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앨범판매, 씨디 한장과 자켓 하나로는 부족해.

박형주2007.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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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들이 월급 못받는 직장인 같다'라고 한 발언에 대해....

 

  우선, 예전처럼 음악만 가지고 음반을 팔 수 없다는 현실을 인식하는게 중요하지 않을까. 소장할 만한 퀄리티가 씨디 한장에 담긴 곡들에 한정시켜서는 안된다는 걸.

  곡 뿐만 아니라 대중이 원하는 것은 그 음반을 소지해야할만한 '뭔가'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가수가 좋고 음악이 좋다고 씨디를 사는 시대라면 몰라도 인터넷을 아무때고 할 수 있는데다 신곡이 나오면 바로 바로 mp3를 다운 받아 들을 수 있게 되었다.

  mp3와 씨디를 놓고 봤을 때 씨디가 나은 점이라면 그 가수의 타이틀 곡과 기타 작업한 곡들이 온전히 그 가수의 것이라는 점. 지금은 그 하나 밖에 떠오르질 않는다.

  현재의 소비자들은 미리 듣기를 통해 그 가수의 음반에서 마음에 드는 곡만 골라 구입하고 다른 가수의 곡을 찾을 수 있다. 이 대목에서 이미 씨디 판매가 어려울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시장에서 한 박스의 과일을 사는 것과 자신이 낱개로 하나씩 사는 것을 예로 들어 이해하면 좋겠다. 과일박스가 여전히 팔리는 것은 과일 속에 상한 과일이 있는지 없는지 판단이 불가능하지만 판매자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과일이 온전하리라는 생각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과일박스를 음반이라고 봤을 때 상한 과일(마음에 들지 않는 곡이라고 하자)이 보이는데 박스째로 산다는 게 가능할 까?

  실제로 고교때까지 음반을 사서 들어왔던 나조차도 타이틀 곡이 마음에 들어 음반을 통째로 샀다가 후회를 했던 경험이 많다.

  제작자의 노고와 가수들의 노력은 상당부분 치하해줘야 하지만 자신의 취향에 맞지 않는 곡까지 담긴 앨범을 단지 좋아하는 가수라서 참고 들어줄 수만은 없지 않을까.

  환기를 시켜 좀 더 소비자들의 구매의욕을 자극하는 방향의 음반이 나와야한다고 생각한다. 이미 음반이 출시되면 전곡 미리듣기가 가능하게 되었다는 점을 이용해서 소비자들의 특별한 개인소장이 가능하도록 맞춤식 앨범을 제작해주는 형식은 어떨까.

  자신이 원하는 곡으로 이루어져있는 앨범을 마다할 사람은 없으리라 생각한다. 게다가 직접 자신이 신청하고 앨범 자켓을 고른다거나 가수의 한정 친필 사인이라든지 개인 소장품을 함께 판매하면 소량제작 고퀄리티의 높은 가격대의 음반이라도 날개 돋힌듯 팔릴 것이다.

  가수와 제작자는 우리 열심히 음반 만들었어요. 그러니까 사주세요. 라고만 울부짖을 시대가 아니라는 것을 깨닫길 바란다. 소비자도 그간의 땀과 인고를 알지만 그 보다도 자신의 기호가 우선이므로 이 점도 고려되어야 하지 않을까. 너무 자신들의 입장만 내세우는 건 아닌지.

  음반을 아주 좋은 곡들로만 채운다해도 음반자체가 예전과 같은 씨디 한장에 자켓 하나 뿐이라면 구매가치가 떨어진다는 점을 속히 인지하길 바란다.

  맛집을 예로 들어 메뉴가 같고 단지 외견이 훌륭할 뿐인 음식점과 겉모습은 초라하지만 정말 맛있는 음식이 나오는 음식점을 보자. 이 때는 겉모습보다 맛, 그러니까 가수의 곡 퀄리티와 상통할 만큼 음반 그대로도 빛이 나기 때문에 외관이 화려하지 않아도 장사가 된다. 하지만 겉모습만 화려하던 음식점에 음식맛까지 훌륭해졌을 때, 소비자들은 어느 쪽을 택할까? 아주 비쌀 것 같은 겉모습에 발길을 들여놓지 못하던 소비자까지도  지금은 초라한 음식점에서 맛난 음식을 먹지만,  한번쯤은 그 곳에 가고 말테다라고 생각할 것이다.

  선택의 폭이 좁았을 때의 소비자만 생각하고 음반을 팔려고 하지 말고 좀더 음반을 개성적이고 소장할 가치가 있는 상품으로 내놓길 바란다. 소비자의 눈과 입맛은 점점 높아지고, 굳이 씨디가 아니라도 음원을 구입할 수 있는 지금, 씨디만 가지고 사달라고 말하는 건 억지다. 

  음반을 자체로 보고 가수가 좋다면 음반을 사라는 것도 틀린 말은 아니지만 그 가수를 보고 음반을 구입했을 때, 주위로부터 정말 잘 샀다 나도 사야지 이런식의 반응을 이끌어 낼 수 있어야 한다.

  음반만 놓고 승부하는 시기가 지난 것을 인정하지 않고 자꾸만 과거로 역행하는 가수들이 있다. 음반만 가지고 승부하는 것이 진정한 가수라는 타이틀을 걸고 자존심을 지키는 게 아니라는 점을 알아야 한다.

  가수가 무엇인가? 가수에 따른 정의도 이제는 바뀌어야 하지 않을 까. 노래만 잘한다고 가수인가. 노래를 잘하면 가수가 될 수 있지만 가수로서 자신의 음반을 팔기 위해 쇼 프로에 나가고 라디오 방송을 하고 공연을 하듯이 음반에도 변화를 줘야할 때가 온게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