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소] 아프리카술집, 외상은 어림없지.

전현수2007.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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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확 띄는 표지와 구미 당기는 제목.

그리고 가장 마음에 든 첫페이지 P.S 까지.

(나의 어머니 폴린 캉귀에에게)

 

알랭 마방쿠라는 이름을 머릿속 깊숙이 각인시킨 책.

 

 

줄거리

 술집 '외상은 어림없지'의 단골 '깨진 술잔'이 술집사장 '고집스런 달팽이'의 부탁으로 술집의 이야기를 기록으로 남긴다. 저마다 눈물없이 들을 수 없는 이야기라며 기구한 이야기들을 털어놓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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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런 사람들이 꼭 있다. 그들은 뭔가 내뱉고 싶은 말이 있으니까 괜히 사람에게 시비를 걸거나 자빠뜨리고 보는 것이다. 뭔가 마지못해 말을 꺼낸다는 인상을 주고 싶어서 말이다.

 

"사람들이 나에 대해 뭐라고 합디까?"

"이 술집에 있는 사람중에서 당신이 최고참자라고 합디다." 

"수염이 길다고 해서 지혜로울 것 같으면 염소는 진즉에 철학자가 

  됐겠지."

 

 깨진 술잔, 다시 한 번 말하지만 난 절대 인종차별주의자가 아니에요. 난 그냥 매사를 있는 그대로 말하는 것뿐입니다.

내 생각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들의 도덕적 판단 따위는 엿 먹으라고 하세요. 난 그런 거 신경 안씁니다.

 

 이 모든 것이 꿈 때문이다. 그런데 꿈이 있기에 우리는 이 흉악무도한 삶에 발을 붙이고 살 수 있는 것이다. 나는 꿈속에서만 삶을 보지만 그래도 아직 삶을 꿈꾼다. 내가 살면서 이렇게 명철한 정신을 지녔던 적은 달리 없다.

 

 "어디서 왔기에 이 동네에서 한 번 하는데 얼마인지도 몰라. 값은 늘 주는 대로 주면 돼. 아직 가격을 올리지 않았거든. 세월은 누구에게나 가혹하니까."

 

 나는 돌을 주워서 그 개들에게 던졌다. 엉겨 붙었던 개들은 나에게 사납게 짖어 대면서 도망갔다. 나에게 불쌍한 놈, 병신, 거지, 두 발로 걷는 짐승이라고 했다.

 나는 "내가 상관할 것 같아! 난 너희 개새끼들의 방언은 알아듣지도 못해. 약이 올라서 짖어 봐라. 네깟 것들을 돌아보기나 할 줄 알아." 라고 했다.

 

너에게 명상의 복수형을 가르쳐 주마.

얘야, 살명서 이 것만큼 중요한 건 없다. 나머지는 다 그다음이지. 왜냐하면 인생이란 매일같이 단수와 복수가 박 터지게 싸우고, 사랑하고, 서로 혐오하고, 그런데도 함께 살아가도록 운명 지어져 있는 진부한 이야기에 지나지 않거든.

 

"꿈쩍이나 할 것 같냐, 너희가 나를 덥게도, 차게도 못하는구나."

 

"그들은 날 설득했고, 내 무례했던 뮤즈는 제 과오를 버리고 그들 믿음에 가담했네, 그래도 의심을 완전히 떨치지는 못한채로."

"그런데 씁쓸한 일이 있다면, 신에게 혼을 되돌려 준 뒤라도, 길을 잘못 들었다고 인정하는게 낫다네."

 

 '고집쟁이 달팽이'는 그런게 다 인생이라고, 언젠가는 잘나가다가 언젠가는 머리카락만 날리는 거라고, 중요한 건 잃어버린 낙원의 한 형태인 이 지상에서의 삶에 최선을 다해 적응하는 거라고 했다.

 

 그들은 인생을 모른다. 가엾은 노스트라다무스의 예언을 무시한채 인생은 잘만 흘러가는데 말이다.

 

사람이 천국 혹은 지옥으로 옮겨갈 때는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는 법이다. 어떤 이들은 틀림없이 입구를 착각할 것이다. 진지하게 하는 말이다.

 

 그녀는 근거 없는 공격을 퍼부어서 나를 진력나게 했다. 난 기력이 쇠했다. 그녀를 타는 내 모습은 상상이 안 간다. 그건 내 타입이 아니다. 나는 말이다, 머나먼 사랑을 아련히 동경하는 남자란 말이다. 그래서 나는 그 자리에서 빙빙 돌고 있다. 앵데팡당스 로를 따라 걸으면서 바람이나 좀 쐬다가 자정쯤 도망가 버리고 싶다.

 

 강물은 나에게 이렇게 말해 줄 수 있는 유일한 여성을 앗아 갔다. '내 아들 깨진 술잔아. 네가 오늘날 쓰레기가 되었다 해도 난 너를 사랑하고 앞으로도 사랑할 거란다.' 그녀는 바로 나의 어머니, 지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성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