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해도 되는줄 알았습니다.

김기민2008.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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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사람을 처음 만난건 작년 12월이었습니다.

 

그사람은 고3이라 갓 수능을 치고

 

제가 일하고있는 할인매장에

 

아르바이트를 하러 들어왔습니다.

 

저는 그당시 스무살.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놀다가 아르바이트를 시작하여

 

7개월이라는 많지도 적지도 않은 경력을 쌓고 있던 중이었습니다.

 

그사람이 일하는 부서는 제가 일하는 곳과는

 

틀리지만 우리매장 바로 맞은편이여서

 

자주 마주치게 되었습니다.

 

7개월 내내 스무살이라는 당치도 않는 나이로 직장에서 계속 막내소리만

 

듣던 저는 첫 직장후배가 생겼구나하고 속으로 좋아했었습니다.

 

무척 소심한 성격을 가진 저였지만

 

첫후배다보니 잘해줘야겠다는 마음에 용기를 내어 말을 걸어서

 

말을 트게 되었습니다.

 

그사람의 이름을 보니 어릴적 저만 좋다고 따라다니던 친한 여동생과 똑같더군요.

 

지금 그 여동생은 이미 사춘기를 지나 훌쩍 커버리고 남자보는눈도 달라져버려

 

저같은건 쳐다도 안보지만요..

 

'정유진..' 어릴적 친한동생과 같은 그사람의 이름이 약간은 씁쓸하면서도

 

반갑게 다가왔습니다.

 

말은 어느정도 텃지만 그래도 그사람과 저의 사이는 무척 어색했습니다.

 

제가 조금이라도 어색한사이에서 벗어나고 싶어서 별말을 다해봤지만

 

그사람은 저랑 친해지는게 내키지않는지 요지부동이더군요.

 

그렇게 오기로 친해지려하니까 갑자기 마음속에서 다른무언가가 솟아나기시작했습니다.

 

좋아하게된거죠..그사람을..

 

하지만 말을 붙이려고 해도 요지부동인 그사람에게

 

더이상 말도 못 붙이고 점점 더 사이만 멀어졌습니다.

 

그사람을 좋아해도 표현을 하지못하던 저는 혼자서 애틋한마음만 키워나갔습니다.

 

하루는 우리부서쪽에서 잠시 아르바이트를 하던 그사람의 친구에게서

 

그사람이 내년 1월달까지만 일한다는 소리를 듣게 되었습니다.

 

저는 일순간 마음이 급해졌습니다..친해지기전에 떠나버릴것같아서..

 

그래서 크리스마스며칠전 밤에 혼자서 고백편지를 썼습니다..

 

소심한 성격탓에 불러놓고 거창한고백은 못하겠고..이렇게라도

 

제 마음을 전하고 싶었습니다..

 

다음날아침 오전근무여서 일찍 출근을 했습니다.

 

그날마침 그사람도 오전근무여서 출근을 했더군요.

 

그사람을 보니 편지를 전해주기가 어찌나 힘이 들던지..

 

그래도 눈딱감고 편지를 전해주고 일을 하러 창고로 들어갔습니다.

 

오후쯤이던가..갑자기 문자한통이 오는것이었습니다.

 

그사람한테서요..뭐라고보냈을까..두려움반 설레임반으로

 

폴더를 열어보던 저는 그자리에서 석상처럼 굳어버릴수밖에 없었습니다.

 

나랑 사귀는것이 싫다네요..하지만 그정도까진 예상하고 있었습니다.

 

제가 봐도 저는 잘난것 하나없는놈이거든요..얼굴도 못생기고 키도 작고 공부도 못하고

 

운동도 못하고..어차피 사귄다는 보장아래 편지쓴것도 아니고 이런답변을 예상하면서도

 

일단 하고보자는식으로 쓴편지였으니까요..하지만 정말 충격을 받은건 그다음 내용이었습니다.

 

'제 문자도 하지말고 아는척도 안했으면 좋겠어요...' 하늘이 무너지는줄 알았습니다.

 

고백했다가 차인건 살아오면서 많이 겪어봤었지만 그래도 지금이순간만큼은

 

아니었으니까요..

 

같이일하던 형과 연장근무하겠다고 약속을 했었던저는 집에 일이 생겼다며

 

거짓말을 하고는 퇴근을 해버렸습니다.

 

일할 의욕이 나질 않더군요..

 

연신 담배만 피워댔습니다..그러다가 친구를 불러서 호프집에서 술을 마시고는

 

탁자위에 엎드려서 대성통곡을 했습니다..이성을 잃어버릴정도로...

 

나중에 친구가 겨우 저를 부축해서 호프를 빠져나왔지만..

 

저는 도로 한복판을 걸어다니면서 죽을생각까지했었습니다..

 

충격이 너무 컷던 탓이죠...

 

한동안 일도 손에 안잡히고 담배만 피워물고 있었습니다.

 

집에서나 직장에서나 밖에 돌아다닐때나..

 

며칠 후 제가 일하는 부서에서 회식을 했습니다.

 

전 담당자분과 현재 담당자분 그리고 팀장님도 자리를 해주신 큰 자리였습니다.

 

다같이 기분좋게 술을 마셨었는데 제가 술을 많이 마시고 하면안될 실수를 하고말았습니다.

 

그사람의 이름을 부르면서 목놓아 울다가 기절해서 나중에 같이 일하는 형님의 차에

 

타고 집까지 실려온것입니다.

 

그런데 사람마음이란게 참 웃긴다고 느낀게...그사람으로 인해 그렇게 큰 충격을 받았는데도

 

그사람에게 미련이 남더란것이었습니다..

 

저는 그사람의 번호를 지우지않고 계속 저장해놨다가 한번씩 전체문자를 보내는척하면서

 

그사람에게만 문자를 보냈습니다.

 

하지만 답장이 올리가 없죠..그래도 답장을 기다리고 보낸것도 아니었기에

 

가끔씩 생각날때마다 문자를 보냈습니다..

 

며칠후 같이 일하다가 그만둔 형님에게서 전화가 오더군요..

 

어제 시내에서 놀다가 그사람을 만났는데..그사람은 아무말도 안하는데..

 

그사람친구가 대신 제얘기를 꺼냈다네요..제발 다시는 문자도 연락도 안했으면 좋겠다고말입니다..

 

형보고 그말을 저한테 전해달라던겁니다.

 

형님도 그말을 꺼내기까지 맘고생이 심했겠지만 저는 아직 완치되지도 않은 상처에

 

한방 더 얻어맞으니 완전 재기불능이더군요...

 

그래도..내가 잘못한거야하고 생각하면서

 

혼자 반성했습니다..

 

하지만 잊는다는게 쉬운일이 아니기에..차라리 안보면 좀 잊기쉽겠지..하고 생각해서

 

담당자님께 부탁해 다음주에 연속으로 3일을 쉬었습니다.

 

혼자서 생각 좀 하고 맘정리좀 해보겠다고말입니다..

 

담당자님도 제 사정을 아시기에 허락을 해주셨습니다.

 

저는 3일을 쉬면서 최대한 맘정리를 해서 다음날 출근을 했습니다..

 

그래도 또 그 사람을 보니 가슴한쪽이 아려오더군요..

 

3일쉰지 10일도 안지났지만 이제는 어느정도 그사람을 잊어가고있는거같습니다..

 

노력한 결과라고 봐야죠...아마 곧 있으면 그사람도 아르바이트를 그만두고 떠날꺼니까..

 

그때까지만 참아볼랍니다..힘들어도요..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도 멀어진다했던가...그말처럼 되겠죠...언젠가는..

 

이런 제자신이 너무도 싫지만..사랑했습니다..그사람을..

 

사랑해도 되는줄 알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