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정의로 똘똘 뭉친 풍문여고생들은 모피반대 캠페인을 펼쳤다. 그 반대편에선 모피 브랜드 진도FN이 오뜨 꾸뛰르 맞춤 서비스를 실시했다. 한편, 중국의 잔인무도한 모피 농장의 살육 행위에 시청자들은 치를 떨었으며, 태평양 건너로부터 배우 알리샤 실버스톤이 동물의 가죽이나 털로 만든 옷을 절대 입지 않겠다며 PeTA를 위해 알몸 포스터를 찍었다는 소식도 접수했다. 바야흐로 우린 말세가 올 때까지 결코 종식되지 않을 패션의 격한 논쟁 속으로 1년 만에 다시 휘말리게 됐다. 모피의 계절이 도래한 것! 그러면서 우리는 꽤 당황스러운 경험도 했다. 이상기온으로 인해 사계절 변화가 뚜렷한 한반도가 아열대로 변하는 건 아닌지 염려하는 사이 관심은 자연스럽게 패션으로 넘어가게 됐고, 모피 애호가들은 머지않은 미래에 겨울이 종적을 감추는 건 아닌지 속으로 호들갑을 떨었던 것.마돈나가 영화 에서 펜디 모피를 입고 나와 모피의 대중화를 부추긴 후 모피는 긴 겨울잠에서 완전히 깨어나 PeTA의 토마토 습격 따윈 별 거 아니라는 식으로 활개를 치고 있다. 또 디자이너들은 온갖 동물의 소재를 탐한 뒤 올겨울 ‘색’을 밝히는 중. 알파카, 라쿤, 폭스, 친칠라, 머스크랫, 비버, 밍크 등 소재 자체의 질감과 발광력을 보존한 모피들은 백화점 마담 존에 황후의 망토처럼 오만하게 걸려 있다. 그러나 아래층으로 가보시라. 요란한 그곳에서 당신은 정신이 바짝 들만큼 오색창연한 모피를 마주치며 심박수가 거침없이 상승하는 걸 감지할 것이다. 게다가 좀더 싼 인조 모피까지!유행에 관해 말이 필요 없는 디자이너들이 패션쇼 무대 위의 허공을 색색의 털복숭이 가루로 채웠다. 그들의 말이라면 빗물로 와인을 담근다고 해도 믿을 여러분. 그리하여 지금 컬러 모피 앞에서 우왕좌왕하게 됐나? 프라다의 털이 복슬복슬한 초록색 인조 모피에 마음이 흔들리고 말았나? 루이 비통의 물기에 젖은 듯한 컬러 모피 코트를 보고 난 뒤 그게 계속 눈에 밟히나? 친구가 카드로 긁은 마르탱 마르지엘라의 연두색 모피 코트에 눈이 뒤집히진 않았나? 그것도 아니면 언더커버의 베이비 핑크 모피 귀마개 정도로 만족하리라 두 눈 질끈 감았나? 이 질문들은 올겨울 컬러 모피를 즐기겠다는 여자들을 위해 디자이너들의 모피 컬렉션 가운데서 핵심 사안들만 발췌해본 것들이다. 이제 중요한 건 어떤 모피 소재냐가 아니라 어떤 모피 컬러냐는 것.먼저, 동공에 쏙쏙 들어와 박힐 듯 찌릿한 원색으로 자신의 디올 하우스 입성 10주년을 경축한 존 갈리아노의 모피 작업실로 가보자. “갈리아노는 일본 여행에서 수집한 게이샤풍의 원색들을 모피에 적용시켰습니다”라고 디올 하우스는 전한다. “연두에서 보라, 그리고 꽃자주와 꽃분홍으로 이어지는 신맛 나는 색들은 물론 연한 커피빛마저 풍요롭기 짝이 없는 여우털에 염색됐죠.” 호박 푸딩처럼 보이는 코트의 절반 이상을 점령한 모피, 핑크색 새틴 재킷 소매의 반 이상을 장식한 모피 등으로 나타난 갈리아노의 컬러 모피의 전개 방식은 옷이 아닌 모피와 컬러라는 오브제로 완성한 조형물처럼 여겨진 것도 사실이다. 원색의 모피를 통해 사치스러움의 클라이막스에 도달했음은 물론.다음으로 들러볼 곳은 루이 비통의 모피 아틀리에. 다른 하우스의 디자이너들이 1%의 불순물도 첨가하지 않은 순수 원색의 염료통에 모피를 담갔다 빼는 동안 마크 제이콥스는 좀더 은근하고 나른한 색채를 원했다. “제이콥스는 토끼털들을 왁싱 처리한 좀더 글로시한 깃털 느낌을 요구했어요.” 비통 하우스의 이런 고민의 결과는 촉감은 아주 부드럽지만 육안상으론 약간 거친 느낌으로 완성됐다. “만져보세요. 젖은 털을 만지는 듯 한 올 한 올 살아 있는 모피의 결이 그대로 느껴지잖아요?” 물론 컬러는 예술! “Antique Pale Pink!” 그레이와 믹스된 핑크다. “Earth Orange!” 그레이와 브라운을 섞은 오렌지다. 마크는 이번 시즌 테마인 베르메르의 부드러운 화풍이 느껴지는 컬러 팔레트를 원했고, 모피를 통해 그 컬러의 질감을 극대화하고자 한 것. 당신이 디올의 원색이든 비통의 파스텔이든 모피 그 자체에 원죄의식을 느끼거나 일말의 양심의 가책을 경험한 적 있다면, 미우치아 프라다는 당대의 패션 구세주답게 당신의 마음에 평온함을 선사한다. 프라다가 제시한 인조 모피가 그것. 프라다 하우스는 소재에 관한 한 늘 세상에서 가장 자신 있는 말투로 설명한다. “올겨울 역시 누구도 상상 못할 독특한 기법의 소재를 개발했어요. 모피 모헤어, 스티치, 자카드, 엠보싱 등 프라다만의 독점적 소재 가운데 최고는 바로 ‘Fur Mohair’입니다!” 진짜 밍크가 전혀 쓰이지 않은 컬렉션에서 이 소재는 모피 효과를 내는 데 그만이었다. 인조 모피의 윗부분을 깎아 초록, 주황 등으로 염색해 모피의 스마트한 대안을 선사했음은 물론, 최근 몇 달간 패션 매거진들이 소재 기사를 중점적으로 다루게 하는 데 일조했다.존, 마크, 미우치아 이 세 명의 패션 선지자의 컬러 모피만으론 설득력이 부족하다고? 그렇다면 D&G의 핏빛 코트, 웅가로의 오렌지 주스색 코트, 검정이 듬성듬성 눈에 띄는 고티에의 노랑 모피 칼라, 화이트 위에 입은 레몬라임빛 모피 재킷을 매치한 마르지엘라, 짙고 심오한 에메랄드 빛깔로 모피를 물들인 에트로, 전기 충격을 먹은 듯 짜릿한 일렉트릭 블루로 풍선처럼 큼지막한 모피 코트를 만든 베르사체, 자수정 빛깔의 푸치 모피 코트 등등이 줄줄이 이어진다면 얘기가 달라지지 않은가. “볼드한 컬러, 과감한 스케일! 이번 시즌 제가 가장 좋아하는 모피는 여유로운 멋의 바이올렛 모피 코트입니다.” 붓으로 진한 파랑에 보라를 섞은 듯한 모피를 내놓은 마이클 코어스의 취향이다. 그야말로 빨주노초파남보 다 있지 않나?지금껏 당신은 여러 패션 실험을 통해 나만의 신체적 장단점을 파악한 뒤 시간의 흐름에 따라 그때그때 적절하게 마음 가는 대로 패션을 조절한 결과 자신만의 스타일링 팁을 얻었을 것이다. 부담스럽게 느껴질 모피 역시 다를 게 없다. 배스킨 라빈스를 골라 먹듯 모피도 입어 봐야 어떤 모피 소재가, 또 어떤 컬러 모피가 내게 어울릴지 터득하게 된다는 소리다. 그러고 나면 계속 그걸 지키고 발전시키다 더 무모하리만큼 위험하고 짜릿한 컬러 모피에 도전하게 된다. 리얼 모피로 치장한 패션의 경쟁자들에게 트집 잡히기 싫다면 컬러 모피들을 입은 채 거울을 보며 내 머리 색과 피부톤을 먼저 고려해볼 것. 조언 하나만 더. 모피를 입은 유한마담처럼 보이는 게 죽기보다 싫다면, 이번 달 표지는 물론 패션 화보 ‘Brights! Camera! Action!’을 통해 컬러 학습을 마친 뒤 ‘Sexy Beasts’의 캡션도 줄 쳐 가면서 볼 것. 톱 모델 사샤와 캐롤라인이 컬러 모피에 멋진 벨트로 허리를 조여보라고 권하고 있으니까.90년대에 모피를 입느니 차라리 벌거벗겠다며 크리스티, 타이라, 나오미, 마커스 등은 알리샤처럼 PeTA를 통해 나체 시위했다. 하지만 모피 앞에서 나오미는 결국 무릎을 꿇고 말았다. 또 사진가 데이비드 베일리는 캣워크의 모델이 한 손으론 모피 코트를 흔들며 다른 한 손으론 관중을 향해 피를 뿌리는 모습을 담은 광고 캠페인을 촬영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 디자이너들은 바로 그 피의 색깔로 모피를 물들이고 있다. 그러니 새로운 시대에 슈퍼 모델들과 멋쟁이들은 모피 앞에서 이렇게 소리쳐야 할지도 모르겠다. “컬러 모피를 입지 않느니 차라리 벌거벗겠다!”v- 에디터 / 신광호 - 포토 / JAMES COCHRANE, BAE JUNG HEE -출처 / www.vogue.com 얼마전 정의로 똘똘 뭉친 풍문여고생들은 모피반대 캠페인을 펼쳤다. 그 반대편에선 모피 브랜드 진도FN이 오뜨 꾸뛰르 맞춤 서비스를 실시했다. 한편, 중국의 잔인무도한 모피 농장의 살육 행위에 시청자들은 치를 떨었으며, 태평양 건너로부터 배우 알리샤 실버스톤이 동물의 가죽이나 털로 만든 옷을 절대 입지 않겠다며 PeTA를 위해 알몸 포스터를 찍었다는 소식도 접수했다. 바야흐로 우린 말세가 올 때까지 결코 종식되지 않을 패션의 격한 논쟁 속으로 1년 만에 다시 휘말리게 됐다. 모피의 계절이 도래한 것! 그러면서 우리는 꽤 당황스러운 경험도 했다. 이상기온으로 인해 사계절 변화가 뚜렷한 한반도가 아열대로 변하는 건 아닌지 염려하는 사이 관심은 자연스럽게 패션으로 넘어가게 됐고, 모피 애호가들은 머지않은 미래에 겨울이 종적을 감추는 건 아닌지 속으로 호들갑을 떨었던 것.마돈나가 영화 에서 펜디 모피를 입고 나와 모피의 대중화를 부추긴 후 모피는 긴 겨울잠에서 완전히 깨어나 PeTA의 토마토 습격 따윈 별 거 아니라는 식으로 활개를 치고 있다. 또 디자이너들은 온갖 동물의 소재를 탐한 뒤 올겨울 ‘색’을 밝히는 중. 알파카, 라쿤, 폭스, 친칠라, 머스크랫, 비버, 밍크 등 소재 자체의 질감과 발광력을 보존한 모피들은 백화점 마담 존에 황후의 망토처럼 오만하게 걸려 있다. 그러나 아래층으로 가보시라. 요란한 그곳에서 당신은 정신이 바짝 들만큼 오색창연한 모피를 마주치며 심박수가 거침없이 상승하는 걸 감지할 것이다. 게다가 좀더 싼 인조 모피까지!유행에 관해 말이 필요 없는 디자이너들이 패션쇼 무대 위의 허공을 색색의 털복숭이 가루로 채웠다. 그들의 말이라면 빗물로 와인을 담근다고 해도 믿을 여러분. 그리하여 지금 컬러 모피 앞에서 우왕좌왕하게 됐나? 프라다의 털이 복슬복슬한 초록색 인조 모피에 마음이 흔들리고 말았나? 루이 비통의 물기에 젖은 듯한 컬러 모피 코트를 보고 난 뒤 그게 계속 눈에 밟히나? 친구가 카드로 긁은 마르탱 마르지엘라의 연두색 모피 코트에 눈이 뒤집히진 않았나? 그것도 아니면 언더커버의 베이비 핑크 모피 귀마개 정도로 만족하리라 두 눈 질끈 감았나? 이 질문들은 올겨울 컬러 모피를 즐기겠다는 여자들을 위해 디자이너들의 모피 컬렉션 가운데서 핵심 사안들만 발췌해본 것들이다. 이제 중요한 건 어떤 모피 소재냐가 아니라 어떤 모피 컬러냐는 것.먼저, 동공에 쏙쏙 들어와 박힐 듯 찌릿한 원색으로 자신의 디올 하우스 입성 10주년을 경축한 존 갈리아노의 모피 작업실로 가보자. “갈리아노는 일본 여행에서 수집한 게이샤풍의 원색들을 모피에 적용시켰습니다”라고 디올 하우스는 전한다. “연두에서 보라, 그리고 꽃자주와 꽃분홍으로 이어지는 신맛 나는 색들은 물론 연한 커피빛마저 풍요롭기 짝이 없는 여우털에 염색됐죠.” 호박 푸딩처럼 보이는 코트의 절반 이상을 점령한 모피, 핑크색 새틴 재킷 소매의 반 이상을 장식한 모피 등으로 나타난 갈리아노의 컬러 모피의 전개 방식은 옷이 아닌 모피와 컬러라는 오브제로 완성한 조형물처럼 여겨진 것도 사실이다. 원색의 모피를 통해 사치스러움의 클라이막스에 도달했음은 물론.다음으로 들러볼 곳은 루이 비통의 모피 아틀리에. 다른 하우스의 디자이너들이 1%의 불순물도 첨가하지 않은 순수 원색의 염료통에 모피를 담갔다 빼는 동안 마크 제이콥스는 좀더 은근하고 나른한 색채를 원했다. “제이콥스는 토끼털들을 왁싱 처리한 좀더 글로시한 깃털 느낌을 요구했어요.” 비통 하우스의 이런 고민의 결과는 촉감은 아주 부드럽지만 육안상으론 약간 거친 느낌으로 완성됐다. “만져보세요. 젖은 털을 만지는 듯 한 올 한 올 살아 있는 모피의 결이 그대로 느껴지잖아요?” 물론 컬러는 예술! “Antique Pale Pink!” 그레이와 믹스된 핑크다. “Earth Orange!” 그레이와 브라운을 섞은 오렌지다. 마크는 이번 시즌 테마인 베르메르의 부드러운 화풍이 느껴지는 컬러 팔레트를 원했고, 모피를 통해 그 컬러의 질감을 극대화하고자 한 것. 당신이 디올의 원색이든 비통의 파스텔이든 모피 그 자체에 원죄의식을 느끼거나 일말의 양심의 가책을 경험한 적 있다면, 미우치아 프라다는 당대의 패션 구세주답게 당신의 마음에 평온함을 선사한다. 프라다가 제시한 인조 모피가 그것. 프라다 하우스는 소재에 관한 한 늘 세상에서 가장 자신 있는 말투로 설명한다. “올겨울 역시 누구도 상상 못할 독특한 기법의 소재를 개발했어요. 모피 모헤어, 스티치, 자카드, 엠보싱 등 프라다만의 독점적 소재 가운데 최고는 바로 ‘Fur Mohair’입니다!” 진짜 밍크가 전혀 쓰이지 않은 컬렉션에서 이 소재는 모피 효과를 내는 데 그만이었다. 인조 모피의 윗부분을 깎아 초록, 주황 등으로 염색해 모피의 스마트한 대안을 선사했음은 물론, 최근 몇 달간 패션 매거진들이 소재 기사를 중점적으로 다루게 하는 데 일조했다.존, 마크, 미우치아 이 세 명의 패션 선지자의 컬러 모피만으론 설득력이 부족하다고? 그렇다면 D&G의 핏빛 코트, 웅가로의 오렌지 주스색 코트, 검정이 듬성듬성 눈에 띄는 고티에의 노랑 모피 칼라, 화이트 위에 입은 레몬라임빛 모피 재킷을 매치한 마르지엘라, 짙고 심오한 에메랄드 빛깔로 모피를 물들인 에트로, 전기 충격을 먹은 듯 짜릿한 일렉트릭 블루로 풍선처럼 큼지막한 모피 코트를 만든 베르사체, 자수정 빛깔의 푸치 모피 코트 등등이 줄줄이 이어진다면 얘기가 달라지지 않은가. “볼드한 컬러, 과감한 스케일! 이번 시즌 제가 가장 좋아하는 모피는 여유로운 멋의 바이올렛 모피 코트입니다.” 붓으로 진한 파랑에 보라를 섞은 듯한 모피를 내놓은 마이클 코어스의 취향이다. 그야말로 빨주노초파남보 다 있지 않나?지금껏 당신은 여러 패션 실험을 통해 나만의 신체적 장단점을 파악한 뒤 시간의 흐름에 따라 그때그때 적절하게 마음 가는 대로 패션을 조절한 결과 자신만의 스타일링 팁을 얻었을 것이다. 부담스럽게 느껴질 모피 역시 다를 게 없다. 배스킨 라빈스를 골라 먹듯 모피도 입어 봐야 어떤 모피 소재가, 또 어떤 컬러 모피가 내게 어울릴지 터득하게 된다는 소리다. 그러고 나면 계속 그걸 지키고 발전시키다 더 무모하리만큼 위험하고 짜릿한 컬러 모피에 도전하게 된다. 리얼 모피로 치장한 패션의 경쟁자들에게 트집 잡히기 싫다면 컬러 모피들을 입은 채 거울을 보며 내 머리 색과 피부톤을 먼저 고려해볼 것. 조언 하나만 더. 모피를 입은 유한마담처럼 보이는 게 죽기보다 싫다면, 이번 달 표지는 물론 패션 화보 ‘Brights! Camera! Action!’을 통해 컬러 학습을 마친 뒤 ‘Sexy Beasts’의 캡션도 줄 쳐 가면서 볼 것. 톱 모델 사샤와 캐롤라인이 컬러 모피에 멋진 벨트로 허리를 조여보라고 권하고 있으니까.90년대에 모피를 입느니 차라리 벌거벗겠다며 크리스티, 타이라, 나오미, 마커스 등은 알리샤처럼 PeTA를 통해 나체 시위했다. 하지만 모피 앞에서 나오미는 결국 무릎을 꿇고 말았다. 또 사진가 데이비드 베일리는 캣워크의 모델이 한 손으론 모피 코트를 흔들며 다른 한 손으론 관중을 향해 피를 뿌리는 모습을 담은 광고 캠페인을 촬영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 디자이너들은 바로 그 피의 색깔로 모피를 물들이고 있다. 그러니 새로운 시대에 슈퍼 모델들과 멋쟁이들은 모피 앞에서 이렇게 소리쳐야 할지도 모르겠다. “컬러 모피를 입지 않느니 차라리 벌거벗겠다!”v- 에디터 / 신광호 - 포토 / JAMES COCHRANE, BAE JUNG HEE -출처 / www.vogue.com1
컬러 모피, 이번 시즌 ‘잇 아이템’!
얼마전 정의로 똘똘 뭉친 풍문여고생들은 모피반대 캠페인을 펼쳤다. 그 반대편에선 모피 브랜드 진도FN이 오뜨 꾸뛰르 맞춤 서비스를 실시했다. 한편, 중국의 잔인무도한 모피 농장의 살육 행위에 시청자들은 치를 떨었으며, 태평양 건너로부터 배우 알리샤 실버스톤이 동물의 가죽이나 털로 만든 옷을 절대 입지 않겠다며 PeTA를 위해 알몸 포스터를 찍었다는 소식도 접수했다. 바야흐로 우린 말세가 올 때까지 결코 종식되지 않을 패션의 격한 논쟁 속으로 1년 만에 다시 휘말리게 됐다. 모피의 계절이 도래한 것! 그러면서 우리는 꽤 당황스러운 경험도 했다. 이상기온으로 인해 사계절 변화가 뚜렷한 한반도가 아열대로 변하는 건 아닌지 염려하는 사이 관심은 자연스럽게 패션으로 넘어가게 됐고, 모피 애호가들은 머지않은 미래에 겨울이 종적을 감추는 건 아닌지 속으로 호들갑을 떨었던 것.
마돈나가 영화 에서 펜디 모피를 입고 나와 모피의 대중화를 부추긴 후 모피는 긴 겨울잠에서 완전히 깨어나 PeTA의 토마토 습격 따윈 별 거 아니라는 식으로 활개를 치고 있다. 또 디자이너들은 온갖 동물의 소재를 탐한 뒤 올겨울 ‘색’을 밝히는 중. 알파카, 라쿤, 폭스, 친칠라, 머스크랫, 비버, 밍크 등 소재 자체의 질감과 발광력을 보존한 모피들은 백화점 마담 존에 황후의 망토처럼 오만하게 걸려 있다. 그러나 아래층으로 가보시라. 요란한 그곳에서 당신은 정신이 바짝 들만큼 오색창연한 모피를 마주치며 심박수가 거침없이 상승하는 걸 감지할 것이다. 게다가 좀더 싼 인조 모피까지!
유행에 관해 말이 필요 없는 디자이너들이 패션쇼 무대 위의 허공을 색색의 털복숭이 가루로 채웠다. 그들의 말이라면 빗물로 와인을 담근다고 해도 믿을 여러분. 그리하여 지금 컬러 모피 앞에서 우왕좌왕하게 됐나? 프라다의 털이 복슬복슬한 초록색 인조 모피에 마음이 흔들리고 말았나? 루이 비통의 물기에 젖은 듯한 컬러 모피 코트를 보고 난 뒤 그게 계속 눈에 밟히나? 친구가 카드로 긁은 마르탱 마르지엘라의 연두색 모피 코트에 눈이 뒤집히진 않았나? 그것도 아니면 언더커버의 베이비 핑크 모피 귀마개 정도로 만족하리라 두 눈 질끈 감았나? 이 질문들은 올겨울 컬러 모피를 즐기겠다는 여자들을 위해 디자이너들의 모피 컬렉션 가운데서 핵심 사안들만 발췌해본 것들이다. 이제 중요한 건 어떤 모피 소재냐가 아니라 어떤 모피 컬러냐는 것.
먼저, 동공에 쏙쏙 들어와 박힐 듯 찌릿한 원색으로 자신의 디올 하우스 입성 10주년을 경축한 존 갈리아노의 모피 작업실로 가보자. “갈리아노는 일본 여행에서 수집한 게이샤풍의 원색들을 모피에 적용시켰습니다”라고 디올 하우스는 전한다. “연두에서 보라, 그리고 꽃자주와 꽃분홍으로 이어지는 신맛 나는 색들은 물론 연한 커피빛마저 풍요롭기 짝이 없는 여우털에 염색됐죠.” 호박 푸딩처럼 보이는 코트의 절반 이상을 점령한 모피, 핑크색 새틴 재킷 소매의 반 이상을 장식한 모피 등으로 나타난 갈리아노의 컬러 모피의 전개 방식은 옷이 아닌 모피와 컬러라는 오브제로 완성한 조형물처럼 여겨진 것도 사실이다. 원색의 모피를 통해 사치스러움의 클라이막스에 도달했음은 물론.
다음으로 들러볼 곳은 루이 비통의 모피 아틀리에. 다른 하우스의 디자이너들이 1%의 불순물도 첨가하지 않은 순수 원색의 염료통에 모피를 담갔다 빼는 동안 마크 제이콥스는 좀더 은근하고 나른한 색채를 원했다. “제이콥스는 토끼털들을 왁싱 처리한 좀더 글로시한 깃털 느낌을 요구했어요.” 비통 하우스의 이런 고민의 결과는 촉감은 아주 부드럽지만 육안상으론 약간 거친 느낌으로 완성됐다. “만져보세요. 젖은 털을 만지는 듯 한 올 한 올 살아 있는 모피의 결이 그대로 느껴지잖아요?” 물론 컬러는 예술! “Antique Pale Pink!” 그레이와 믹스된 핑크다. “Earth Orange!” 그레이와 브라운을 섞은 오렌지다. 마크는 이번 시즌 테마인 베르메르의 부드러운 화풍이 느껴지는 컬러 팔레트를 원했고, 모피를 통해 그 컬러의 질감을 극대화하고자 한 것.
당신이 디올의 원색이든 비통의 파스텔이든 모피 그 자체에 원죄의식을 느끼거나 일말의 양심의 가책을 경험한 적 있다면, 미우치아 프라다는 당대의 패션 구세주답게 당신의 마음에 평온함을 선사한다. 프라다가 제시한 인조 모피가 그것. 프라다 하우스는 소재에 관한 한 늘 세상에서 가장 자신 있는 말투로 설명한다. “올겨울 역시 누구도 상상 못할 독특한 기법의 소재를 개발했어요. 모피 모헤어, 스티치, 자카드, 엠보싱 등 프라다만의 독점적 소재 가운데 최고는 바로 ‘Fur Mohair’입니다!” 진짜 밍크가 전혀 쓰이지 않은 컬렉션에서 이 소재는 모피 효과를 내는 데 그만이었다. 인조 모피의 윗부분을 깎아 초록, 주황 등으로 염색해 모피의 스마트한 대안을 선사했음은 물론, 최근 몇 달간 패션 매거진들이 소재 기사를 중점적으로 다루게 하는 데 일조했다.
존, 마크, 미우치아 이 세 명의 패션 선지자의 컬러 모피만으론 설득력이 부족하다고? 그렇다면 D&G의 핏빛 코트, 웅가로의 오렌지 주스색 코트, 검정이 듬성듬성 눈에 띄는 고티에의 노랑 모피 칼라, 화이트 위에 입은 레몬라임빛 모피 재킷을 매치한 마르지엘라, 짙고 심오한 에메랄드 빛깔로 모피를 물들인 에트로, 전기 충격을 먹은 듯 짜릿한 일렉트릭 블루로 풍선처럼 큼지막한 모피 코트를 만든 베르사체, 자수정 빛깔의 푸치 모피 코트 등등이 줄줄이 이어진다면 얘기가 달라지지 않은가. “볼드한 컬러, 과감한 스케일! 이번 시즌 제가 가장 좋아하는 모피는 여유로운 멋의 바이올렛 모피 코트입니다.” 붓으로 진한 파랑에 보라를 섞은 듯한 모피를 내놓은 마이클 코어스의 취향이다. 그야말로 빨주노초파남보 다 있지 않나?
지금껏 당신은 여러 패션 실험을 통해 나만의 신체적 장단점을 파악한 뒤 시간의 흐름에 따라 그때그때 적절하게 마음 가는 대로 패션을 조절한 결과 자신만의 스타일링 팁을 얻었을 것이다. 부담스럽게 느껴질 모피 역시 다를 게 없다. 배스킨 라빈스를 골라 먹듯 모피도 입어 봐야 어떤 모피 소재가, 또 어떤 컬러 모피가 내게 어울릴지 터득하게 된다는 소리다. 그러고 나면 계속 그걸 지키고 발전시키다 더 무모하리만큼 위험하고 짜릿한 컬러 모피에 도전하게 된다. 리얼 모피로 치장한 패션의 경쟁자들에게 트집 잡히기 싫다면 컬러 모피들을 입은 채 거울을 보며 내 머리 색과 피부톤을 먼저 고려해볼 것. 조언 하나만 더. 모피를 입은 유한마담처럼 보이는 게 죽기보다 싫다면, 이번 달 표지는 물론 패션 화보 ‘Brights! Camera! Action!’을 통해 컬러 학습을 마친 뒤 ‘Sexy Beasts’의 캡션도 줄 쳐 가면서 볼 것. 톱 모델 사샤와 캐롤라인이 컬러 모피에 멋진 벨트로 허리를 조여보라고 권하고 있으니까.
90년대에 모피를 입느니 차라리 벌거벗겠다며 크리스티, 타이라, 나오미, 마커스 등은 알리샤처럼 PeTA를 통해 나체 시위했다. 하지만 모피 앞에서 나오미는 결국 무릎을 꿇고 말았다. 또 사진가 데이비드 베일리는 캣워크의 모델이 한 손으론 모피 코트를 흔들며 다른 한 손으론 관중을 향해 피를 뿌리는 모습을 담은 광고 캠페인을 촬영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 디자이너들은 바로 그 피의 색깔로 모피를 물들이고 있다. 그러니 새로운 시대에 슈퍼 모델들과 멋쟁이들은 모피 앞에서 이렇게 소리쳐야 할지도 모르겠다. “컬러 모피를 입지 않느니 차라리 벌거벗겠다!”v
- 에디터 / 신광호
- 포토 / JAMES COCHRANE, BAE JUNG HEE
-출처 / www.vogue.com
얼마전 정의로 똘똘 뭉친 풍문여고생들은 모피반대 캠페인을 펼쳤다. 그 반대편에선 모피 브랜드 진도FN이 오뜨 꾸뛰르 맞춤 서비스를 실시했다. 한편, 중국의 잔인무도한 모피 농장의 살육 행위에 시청자들은 치를 떨었으며, 태평양 건너로부터 배우 알리샤 실버스톤이 동물의 가죽이나 털로 만든 옷을 절대 입지 않겠다며 PeTA를 위해 알몸 포스터를 찍었다는 소식도 접수했다. 바야흐로 우린 말세가 올 때까지 결코 종식되지 않을 패션의 격한 논쟁 속으로 1년 만에 다시 휘말리게 됐다. 모피의 계절이 도래한 것! 그러면서 우리는 꽤 당황스러운 경험도 했다. 이상기온으로 인해 사계절 변화가 뚜렷한 한반도가 아열대로 변하는 건 아닌지 염려하는 사이 관심은 자연스럽게 패션으로 넘어가게 됐고, 모피 애호가들은 머지않은 미래에 겨울이 종적을 감추는 건 아닌지 속으로 호들갑을 떨었던 것.
마돈나가 영화 에서 펜디 모피를 입고 나와 모피의 대중화를 부추긴 후 모피는 긴 겨울잠에서 완전히 깨어나 PeTA의 토마토 습격 따윈 별 거 아니라는 식으로 활개를 치고 있다. 또 디자이너들은 온갖 동물의 소재를 탐한 뒤 올겨울 ‘색’을 밝히는 중. 알파카, 라쿤, 폭스, 친칠라, 머스크랫, 비버, 밍크 등 소재 자체의 질감과 발광력을 보존한 모피들은 백화점 마담 존에 황후의 망토처럼 오만하게 걸려 있다. 그러나 아래층으로 가보시라. 요란한 그곳에서 당신은 정신이 바짝 들만큼 오색창연한 모피를 마주치며 심박수가 거침없이 상승하는 걸 감지할 것이다. 게다가 좀더 싼 인조 모피까지!
유행에 관해 말이 필요 없는 디자이너들이 패션쇼 무대 위의 허공을 색색의 털복숭이 가루로 채웠다. 그들의 말이라면 빗물로 와인을 담근다고 해도 믿을 여러분. 그리하여 지금 컬러 모피 앞에서 우왕좌왕하게 됐나? 프라다의 털이 복슬복슬한 초록색 인조 모피에 마음이 흔들리고 말았나? 루이 비통의 물기에 젖은 듯한 컬러 모피 코트를 보고 난 뒤 그게 계속 눈에 밟히나? 친구가 카드로 긁은 마르탱 마르지엘라의 연두색 모피 코트에 눈이 뒤집히진 않았나? 그것도 아니면 언더커버의 베이비 핑크 모피 귀마개 정도로 만족하리라 두 눈 질끈 감았나? 이 질문들은 올겨울 컬러 모피를 즐기겠다는 여자들을 위해 디자이너들의 모피 컬렉션 가운데서 핵심 사안들만 발췌해본 것들이다. 이제 중요한 건 어떤 모피 소재냐가 아니라 어떤 모피 컬러냐는 것.
먼저, 동공에 쏙쏙 들어와 박힐 듯 찌릿한 원색으로 자신의 디올 하우스 입성 10주년을 경축한 존 갈리아노의 모피 작업실로 가보자. “갈리아노는 일본 여행에서 수집한 게이샤풍의 원색들을 모피에 적용시켰습니다”라고 디올 하우스는 전한다. “연두에서 보라, 그리고 꽃자주와 꽃분홍으로 이어지는 신맛 나는 색들은 물론 연한 커피빛마저 풍요롭기 짝이 없는 여우털에 염색됐죠.” 호박 푸딩처럼 보이는 코트의 절반 이상을 점령한 모피, 핑크색 새틴 재킷 소매의 반 이상을 장식한 모피 등으로 나타난 갈리아노의 컬러 모피의 전개 방식은 옷이 아닌 모피와 컬러라는 오브제로 완성한 조형물처럼 여겨진 것도 사실이다. 원색의 모피를 통해 사치스러움의 클라이막스에 도달했음은 물론.
다음으로 들러볼 곳은 루이 비통의 모피 아틀리에. 다른 하우스의 디자이너들이 1%의 불순물도 첨가하지 않은 순수 원색의 염료통에 모피를 담갔다 빼는 동안 마크 제이콥스는 좀더 은근하고 나른한 색채를 원했다. “제이콥스는 토끼털들을 왁싱 처리한 좀더 글로시한 깃털 느낌을 요구했어요.” 비통 하우스의 이런 고민의 결과는 촉감은 아주 부드럽지만 육안상으론 약간 거친 느낌으로 완성됐다. “만져보세요. 젖은 털을 만지는 듯 한 올 한 올 살아 있는 모피의 결이 그대로 느껴지잖아요?” 물론 컬러는 예술! “Antique Pale Pink!” 그레이와 믹스된 핑크다. “Earth Orange!” 그레이와 브라운을 섞은 오렌지다. 마크는 이번 시즌 테마인 베르메르의 부드러운 화풍이 느껴지는 컬러 팔레트를 원했고, 모피를 통해 그 컬러의 질감을 극대화하고자 한 것.
당신이 디올의 원색이든 비통의 파스텔이든 모피 그 자체에 원죄의식을 느끼거나 일말의 양심의 가책을 경험한 적 있다면, 미우치아 프라다는 당대의 패션 구세주답게 당신의 마음에 평온함을 선사한다. 프라다가 제시한 인조 모피가 그것. 프라다 하우스는 소재에 관한 한 늘 세상에서 가장 자신 있는 말투로 설명한다. “올겨울 역시 누구도 상상 못할 독특한 기법의 소재를 개발했어요. 모피 모헤어, 스티치, 자카드, 엠보싱 등 프라다만의 독점적 소재 가운데 최고는 바로 ‘Fur Mohair’입니다!” 진짜 밍크가 전혀 쓰이지 않은 컬렉션에서 이 소재는 모피 효과를 내는 데 그만이었다. 인조 모피의 윗부분을 깎아 초록, 주황 등으로 염색해 모피의 스마트한 대안을 선사했음은 물론, 최근 몇 달간 패션 매거진들이 소재 기사를 중점적으로 다루게 하는 데 일조했다.
존, 마크, 미우치아 이 세 명의 패션 선지자의 컬러 모피만으론 설득력이 부족하다고? 그렇다면 D&G의 핏빛 코트, 웅가로의 오렌지 주스색 코트, 검정이 듬성듬성 눈에 띄는 고티에의 노랑 모피 칼라, 화이트 위에 입은 레몬라임빛 모피 재킷을 매치한 마르지엘라, 짙고 심오한 에메랄드 빛깔로 모피를 물들인 에트로, 전기 충격을 먹은 듯 짜릿한 일렉트릭 블루로 풍선처럼 큼지막한 모피 코트를 만든 베르사체, 자수정 빛깔의 푸치 모피 코트 등등이 줄줄이 이어진다면 얘기가 달라지지 않은가. “볼드한 컬러, 과감한 스케일! 이번 시즌 제가 가장 좋아하는 모피는 여유로운 멋의 바이올렛 모피 코트입니다.” 붓으로 진한 파랑에 보라를 섞은 듯한 모피를 내놓은 마이클 코어스의 취향이다. 그야말로 빨주노초파남보 다 있지 않나?
지금껏 당신은 여러 패션 실험을 통해 나만의 신체적 장단점을 파악한 뒤 시간의 흐름에 따라 그때그때 적절하게 마음 가는 대로 패션을 조절한 결과 자신만의 스타일링 팁을 얻었을 것이다. 부담스럽게 느껴질 모피 역시 다를 게 없다. 배스킨 라빈스를 골라 먹듯 모피도 입어 봐야 어떤 모피 소재가, 또 어떤 컬러 모피가 내게 어울릴지 터득하게 된다는 소리다. 그러고 나면 계속 그걸 지키고 발전시키다 더 무모하리만큼 위험하고 짜릿한 컬러 모피에 도전하게 된다. 리얼 모피로 치장한 패션의 경쟁자들에게 트집 잡히기 싫다면 컬러 모피들을 입은 채 거울을 보며 내 머리 색과 피부톤을 먼저 고려해볼 것. 조언 하나만 더. 모피를 입은 유한마담처럼 보이는 게 죽기보다 싫다면, 이번 달 표지는 물론 패션 화보 ‘Brights! Camera! Action!’을 통해 컬러 학습을 마친 뒤 ‘Sexy Beasts’의 캡션도 줄 쳐 가면서 볼 것. 톱 모델 사샤와 캐롤라인이 컬러 모피에 멋진 벨트로 허리를 조여보라고 권하고 있으니까.
90년대에 모피를 입느니 차라리 벌거벗겠다며 크리스티, 타이라, 나오미, 마커스 등은 알리샤처럼 PeTA를 통해 나체 시위했다. 하지만 모피 앞에서 나오미는 결국 무릎을 꿇고 말았다. 또 사진가 데이비드 베일리는 캣워크의 모델이 한 손으론 모피 코트를 흔들며 다른 한 손으론 관중을 향해 피를 뿌리는 모습을 담은 광고 캠페인을 촬영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 디자이너들은 바로 그 피의 색깔로 모피를 물들이고 있다. 그러니 새로운 시대에 슈퍼 모델들과 멋쟁이들은 모피 앞에서 이렇게 소리쳐야 할지도 모르겠다. “컬러 모피를 입지 않느니 차라리 벌거벗겠다!”v
- 에디터 / 신광호
- 포토 / JAMES COCHRANE, BAE JUNG H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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