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중국에서는 법정 공휴일 개정 시안을 두고 논란이 한창이다. 이번 공휴일 개정안의 핵심은 노동절 휴가를 사흘에서 하루로 단축하고 추석, 청명절, 단오절을 공휴일로 지정하는 것이다. 사회주의 정권이 들어서고 중국 정부는 전통 명절에 무관심했다.
전통 명절 가운데 설날인 ‘춘제(春節)’만 공휴일이었다. 그런데 이제 추석과 청명절, 단오절까지 국가 공휴일로 정하려고 한다. 사회주의 정권이 들어선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그동안 중국이 전통 명절을 푸대접했던 것은 중국 공산당 창당 시절부터 마오쩌둥 시절까지 전통 타도가 중국 공산당의 정체성을 구성하는 핵심 요소였기 때문이다. 중국 공산당은 창당 시절부터 중국이 민족 위기를 겪게 되고 낙후된 원인을 봉건 전통 탓이라고 여겼고, 그리하여 유교를 비롯한 전통 윤리를 부정하고 봉건 미신이라는 이유로 갖가지 전통 습속을 폐지하였다.
전통문화를 타도하고 새로운 사회주의 문화를 건설하는 데서 자신의 정체성을 찾았고, 문화대혁명은 그 절정이었다. 이러한 반전통적 태도는 중국 공산당의 아킬레스건이었다. 타이완이나 해외 화교들이 중국 공산당은 민족 문화적 정통성을 가지고 있지 않다고 비판하고, 문화적 적통이 자신들에게 있다고 주장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런 중국 공산당이 최근 들어 변했다. 전통문화에 대한 태도가 크게 바뀐 것이다. 역대 중국 지도자들은 인민복을 주로 입고, 간혹 양복을 입었다. 그런데 장쩌민(江澤民)이 중국 지도자로서는 처음으로 중국 전통 복장인 ‘탕쭈앙(唐裝)’을 입더니 후진타오(胡錦濤)는 더욱 자주 전통 복장을 한다. 정부가 나서서 국학 연구를 대대적으로 지원하고 공자 탄생제를 CCTV로 중계한다.
작년부터는 매년 6월 둘째 토요일을 문화유산의 날로 정해 문화유산 보호활동을 펼치는가 하면, 2015년까지 소수민족 문화유산을 포함하여 유·무형 문화유산에 대한 보호 체계를 완비할 계획이다. 그리고 마침내 전통 명절을 법정 공휴일에 대거 포함시키고 있다.
그런데 중국 공산당은 왜 이렇게 중국 전통문화 부활에 적극 나서는 것인가? 요즘 중국 지도자들은 전통문화는 중화민족을 하나로 묶는 고리이자 전체 중국인들을 하나로 묶는 정신적 끈이라고 자주 언급한다.
전통 명절을 부활시키고 전통문화에 각별하게 관심을 기울이는 목적이 여기에 있다. 마오 시대에는 사회주의 이상향에 대한 기대가 중국인들을 하나로 묶는 고리 역할을 했고, 개혁·개방 초기에는 현대화된 삶에 대한 기대가 그 역할을 했다.
그런데 이제 사회주의 이상향에 대한 기대도, 현대화된 삶에 대한 낭만적 기대도 호소력을 상실했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 공산당은 새로운 국민 통합 기제로서 전통을 들고 나왔다. 이런 전통 부활 움직임에 대한 중국인들의 반응도 좋아서 중국은 지금 관방은 관방대로, 민간은 민간대로 전통 부활 열풍이 불고 있다.
중국 공산당이 기업인들의 입당을 허용하여 계급정당에서 전체 국민의 정당으로 거듭난 것이 경제적 차원의 변신이라면, 중국 전통문화의 파괴자가 아니라 중국 전통문화를 계승하고 수호하는 민족정당의 정체성을 모색하는 것은 문화적 차원의 변신이다.
중국 공산당은 이제 경제적으로도 문화적으로도 계급정당이 아니다. 국민정당, 민족정당이다. 적어도 그것을 지향하려고 한다. 최근의 흐름으로 보면 그렇다. 중국 노동자와 농민들 입장에서 보자면 이는 중국 공산당의 배신이다. 하지만 대다수 중국인들은 이러한 변신을 지지하고 있다.
중국 밖에서 보면 중국 공산당의 장기 집권이 불가사의할 수 있다. 하지만 그 장기 집권의 비결이 전적으로 강압정책 탓만은 아니다. 변화하는 시대의 흐름을 예민하게 포착하여 끊임없이 변신하는 가운데 새로운 아젠다를 중국인들에게 제시하는 것, 여기에 중국 공산당이 지구상의 최장수 집권 정당으로 아직도 건재한 한 이유가 있다.
중국 공산당의 장기 집권 비결
중국 공산당의 장기 집권 비결
지금 중국에서는 법정 공휴일 개정 시안을 두고 논란이 한창이다. 이번 공휴일 개정안의 핵심은 노동절 휴가를 사흘에서 하루로 단축하고 추석, 청명절, 단오절을 공휴일로 지정하는 것이다. 사회주의 정권이 들어서고 중국 정부는 전통 명절에 무관심했다.
전통 명절 가운데 설날인 ‘춘제(春節)’만 공휴일이었다. 그런데 이제 추석과 청명절, 단오절까지 국가 공휴일로 정하려고 한다. 사회주의 정권이 들어선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그동안 중국이 전통 명절을 푸대접했던 것은 중국 공산당 창당 시절부터 마오쩌둥 시절까지 전통 타도가 중국 공산당의 정체성을 구성하는 핵심 요소였기 때문이다. 중국 공산당은 창당 시절부터 중국이 민족 위기를 겪게 되고 낙후된 원인을 봉건 전통 탓이라고 여겼고, 그리하여 유교를 비롯한 전통 윤리를 부정하고 봉건 미신이라는 이유로 갖가지 전통 습속을 폐지하였다.
전통문화를 타도하고 새로운 사회주의 문화를 건설하는 데서 자신의 정체성을 찾았고, 문화대혁명은 그 절정이었다. 이러한 반전통적 태도는 중국 공산당의 아킬레스건이었다. 타이완이나 해외 화교들이 중국 공산당은 민족 문화적 정통성을 가지고 있지 않다고 비판하고, 문화적 적통이 자신들에게 있다고 주장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런 중국 공산당이 최근 들어 변했다. 전통문화에 대한 태도가 크게 바뀐 것이다. 역대 중국 지도자들은 인민복을 주로 입고, 간혹 양복을 입었다. 그런데 장쩌민(江澤民)이 중국 지도자로서는 처음으로 중국 전통 복장인 ‘탕쭈앙(唐裝)’을 입더니 후진타오(胡錦濤)는 더욱 자주 전통 복장을 한다. 정부가 나서서 국학 연구를 대대적으로 지원하고 공자 탄생제를 CCTV로 중계한다.
작년부터는 매년 6월 둘째 토요일을 문화유산의 날로 정해 문화유산 보호활동을 펼치는가 하면, 2015년까지 소수민족 문화유산을 포함하여 유·무형 문화유산에 대한 보호 체계를 완비할 계획이다. 그리고 마침내 전통 명절을 법정 공휴일에 대거 포함시키고 있다.
그런데 중국 공산당은 왜 이렇게 중국 전통문화 부활에 적극 나서는 것인가? 요즘 중국 지도자들은 전통문화는 중화민족을 하나로 묶는 고리이자 전체 중국인들을 하나로 묶는 정신적 끈이라고 자주 언급한다.
전통 명절을 부활시키고 전통문화에 각별하게 관심을 기울이는 목적이 여기에 있다. 마오 시대에는 사회주의 이상향에 대한 기대가 중국인들을 하나로 묶는 고리 역할을 했고, 개혁·개방 초기에는 현대화된 삶에 대한 기대가 그 역할을 했다.
그런데 이제 사회주의 이상향에 대한 기대도, 현대화된 삶에 대한 낭만적 기대도 호소력을 상실했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 공산당은 새로운 국민 통합 기제로서 전통을 들고 나왔다. 이런 전통 부활 움직임에 대한 중국인들의 반응도 좋아서 중국은 지금 관방은 관방대로, 민간은 민간대로 전통 부활 열풍이 불고 있다.
중국 공산당이 기업인들의 입당을 허용하여 계급정당에서 전체 국민의 정당으로 거듭난 것이 경제적 차원의 변신이라면, 중국 전통문화의 파괴자가 아니라 중국 전통문화를 계승하고 수호하는 민족정당의 정체성을 모색하는 것은 문화적 차원의 변신이다.
중국 공산당은 이제 경제적으로도 문화적으로도 계급정당이 아니다. 국민정당, 민족정당이다. 적어도 그것을 지향하려고 한다. 최근의 흐름으로 보면 그렇다. 중국 노동자와 농민들 입장에서 보자면 이는 중국 공산당의 배신이다. 하지만 대다수 중국인들은 이러한 변신을 지지하고 있다.
중국 밖에서 보면 중국 공산당의 장기 집권이 불가사의할 수 있다. 하지만 그 장기 집권의 비결이 전적으로 강압정책 탓만은 아니다. 변화하는 시대의 흐름을 예민하게 포착하여 끊임없이 변신하는 가운데 새로운 아젠다를 중국인들에게 제시하는 것, 여기에 중국 공산당이 지구상의 최장수 집권 정당으로 아직도 건재한 한 이유가 있다.
이욱연 서강대 교수·중국문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