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퇴근길 교통체증에 대중교통만 한 대안이 없다. 지하철은 말할 것도 없고, 전용차로로 막힘없이 달리는 노선버스는 자가용 안 부럽다. 하지만 한두 시간 서서 가거나 갈아타는 불편이야 그렇다 쳐도 출퇴근 시간 사람들로 빼곡한 버스나 지하철 한두 대쯤 그냥 보내버릴 때는 차라리 걸어가고픈 충동이 일기도 한다.
길 막히고 사람에 밟히는 출퇴근길. 버스나 지하철보다 확실한 교통수단이 바로 자전거다. 특히 목적지를 두고 많이 우회하거나 환승이 잦은 구간에선 더 승산이 있다.
자동차에 아깝게 밀린 자전거의 두 번째 상대는 대중교통이다. 코스는 경기도 광명시 하안동에서 서울 광화문. 지난 3일 자전거-자동차 대결 때와는 정반대 코스다. 거리상으로 20km 정도지만 한번에 오는 노선이 없어 버스와 지하철을 두세번 갈아타야 한다.
'자출' 3년차와 '대출' 10년차 맞대결
3년째 매일 이 구간으로 출퇴근하는 김필헌(30)씨가 자전거 주자로 나섰다. '자전거로 출퇴근하는 사람들(자출사)' 회원(아이디 '태우아범')인 김씨는 동호회 안에서도 빠르기로 소문난 베테랑. 여기에 '대출(대중교통 출퇴근) 10년차'인 내(33)가 손때 묻은 교통카드로 맞섰다.
▲ '대출' 10년차와 '자출' 3년차가 만났다. 자전거 주자 김필헌씨(오른쪽)와 대중교통으로 도전한 기자.
ⓒ 오마이뉴스 김대홍
지난 6일 오전 7시 경기도 광명시 하안동 고층 주공아파트 1단지. 전문 라이더 복장에 어울리는 늘씬한 빨간 사이클을 끌고 나온 김필헌씨는 자신만만이다. 가끔 대중교통이나 자가용을 이용할 때면 1시간 남짓 걸렸지만 자전거는 50분이면 충분하다는 것.
김씨는 짐짓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 가장 빠른 코스에 대한 훈수도 아끼지 않는다. 자신은 평소 여유있게 달리는 자전거 코스를 이용하겠다는 말과 함께. 한 수 접겠다는 소린데, 이 정도면 자존심 문제다.
"오늘은 최단코스로 갑시다!"
결국 김씨는 한강둔치 자전거도로를 따라 달리는 우회코스 대신 일반차도를 이용한 최단코스를 달리기로 했다. 나 역시 나름대로 환승 시간을 최대한 줄일 수 있는 최단 코스를 잡았다.
7시 30분 정각. 먼저 가라고 손짓하는 자전거를 뒤로하고 아파트 앞 버스정류장에 막 도착한 5714번 지선버스에 올라탔다. 가장 가까운 지하철역은 7호선 철산역이지만 바로 1호선으로 갈아탈 수 있는 구로역을 목적지로 잡았다. 세 번 갈아탈 걸 두 번으로 줄일 속셈이었다.
▲ 노선버스와 자전거의 대결은 자전거의 완승.
ⓒ 김시연·김대홍
버스 안에서 발동동... 자전거는 이미 한강을 넘고
"(앞차가) 금방 떠났지?"
아뿔싸. 길도 안 막히고 쌩쌩 달리던 버스가 갑자기 종종걸음을 친다. 분위기 보아하니 앞차가 뒤처지는 바람에 버스기사가 배차간격 조절에 나선 것. 정류장마다, 신호등마다 느릿느릿 여유를 부리는 버스 안에서 발을 동동 구를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30분이 흘러 구로역에 도착하니 이미 아침 8시.
내가 버스 안에서 애태우고 있는 사이 자전거는 이미 안양천 둔치 자전거도로를 빠져나와 차도로 신도림과 영등포를 거쳐 여의도를 한창 달리고 있었다. 이날따라 신호등도 거의 장애가 되지 않았다.
잃어버린 시간을 만회하기 위해 서둘러 구로역으로 내달렸다. 다행히 오래 기다리지 않아 성북행 전철이 도착했다. 하지만 전철이 영등포역, 노량진역을 지나 한강철교를 건널 즈음 시계는 이미 8시 15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전철을 쌩 추월해 한강을 건너는 KTX 열차가 마냥 부러웠다.
같은 시간 자전거는 이미 마포대교를 건너 서대문사거리를 지나 강북삼성병원에 도착해 '속도 조절'을 하고 있었다.
▲ 자전거 vs. 대중교통 출근 대결 코스도(7월 6일 목요일 오전 7시 30분 출발)
ⓒ 오마이뉴스 고정미
49분 대 71분... 자전거 22분 차 완승
3호선으로 갈아타야 하는 종로3가역에 도착했을 땐 이미 1시간을 넘긴 8시 30분. 자전거는 이미 목적지에 도착하고도 남을 시간이다. 이쯤이면 거의 자포자기.
최종 목적지인 경복궁역에 도착한 시각은 8시 41분. 정확히 1시간 11분(71분) 걸렸다. 적선빌딩쪽 출구를 빠져나오자 김필헌씨는 공원에서 물을 마시며 승자의 여유를 만끽하고 있었다. 자전거는 이미 22분 전인 8시 19분쯤에 도착한 상태. 광명시에서 광화문까지 단 49분에 주파한 것이다. 이 정도면 대중교통의 완패.
김필헌씨는 "출근시간대에 (대중교통으로) 그 정도면 빨리 도착한 편"이라고 위로하지만 난 쑥스러운 나머지 머리를 긁적일 수밖에.
▲ 출퇴근 직장인들로 발디딜 틈 없는 지하철 객차 안과 마포대교를 시원하게 달리는 자전거.
ⓒ 김시연·김대홍
환승시간만 14분... 자전거 경쟁력 확인
서울메트로 교통센터에서 검색한 '5714번→1호선->3호선' 이용 최단 코스는 '거리 22.2km, 도보 262m, 평균 소요시간은 68분'. 가장 정체가 심한 출근시간대 71분이면 그렇게 나쁜 기록은 아닌 셈이다.
▲ 목적지인 경복궁역에 22분이나 먼저 도착한 김필헌씨와 김대홍 기자의 여유있는 모습.
ⓒ 오마이뉴스 김시연주행기록을 분석해 보니 환승시간을 빼더라도 버스와 지하철의 평균속력은 시속 24km(버스 시속 14km, 지하철 시속 30km) 정도로 자전거(시속 22.6km)와 큰 차이가 없었다. 다행히 길은 막히지 않았지만 버스가 배차간격 문제로 도중에 많이 지체했고, 평소 정차시간까지 포함한 지하철 표정속도가 시속 35km 내외임을 감안할 때 지하철 역시 출근시간대 긴 승하차 시간이 문제였다.
게다가 자전거는 거의 우회하지 않고 18.3km를 달렸지만 버스와 지하철은 22.2km를 이동했으니 4km 정도 돌아간 셈. 여기에 차를 갈아타는데 든 시간만 약 14분이다.
물론 출퇴근시간대라고 항상 자전거가 대중교통을 앞지를 수 있는 건 아니다. 우선 자전거 최대속도에 개인차가 있고, 대중교통 배차 간격, 우회 여부, 환승 횟수에 따라 결과는 크게 달라진다. 실제 우회하지 않고 자전거와 비슷한 코스를 환승 없이 달릴 수 있다면 오히려 대중교통의 완승으로 끝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도심 출퇴근 수단으로써 자전거의 경쟁력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실제 자출사 회원들 상당수가 자전거가 대중교통이나 자가용보다 빠르고 기복이 없어 출퇴근길이 훨씬 여유있다고 말한다. 여기에 기름값이나 교통비는 말할 것 없고 매일 일정시간 유산소운동을 한셈이니 체력과 건강은 덤이다. (출처 : 오마이뉴스)
출퇴근길 자전거, 대중교통에 압승!
출퇴근길 교통체증에 대중교통만 한 대안이 없다. 지하철은 말할 것도 없고, 전용차로로 막힘없이 달리는 노선버스는 자가용 안 부럽다. 하지만 한두 시간 서서 가거나 갈아타는 불편이야 그렇다 쳐도 출퇴근 시간 사람들로 빼곡한 버스나 지하철 한두 대쯤 그냥 보내버릴 때는 차라리 걸어가고픈 충동이 일기도 한다.
길 막히고 사람에 밟히는 출퇴근길. 버스나 지하철보다 확실한 교통수단이 바로 자전거다. 특히 목적지를 두고 많이 우회하거나 환승이 잦은 구간에선 더 승산이 있다.
자동차에 아깝게 밀린 자전거의 두 번째 상대는 대중교통이다. 코스는 경기도 광명시 하안동에서 서울 광화문. 지난 3일 자전거-자동차 대결 때와는 정반대 코스다. 거리상으로 20km 정도지만 한번에 오는 노선이 없어 버스와 지하철을 두세번 갈아타야 한다.
'자출' 3년차와 '대출' 10년차 맞대결
3년째 매일 이 구간으로 출퇴근하는 김필헌(30)씨가 자전거 주자로 나섰다. '자전거로 출퇴근하는 사람들(자출사)' 회원(아이디 '태우아범')인 김씨는 동호회 안에서도 빠르기로 소문난 베테랑. 여기에 '대출(대중교통 출퇴근) 10년차'인 내(33)가 손때 묻은 교통카드로 맞섰다.
김씨는 짐짓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 가장 빠른 코스에 대한 훈수도 아끼지 않는다. 자신은 평소 여유있게 달리는 자전거 코스를 이용하겠다는 말과 함께. 한 수 접겠다는 소린데, 이 정도면 자존심 문제다.
"오늘은 최단코스로 갑시다!"
결국 김씨는 한강둔치 자전거도로를 따라 달리는 우회코스 대신 일반차도를 이용한 최단코스를 달리기로 했다. 나 역시 나름대로 환승 시간을 최대한 줄일 수 있는 최단 코스를 잡았다.
7시 30분 정각. 먼저 가라고 손짓하는 자전거를 뒤로하고 아파트 앞 버스정류장에 막 도착한 5714번 지선버스에 올라탔다. 가장 가까운 지하철역은 7호선 철산역이지만 바로 1호선으로 갈아탈 수 있는 구로역을 목적지로 잡았다. 세 번 갈아탈 걸 두 번으로 줄일 속셈이었다.
버스 안에서 발동동... 자전거는 이미 한강을 넘고
"(앞차가) 금방 떠났지?"
아뿔싸. 길도 안 막히고 쌩쌩 달리던 버스가 갑자기 종종걸음을 친다. 분위기 보아하니 앞차가 뒤처지는 바람에 버스기사가 배차간격 조절에 나선 것. 정류장마다, 신호등마다 느릿느릿 여유를 부리는 버스 안에서 발을 동동 구를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30분이 흘러 구로역에 도착하니 이미 아침 8시.
내가 버스 안에서 애태우고 있는 사이 자전거는 이미 안양천 둔치 자전거도로를 빠져나와 차도로 신도림과 영등포를 거쳐 여의도를 한창 달리고 있었다. 이날따라 신호등도 거의 장애가 되지 않았다.
잃어버린 시간을 만회하기 위해 서둘러 구로역으로 내달렸다. 다행히 오래 기다리지 않아 성북행 전철이 도착했다. 하지만 전철이 영등포역, 노량진역을 지나 한강철교를 건널 즈음 시계는 이미 8시 15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전철을 쌩 추월해 한강을 건너는 KTX 열차가 마냥 부러웠다.
같은 시간 자전거는 이미 마포대교를 건너 서대문사거리를 지나 강북삼성병원에 도착해 '속도 조절'을 하고 있었다.
3호선으로 갈아타야 하는 종로3가역에 도착했을 땐 이미 1시간을 넘긴 8시 30분. 자전거는 이미 목적지에 도착하고도 남을 시간이다. 이쯤이면 거의 자포자기.
최종 목적지인 경복궁역에 도착한 시각은 8시 41분. 정확히 1시간 11분(71분) 걸렸다. 적선빌딩쪽 출구를 빠져나오자 김필헌씨는 공원에서 물을 마시며 승자의 여유를 만끽하고 있었다. 자전거는 이미 22분 전인 8시 19분쯤에 도착한 상태. 광명시에서 광화문까지 단 49분에 주파한 것이다. 이 정도면 대중교통의 완패.
김필헌씨는 "출근시간대에 (대중교통으로) 그 정도면 빨리 도착한 편"이라고 위로하지만 난 쑥스러운 나머지 머리를 긁적일 수밖에.
서울메트로 교통센터에서 검색한 '5714번→1호선->3호선' 이용 최단 코스는 '거리 22.2km, 도보 262m, 평균 소요시간은 68분'. 가장 정체가 심한 출근시간대 71분이면 그렇게 나쁜 기록은 아닌 셈이다.
게다가 자전거는 거의 우회하지 않고 18.3km를 달렸지만 버스와 지하철은 22.2km를 이동했으니 4km 정도 돌아간 셈. 여기에 차를 갈아타는데 든 시간만 약 14분이다.
물론 출퇴근시간대라고 항상 자전거가 대중교통을 앞지를 수 있는 건 아니다. 우선 자전거 최대속도에 개인차가 있고, 대중교통 배차 간격, 우회 여부, 환승 횟수에 따라 결과는 크게 달라진다. 실제 우회하지 않고 자전거와 비슷한 코스를 환승 없이 달릴 수 있다면 오히려 대중교통의 완승으로 끝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도심 출퇴근 수단으로써 자전거의 경쟁력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실제 자출사 회원들 상당수가 자전거가 대중교통이나 자가용보다 빠르고 기복이 없어 출퇴근길이 훨씬 여유있다고 말한다. 여기에 기름값이나 교통비는 말할 것 없고 매일 일정시간 유산소운동을 한셈이니 체력과 건강은 덤이다. (출처 : 오마이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