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도 편집이 되나요?

조광옥2007.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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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도 편집이 되나요?

'오~ 줄리엣' 창문을 열어주오! '


네 닽힌 창문을  열 수 있도록 천사의 시를 읊어주오!


겨우 겨우 사다리 위에서 당신의 목소리 들으려 버티고 버티다 창문 아래로 곤두박질 치고 말았다.


 두달 동안의 만남이 사랑이니 아니니 왈가 왈부 할 세도 없이 앰블런스에 실려간 조로미는 박줄리를 하염없이 기다리며 링겔의 방울 시간 속에 빠져 든다.


 


 극장 안 캄캄한 무대 앞엔 밤거리보다 화려한 스크린 샷이 줄리의 뒷을 따라 다닌다. 양 스피커엔 어렷을 적에나 들었을법한 서부 시대의 싸늘한 선율이 귓볼을 잡아당기고 있다.


 


 언제쯤 줄리의 손을 잡을수 있을까! 어느새 손등위에 조로미의 손을 포개고 눈은 여전히 주인공의 뒤를 쫒고 있다.


 '아!  따듯하다. 내 손의 땀은 많이 긴장했다는 거구나!' 세 시간 동안이나 계속되는 주인공과의 추격전은 이미 내 사랑의 오버랩이 되어 문밖을 나올 무렵이면 동공의 확대로 인한 자극이 손에 묻어났던 땀들을 사라지게 만든다.


 


 아!것이 단순한 사랑의 감정이었을까! 그렇게 한 순간에 사라질 위험한 장난이란 말인가!


 


그 차갑던 손에 장갑을 끼우고 내 손보다 따듯한 줄리의 마음을 얻으려는 욕심은 한순간에 사라진 현혹과 같았다. 적어도 만난지 두달이 되었을 때, 더 이상 그 다음 부터는 진행되지 말았어야 했는지 모른다. 여기서 부터는 감독의 권유로 편집을 신청해야 했다.


 


 사랑도 편집이 되나요?


 


줄리가 아픈 과거가 있었음을 안것은 로미가 이미 사랑의 칼을 맞은 후부터 새로운 장면을 시작해야 했다.


 광양의 가을 낙엽이 지고 순천만의 갈대 숲으로 해넘이가 시작되기 전에 갈매기 카페에 마주 앉은 둘은 말이 없다.


무거운 입술을 로미가 벌리기 시작한다.


 


"왜? 미리 말하지 않았나요?" " 아픈 과거를 말하면 사랑하지 않을거라 생각했나요? 남들처럼 나도 떠날거라는 두려움이 있었나요?"


줄리는 말이 없다.


"사랑해도 헤어질 수 있어요! 사랑해도......."


헤어지자는 줄리의 칼날은 대장장이의 칼날보다 날카롭게 세워져있다.


" 맞아요! 사랑해도 헤어질 수는 있어요"


"하지만, 우린 아무것도 모르잖아요!"


"30년 세월을 두달만에 알기에는 그 사랑 너무 짧다구요"


"그럼 어떻게 해요?"


"나도 사랑을 모르고, 당신도 모르는 사랑이라서 헤어지는게 좋을거라 판단이 되나요?"


"후회하지 않을 자신 있어요?"


 


줄리의 답은 명확하지 않다. 헤어진다는 건, 어차피 긴 이별 여행임을 알기에 단순히 사랑하지 않겠다고 선언 한다는 것은 현실 도피였을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로미, 정말 날 사랑하나요?" 묻고 싶지만, 어느새 준비한 로미의 시 한편으로 이별의 날개짓을 하게 된다면 안타까운 현실이다.


"사랑해요! 차마 당신의 바짓가랑이라도 잡지 못함은 자존심 때문도 아니며 사랑하지 않아서도 아니랍니다."


" 내 아픈 시를 다 읽기도 전에 일어나는 당신은 너무 성급합니다."


어쩌면 줄리는 꽉 잡아 주기 바랬는지도 모른다.허나 이미 잡지 않을거란걸 알고 있었다.


" 그런 사람 아니잖아요! '당신은 떠날꺼잖아요!'


혼자서 그런 생각을 한것이다. 그 사람 사랑이 부족해서 아픈 과거까지 안아줄 용기가 부족해서 잡지 않을거란 생각을 한것이다.


 


" 내 시를 읽어봐요? 당신과의 이별 편지 속에 아직 다하지 못한 말이 있답니다"


'가버릴 줄리에게.........'


당신도 날 버리고 가실줄 압니다. 어느새 변해버린 따듯한 손끝에도 얼굴에도 사랑보다 걱정이 태산인 우리 앞의 현실이 나로 하여금 용기를 빼앗아 가게 하는구나! 헤어짐이 못내 아쉬워 차마 가지 말라고 붙잡지 못하는건 나의 부족함이 네 영혼까지 사랑하기엔 너무나 허술하구나! 돈이 인생의 전부가 아니며 명예로 옷치장 할 사랑이 아니기에 내 맘 하나로 네 곁에 잠들고 싶구나!"


 로미는 더 이상 할말이 없다. 10초씩 몇 번을 지나서야 로미가 말문을 열었다.


 "나는 사랑을 몰라요!"


줄리가 답을 한다. 두렵고 걱정이 앞서지만 사랑은 모르는게 당연하기 때문에 별 문제가 아님을 인식한다. 블랙 커피잔이 흔들린다.


" 나도 사랑을 몰라요!"


아무것도 모르지만 부모, 결혼, 능력, 재산 ,돈 , 대학, 다 필요 없으니까 사랑이 무엇인지만 답해줘요! 당신이 말한 사랑, 난 영원히 모르고 잠들어야 하는지.........찻 잔을 비추는 등잔위로 작은 소용돌이와 함께 향기로운 커피향이 맴돈다.


  어느새 찾아온 네 온기로 뻣뻣한 각목같던 손가락 마디 마디는 믿음이란 긴 강을 건너기로 약속하고 오후의 태양을 향해 카페 문을 나선다.사랑은 주인공들의 클라이막스여야 한다. 길거리 행인 1, 2, 운전사, ...등은 포커스를 집중 조명 할 필요는 없는 것이기에  잠시 온컷으로 가야한다.


 여주인공을 쫒던 로미는 자동차를 과속하며 제 분을 달래기도 전에 이런 말을 했을것이다.


" 너무 빨리 가려하지 마요! 내 사랑 줄리! 당신이 떠난다면 어쩔수 없는 건 알지만, 그렇게 가다 사고라도 나면,,,,,,,


 


순수를 앞세운 과장일 수 있으나 사랑은 혼자만의 것이 아니기에 마음대로 그릴 수 없는 것이리라. 혼자서 그려낸 그리움의 파일 또한 억지로라도 지워야할 과거가 될 수 있기에 서둘러 엔딩을 잡으려 한다.


 


 사랑에도 편집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한마디 말 실수로 시점의 차이일 뿐이나 같은 사랑을 하고 있다면 얼마나 마음이 아플까!,,,,,,이별 전 좋은 기억 속에서 사랑은 계속 됬으면 좋겠네요. 다시는 이런 이별 하지 않기를.........


 


 


photo by kenonsupershot!


cho ko.


그녀가 가르쳐준 사랑은 기다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