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수,삼수 할려는 고3 분들▒▒▒▒

한진규2007.11.25
조회1,917


 저는 84년생 남자입니다.

수능본지가 오래되서 이제는

언어영역이 몇문제 출제되고 외국어영역 듣기가 몇문제 출제되는지도

가물가물합니다.

근데, 이글을 뜬금없이 왜 쓰냐구요?

이 수능때문에 앞으로 쭉쭉나가야할 미래가 아주 발광을 해대서

하소연 할때도 없고, 컴퓨터 자판이나 두드리고 있는겁니다.

저는 오프라인에 강한사람이거든요.(농담-_-)

 

고등학교 한참 공부할때, 저에겐 큰 시련이 있었습니다.

스타크래프트의 열광, 월드컵의 영광,  등등등

원래 유혹에 약하고 , 친구좋아하고 , 놀기좋아하는 성격때문에

고생할거라 예상은 했지만 이렇게까지 장애물이 많을지 상상도 못했습니다.

 

잘 참고 공부하는 애들은 묵묵히 앉아서 수능이 나의 전부라며 공부했지만

전 월드컵때 흥분해서 자율학습 튕기고 응원나가고 아주 미친척을 했었죠

앉아서 공부하는 애들보고 매번 '늬들은 졸업해도 추억도 못만들어!!' 이러면서

비웃었는데 . 시간이 지나고 나니 제가 미쳤던거죠

걔네들도 월드컵 죽어라 보고싶었을텐데. 참고 공부한 인내심을 칭찬못할망정..

전 결국 재수한다고 고등학교 졸업식에 못갔습니다.

월드컵이랑 고등학교 졸업식이랑 뒤바꾼거죠.

 

그래도 공부해야 한다는 마음은 있어서

고2때 몇개월은 잠 2시간으로 줄이고 죽어라 공부를 하기도 했고

성적도 너무 좋아져서 . 선생님들이 교무실로 따로 불러서 이야기도 해주시고

했는데. 중요한건 정작 중요한 고3때 끈기를 가지지 못했었죠

누구나 힘들어하는건데. 전 그 침묵과 고요를 참지못하고 ....

수능보는날 직감했었습니다. 재수 고고싱....-_-

 

재수할때 처음 마음가짐은 대단했었습니다.

이번에 안되면 세상을 등지고 산으로 올라가겠다... 란 마음가짐으로

지금은 강남으로 학원을 옮겼지만. 경기도에 있었던

기숙사학원이였는데. 사관학교를 목표로 하는 애들을 가르치는

규율이 엄격한 학원이었습니다.

제가 유혹에 약하고 생활에 안정을 못찾는 편이라서 선택했었죠

 

물론. 처음 3개월은 죽어라 공부했습니다.

근데 문제는 무엇인고.. 하니 !

생각만큼 점수가 안오른다는 거였습니다.

공부는 꾸준히 하는데 점수는 한 5점 올라가다가 5점 다시 떨어져주고

수능은 벌써 몇개월 안남은거 같은데 점수는 그대로인거 같은 느낌에

조바심이 나기 시작하더군요

더하기 ! 학원이 망했습니다....-_-

미칠노릇이였죠. 엄격한 틀속에 날 맞추고(밤엔 군대의 점호까지 따라했음)

1년쯤 희생해서 엇갈린 길을 찾고자한 저에겐 청천벽력같은 일이였죠

나오기 한달은 거의 우왕좌왕 . 술도 좀 마셔주고 자제력을 잃을 때쯤이였습니다.

 

노량진으로 갔습니다.  수능이 5개월남짓 남은 시점이였죠

학원이 망했다는데 . 거기에 붙어있을수는 없는노릇이고

우선은 노량진으로 오게되었습니다. 고시원을 잡고 학원을 등록하고

이것저것 혼자 백방으로 뛰어 알아보는데만 보름이 걸렸고

극도의 조바심으로 정신이 날카로워 질때였죠.

재수하면 점수 팍팍 오를거 같죠?

사람마다 틀리지만 재수촌에 있어봐서 아는데 90%는 재수전 점수

고대로 가지고 수능보는겁니다. 하나도 안올라요

제 친구들중에 재수를 4명이 했는데 1명만 성공하고 3명은

삼수로 고고싱 했습니다.

 

안될거 알면서 왜 !!!!! 재수. 삼수를 하냐 이 미련한 새끼야 !!!

라고 말한다면 할말이 있습니다.

" 로또하는 마음이외다..." 안될건 알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이죠

 

아무튼 대학은 등록했습니다. 시험 개 죽쒀서 주니까 집에선

오류겐과 장풍을 저에게 날렸습니다. 일단 대학은 썼죠

경기도 시흥에 있는 한x 산x 기x대학교라고 ...

04학번에 1학년 1학기를 다녔습니다.

학교가 나쁜게 아니고 불만이 가득해서 공부도 하기싫었죠

신세한탄만 하게되고 . 대학교 생활에 항상 불만 불만 불만...

 

1학년 1학기 기말고사 시작할때

전 부모님께 상의 한마디 없이 다시 노량진으로 고고싱 !

이번에 안되면 죽을마음으로 갔습니다.

물론 다니던 학교 학점은 학고.

뭐 이제 돌아갈수도 없고 앞으로 전진이란 생각만 가지고

반수를 시작했습니다.

노량진에 가니까 . 마침 친구어머니께서 숭실대 앞에

오피스텔하나 얻어주셔서 친구랑 얹혀살았습니다

이번엔 한 3개월 죽어라하고 절망하기 싫어서

꾸준히 했습니다. 약간의 여유를 가지고 꾸준히...

노량진 한샘학원에서 칠판을 닦으며 근로장학생을 하고

내 힘으로 해보는거다 생각하면서 했습니다.

이번엔 되겠지...

 

꾸준히 하다가 수능시험을 꾸준히 봤습니다.

그랬더니 점수도 꾸준히 비슷하더군요

와... 미치고 팔짝뛸노릇 다니던 학교보다 좋은데를 갈수가 없었습니다.

집에 가면 살해당할거라 생각했지만. 아무런 말씀도 없으시고

결국엔 해병대 지원입대해서 가게됬습니다.

부모님께서 말씀하시길.

"니 녀석 실력이 부족해서 그런게 아니고 정신상태가 썩어서 그런거야"

해병대 지원에 다른이유도 있었지만. 아무튼 가게됬습니다.

 

군생활 2년. 남자 군대가면 머리 돌된다고 하지만

마음속의 생각은 꽉차게됩니다. 저도 생각많이 해봤는데

근데. 이 빌어먹을 대책없는 재수 삼수땜에 저의 미래가 확 뒤틀려서

결국은 호주로 유학을 가게됬습니다.

1월 3일 호주로 갑니다.그것도 4년이나... 

답답할때 친구와 소주한잔하며 여자친구 자랑도 하고

힘든 취업문제 넋두리도 하며 . 군대도 갔다왔겠다

부모님께 효도해야할 나이에 인생이 꼬였습니다.

반성도 많이했고 좋은쪽으로 . 젊으나이에 소중한 경험

했다치려고 해도 혈기왕성한 이 나이에 열받는건 어쩔수가 없나봅니다.

 

지금 수능 망쳐서 재수나 삼수를 계획하시는 분들

목표하는 대학에 점수가 5점이나 10점정도 차이나서

안타깝게 못가는 상황이 아니라면 애초에 시작도 마세요

100명이 재수하면 95명은 망합니다.

난 성공하는 5명중에 들거야 ! 라고 생각하시겠지만

부모님이나 선배들중에 이렇게 말씀 하시는분들이 계시죠?

"세상이 니 마음대로 그리 호락호락할거 같냐.?"

 

수능도 마찬가지로 호락호락하지 않습니다.

제가 하지말래서 안하실것도 아니겠지만. 만약 이 글을보고

재수나 삼수. 혹은 장수하실분이 계시다면

우선은 정신개조부터 하고 하셔야 할겁니다.

마음도 힘들고 몸도 힘들면 남는건 정신하나로 버텨야니까요

대부분은 다 무너지는 힘든 재수생활.

 

당신의 미래에 브라보를 날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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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와. 이거뭐 많은분들이 글을 읽었나봐요?

이렇게까지 많은분들이 읽으실거라고 생각안했는데. 고맙습니다 관심 ^^*

 

천천히 밑에 리플을 읽었는데 .

이 글을 읽고 너무 감정 상해하지 마세요

그냥 재수.삼수 실패한 아이가 푸념하는거구나.. 라고 생각해주세요 

 

저는 아무래도 의지가 약했기때문에 실패했던거고

해병대에 지원해서 처음 실무에 갔을때. 저의 나약함과

제가 의지박약아라는걸 뼈저리게 느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재수를 다짐하시는 분들 모두 잘하실수 있을겁니다.

다만. 수능뿐만 아니라 세상을 살아가는데 있어서 정신력은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이렇게 글을 남긴거랍니다.

 

재수할때는 의지가 강한친구를 보지못했었지만

삼수할때에는 정말 의지가 강하고 정신력하나로 버티면서 공부하는 친구를

많이 만날 수 있었는데. 안타깝게도 성공한 친구는 많지가 않았거든요

 

돈이없어서 . 칠판을 닦으며 근로장학생을 하며 공부를 하던 친구

주말에 편의점 알바를 해서 생활비를 벌며 공부하던 친구

노량진 고시원 12만원짜리. 다리쭉피기도 힘든 공간에서 살면서 공부하던 친구...

꼭 해야만 한다. 수능만이 내 길이다. 라고 오직 한길을 걷는 친구들 마저도

쓰디쓴 고배를 마셔야 했었어요.

 

두번째. 세번째 라는 막중한 부담감

중위권도 턱걸이였던 저는 느끼지 못했었지만. 상위권 아이들

특히 5점이 목표하는 대학의 당락을 좌우하는 그 숨막히는 상황들.

그날의 컨디션. 시험의 난이도. 등

수능을 준비하는 모든 재수생들이 1년간 짊어지고 가야할 짐들입니다.

 

응원해도 부족한 마당에 왜 이리 부정적인 글들만 쓰느냐하면

이만한 어려움을 감지하고 . 이만큼 어렵다는걸 알았더라면

좀더 각오하고 다짐하고 시작할 수 있었을텐데. 란 생각을 한적이 있어서

재수하려는 분들중에 제 글을 읽고 조금이라도 그 어려움을

공감할 수 있다면 좋겠다. 싶었거든요

 

힘내세요. 대한민국 재수생. 삼수생. 그리고 장수생 어려분

젊을때 도전하는겁니다. 아직 이런이야기 할만한 위치에 있진않지만

지금 내가 하는 이 일들이

도전인가

도피인가

도박인가

 

이 세가지만 깊에 생각하고 각오를 한다면 안될게 없겠죠

화이팅 !

 

p.s 제가 센스가 없어서 사진을 저딴거를 -_-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