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안의 검은 눈물을 닦아주세요...

박수정2007.12.17
조회9,307
서해안의 검은 눈물을 닦아주세요...


 

 

 

 

태안에 다녀왔습니다.
뉴스 기사 보면서 안타깝고 속상하고 마음이 좋지 않아 직접 나서기로 했어요.
학교라면 분명 자원봉사하려는 무리가 있을거리고 생각해서 학교 홈페이지를 찾았지요.
안타깝게도. 학교 학생들의 모임에 대한 글은 없었지만 대전환경연합에서 15일 1차, 20일 2차 방제활동을 가더군요.
에. 공지 하루만에 지원자가 모두 만원이 되버려서 연락처만 남겼더랬는데..
하루 전에 연락이 왔어요. 자리 비웠다고 같이 갈 수 있겠냐고요.^^

평송수련원에서 7시에 모인다고 해서 하루 전에 미리 준비물을 챙기고 새벽 일찍 일어나 집을 나섰습니다.
아. 학생들도 직장인들도 많이 오고 무엇보다 수능 끝낸 고3 여고생들이 세 명이나 왔어요.
"서해바다가 절 부르더라고요~!" "기름젖은 새를 보고 닦아주고 싶어서요.."
한마디 한마디에 담겨있는 그 마음들이 얼마나 곱고 이쁜지요.

우리가 간곳은 태안군 원북면 수근리였다고 합니다. 가는 길에 눈과 비가 와서 운전이 좀 힘드셨다고 해요. 버스는 유니레버에서 빌려주시고 기사아저씨도 자원봉사자분이셨고..(멋져요!!)
아, 9시 뉴스 보니 문국현 후보가 왔었더라고요. 바로 거깁니다. 하늘과 바다사이...
허헛... 혹 기름제거 작업은 안하시고 사진만 찍고 가신건 아니신지!!

저는 난생 처음 갯벌을 직접 보았습니다. 정말 예쁘고 멋진 곳인데 기름으로 황폐해져있는 모습이 정말 안타깝더라고요.
기름에 절은 소라껍데기들..
닦아도 닦아도 기름이 나오는 자갈과 돌..  
"이거... 갯벌이 아니라 유전 아니야?"
라는 시덥잖은 농담을 하며 현수막을 찢어 열심히 닦았어요.
시커먼 기름 절은 진흙에서 그래도 살아야겠다며 엉금엉금 기어다니는 바닷벌레들... 고동..
그리고 "선생님 머리 아파요.." 라고 하루에도 여러명이 두통을 호소한다는 이 곳의 초등학생들...
돌 하나하나 닦으며 마음에서 절로 "미안해.. 정말 미안해.." 라는 말이 나오더라고요..

꽤 많은 분들이 오셨어요. 우선 타국임에도 오셔서 열심히 기름제거에 동참해주신 외국인분들..(정말 감동했습니다.)
신한은행 직원분들,광주, 인천, 전주에서도 환경연합 및 종교단체에서 오셨더랬고
대전에서도 저희뿐 아니라 여러 단체에서 같이 작업해주셨어요.
게다가 자원봉사자들을 위해 점심과 따뜻한 차를 준비해주신 다른 자원봉사자분들 정말 정말 감사하고요.

많은 분들이 후기를 보시고 방제작업에 동참해주시면 좋겠어요.
뉴스에서 보고 "어쩌면 좋아... 안되었다... 저 분들 참 대단하다.." 라고 말로만 하시지 마시고 직접 걸음해주셔서 같이 방제작업해요.
일본은 30만~50만명(?)이 두달만에 끝냈다고 합니다.
우린 일본보다 더 잘난 사람들이잖아요?(근거가 없을지라도;)
이렇게 작업을 해서 기름을 제거해도 고작 20%밖에 안된다고 합니다. 30%는 증발해버리고..(아마도 산성비가 되겠지요?) 50%는 바다에 가라앉아서 자정능력이 생길때까지 그렇게 죽은 바다를 만든다고 해요. 그게 10년동안이 될지 20년동안이 될지 모를 일이고요.

벌써 위로는 인천 아래로는 대천까지 번졌다고 합니다.
작업을 하면서 같이 일하시던 분이 우스갯소리로 말씀하시더라고요. "붉은악마들 다 불러. 2002년 월드컵때 응원했던 붉은 악마라면 이거 일주일만에 다 해결될겨" 라고요...^^
그에 우린 "맞아!맞아!" 하고 고개를 끄덕였죠. 기쁠때뿐 아니라 어려울때 함께 하는 이웃이 진짜 이웃이라잖아요?
어느 노인분이 "바다는 우리대에서 끝났다. 우리가 할 수 있는건 다했다.." 라고 하셨다고 합니다.
얼마나 슬픈 말입니까...?
인재로 일어난 사고. 언제까지 책임전가만 하겠습니까...
비단 태안군민만의 문제가 아니라 이는 우리 모두의 문제입니다.

대학생분들은 방학기간 이용하시면 참 좋을듯 하고요. 직장인분들은 주말을 이용하시면 좋을거 같아요. 저도 어제 작업하고 왔는데요, 진짜 하나도 안힘들어요. 아침에 시간 맞추는 것만 빼고요.(웃음;)
점심 먹을때는 불어대는 찬바람에 오돌오돌 떨며 밥을 먹어도 막상 마스크 쓰고 작업장 내려가면 힘도 열도 펄펄 나요. 기름 보면 진짜 이가 악물려요.

참여할 수 있는 방법은 정말 많습니다.
우선 각 시나 도에서 환경단체 및 종교단체에서 단체로 오시기도 합니다. (간혹 학교나 회사나 온라인에서도 모임이 있으니 각종 커뮤니티의 게시판을 주시하시는게 좋을듯!!)
저는 대전 환경연합과 함께 했는데요. 홈페이지에 공고 뜨면 재빨리 클릭해서 참가한다고 리플달고 연락처 남기면 되요. (이와 같은 경우 공지 뜬지 몇시간도 되지 않아 마감이 됩니다. 물론 연락처 남기면 후에 연락이 와서 추가 인원 모집합니다.)
무엇보다 여럿이 함께하면 홀로 준비해서 가는 것보다 훨씬 저렴한 경비로 작업현장에 다녀올 수 있습니다. 그리고 정말 좋은 사람들과 좋은 인연을 맺을 수 있어요. 함께 한다는 것. 좋은 일을 한다는 것! 얼마나 의미 있는 일입니까? 보다 넓은 정보를 얻을수 있고 여러 이야기를 들을수 있어서 더 좋아요!
전 오늘 저보다 4살 어린 동생을 만나서 친구가 되었어요. 어쩜 임수정 닮아 얼굴도 이쁜 것이 속도 깊고 마음도 고운지!!! 연락처 주고 받으며 영화도 같이 보고 종종 만나기로 헸답니다.
만약 직접 몸으로 뛰기 힘든 분들은.. 후원금을 보내시는 방법도 있고요. 면으로 된 헌옷을 보내셔도 됩니다. 흡착포 같은 경우 기름제거는 잘 되지만 너무 빨리 제 몫을 다해버려서 아까워요.

황금같은 휴가를 모두 갯벌에서 방제작업을 돕던 군인들..
보름 가량 태안에서 지내며 주민들과 동거동락하여 작업을 돕던 재수생..
수능 끝나고 뜻있는 일을 하고 싶다며 거침없이 뛰어드는 고3들...
좋은 일 하겠다며 손 꼭 잡고 온 예쁜 커플...

말이죠. 나는 이들을 보며 정말 오늘 하루 마음이 따뜻했답니다.
이 사람들이 있어 우리 나라의 내일은 밝고 아름답겠구나 싶어요.
이렇게 좋은 사람들이 정말 많이 있어요.
물론 주위에 알리시지 않고 벌써 봉사활동을 다녀오신 분들도 있겠지요.

우리 조금만 더 같이 합시다. 이거 하루 아침에 되는거 아니거든요.
오늘 또 물이 들어오고 내일 또 물이 빠지면 다시 갯벌에는 기름이 남을 겁니다. 하지만 그 다음날은 기름 흔적이 확연하게 줄어들거예요.
저 역시 이번 한 번으로 그치지 않고 또 주말에 작업 간다고 하면 재신청 할겁니다.^^

당신과 당신의 자식들을 위해...
우리가 살고 있는 아름다운 이땅을 위해 우리 조금만 더 같이 해요.^^





+덧붙여 방제작업 가실 분들께 도움이 될까 해서 몇가지 참고 사항 올립니다.
모임과 같이 가게 된다면 우선 출발전에 방제복과 마스크 장화 체크하시고요. (지역이나 모임마다 다를수 있음)
마스크 같은 경우는 그닥 좋은 것이 아니라 따로 면마스크같은 것을 준비해가는 분들이 있었어요.
면마스크 착용후 제공되는 마스크 쓰시면 더 좋을 것 같아요
게다가 기름이 많은 곳은 그 유해가스로 두통이나 구토가 있을수 있고요. 그 곳 공기 자체가 휘발된 유해가스이고 대부분이 발암물질이라고 합니다. 이걸 이 주민분들은 매일 호흡합니다.
아. 면으로 된 헌옷 가져가시면 좋고요. 양말은 두세겹 두툼하게 신으세요. 발 시려요.
면장갑도 가져가시되 보통 여자분들은 어머님들 쓰시던 얇은 면장갑에 목장갑 착용후 고무장갑 쓰시면 손이 덜 시렵고요. (다만 고무가 뭍혀있는 목장갑은 가져가시지 않는게 좋겠어요. 고무장갑 착용시 많이 힘들어집니다.)
옷은 얇은 옷을 여러겹 착용하셔서 따뜻한 공기층을 많이 만드시고 가급적 방제복이나 장화를 재활용한다고 생각하시며 조심해서 작업 하시면 본인의 옷도 기름이 묻을 일이 없습니다. (가장 좋은것은 '이옷은 버리는거다!'라고 생각하며 버릴만한 따뜻한 옷을 입고가는게 최곱니다! 열심이 일하다보면 기름도 묻으니까요^^;) 특히나 장화는 재활용하기 때문에 깨끗하게 쓰시면 다음분께 도움이 되겠지요. 그 기름 자체도 피부에 묻으면 피부병이 될 수 있다고 합니다. 또한 장화가 부족한 경우도 있다고 하니 신발은 가급적 헌운동화 신고 가시는게 좋고요.
마스크 장착하시는데 안경 쓰시면 김이 서려 불편할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견딜만 합니다.

아아!! 가장 유용한 팁!! 핫팩!! 물론 내복은 필수고요. 내의 위에 배에 떡~! 하니 붙이면 뜨뜻하고 좋습니다! 훨씬 한기가 덜해요.
그리고 조금 일찍 일어나셔서 아침은 꼭꼭 드세요. 빈속에 작업하면 정말 탈이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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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다녀와서 인터넷 카페에 올렸던 글을 복사해서 조금 수정해서 올립니다.^^
카페 사람들이게도 같이 하자고 권유하고 있거든요.
많은 분들이 함께해서 어서 이 사태가 수습이 되면 좋겠어요.
주민분들 생계문제도 걱정, 건강문제도 걱정, 우리의 아픈 바다들도 걱정입니다.

 

우리 모두 태안방제작업 함께해요~!! 

 

 

*덧붙여.. 게재된 사진은 작업 후 마무리를 다 하고 작업장에서 올라오며 찍은 사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