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걱정은 내일이면 아무것도 아니에요

김병우2007.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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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은 2차 세계대전 중 미국 잠수함에서 관측병을 맡고 있었다.

어느 화창한 아침, 그는 인도양을 따라 항해하다가 잠망경으로 구축함 한 척과 유조선 한 척, 수뢰정 한 척으로 이루어진 일본 군함이 이쪽을 향해 바짝 다가오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잠수함은 맨 뒤에 있는 일본의 수뢰정을 향해 서둘러 공격할 준비를 했지만, 그 떄는 이미 일본 군함의 수뢰정에서 발사한 수뢰가 잠수함을 향해 돌진해오고 있었다. 공중에서 정찰을 하던 일본 비행기가 잠수함의 위치를 발견하여 수뢰정에 통보해주었던 것이다. 수뢰를 피하기 위해서는 급히 잠수해야만 했다.

3분 후, 여섯 발의 수중 폭탄이 잠수함 주위에서 아슬아슬하게 터졌고, 잠수함은 이를 피하기 위해 수심 83미터까지 내려갔다. 만약 이 폭탄 중 한 발이라도 잠수함 5미터 반경 내에서 터진다면 선체에 커다란 구멍이 뚫릴 상황이었다.

잠수함은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모든 전력과 도력 시스템을 꺼버렸고, 선원들도 모두 침대 위에 조용히 누웠다. 몰은 너무 무서워서 숨조차 제대로 쉴 수 없었다. 그는 끊임없이 자신에게 물었다.

`난 결국 여기서 죽는 것일까?'

몰은 잠수함 안에서 숨을 죽인 채 식은땀만 흘리고 있었다. 일본의 수뢰정이 계속해서 수뢰를 발사한 그 15분이 몰에게는 15만 년보다 더 길게 느껴졌다. 그 긴박한 상황 속에서 과거의 행복했던 일, 운이 나빴던 일, 쓸데없이 걱정했던 일들이 몰의 눈앞에 하나씩 스쳐가기 시작했다.

몰은 해군에 입대하기 전, 세무서의 말단 직원이었다. 그는 항상 그 일이 피곤하기만 하고 재미도 없다며 투덜대곤 했다.

그 다음에는 보수가 너무 적다고, 승진할 가능성이 전혀 없어 보인다고 불평했다. 이러다가 결국, 집 장만도 못하고, 새 차도 못 살 거라고 불평했다. 게다가 저녁에 집에 돌아오면 늘 사소한 일로 아내와 다투기까지 했다.

생각해보니 이 모든 지긋지긋했던 일들이 당시에는 삶의 전부였지만, 지금 자신의 무덤이 될지도 모르는 잠수함 속에서 죽음만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 되자. 그렇게 하찮아 보일 수가 없었다.

그는 스스로에게 다짐했다.

`내가 살아서 파란 하늘을 다시 볼 수만 있다면 앞으로 걱정같은 건 절대로 하지 않을 거야.' 

몰이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 돌안 모든 포탄을 투하한 일본함대가 떠나버렸고, 그가 탄 잠수정은 다시 수면으로 떠올랐다.

그 후, 전쟁이 끝나고, 몰은 귀국하여 다시 일을 시작했다. 이제 그는 자신의 삶이 너무나도 사랑스러웠다. 그리고 앞으로 어떻게 해야 행복하게 살 수 있을지 알 것 같았다.

그는 일기장에 이런 글을 남겼다.

`그 지옥과도 같았던 15분 동안 나는 살아있다는 것의 소중함을 뼈져리게 느겼다. 이 세상에 그 어떤 걱정과 번민도 생명 앞에서는 그렇게 하찮아 보일 수가 없었다.'

 

봄에는 꽃이 피고, 여름에는 시원한 바람이 불고, 가을에는 달이 발고, 눈이 내리니, 쓸데없는 생각만 마음에 두지 않으면 언제는 한결같이 좋은 시절일세.

                                  -무문선사(無門禪師, 중국 송나라 명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