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송강호, 유지태 주연의 라는 영화를 기억 하는 관객들은 많을 것이다. 하지만 영화의 흥행은 그다지 성공적이지 못했고 대중적이지는 못했지만 독특했던 소재에 임필성감독의 이름을 대중에게 알리는데는 기여를 했던 영화이다. 게다가 1300만 관객동원을 했던 봉준호 감독의 에서 박해일의 선배로 나와 신고를 한 '뚱게바라'역으로도 깜짝 출연을 했던 임필성 감독이 잔혹 동화라는 장르를 표방한 로 돌아왔다.
군입대를 앞둔 천정명이 마지막으로 선택한 작품으로 화제를 낳았고 어린이들에게 들려주는 동화에서 모티브를 가져왔지만 잔혹동화로서의 변화는 이슈가 되기도 했다. 전작 에서 느껴지는 분위기가 그대로 이어질 듯한 예고편 공개에 임필성 감독의 스타일을 느낄 수 있는 은 정형적이지 않은 특이한 드라마가 될것은 확실해 보였다. 60억원의 제작비가 투입된 하반기 대작으로 평가를 받은 이 영화는 확실히 톡특한 영상미로 무장을 한 것은 사실이다. 실제 동화속 에서 아이들을 유혹하는 '과자로 만든 집'을 영화적으로 형상화한 어른들을 붙잡아 놓는 '즐거운 아이들의 집'은 외관이나 내부의 미술적 느낌을 꽤나 공을 들인 표시가 확연이 난다.
영화은 단순히 동화의 복원에 머물지 않는다. 굶주림에 지친 부모가 자녀를 숲속에 갖다 버린, 당시 유럽에서 비일비재했던 실화에 기초한 그림동화의 텍스트에서 모티브를 빌려 오되 동화가 쉽게 던진 해피 엔딩을 되짚어 보는 데에서 시작한다. 만약'헨젤과 그레텔'이 집으로 돌아오지 못한 채 아이들끼리 숲 속에서 살아남아야 했다면? 이란 잔혹한 상상이 영화의 출발점이다. 동화 속 어린 오누이은 사춘기 소년, 소녀 그리고 막내라는 3남매로 바꾸었고 아이들을 유혹하는 집이 어른들을 붙잡아 놓는 집으로 변경되었다. 동화와 영화의 차이점을 알고 보는 것도 이 영화를 보는 재미 중 하나일 것이다.
토끼와 곰 무늬 벽지가 발린 세 아이들이 함께 머무는 방, 바늘 없는 괘종시계와 토끼 액자가 괴기스러운 손님방, 새로운 손님을 맞이 하는 공간으로 장난감 증기기관차가 달리는 거실, 몇 번이나 주인이 바뀌었을지 짐작하기 힘든 고품격 취향의 부모방, 어쩐지 의문스러워 보이는 케이크와 과자들이 즐비하게 나오는 식당은 미술관에 온듯 쉬지 않고 구경하고픈 욕구를 불러일으킨다. 또한 모든 방에는 토끼와 곰 인형이 넘쳐나고, 토끼와 곰을 소재로 한 인테리어 장식과 소품들이 곳곳에 즐비하여 동화적 상상이긴 하나 공포감을 주는 미술적 장치이다. 또한 이 집에서 공포감의 극치를 맛보게 하는 공간은 끝없이 찾을 수 없는 미로 같은 다락방은 영화의 공포적 장치를 극대화 시키는 장소이다.
원작 동화에서 모티브만 가져왔다는 임필성 감독의 의 영화 이야기를 해보자면, 어릴 때 헤어졌던 엄마를 만나러 가기 위해 혼자 차를 몰고 가던 은수(천정명)는 산 속 도로에서 사고로 정신을 잃는다. 깊은 밤, 외진 숲속에서 눈을 뜬 그는 정체불명의 어린 소녀 영희(심은경)를 발견하고 따라 간다. 마치 동화에서나 보았을 법한 '즐거운 아이들의 집'에 도착한 그는 영희 외에 오빠 만복(은원재)과 막내 동생 정순(진지희), 그리고 그들의 부모를 만난다. 하지만 무언가 그들에게 비밀이 있어보이고, 어딘가 어색한 부모는 말을 더듬거나 식은 땀을 흘려가며 편안해 보이는 아이들과는 달리 불안해 보이는 그들 부모이다.
집의 분위기는 과자나 빵으로 가득 한 식탁은 물론 귀여운 장식품들이 아이들의 마음에 꼭 들게 다 갖춰진 집으로 여느 가정집의 분위기와는 사뭇 다르다. 게다가 전화는 불통이어서, 하룻밤 신세를 진 은수는 아이들이 알려준 대로 집을 나선다. 그런데 한참 미로를 헤맨 것처럼 다시 집으로 돌아오고 만다. 그렇게 은수는 매일 숲속에서 제자리를 맴돌게 되고, 급기야 당분간만 아이들을 맡아 달라는 쪽지를 남기고 그들의 부모는 사라져 버린다. 은수의 불안과 의혹이 깊어가는 가운데 다락방에서는 기이한 울음소리가 들려오고, 아이들에게 숨겨진 비밀이 있음을 눈치 챈다. 그리고 길을 잃은 또 다른 남녀가 집에 찾아온다. 새로 온 두 남녀도 어딘가 모르게 수상한 기운이 감돈다.
이렇듯 영화는 수상한 기운이 감도는 미로같은 아이들의 집에서 일어나는 기이하고 불가사의한 사건이 해결되는 과정을 그린 영화이다. 호러스런 느낌의 영화로 포장되어 있지만 사실 영화가 후반부로 가면서 상처받은 아이들의 이야기를 본질적으로 하고 싶어 함을 느끼게 된다. 간담회에 참석한 천정명 역시 "공포나 잔혹함 보다는 잔잔하고 슬픈 감성이 많은 영화"라며 "영화를 보게 되면 아이들에 대한 사랑의 감정이 살아나리라 믿는다"라고 영화를 소개했다.
또한 영화를 연출한 임필성감독 역시 영화에 대하여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들과 은수(천정명)의 교감이다. 왜곡되고 변질된 아이들의 진심이 마지막에 통했을 때 관객은 조카나 자신의 아이들에게 사탕이라도 사다줘야겠다는 생각을 할 것이다. 요즘 아이들은 위험한 환경에 노출된 채 살고 있다. 아이들에 대한 지나친 묘사가 있기는 하지만, 고통과 상황을 전달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이 영화를 평가하는데 있어서 분명한 것은 연출을 맡은 임필성 감독이 전작에 비해 한발짝 관객에게 성큼 다가서 대중성이란 것을 조금더 강조했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임필성감독 자체의 감독적 능력은 높게 평가하지만 대중적이지 못한 부분에 있어 전작의 배우 캐스팅 인지도에 비해 흥행을 하지 못한것을 의식이나 한 듯 이번 영화에선 대중적인 코드를 많이 녹여놓았다. 동화적 모티브도 그렇고, 에서 보여주었던 무거운 집념과 숨막히는 전개와 구성도 가벼워진 느낌이다.
하지만 여전히 상업적인 요소는 부족한 것이 사실인듯 보인다. 충무로에서 천정명과 박희순의 티켓파워는 아직 모자른 감이 있고 아이들의 상상으로 어른들을 해할 수 있다는 설정 역시 티켓을 구매하는 관객에게 공감대를 얻기란 부족해 보이기도 한다. 다시말해서 제작비에 비해 이 영화가 의도하는 '상처받은 아이들에게 한번이라도 관심을 보이자'는 주제가 너무 미약하고 볼거리가 없어 보이진 않을까 하는 문제이다. 국내 관객들이 중시하는 내러티브적 성향이 있는 이 연말 개봉하는 헐리웃 블럭버스터 , , 등 과 경쟁하여 어떠한 성과를 얻을 수 있을지가 궁금해 지기도 한다.
분명 영화를 보고 나면 이 영화는 엄밀히 말하자면 호러영화는 아니다. 장르적으로 호러가 될 수 있는 장치들이 초반에 많이 존재하지만 이 영화가 추구하는 정서적 목표는 공포감 조성 보다는 휴먼드라마에 가깝다. 주인공 은수의 관점에서 영화를 진행시키며 부모를 원하는 세 아이의 사연은 은수의 사연과 맞물려 주인공들끼리 동병상련을 만들어내고, 결국 해피엔딩을 이루는 결론을 만들어 낸다. 신파에 가깝도록 슬픔을 만들어 내려는 결론적 모습에는 드라마틱함을 더 증가 시켜 영화가 호러가 아님을 다시 한번 강조 하는듯 하다.
이 영화가 연말 한국영화 경쟁력에서 우위를 낼지는 모르겠지만 주연뿐만 아니라 조연들 연기력으로 볼 때는 나무랄 때가 없다. 특히 두 여자 아이를 지키는 큰 오빠 만복, 소녀와 여인 사이를 오가는 묘한 매력의 영희, 천진난만함과 난폭함을 오가는 정순을 연기한 세 배우는 아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의 집중력을 보여준다. 1인2역을 감당한 박희순은 교활함과 악랄함을 두루 갖춘 '나쁜 어른'의 전형을 실감나게 연기했다. '착한 어른' 은수를 연기한 천정명은 튀지 않으면서도 따뜻한 감성이 묻어나는 연기로 영화에 안정감을 부여한다. 하지만 아역들과 주인공 천정명과의 연기력을 보자면 아이들 연기력에 더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티켓파워가 부족하다고 느껴지는 배우들이 출연하지만 그들의 연기력과 임필성 감독 스타일의 영화를 좋아하는 관객들이라면 헐리우드 블럭버스터 영화와 견주어 어려움에 처한 한국영화 한편도 선택 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 싶다. 단!! 호러적 느낌을 배제하고 영화를 선택하길 바라는 마음 뿐이다. 무섭지는 않으니까..
<헨젤과 그레텔> 호러물이 아닌 상처입은 아이들의 상처를 소재로 한 휴먼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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