라 모니터 후에 좋고 싫다를 표현해 주시는 거니까 아무래도 참고가 많이 되죠. '니가 무조건 싫어' 라든지 '오빠가 정말 좋아요'라는 의견은 너무 편향된 의견이니까 도움이 안되잖아요. 라갤은 아무래도 라디오를 좋아하고 듣는 분들이 계신 곳이라 그런지, 재미있고 많이 완화된 느낌이랄까? 많이 거칠지 않아서 저는 되려 좋아요. 라디오 PD가 보는 걸 보고 라갤을 보게 됐지만, 사실 방송국 홈페이지 말고는 라디오 관련 인터넷 게시판도 많이 없잖아요. 라디오에 관심있는 분들이 올리는 글들을 보면 재미있고 많이 도움이 돼요.
- MBC 홈페이지에 있는 라디오 게시판과 디시인사이드 라갤을 비교했을 때, 어떤 부분에서 디시만의 특성이 느껴지시나요?
성시경 : 일단 저도 라디오를 하는 사람이지만, 라디오라는 매체가 예전만큼의 영향력을 가지진 못해요. 어찌 보면 당연한 거죠. 그래서 최근엔 보이는 라디오를 하는 등 라디오가 변화를 꾀하고 있지만 라디오는 라디오잖아요. 하지만 라디오는 따뜻함이 있어요. 예를 들자면, 라디오 공개방송을 하면 TV 공개 방송보다 훨씬 따뜻한 느낌이 있어요. 다정하고 가벼운 느낌이 없죠. 라갤도 마찬가지예요. 인터넷 공간이기는 하지만 아직도 라디오를 듣고, 아날로그적 감성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라서 훨씬 더 애착이 가죠.
- 말씀 중에도 라디오에 대한 애착이 많이 느껴지네요. 혹시 어릴 적부터 쭉 라디오 듣는 걸 좋아하셨나요? (디시 이용자 'Every')
성시경 : 사실 저는 라디오를 정말 애착을 갖고 듣진 않았어요. 물론 '별밤'이나 기타 다른 라디오 프로그램을 들었지만 그냥 노래를 들으려고 라디오를 들었던거지 라디오만을 선호하진 않았어요. 그런데 뒤늦게 라디오에 빠진 거죠.
- 그럼 라디오 DJ를 맡은 후에 더 애착이 생기신 거네요?
성시경 : 네. 제가 라디오 DJ를 하기 전에 라디오 게스트를 14개 정도 하고 있었어요. 이렇게 게스트를 많이 할 바엔 차라리 DJ를 하자 생각하고 라디오를 시작했었는데, 이게 결코 쉬운 직업이 아니더라고요. 한 20년 하신 선배님들을 보면 '우와~'라는 감탄사가 나올 정도죠. 하지만 힘든만큼 매력도 있으니까 사람들이 라디오를 하는 것 같아요.
- 라디오 DJ에 어떤 매력을 느끼셨나요?
성시경 : 우선 성향이 잘 맞고요. 불특정 다수가 듣는 것보다는 우리끼리 하는 맛이 있다는 거? TV는 '시청자 여러분~'이지만 라디오는 '나'와 '당신'이잖아요. 그런 게 훨씬 따뜻한 거 같아요. 이건 제 생각이지만, 최근 라디오가 변해가고 있잖아요. 보이는 라디오 같은 거요. 그건 비디오죠. 라디오가 아니라. 그래서 우린 보이는 라디오를 하지 말고 라디오의 느낌을 살리자라는 취지에서 노력을 많이 하고 있어요. 근데 질문이 뭐였죠? 하하.
아! DJ의 매력이요. 저도 그게 참 신기한 게 MBC 여의도 7층에 쇳덩이 앞에 앉아서 사실 뭐 하는 거예요. 하지만 '교감'이 있다니까요. 무대에서 노래할 때처럼 같이 있는 것처럼 느껴지는 그런 느낌이요.
- 반면 라디오는 속박하는 성격이 좀 강하지 않나요? 날마다 방송을 해야 하니까요.
성시경 : 그렇죠. 아무래도 불편한 점이 없잖아 있지만, 그런 점을 감수할 만큼 매력을 느껴서 하는거죠. 사실 외국에는 이런 일이 없대요. 하루에 두 시간씩 날마다 라디오를 하는 경우가요. 그래도 좋아요~하하. 심야라서 몸이 좀 안 좋아지는 것만 빼면 다 좋아요.
- 이번 김조한 씨 앨범 타이틀 곡 '사랑이 늦어서 미안해'의 작곡을 해주셨다고 들었습니다. 이 곡이 지금 반응이 좋은데, 성시경 씨가 불렀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의견도 있고요. (디시 이용자 '까비' 'sally')
성시경 : 이상하게 제 곡 쓸 때는 굉장히 오래 걸리는데, 남 준다고 생각하면 빨리 써져요. '사랑이 늦어서 미안해'를 작곡할 때도 한시간도 안 걸렸어요. 아무래도 부담감이 좀 덜하니까 그런가 봐요. 내가 하려면 민망하고 창피하지만 다른 사람이 부르면 괜찮을 거 같은 느낌 있잖아요. 그래서 쉽게 쉽게 썼는데 반응이 좋다 그러니까 솔직히 걱정도 좀 되고요. 좋기도 하고요.
- 성시경 씨 앨범에서 성시경 씨가 만든 곡을 듣고 싶다는 팬들의 바람도 많습니다. 혹시 성시경 씨가 만든 곡으로만 앨범을 낼 계획은 없으세요?
성시경 : 그런 일도 있겠죠, 나중에. 그런데 잘 모르겠어요. 욕심이 없었던건지, 자신이 없었던건지 잘 모르겠지만 전 분업이 좋아요. 물론 제가 처음부터 악기를 하고 곡을 쓰는 가수로 출발을 했다면 그렇게 앨범을 내야겠지만, 전 싱어로 출발을 했고요. 그리고 지금 열심히 하고 있으니까요. 괜히 욕심부릴 필요는 없다는 입장이었어요. 좋은 노래를 받아서 감동을 주고 좋은 공연을 보여주는 거요. 그렇다고 곡 쓰는 것에 대한 욕심이 없는 건 아니에요. 하지만 천천히 배워가도 될 것 같다고 생각해요. 언젠가는 제가 쓴 곡을 제가 부를 날이 오겠지만, 꼭 그래야 한다는 욕심은 아직까진 없어요.
- 성시경 씨가 이제껏 낸 앨범의 타이틀 곡들이 대부분 이별을 노래하고 있는데요. 혹시 밝은 분위기의 타이틀 곡을 부르실 생각은 없으세요? (디시 이용자 '렉터')
성시경 : 요즘 들어 그런 생각을 해요. 너무 궁상이 아닌가. '좋을텐데'도 좋았고, '두 사람'도 따뜻한 노래고. '우린 제법 잘 어울려요'도 가사가 행복하고 따뜻했고요. 지금 앨범을 준비하고 있는 상태니까 이런저런 생각을 많이 하고 있어요.
- 곧 발매될 6집에 관해 기대해달라'는 답변으로 일축하고 있어 더욱 궁금해하시는 분들이 많은데요. 6집에 대한 힌트를 조금만 주실 수 있으세요? (디시 이용자 'DANTE')
성시경 : 일단 윤상 씨와 작업을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제가 윤상 씨와 작업을 정말 해보고 싶었던지라 정말 좋고요. 또 이제까지 함께 작업을 하지 않았던 분들과 이번 앨범 작업을 할 것 같아요. 그런 점이 기대가 되는 거죠. 김현철 씨와 노영심 씨는 이미 곡을 써놓으셨고요. 다른 감성을 노래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저한테는 정말 신나는 일이에요. 아까 질문과 비슷할지 몰라도, '차를 만들 줄 알면 니가 만든 차를 타야지'라고 한다면 저는 '레이서'로 시작을 했기 때문에 이 차도 타보고 저 차도 타보고 해야지 않겠어요? 얼마나 타 보고 싶은 차들이 많겠어요. 내가 저분의 노래를 부르면 감성이 참 잘 맞을 텐데 하는 거요. 선배님들과 작업하는 것 자체가 흥분되고 기쁘고요. 또 6집이니만큼 잘 해야 한다는 책임감도 따르고요. 선곡 등에서도 신경이 많이 쓰이고요.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설레요.
- 성시경 씨도 좋은 노래를 많이 부르셨지만, 다른 가수의 곡을 듣다가 혹시 '내가 불렀으면 감정을 더 잘 살릴 수 있었을 텐데'라는 생각이 든 곡이 있었나요? (디시 이용자 '음..')
성시경 : 그럼요. 많죠. 그런데 곡은 주인이 있는 것 같아요. 더 잘 부르고 덜 부르고가 있는게 아니고요. 다만 '내가 불렀으면 이렇게 불렀을 텐데' 이런 거지 '내가 불렀음 더 잘 불렀을 텐데' 이런 건 아니죠.
- 성시경 씨의 5집까지의 앨범 중 딱 다섯 곡만 꼽아 보라고 한다면 어떤 곡들을 선택하시겠어요? (디시 이용자 '1126611')
성시경 : 음, '내게 오늘 길'은 빼놓을 수 없고요. 그 노래는 지금 들어도 설레요. '두 사람'이란 노래가 참 좋았고요. '거리에서'를 많은 분들이 좋아해 주셨고요. 그리고 뭐가 있을까요? 제가 한 노래들이 많긴 하네요. 하하.
- 가수 분들이 이 질문에 참 난감해하시는 것 같아요. 열 손가락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이 없듯이 모든 곡에 애착이 가실 것 같아요.
성시경 : 네. 그러네요. '내게 오늘 길'은 절대 빠질 수가 없고요. '두 사람'은 제가 가야 할 방향을 제시해 준 노래 같아요. 제 감성에도 맞고 비록 대중적인 곡은 아니었지만, 이런 곡을 모아서 앨범을 내도 참 좋겠구나 라고 생각했죠. '거리에서'는 제가 처음 프로듀서를 할 때인데, 좋아해 줄까 말까를 너무 걱정했는데 많이들 좋아해 주셔서 정말 기뻤어요. 어렵네요. 무슨 곡이 더 좋고 덜 좋은 게 아니라 굳이 제가 그 곡을 선곡한 이유를 대야 하는데…쉽지가 않네요. 리메이크 앨범도 좋았어요. 이렇게 되면 '제주도의 푸른 밤'도 다섯 곡 중에 들어갈 수 있겠네요. 전 제가 리메이크 앨범을 했다는 것 자체가 마음에 들어요. 그 때 오리지널리티가 떨어지니까 리메이크 앨범을 내는 것 아니냐는 말도 있었지만, 그 때 제가 그랬어요. 노래방이 왜 있냐고요. 좋은 노래를 내가 불러보고 싶어서 노래방에 가는거 잖아요. 그리고 우리도 프로 가수 이전에 노래를 듣는 팬이잖아요. 내가 가수가 되고 리메이크를 할 수 있게 되면 내가 좋아했던 노래를 하고 싶지 않겠느냐는 거죠.
- '희재'도 많은 분의 사랑을 받은 걸로 기억하는데요?
성시경 : 네. '희재'는 사실 번외경기였는데 큰 사랑을 받아서 신기했고요. 그렇게 다섯 곡으로 정할게요.
- '미소천사'는 다섯 곡에 들지 않는 건가요?
성시경 : '미소천사'는 상당히 좋은 곡입니다. 다만 제가 흉한 행동을 해서 그렇죠. 어떤 사건이 일회성이 있어야 하는데 무한 반복이 되니까… 휴~ 참 철없던 시절이었던 것 같아요. 심지어는 안무 연습을 일주일도 안하고 나갔으니. 그래도 재미있는 것 같아요. 그걸 또 즐거워하시니까요.
- 성시경 씨와 인터뷰를 한다고 갤러리와 디시뉴스에 공지를 했더니, '미소천사'에 관한 질문이 굉장히 많이 올라와서 저도 적잖이 놀랐어요.
성시경 : '미소천사' 좋아요. 다만 저와 그 이미지가 동시에 떠올라서 문제죠. 하하.
- 결혼식 축가로 '사랑의 서약'을 부르는 모습도 많이 봤는데요. '사랑의 서약'을 리메이크 해서 성시경 씨 앨범에 넣을 의향은 없으세요? (디시 이용자 '파우치')
성시경 : 어휴, 지금으로도 충분해요. 하하.
- 막 부부가 된 사람들에게 축가를 불러주는 기분은 어떨지 궁금합니다.
성시경 : 보람차죠. 사실 축가를 부르러 갈 때는 '내가 또 왜 이걸 할까?'라는 생각을 하기도 해요. 그런데 막상 결혼식장에 가서 긴장한 채 서 있는 커플을 보면, '내가 가수가 돼서 할 수 있는 보람찬 일 중 하나구나'라는 생각이 들어서 마음이 뿌듯해요.
- 성시경 씨 목소리와 팝송도 상당히 잘 어울린다고 생각하는데요. 이전에 리메이크 앨범을 내셨지만, 팝송으로 된 리메이크 앨범을 내실 생각은 없으세요? (디시 이용자 '초콜릿무스' '왕뚜껑')
성시경 : 있어요. 하지만 저작권 등 해결해야 할 부분이 많고, 선곡을 잘 해야 할 것 같고요. 또 최근 음반 시장을 봤을 때 굳이 13 트랙을 다 넣지 않아도 될 것 같으니, 기회가 된다면 팝 리메이크는 꼭 해보고 싶은 일 중 하나예요. 그런데 섣부르게 하면 우스워지잖아요. '굳이 니가 왜 이 곡을 리메이크했냐?'라는 말을 들을 수도 있고요. '리메이크는 잘해야 본전'이라는 말이 정말 맞는 것 같아요. 리메이크는 내가 진짜 하고 싶어야 하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내가 이걸로 대박을 쳐야지'가 아닌 내가 정말 부르고 싶었던 곡을 리메이크 해야겠죠.
- 성시경씨 헤어스타일이 거의 '고정' 이예요. 혹시 헤어스타일에 변화를 줄 생각은 없으세요? (디시 이용자 '-_-' '나무의자')
성시경 : 사실 할 수 있는 머리 스타일이 많지가 않아요. 생긴 게 변변치 못해서. 앞머리가 짧은 건 제가 좀 싫어하고요. 그렇다고 장발이 그닥 어울리지도 않고요. 파마도 한 번 해봤는데 단정한게 제일 잘 어울리더라고요.
- 발라드를 계속 고수하실건지, 아니면 음악 스타일에 변화를 주실건지 궁금합니다.
성시경 : 공연을 하면 재즈, 록, 포크 등등 여러 가지를 해요.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들이 어떤 것을 좋아 하느냐죠. 또 다행이 발라드가 저랑 잘 맞기도 하고요. 하지만 꼭 발라드만 고집하는 건 아니에요. 그 부분은 끊임없이 고민하는 부분 중 하나예요.
- 성시경 씨가 롤모델로 삼는 가수가 있나요?
성시경 : 아뇨. 전 모든 가수에게 감흥을 느껴요. 다 잘하시는 것 같고요. 딱 '저 사람처럼 돼야지'라는건 없어요.
- 가수가 되겠다고 생각한 특별한 계기가 있었나요?
성시경 : 삼수를 하고 사회학과를 나오고 나니 '뭘 먹고살까?'가 고민이더라고요. 그렇다고 직장생활이 잘 맞을 것 같진 않았고요. '군대를 갈까' '유학을 갈까' 여러 생각을 했었어요. 사실 요즘엔 뭘 해도 입에 풀칠은 하고 살잖아요. 그러니 제가 좋아하는 일을 해야겠다고 생각한거죠. 그러고 나서 '좋아하는 일이 뭐지?'라고 고민해보니, 그동안 공부하고 학교 다니느라 거기에 대한 고민을 한 번도 안 해본거예요. 고민 끝에 얻은 결과가 '노래'였어요. 노래를 부르는 것도 좋아했고, 힘들여 노래를 찾아 듣는 것도 좋아했고요. 때마침 노래를 같이 해보자는 사람도 있었고, 그렇게 해서 지금 여기까지 오게 됐어요.
- 데뷔 초에 그룹 '유리상자'와 방송 출연을 많이 하셨는데요. 지금도 왕래가 잦으세요? (디시 이용자 'ㄹㅇㄹ')
성시경 : 그럼요. 자주 만나서 술을 먹거나 하진 않지만 연락은 자주 해요. 사고 났을 때도 너무 놀라서 찾아뵙고요. 데뷔 초에 유리상자가 '윤도현의 러브레터' 등의 방송에 저를 많이 데리고 다니셔서 정말 감사하게 생각하죠.
- 연예계의 소문난 '주당'이라고 들었습니다. 강호동 씨도 성시경 씨를 이기지 못한다는 했는데, 목소리는 정말 감미로우세요. 특별한 관리 비법이라도 있으세요? (디시 이용자 '물컹')
성시경 : 네. 술을 좋아하는 건 사실이고요. 한번은 윤종신 씨와 이런 고민을 한 적이 있어요. 윤종신 씨가 장트라볼타가 되기 전이죠. 가수가 경험과 인생을 담아내는 직업인데, 카스트라토도 아니고 술을 안 먹고 담배를 안 피고 내 삶이 바뀐 상태에서 좋은 목소리를 들려줄까? 아니면 자연스럽게 살고 고민하고 슬퍼하고 혹은 웃으면서 내 자신의 경험을 노래할까? 물론 자기 합리화겠지만 후자를 택하자고 논의한 적이 있어요. 물론 건강을 위해서 혹은 필요성을 느껴서 술이나 담배를 멀리 하는 것은 모르겠지만, 좋은 목소리를 위해서 술이나 담배를 끊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그렇다고 제가 아직까지 남이 듣기 불편할 정도의 목소리도 아니고요.
- 윤종신 씨와 사이가 각별하신 것 같아요?
성시경 : 윤종신 씨는 정말 재주꾼이에요. 일단 윤종신 씨 가사를 제가 정말 좋아하고요. 사실 사람이 두 가지 다 잘할 수는 없는데, 윤종신 씨는 남을 웃기는 걸 좋아하고 개그 프로그램만 모니터하거든요. 그런데 가사는 '잠깐만'하고 써서 보여주는데, 정말 좋은거예요. 정말 멋있어요. 그리고 굉장히 인간적이고 의리도 중요시하시고요. 멋있어요. 또 남자답고요. 가라오케에서 소주를 찾을 정도로 털털하시고요. 그런데 가사는 정말 감미롭잖아요. 그게 윤종신 씨 매력이에요.
- 연기를 다시 하실 생각이 없냐는 질문도 많았어요.
성시경 : 있어요!
- 그럼 계획이 잡혀져 있으신 건가요?
성시경 : 아뇨. 아직 정확한 일정이 잡힌 건 아니지만, 연기 자체가 아주 매력 있다고 생각하고 기회가 된다면 다시 해보고 싶어요. 제가 그때 큰 대가를 치르고 연기가 무엇인지 배웠는데, '아, 이건 집단예술이구나. 하지만 노래와 같은 종류구나'라는 것을 느꼈어요. 왜냐하면 가수도 가사에 따라 울고 웃고 하잖아요. 표현하는 방법만 다를 뿐이죠. 지금 당장 연기를 하겠다는 건 아니고요. 다시 잘 배워서 해보고 싶어요. 전 지금도 연기를 하고 있고 평생 할 거니까요. 좋은 선생님께 잘 배워서 연극이나 뮤지컬도 해보고 싶어요.
- 버라이어티 쇼 등에서 '성장군'이란 별명을 얻기도 하셨는데요. 혹시 그런 이미지가 발라드 가수에게는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진 않나요? (디시 이용자 'pepsi')
성시경 : 쉬운 문제가 아니에요. 제가 쇼를 나가서 적응을 못 할 때가 있었어요. 그 때는 또 왜 적응을 못하냐는 비난이 있었죠. 반면 열심히 하면 이런 반응이 있어요. '직업에 지장이 있지 않니?' 이런 질문이요. 예를 들면, 사인회에서 악수를 하면서 한명 한명과 인사를 하고 사인을 하면 한 시간 반을 해도 70명 박에 못하겠죠. 하지만 사인만 하면 140명을 하는데, 성의없다는 말이 꼭 나오죠. 쇼 프로그램 출연도 그거랑 같은 문제인 거 같아요. 사실 쇼 프로그램을 안하면 음악 프로그램을 못 하게 돼 있어요. 또 내자신이 많이 변한 것이 내가 어떻게 해야 할지를 알게 됐다는 거 같아요. 자신감이 생기니까 더 열심히 하는 것 같기도 하고요.
- 사인을 잘 안 해주신다는 소문이 있던데요? (디시 이용자 'd' '임대갈')
성시경 : 저는 사인은 웬만하면 다해줘요, 하지만 사진은 거의 안 찍어줘요.
- 아, 혹시 사진을 안 찍어주셔서 난 소문인가요? 사진 찍히는 걸 싫어하시나 봐요?
성시경 : 네. 전 정말 사진 찍히는 걸 싫어해요. 심지어 가족여행 가서도 사진은 잘 안 찍어요. 직업이니까 어쩔 수 없이 사진을 찍는 경우도 많지만, 창피하고 싫어요. 그리고 한 번 사진을 찍어주면 모두 다에게 찍어줘야 해요. 물론 팬 앞에서는 사진 찍는 걸 좋아하는 척하면서 매니저에게 뒤에서 끊어달라고 할 수도 있지만, 전 그냥 사실대로 얘기해요. "죄송합니다. 전 사진 찍는 걸 안 좋아해요"라고요. 그런데 "왜요? 왜 안 좋아해요?"라고 화를 내시는 분들이 간혹 있어요. 그 정도 권리는 인정해주셨으면 해요. 사진 찍는 것도 제 자유잖아요. 무조건 하라는 법은 없잖아요. 그래서 사진 대신 사인을 해드리겠다는 경우도 있고요. 또 사진도 많이 찍어요. 다만 제가 상태가 좋지 않을 때는 가급적 안 찍었으면 좋겠다는 거죠. 원래 안 좋아한다고 설명을 하는데도 대부분 이해를 안 해주시더라고요.
- 성시경 씨의 그런 면을 좋지 않게 보는 시선들도 많을 것 같아요.
성시경 : 가끔은 그런 생각도 해요. '아 그냥 사진 찍을까?' 그치만, 그럼 이전까지 안 찍어줬던 사람들은 또 뭐가 되요? 후회도 했어요. 차라리 처음부터 매니저에게 부탁하거나, 사진을 찍을걸. 하하
- 팬들에게 서운했던 적이 있으세요?
성시경 : 아뇨. 전 제 팬에게 서운했던 적은 없어요. 제 팬이 아니니까 절 서운하게 하겠죠. 사실 우리나라를 연예인들의 권리를 무시 하는 경우가 많아요. 예를 들어 사인을 받을 때도 종이나 펜을 당당하게 요구하는 사람도 있고요. 심지어는 초콜릿 먹다가 포장지에 사인을 해달라는 사람도 봤어요. 그런 경우에는 저는 대부분 안 하려고 해요. "지금 매너 없으신 거 아시죠?"라고 말해주고요. 그러면 대부분 싫어하시죠. 하지만 그건 제 성격이고 그게 맞다고 믿어요. 저도 사람이고 존중받고 싶은 건 당연하잖아요.
- 그런 경우가 많은가요?
성시경 : 그럼요. 다반사예요. 그럼 다른 연예인들도 저처럼 '그러면 안 된다'라고 말해주면 좋은데, 저만 그렇게 말하니까 욕을 먹는 것 같아요. 하하. 하지만 확실한 건 전 사인은 다해드립니다.
- 전 솔직하고 당당한 점이 성시경 씨의 매력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성시경 : 참 이율배반적인 건 제가 그렇게 바른 소리를 하면서도 욕 먹는건 괴로워요. 힘들죠.
- 성시경 씨에게는 '고학력 가수다'라는 꼬리표가 늘상 붙어다니는데, 여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성시경 : 글쎄요. 고학력이면 고학력 가수겠죠. 저는 별로 개의치 않아요. 제가 어떻게 받아들이느냐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 성시경 씨 골수팬들 많으시잖아요. 그분들에게 어떤 가수로 남고 싶으세요? (디시 이용자 '버벨')
성시경 : 신기한 건 가수랑 팬이 닮아간다는 거예요. 팬 클럽이나 팬들이랑 만나는 자리에 가보면 제 팬들은 저랑 비슷해요. 솔직하고 자기주장 있고, 그 대신 좀 창피해 하고. 할 얘기는 하고 미안해하고 이런 점이 저랑 많이 비슷해요. 저는 그냥 라디오에서 제 모습이었으면 좋겠어요. 솔직하고, 적당히 시니컬하고, 목소리는 다정하되 할 얘기는 하고. 자기주장이 확실한, 둥글둥글하지 않은, 나 만의 가치관이 있는 그런 이미지로 남았으면 좋겠어요. 그래서 라갤에 올라오는 지적들이 상당히 좋아요. '아, 내가 진짜 이렇게 하고 있구나' 라고 느끼죠. 생각도 많이 하고요. 예를 들어 '게스트의 말을 끊는다'라는 지적을 받으면 생각을 하게 되죠. '아, 내가 정말 남의 말을 잘 안 듣나? 하지만 시간도 맞춰야 하는데… 아님, 이게 내 핑계인가?'라고요. 한가지 예를 더 들자면, "공부 잘 하라고 기도해 주세요"라는 사연이 오면 전 "공부는 자기가 하는 거죠"라고 시니컬하게 말해요. 그러면 "웃기는 놈이다"라는 의견이 나오죠. 그럼 전 만족해요. 왜냐면 전 웃기려고 그렇게 한 거거든요.
- 최근 한국 음반시장의 화두인 'MP3 다운로드'에 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성시경 : 전 음악을 만든 사람에게 반드시 대가가 돌아와야 한다고 생각해요. 어떤 경우에도 유통이 제작보다 돈을 많이 벌면 망할 수밖에 없어요. 이런 요율 문제나 저작권 문제는 반드시 개선돼야 할 부분이에요. 이건 음악을 만드는 사람이나 팬이 아닌 어떤 큰 권력이 나서야 할 문제인데, 곧 해결될 거란 생각은 안 해요. 시간이 걸리겠죠. 암울한 미래이긴 하지만, 전 음악을 계쇽, 열심히 할 거예요.
- 가수로서 가장 행복할 때와 반면 괴로울 때는 언제인가요?
성시경 : 음반 작업할 때와 공연할 때가 가장 행복하고요. 배려가 없는 사람들에게 상처 받을 때가 힘들어요. 존중을 안 해주거나, 이유없이 욕할 때요. 확인되지 않은 사실로 남을 미워하는걸 싫어해요. 좀 서글프고 속상해요.
- 디시인사이드에서 인터뷰 요청을 받았을 때 어떤 생각이 드셨어요?
성시경 : 솔직하게 대답해야겠다. 이 인터뷰를 라갤에서 볼까? 이런 생각들이요. 혹은 라갤 말고 다른 이용자들은 나를 어떻게 볼까? 이런 생각들이요?
- 간혹 연예인 분들이 디시인사이드 갤러리에 '인증'을 남기는 경우가 있어요. 성시경 씨의 인증을 바라는 분들도 많으신데 혹시 의향이 있으세요? (디시 이용자 '왕뚜껑')
성시경 : 꼭 해야 하거나 할 얘기가 있으면 남기겠죠. 하지만 잘 보이려고 굳이 글을 남기지는 않을 것 같아요.
- MBC '무릎팍 도사' 출연 후에 파장이 너무 커서, 이 얘기를 안 짚고 넘어갈 수가 없는데요. 이런저런 질문이 많이 올라왔지만, 출연 후 성시경 씨 자신의 심경이 가장 궁금합니다.
성시경 : 편집이 되긴 했지만, 연애 부분에 대해서는 이렇게 말했어요. 내가 누구를 혹시 사귀었더라면, 그 사람과 있었던 일들은 나 혼자만의 것이 아닌 그 사람과 공유하는 것이잖아요. 그런데 그걸 재미와 시청률을 위해 팔고 싶지 않다고 말했어요. 나만의 것이 아니고 그 사람과 반반씩 나눈 것인데, 제가 혼자 얘기해 버리면 그 사람에 대한 예의가 아니잖아요. 모든 사람에게 사랑받을 수는 없지만 '무릎팍 도사'에 출연해서 제가 지금껏 하고 싶었던 얘기를 했어요. 방송에서 말했던 것처럼 '다르다'와 '틀리다'를 구분해줬으면 하는게 제 바람이고요. 솔직히 방송 후 너무 파장이 일어서 조금 서운하고 후회하기도 했지만 그건 제가 어쩔 수 없는 일인 것 같아요.
- 솔직하게 말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
성시경 : 앨범 준비하고 있고요. 또 연말에 이소라 씨와 큰 공연을 준비하고 있고요. 라디오도 계속 하고요. 라디오라는 매체가 사랑을 받는 것 자체가 굉장히 좋아요. 이제는 사람들이 좀 느리게 가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손 편지를 쓰거나 TV를 끄고 라디오를 듣는 노력이 조금은 필요하고 도움이 된다고 봐요. 그래서 라갤의 중화된 느낌이 참 좋아요. 마지막으로 앞으로도 저에게 사랑 혹은 미움으로도 많은 성원 부탁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정말 조곤조곤 이해하기 쉽게 말을 잘한다. 성시경과 인터뷰를 하다 연신 고개를 끄덕이는 나를 발견하고 흠칫 놀랐다.
솔직하고 당당하다. 연예인의 인터뷰는 아무래도 솔직함이나 진실됨에 대한 기대를 조금은 버리고 가야한다. 하지만 성시경은 거침없다. TV를 보며 성시경의 당당함이 설정이라고 잠시나마 오해했던 점에 정말 사과를 하고 싶었다. 내면 깊숙이서 우러나오는 솔직함과 당당함, 그것이 성시경이다.
요즘 성시경에 대해 이런저런 말들이 많이 나오는 것이 사실이다. 그에 대해 왈가왈부 하고 싶지는 않다. 판단은 대중들의 몫이니까. 하지만 성시경의 이 한마디만은 꼭 강조하고 싶다. "저도 사람이고 존중받고 싶은 건 당연하잖아요"
DC inside 인터뷰 - 성시경
성.시.경. 굳이 설명이 필요할까?





하지만 굳이 성시경에 대한 사견을 꺼내보자면, 해를 거듭할수록 '성시경'이라는 사람에 대해 놀라고 있는 중이다. 처음에는 노래만 잘하는 발라드 가수인 줄 알았다. 그런데 버라이어티 쇼에서 보여준 '말발'과 하늘을 찌르는 자신감. '왕자'로 거듭나기가 무섭게 드라마에서도 모습을 보인다. 이러쿵 저러쿵 말도 많았지만, '성시경'의 다양한 활동 폭에 한 획을 그은 셈이다.
성시경과 대면하기 전에 성시경에 대해 '까칠할 것'이라는 편견이 있었던 것을 고백한다. 하지만 이 남자, 부.드.럽.다.
- 디시인사이드 '라디오' 갤러리를 눈팅하신다는 소문이 있던데, 사실인가요?
성시경 : 네. 지금 하고 있는 라디오 '푸른 밤, 그리고 성시경입니다'를 하면서부터 디시인사이드 '라디오' 갤러리(이하 라갤)를 알게 됐어요. 라디오 PD분들이 라갤을 추천하시더라고요. 그 후로는 저도 눈팅하게 됐죠.
- 라갤에 올라오는 의견들이 성시경 라디오 진행에 도움이 많이 되나요?
성시경 : 라갤은 뭐랄까, 성향이 확실한 것 같아요. 또 무조건 싫어서 악플을 다는게 아니라 모니터 후에 좋고 싫다를 표현해 주시는 거니까 아무래도 참고가 많이 되죠. '니가 무조건 싫어' 라든지 '오빠가 정말 좋아요'라는 의견은 너무 편향된 의견이니까 도움이 안되잖아요.
라갤은 아무래도 라디오를 좋아하고 듣는 분들이 계신 곳이라 그런지, 재미있고 많이 완화된 느낌이랄까? 많이 거칠지 않아서 저는 되려 좋아요. 라디오 PD가 보는 걸 보고 라갤을 보게 됐지만, 사실 방송국 홈페이지 말고는 라디오 관련 인터넷 게시판도 많이 없잖아요. 라디오에 관심있는 분들이 올리는 글들을 보면 재미있고 많이 도움이 돼요.
- MBC 홈페이지에 있는 라디오 게시판과 디시인사이드 라갤을 비교했을 때, 어떤 부분에서 디시만의 특성이 느껴지시나요?
성시경 : 일단 저도 라디오를 하는 사람이지만, 라디오라는 매체가 예전만큼의 영향력을 가지진 못해요. 어찌 보면 당연한 거죠. 그래서 최근엔 보이는 라디오를 하는 등 라디오가 변화를 꾀하고 있지만 라디오는 라디오잖아요. 하지만 라디오는 따뜻함이 있어요. 예를 들자면, 라디오 공개방송을 하면 TV 공개 방송보다 훨씬 따뜻한 느낌이 있어요. 다정하고 가벼운 느낌이 없죠.
라갤도 마찬가지예요. 인터넷 공간이기는 하지만 아직도 라디오를 듣고, 아날로그적 감성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라서 훨씬 더 애착이 가죠.
- 말씀 중에도 라디오에 대한 애착이 많이 느껴지네요. 혹시 어릴 적부터 쭉 라디오 듣는 걸 좋아하셨나요? (디시 이용자 'Every')
성시경 : 사실 저는 라디오를 정말 애착을 갖고 듣진 않았어요. 물론 '별밤'이나 기타 다른 라디오 프로그램을 들었지만 그냥 노래를 들으려고 라디오를 들었던거지 라디오만을 선호하진 않았어요. 그런데 뒤늦게 라디오에 빠진 거죠.
- 그럼 라디오 DJ를 맡은 후에 더 애착이 생기신 거네요?
성시경 : 네. 제가 라디오 DJ를 하기 전에 라디오 게스트를 14개 정도 하고 있었어요. 이렇게 게스트를 많이 할 바엔 차라리 DJ를 하자 생각하고 라디오를 시작했었는데, 이게 결코 쉬운 직업이 아니더라고요. 한 20년 하신 선배님들을 보면 '우와~'라는 감탄사가 나올 정도죠. 하지만 힘든만큼 매력도 있으니까 사람들이 라디오를 하는 것 같아요.
- 라디오 DJ에 어떤 매력을 느끼셨나요?
성시경 : 우선 성향이 잘 맞고요. 불특정 다수가 듣는 것보다는 우리끼리 하는 맛이 있다는 거? TV는 '시청자 여러분~'이지만 라디오는 '나'와 '당신'이잖아요. 그런 게 훨씬 따뜻한 거 같아요. 이건 제 생각이지만, 최근 라디오가 변해가고 있잖아요. 보이는 라디오 같은 거요. 그건 비디오죠. 라디오가 아니라. 그래서 우린 보이는 라디오를 하지 말고 라디오의 느낌을 살리자라는 취지에서 노력을 많이 하고 있어요. 근데 질문이 뭐였죠? 하하.
아! DJ의 매력이요. 저도 그게 참 신기한 게 MBC 여의도 7층에 쇳덩이 앞에 앉아서 사실 뭐 하는 거예요. 하지만 '교감'이 있다니까요. 무대에서 노래할 때처럼 같이 있는 것처럼 느껴지는 그런 느낌이요.
- 반면 라디오는 속박하는 성격이 좀 강하지 않나요? 날마다 방송을 해야 하니까요.
성시경 : 그렇죠. 아무래도 불편한 점이 없잖아 있지만, 그런 점을 감수할 만큼 매력을 느껴서 하는거죠. 사실 외국에는 이런 일이 없대요. 하루에 두 시간씩 날마다 라디오를 하는 경우가요. 그래도 좋아요~하하. 심야라서 몸이 좀 안 좋아지는 것만 빼면 다 좋아요.
- 이번 김조한 씨 앨범 타이틀 곡 '사랑이 늦어서 미안해'의 작곡을 해주셨다고 들었습니다. 이 곡이 지금 반응이 좋은데, 성시경 씨가 불렀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의견도 있고요. (디시 이용자 '까비' 'sally')
성시경 : 이상하게 제 곡 쓸 때는 굉장히 오래 걸리는데, 남 준다고 생각하면 빨리 써져요. '사랑이 늦어서 미안해'를 작곡할 때도 한시간도 안 걸렸어요. 아무래도 부담감이 좀 덜하니까 그런가 봐요. 내가 하려면 민망하고 창피하지만 다른 사람이 부르면 괜찮을 거 같은 느낌 있잖아요. 그래서 쉽게 쉽게 썼는데 반응이 좋다 그러니까 솔직히 걱정도 좀 되고요. 좋기도 하고요.
- 성시경 씨 앨범에서 성시경 씨가 만든 곡을 듣고 싶다는 팬들의 바람도 많습니다. 혹시 성시경 씨가 만든 곡으로만 앨범을 낼 계획은 없으세요?
성시경 : 그런 일도 있겠죠, 나중에. 그런데 잘 모르겠어요. 욕심이 없었던건지, 자신이 없었던건지 잘 모르겠지만 전 분업이 좋아요. 물론 제가 처음부터 악기를 하고 곡을 쓰는 가수로 출발을 했다면 그렇게 앨범을 내야겠지만, 전 싱어로 출발을 했고요. 그리고 지금 열심히 하고 있으니까요. 괜히 욕심부릴 필요는 없다는 입장이었어요. 좋은 노래를 받아서 감동을 주고 좋은 공연을 보여주는 거요. 그렇다고 곡 쓰는 것에 대한 욕심이 없는 건 아니에요. 하지만 천천히 배워가도 될 것 같다고 생각해요. 언젠가는 제가 쓴 곡을 제가 부를 날이 오겠지만, 꼭 그래야 한다는 욕심은 아직까진 없어요.
- 성시경 씨가 이제껏 낸 앨범의 타이틀 곡들이 대부분 이별을 노래하고 있는데요. 혹시 밝은 분위기의 타이틀 곡을 부르실 생각은 없으세요? (디시 이용자 '렉터')
성시경 : 요즘 들어 그런 생각을 해요. 너무 궁상이 아닌가. '좋을텐데'도 좋았고, '두 사람'도 따뜻한 노래고. '우린 제법 잘 어울려요'도 가사가 행복하고 따뜻했고요. 지금 앨범을 준비하고 있는 상태니까 이런저런 생각을 많이 하고 있어요.
- 곧 발매될 6집에 관해 기대해달라'는 답변으로 일축하고 있어 더욱 궁금해하시는 분들이 많은데요. 6집에 대한 힌트를 조금만 주실 수 있으세요? (디시 이용자 'DANTE')
성시경 : 일단 윤상 씨와 작업을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제가 윤상 씨와 작업을 정말 해보고 싶었던지라 정말 좋고요. 또 이제까지 함께 작업을 하지 않았던 분들과 이번 앨범 작업을 할 것 같아요. 그런 점이 기대가 되는 거죠.
김현철 씨와 노영심 씨는 이미 곡을 써놓으셨고요. 다른 감성을 노래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저한테는 정말 신나는 일이에요. 아까 질문과 비슷할지 몰라도, '차를 만들 줄 알면 니가 만든 차를 타야지'라고 한다면 저는 '레이서'로 시작을 했기 때문에 이 차도 타보고 저 차도 타보고 해야지 않겠어요? 얼마나 타 보고 싶은 차들이 많겠어요. 내가 저분의 노래를 부르면 감성이 참 잘 맞을 텐데 하는 거요.
선배님들과 작업하는 것 자체가 흥분되고 기쁘고요. 또 6집이니만큼 잘 해야 한다는 책임감도 따르고요. 선곡 등에서도 신경이 많이 쓰이고요.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설레요.
- 성시경 씨도 좋은 노래를 많이 부르셨지만, 다른 가수의 곡을 듣다가 혹시 '내가 불렀으면 감정을 더 잘 살릴 수 있었을 텐데'라는 생각이 든 곡이 있었나요? (디시 이용자 '음..')
성시경 : 그럼요. 많죠. 그런데 곡은 주인이 있는 것 같아요. 더 잘 부르고 덜 부르고가 있는게 아니고요. 다만 '내가 불렀으면 이렇게 불렀을 텐데' 이런 거지 '내가 불렀음 더 잘 불렀을 텐데' 이런 건 아니죠.
- 성시경 씨의 5집까지의 앨범 중 딱 다섯 곡만 꼽아 보라고 한다면 어떤 곡들을 선택하시겠어요? (디시 이용자 '1126611')
성시경 : 음, '내게 오늘 길'은 빼놓을 수 없고요. 그 노래는 지금 들어도 설레요. '두 사람'이란 노래가 참 좋았고요. '거리에서'를 많은 분들이 좋아해 주셨고요. 그리고 뭐가 있을까요? 제가 한 노래들이 많긴 하네요. 하하.
- 가수 분들이 이 질문에 참 난감해하시는 것 같아요. 열 손가락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이 없듯이 모든 곡에 애착이 가실 것 같아요.
성시경 : 네. 그러네요. '내게 오늘 길'은 절대 빠질 수가 없고요. '두 사람'은 제가 가야 할 방향을 제시해 준 노래 같아요. 제 감성에도 맞고 비록 대중적인 곡은 아니었지만, 이런 곡을 모아서 앨범을 내도 참 좋겠구나 라고 생각했죠.
'거리에서'는 제가 처음 프로듀서를 할 때인데, 좋아해 줄까 말까를 너무 걱정했는데 많이들 좋아해 주셔서 정말 기뻤어요. 어렵네요. 무슨 곡이 더 좋고 덜 좋은 게 아니라 굳이 제가 그 곡을 선곡한 이유를 대야 하는데…쉽지가 않네요.
리메이크 앨범도 좋았어요. 이렇게 되면 '제주도의 푸른 밤'도 다섯 곡 중에 들어갈 수 있겠네요. 전 제가 리메이크 앨범을 했다는 것 자체가 마음에 들어요. 그 때 오리지널리티가 떨어지니까 리메이크 앨범을 내는 것 아니냐는 말도 있었지만, 그 때 제가 그랬어요. 노래방이 왜 있냐고요. 좋은 노래를 내가 불러보고 싶어서 노래방에 가는거 잖아요. 그리고 우리도 프로 가수 이전에 노래를 듣는 팬이잖아요. 내가 가수가 되고 리메이크를 할 수 있게 되면 내가 좋아했던 노래를 하고 싶지 않겠느냐는 거죠.
- '희재'도 많은 분의 사랑을 받은 걸로 기억하는데요?
성시경 : 네. '희재'는 사실 번외경기였는데 큰 사랑을 받아서 신기했고요. 그렇게 다섯 곡으로 정할게요.
- '미소천사'는 다섯 곡에 들지 않는 건가요?
성시경 : '미소천사'는 상당히 좋은 곡입니다. 다만 제가 흉한 행동을 해서 그렇죠. 어떤 사건이 일회성이 있어야 하는데 무한 반복이 되니까… 휴~ 참 철없던 시절이었던 것 같아요. 심지어는 안무 연습을 일주일도 안하고 나갔으니. 그래도 재미있는 것 같아요. 그걸 또 즐거워하시니까요.
- 성시경 씨와 인터뷰를 한다고 갤러리와 디시뉴스에 공지를 했더니, '미소천사'에 관한 질문이 굉장히 많이 올라와서 저도 적잖이 놀랐어요.
성시경 : '미소천사' 좋아요. 다만 저와 그 이미지가 동시에 떠올라서 문제죠. 하하.
- 결혼식 축가로 '사랑의 서약'을 부르는 모습도 많이 봤는데요. '사랑의 서약'을 리메이크 해서 성시경 씨 앨범에 넣을 의향은 없으세요? (디시 이용자 '파우치')
성시경 : 어휴, 지금으로도 충분해요. 하하.
- 막 부부가 된 사람들에게 축가를 불러주는 기분은 어떨지 궁금합니다.
성시경 : 보람차죠. 사실 축가를 부르러 갈 때는 '내가 또 왜 이걸 할까?'라는 생각을 하기도 해요. 그런데 막상 결혼식장에 가서 긴장한 채 서 있는 커플을 보면, '내가 가수가 돼서 할 수 있는 보람찬 일 중 하나구나'라는 생각이 들어서 마음이 뿌듯해요.
- 성시경 씨 목소리와 팝송도 상당히 잘 어울린다고 생각하는데요. 이전에 리메이크 앨범을 내셨지만, 팝송으로 된 리메이크 앨범을 내실 생각은 없으세요? (디시 이용자 '초콜릿무스' '왕뚜껑')
성시경 : 있어요. 하지만 저작권 등 해결해야 할 부분이 많고, 선곡을 잘 해야 할 것 같고요. 또 최근 음반 시장을 봤을 때 굳이 13 트랙을 다 넣지 않아도 될 것 같으니, 기회가 된다면 팝 리메이크는 꼭 해보고 싶은 일 중 하나예요.
그런데 섣부르게 하면 우스워지잖아요. '굳이 니가 왜 이 곡을 리메이크했냐?'라는 말을 들을 수도 있고요. '리메이크는 잘해야 본전'이라는 말이 정말 맞는 것 같아요. 리메이크는 내가 진짜 하고 싶어야 하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내가 이걸로 대박을 쳐야지'가 아닌 내가 정말 부르고 싶었던 곡을 리메이크 해야겠죠.
- 성시경씨 헤어스타일이 거의 '고정' 이예요. 혹시 헤어스타일에 변화를 줄 생각은 없으세요? (디시 이용자 '-_-' '나무의자')
성시경 : 사실 할 수 있는 머리 스타일이 많지가 않아요. 생긴 게 변변치 못해서. 앞머리가 짧은 건 제가 좀 싫어하고요. 그렇다고 장발이 그닥 어울리지도 않고요. 파마도 한 번 해봤는데 단정한게 제일 잘 어울리더라고요.
- 발라드를 계속 고수하실건지, 아니면 음악 스타일에 변화를 주실건지 궁금합니다.
성시경 : 공연을 하면 재즈, 록, 포크 등등 여러 가지를 해요.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들이 어떤 것을 좋아 하느냐죠. 또 다행이 발라드가 저랑 잘 맞기도 하고요. 하지만 꼭 발라드만 고집하는 건 아니에요. 그 부분은 끊임없이 고민하는 부분 중 하나예요.
- 성시경 씨가 롤모델로 삼는 가수가 있나요?
성시경 : 아뇨. 전 모든 가수에게 감흥을 느껴요. 다 잘하시는 것 같고요. 딱 '저 사람처럼 돼야지'라는건 없어요.
- 가수가 되겠다고 생각한 특별한 계기가 있었나요?
성시경 : 삼수를 하고 사회학과를 나오고 나니 '뭘 먹고살까?'가 고민이더라고요. 그렇다고 직장생활이 잘 맞을 것 같진 않았고요. '군대를 갈까' '유학을 갈까' 여러 생각을 했었어요. 사실 요즘엔 뭘 해도 입에 풀칠은 하고 살잖아요. 그러니 제가 좋아하는 일을 해야겠다고 생각한거죠. 그러고 나서 '좋아하는 일이 뭐지?'라고 고민해보니, 그동안 공부하고 학교 다니느라 거기에 대한 고민을 한 번도 안 해본거예요. 고민 끝에 얻은 결과가 '노래'였어요. 노래를 부르는 것도 좋아했고, 힘들여 노래를 찾아 듣는 것도 좋아했고요. 때마침 노래를 같이 해보자는 사람도 있었고, 그렇게 해서 지금 여기까지 오게 됐어요.
- 데뷔 초에 그룹 '유리상자'와 방송 출연을 많이 하셨는데요. 지금도 왕래가 잦으세요? (디시 이용자 'ㄹㅇㄹ')
성시경 : 그럼요. 자주 만나서 술을 먹거나 하진 않지만 연락은 자주 해요. 사고 났을 때도 너무 놀라서 찾아뵙고요. 데뷔 초에 유리상자가 '윤도현의 러브레터' 등의 방송에 저를 많이 데리고 다니셔서 정말 감사하게 생각하죠.
- 연예계의 소문난 '주당'이라고 들었습니다. 강호동 씨도 성시경 씨를 이기지 못한다는 했는데, 목소리는 정말 감미로우세요. 특별한 관리 비법이라도 있으세요? (디시 이용자 '물컹')
성시경 : 네. 술을 좋아하는 건 사실이고요. 한번은 윤종신 씨와 이런 고민을 한 적이 있어요. 윤종신 씨가 장트라볼타가 되기 전이죠. 가수가 경험과 인생을 담아내는 직업인데, 카스트라토도 아니고 술을 안 먹고 담배를 안 피고 내 삶이 바뀐 상태에서 좋은 목소리를 들려줄까? 아니면 자연스럽게 살고 고민하고 슬퍼하고 혹은 웃으면서 내 자신의 경험을 노래할까? 물론 자기 합리화겠지만 후자를 택하자고 논의한 적이 있어요.
물론 건강을 위해서 혹은 필요성을 느껴서 술이나 담배를 멀리 하는 것은 모르겠지만, 좋은 목소리를 위해서 술이나 담배를 끊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그렇다고 제가 아직까지 남이 듣기 불편할 정도의 목소리도 아니고요.
- 윤종신 씨와 사이가 각별하신 것 같아요?
성시경 : 윤종신 씨는 정말 재주꾼이에요. 일단 윤종신 씨 가사를 제가 정말 좋아하고요. 사실 사람이 두 가지 다 잘할 수는 없는데, 윤종신 씨는 남을 웃기는 걸 좋아하고 개그 프로그램만 모니터하거든요. 그런데 가사는 '잠깐만'하고 써서 보여주는데, 정말 좋은거예요. 정말 멋있어요.
그리고 굉장히 인간적이고 의리도 중요시하시고요. 멋있어요. 또 남자답고요. 가라오케에서 소주를 찾을 정도로 털털하시고요. 그런데 가사는 정말 감미롭잖아요. 그게 윤종신 씨 매력이에요.
- 연기를 다시 하실 생각이 없냐는 질문도 많았어요.
성시경 : 있어요!
- 그럼 계획이 잡혀져 있으신 건가요?
성시경 : 아뇨. 아직 정확한 일정이 잡힌 건 아니지만, 연기 자체가 아주 매력 있다고 생각하고 기회가 된다면 다시 해보고 싶어요. 제가 그때 큰 대가를 치르고 연기가 무엇인지 배웠는데, '아, 이건 집단예술이구나. 하지만 노래와 같은 종류구나'라는 것을 느꼈어요. 왜냐하면 가수도 가사에 따라 울고 웃고 하잖아요. 표현하는 방법만 다를 뿐이죠.
지금 당장 연기를 하겠다는 건 아니고요. 다시 잘 배워서 해보고 싶어요. 전 지금도 연기를 하고 있고 평생 할 거니까요. 좋은 선생님께 잘 배워서 연극이나 뮤지컬도 해보고 싶어요.
- 버라이어티 쇼 등에서 '성장군'이란 별명을 얻기도 하셨는데요. 혹시 그런 이미지가 발라드 가수에게는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진 않나요? (디시 이용자 'pepsi')
성시경 : 쉬운 문제가 아니에요. 제가 쇼를 나가서 적응을 못 할 때가 있었어요. 그 때는 또 왜 적응을 못하냐는 비난이 있었죠. 반면 열심히 하면 이런 반응이 있어요. '직업에 지장이 있지 않니?' 이런 질문이요.
예를 들면, 사인회에서 악수를 하면서 한명 한명과 인사를 하고 사인을 하면 한 시간 반을 해도 70명 박에 못하겠죠. 하지만 사인만 하면 140명을 하는데, 성의없다는 말이 꼭 나오죠.
쇼 프로그램 출연도 그거랑 같은 문제인 거 같아요. 사실 쇼 프로그램을 안하면 음악 프로그램을 못 하게 돼 있어요. 또 내자신이 많이 변한 것이 내가 어떻게 해야 할지를 알게 됐다는 거 같아요. 자신감이 생기니까 더 열심히 하는 것 같기도 하고요.
- 사인을 잘 안 해주신다는 소문이 있던데요? (디시 이용자 'd' '임대갈')
성시경 : 저는 사인은 웬만하면 다해줘요, 하지만 사진은 거의 안 찍어줘요.
- 아, 혹시 사진을 안 찍어주셔서 난 소문인가요? 사진 찍히는 걸 싫어하시나 봐요?
성시경 : 네. 전 정말 사진 찍히는 걸 싫어해요. 심지어 가족여행 가서도 사진은 잘 안 찍어요. 직업이니까 어쩔 수 없이 사진을 찍는 경우도 많지만, 창피하고 싫어요. 그리고 한 번 사진을 찍어주면 모두 다에게 찍어줘야 해요. 물론 팬 앞에서는 사진 찍는 걸 좋아하는 척하면서 매니저에게 뒤에서 끊어달라고 할 수도 있지만, 전 그냥 사실대로 얘기해요. "죄송합니다. 전 사진 찍는 걸 안 좋아해요"라고요. 그런데 "왜요? 왜 안 좋아해요?"라고 화를 내시는 분들이 간혹 있어요.
그 정도 권리는 인정해주셨으면 해요. 사진 찍는 것도 제 자유잖아요. 무조건 하라는 법은 없잖아요. 그래서 사진 대신 사인을 해드리겠다는 경우도 있고요. 또 사진도 많이 찍어요. 다만 제가 상태가 좋지 않을 때는 가급적 안 찍었으면 좋겠다는 거죠. 원래 안 좋아한다고 설명을 하는데도 대부분 이해를 안 해주시더라고요.
- 성시경 씨의 그런 면을 좋지 않게 보는 시선들도 많을 것 같아요.
성시경 : 가끔은 그런 생각도 해요. '아 그냥 사진 찍을까?' 그치만, 그럼 이전까지 안 찍어줬던 사람들은 또 뭐가 되요? 후회도 했어요. 차라리 처음부터 매니저에게 부탁하거나, 사진을 찍을걸. 하하
- 팬들에게 서운했던 적이 있으세요?
성시경 : 아뇨. 전 제 팬에게 서운했던 적은 없어요. 제 팬이 아니니까 절 서운하게 하겠죠. 사실 우리나라를 연예인들의 권리를 무시 하는 경우가 많아요. 예를 들어 사인을 받을 때도 종이나 펜을 당당하게 요구하는 사람도 있고요. 심지어는 초콜릿 먹다가 포장지에 사인을 해달라는 사람도 봤어요. 그런 경우에는 저는 대부분 안 하려고 해요. "지금 매너 없으신 거 아시죠?"라고 말해주고요. 그러면 대부분 싫어하시죠. 하지만 그건 제 성격이고 그게 맞다고 믿어요. 저도 사람이고 존중받고 싶은 건 당연하잖아요.
- 그런 경우가 많은가요?
성시경 : 그럼요. 다반사예요. 그럼 다른 연예인들도 저처럼 '그러면 안 된다'라고 말해주면 좋은데, 저만 그렇게 말하니까 욕을 먹는 것 같아요. 하하. 하지만 확실한 건 전 사인은 다해드립니다.
- 전 솔직하고 당당한 점이 성시경 씨의 매력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성시경 : 참 이율배반적인 건 제가 그렇게 바른 소리를 하면서도 욕 먹는건 괴로워요. 힘들죠.
- 성시경 씨에게는 '고학력 가수다'라는 꼬리표가 늘상 붙어다니는데, 여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성시경 : 글쎄요. 고학력이면 고학력 가수겠죠. 저는 별로 개의치 않아요. 제가 어떻게 받아들이느냐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 성시경 씨 골수팬들 많으시잖아요. 그분들에게 어떤 가수로 남고 싶으세요? (디시 이용자 '버벨')
성시경 : 신기한 건 가수랑 팬이 닮아간다는 거예요. 팬 클럽이나 팬들이랑 만나는 자리에 가보면 제 팬들은 저랑 비슷해요. 솔직하고 자기주장 있고, 그 대신 좀 창피해 하고. 할 얘기는 하고 미안해하고 이런 점이 저랑 많이 비슷해요.
저는 그냥 라디오에서 제 모습이었으면 좋겠어요. 솔직하고, 적당히 시니컬하고, 목소리는 다정하되 할 얘기는 하고. 자기주장이 확실한, 둥글둥글하지 않은, 나 만의 가치관이 있는 그런 이미지로 남았으면 좋겠어요.
그래서 라갤에 올라오는 지적들이 상당히 좋아요. '아, 내가 진짜 이렇게 하고 있구나' 라고 느끼죠. 생각도 많이 하고요. 예를 들어 '게스트의 말을 끊는다'라는 지적을 받으면 생각을 하게 되죠. '아, 내가 정말 남의 말을 잘 안 듣나? 하지만 시간도 맞춰야 하는데… 아님, 이게 내 핑계인가?'라고요.
한가지 예를 더 들자면, "공부 잘 하라고 기도해 주세요"라는 사연이 오면 전 "공부는 자기가 하는 거죠"라고 시니컬하게 말해요. 그러면 "웃기는 놈이다"라는 의견이 나오죠. 그럼 전 만족해요. 왜냐면 전 웃기려고 그렇게 한 거거든요.
- 최근 한국 음반시장의 화두인 'MP3 다운로드'에 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성시경 : 전 음악을 만든 사람에게 반드시 대가가 돌아와야 한다고 생각해요. 어떤 경우에도 유통이 제작보다 돈을 많이 벌면 망할 수밖에 없어요. 이런 요율 문제나 저작권 문제는 반드시 개선돼야 할 부분이에요. 이건 음악을 만드는 사람이나 팬이 아닌 어떤 큰 권력이 나서야 할 문제인데, 곧 해결될 거란 생각은 안 해요. 시간이 걸리겠죠. 암울한 미래이긴 하지만, 전 음악을 계쇽, 열심히 할 거예요.
- 가수로서 가장 행복할 때와 반면 괴로울 때는 언제인가요?
성시경 : 음반 작업할 때와 공연할 때가 가장 행복하고요. 배려가 없는 사람들에게 상처 받을 때가 힘들어요. 존중을 안 해주거나, 이유없이 욕할 때요. 확인되지 않은 사실로 남을 미워하는걸 싫어해요. 좀 서글프고 속상해요.
- 디시인사이드에서 인터뷰 요청을 받았을 때 어떤 생각이 드셨어요?
성시경 : 솔직하게 대답해야겠다. 이 인터뷰를 라갤에서 볼까? 이런 생각들이요. 혹은 라갤 말고 다른 이용자들은 나를 어떻게 볼까? 이런 생각들이요?
- 간혹 연예인 분들이 디시인사이드 갤러리에 '인증'을 남기는 경우가 있어요. 성시경 씨의 인증을 바라는 분들도 많으신데 혹시 의향이 있으세요? (디시 이용자 '왕뚜껑')
성시경 : 꼭 해야 하거나 할 얘기가 있으면 남기겠죠. 하지만 잘 보이려고 굳이 글을 남기지는 않을 것 같아요.
- MBC '무릎팍 도사' 출연 후에 파장이 너무 커서, 이 얘기를 안 짚고 넘어갈 수가 없는데요. 이런저런 질문이 많이 올라왔지만, 출연 후 성시경 씨 자신의 심경이 가장 궁금합니다.
성시경 : 편집이 되긴 했지만, 연애 부분에 대해서는 이렇게 말했어요. 내가 누구를 혹시 사귀었더라면, 그 사람과 있었던 일들은 나 혼자만의 것이 아닌 그 사람과 공유하는 것이잖아요. 그런데 그걸 재미와 시청률을 위해 팔고 싶지 않다고 말했어요. 나만의 것이 아니고 그 사람과 반반씩 나눈 것인데, 제가 혼자 얘기해 버리면 그 사람에 대한 예의가 아니잖아요.
모든 사람에게 사랑받을 수는 없지만 '무릎팍 도사'에 출연해서 제가 지금껏 하고 싶었던 얘기를 했어요. 방송에서 말했던 것처럼 '다르다'와 '틀리다'를 구분해줬으면 하는게 제 바람이고요.
솔직히 방송 후 너무 파장이 일어서 조금 서운하고 후회하기도 했지만 그건 제가 어쩔 수 없는 일인 것 같아요.
- 솔직하게 말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
성시경 : 앨범 준비하고 있고요. 또 연말에 이소라 씨와 큰 공연을 준비하고 있고요. 라디오도 계속 하고요. 라디오라는 매체가 사랑을 받는 것 자체가 굉장히 좋아요. 이제는 사람들이 좀 느리게 가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손 편지를 쓰거나 TV를 끄고 라디오를 듣는 노력이 조금은 필요하고 도움이 된다고 봐요. 그래서 라갤의 중화된 느낌이 참 좋아요.
마지막으로 앞으로도 저에게 사랑 혹은 미움으로도 많은 성원 부탁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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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조곤조곤 이해하기 쉽게 말을 잘한다. 성시경과 인터뷰를 하다 연신 고개를 끄덕이는 나를 발견하고 흠칫 놀랐다.
솔직하고 당당하다. 연예인의 인터뷰는 아무래도 솔직함이나 진실됨에 대한 기대를 조금은 버리고 가야한다. 하지만 성시경은 거침없다. TV를 보며 성시경의 당당함이 설정이라고 잠시나마 오해했던 점에 정말 사과를 하고 싶었다. 내면 깊숙이서 우러나오는 솔직함과 당당함, 그것이 성시경이다.
요즘 성시경에 대해 이런저런 말들이 많이 나오는 것이 사실이다. 그에 대해 왈가왈부 하고 싶지는 않다. 판단은 대중들의 몫이니까. 하지만 성시경의 이 한마디만은 꼭 강조하고 싶다. "저도 사람이고 존중받고 싶은 건 당연하잖아요"
김미나 normalhide@dcinsid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