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키드 런치 Naked Lunch

김은정2007.12.02
조회41
네이키드 런치 Naked Lunch

 

 

감독 : 데이빗 크로넨버그

출연 : 피터 웰러, 주디 데이비스, 이안 홈

 

역시나 크로넨버그의 기괴한 영화세계를 표현한 걸작.

하지만 다소 난해하다.

 

이 영화의 원작이 미국 포스트 모디니즘의 대표 작가인

윌리엄 버즈로우의 소설이라는 걸 알고 난 후

문득 들었던 생각은

이 영화를 데이빗 린치가 만들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것이었다.

사실, 원작이 있다는 사실을 알기 전에도 했던 생각이었다.

그만큼 이 영화는 린치의 영화와 많이 닮아있다.

크로넨버그의 다른 영화 또한  닮은 구석이 있으나

이렇게 불명확한 내러티브는 린치의 전유물이라 생각했기에

영화보는 내내 린치를 의식할 수 밖에 없었다.

 

크로넨버그의 영화를 무척 좋아하면서도

데이빗 린치와 자주 비교하는 이유는

그들의 표현하고자 하는 주제가 비슷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두 감독이 풀어내는 방식은 전혀 다르다.

그들이 표현하고자 하는 불완전한 내면과 분명확한 현실을

린치는 내러티브를 해체, 재구성해서 모호함을 더해주는 반면

크로넨버그는 상상조차 하지 못했던 기괴한 생명체를

직접 눈 앞에 보여줌으로써

비슷한 주제를 전혀 다른 영화로 만들어낸다.

이건 누가 더 낫다, 아니다의 문제다 전혀 아니다.

표현하는 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같은 이야기를 각자 스타일대로 만든 것을 보고 싶은 것 뿐이다.

 

실제로 크로넨버그가 린치를 많이 의식하면서

영화를 만든다고 하던데

크로넨버그 역시 자신과 린치의 공통점을 알고 있을 것이다.

팬으로서 바라는 건

예전에 비틀즈와 비치보이스가

서로의 음악을 듣고 경쟁심을 발휘해

걸작앨범을 만들었던 것처럼

서로의 영화세계를 더욱 발전시켜

무궁무진한 그들의 영화세계를 경험하는 것이다.

 

놓치지 않아야 할 귀여운 오마주 한 장면.

살충제를 맞고 있는 조앤을 걱정스러운 눈으로 바라보는 남편 빌.

그는 말한다.

"그걸 왜 맞는거지?"

"뭐랄까. 문학적인 짜릿함을 느낄 수 있거든요."

"문학적인 짜릿함이 뭐야?"

"이를테면 카프카적인 짜릿함이랄까."

"카프카?"

"벌레로 변신한 듯한 기분이 들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