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수의 영화 촬영 포토 에세이

한지영2007.11.30
조회2,956

촬영 전 고민 끝에 짧은 머리로 여자의 까칠하고 삭막한 이미지를 설정하기로 결정했다. 소수 스텝들과 함께 가발을 이용해 이미지테스트용으로 촬영 해봤다. 이렇게 짧은 머리를 해 본건 처음인 것 같다.


 

김혜수의 영화 촬영 포토 에세이


 

 

 

 

 

정민이와의 촬영 첫날. 정민이는 많이 바쁘면서도 시나리오가 좋다며 고맙게도 극중 동네 백수 역할을 자청해 주었다. 정민이의 야외 분량을 몰아서 촬영하는 일정이어서 무척 빠듯했던 날. 오후 두시면 벌써 해가 저무는 악조건 속에서도 촬영 분량을 완벽 소화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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촬영 이틀째 스탠바이 중. 아니, 삼일 째인가?? 확실치 않지만, 거의 그쯤이었다. 골목길에 버려진 소파는 여자가 답답할 때면 나와서 하늘을 올려다 보고 찬바람을 맞으며 담배를 피우는 공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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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수리 세트 촬영이 거의 한 달 가까이 되었을 무렵 촬영 중에 찍은 셀카. 이번 영화 속에서는 여자 캐릭터에 맞춰 거의 화장을 하지 않고 쌩얼로 촬영한다. 인생에서 아무런 희망도 없고, 누구의 애정도 거부하던 여자… 아이의 순수한 마음 앞에서 너무 큰 사랑을 얻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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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파트너 영찬이랑 까부는 중~~ 영찬이는 눈이 너무 맑고 순수하다. 너무 슬픈 눈을 하고 있지만 영찬이는 실제로는 아주 수줍음이 많은 소년이다. 나도 영찬이의 눈빛을 보면서 많은 도움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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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나이에 벌써 열 한 번이나 엄마가 바뀐 재수. 조숙하고 당돌한 아이지만 갑자기 나타난 아빠에게 매 맞는 촬영은 재수 역을 맡은 영찬이가 가장 두려워했던 장면이다. 나에게 ‘누나 너무너무 무서워요’라던 영찬이… 무서워서 전날 밤엔 악몽까지 꿨다는 그 씬에서 영찬이는 너무나도 슬픈 눈으로 열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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촬영장서 틈틈이 폴라로이드로 찍은 사진 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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촬영 중 영찬이랑 놀다가 내가 영찬이 손에 해준 낙서… 영화 속엔 이런 장면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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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외촬영 중 집 앞에서 대기하고 있는 내 모습. 사진만 보면 혹시 착각할 수도 있겠지만 거지 역할 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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촬영직후 분장실. 처음 재수와 여자는 물과 기름처럼 섞이지 못하지만, 어느 순간 재수는 이 여자가 너무 외로운 사람이구나, 엄마의 빈자리를 메워주고 있구나…라고 느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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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트 장면 촬영 하던 날~ 재수와 여자는 신나게 카트 가득 이런 저런 물건을 담으며 쇼핑 놀이도 하고 안마 기계에서 마사지도 받으며 행복한 시간을 보낸다. 이런 장소에서는 실제 영업 시간이 끝난 후에야 촬영이 가능하다. 우리도 열 두 시가 넘어서야 촬영을 시작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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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가 재수네 집으로 온 첫 날. 굴곡 많고, 절망적이고, 외롭고, 삭막한 마음을 가진 여자가 본의 아니게 재수라는 아이를 만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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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찬이는 너무 착하고 속이 깊다… 촬영 하는 내내 천사랑 함께한 기분~~ 아이의 웃음 덕분에 힘든 시간들도 용케 버틸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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