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은 곧 생명이에요!

김병우2007.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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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어느 마을에 의지할 곳 하나 없이 혼자 외롭게 살고 있는 할머니가 있었다. 할머니의 남편은 할머니가 26세 때 사업을 위해 떠난 이후, 소식이 끊겨 아직까지 돌아오지 않았다. 전쟁 중에 총에 맞아 죽었는지, 객지에서 병으로 죽었는지, 아니면 누군가의 말대로 어느집 데릴사위로 들어갔는지는 전혀 알 길이 없었다. 당시 할머니가 의할 유일한 가족은 다섯 살배기 아들뿐이었다.

남편이 떠난 후, 몇 년동안 소식이 없자 마을 사람들은 할머니에게 재혼을 권했다.

"남편도 없고, 아이도 저런게 어린데 언제까지 혼자 지낼 거야?"

그럴 때마다 할머니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남편의 생사도 분명하지 않은 데다가 먼 곳에서 큰 사업을 시작했을 남편이 언젠가 부자가 되어 돌아올 거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할머니는 늘 집안을 깔끔하게 정리해놓고 남편을 기다렸다. 만약, 남편이 부자가 되어 집에 돌아왔을 때 더럽고 누추한 집안을 보고 실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그렇게 세월은 흘렀고, 할머니의 아들도 어느덧 열일곱 살의 청년이 되었다. 아들은 할머니에게 남편의 자리를 대신할 만큼 큰 위안이 되었다. 어느날 갑자기 아들이 집을 떠나겠다고 했다. 전쟁 중에 이 마을을 지나던 부대를 따라가서 아버지를 찾아오겠다는 것이었다. 할머니는 눈물로 아들을 보낼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할머니는 아들과도 연락이 끊기고 말았다. 누군가 아들이 첫 번째 전투에서 전사했다고 말해주었지만 할머니는 믿지 않았다.

"우리 아들이 얼마나 힘이 쎈데! 그런 장정이 어떻게 그리 쉽게 죽을 수 있어? 절대 그럴 리 없어!"

심지어 할머니는아들이 죽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장교가 되었고, 전쟁이 끝나고 천하가 태평해지면 금의환향할 거라고 믿었다. 그 때쯤이면 며니리도 얻었을 테고, 그 며느리가 손자를 낳아 한 가족이 되어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몇 년이 흘러도 아들의 소식은 들려오지 않았다. 그래도 할머니는 희망을 버리지 않았다. 포기하기는커녕 수놓는 일을 시작해 악착같이 돈을 모았다. 힐머니는 이렇게 모은 돈으로 집을 새로 지으면서 남편과 아들이 돌아오면 할께 살 거라고 마을 사람들에게 자랑했다.

그러던 어느 해인가, 할머니가 큰 병에 걸렸다. 의사는 더 이상 가망이 없다며 고개를 저었지만 할머니는 기적적으로 살아났다.

"죽을 수 없어. 이대로 죽을 수 없어. 내가 죽으면 남편과 아들이 돌아올 집이 없잖아."

그 후, 100세가 넘은 할머니는 여전히 건강한 모습으로, 지금쯤이면 아들이 손자를 낳고, 그 손자가 또 아들을 낳았을 거라는 행복한 상상을 하며 하루하루를 보냈다.

 

희망이란 무엇인가. 가냘픈 풀잎에 맺힌 아침 이슬이거나, 좁디좁은 위태로운 길목에서 빛나는 거미줄이다.

                             -위즈워스(William Wordsworth, 영국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