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대운하 환경딜레마~

우정하2008.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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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대운하가 기존의 정부 장기 계획과 정면 배치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가 연평균 수조원을 투입, 10년 단위로 시행 중인 계획들이 대폭 수정될 처지에 놓였다. 또한 생태의 중심을 인간에서 자연으로 돌리려던 그간의 생태복원 계획이 차질을 빚을 전망이다. 자연보다는 인공, 보존보다는 개발을 중시하는 대운하건설의 특성 탓이다.

환경부는 지난해 9월 ‘물환경관리기본계획’을 발표했다. 하천관리의 목표를 수질관리에서 수생태복원 쪽으로 전환한 것이다. 2015년까지 32조원의 예산이 투입되는 이 계획 시행에 정부는 지난해 이미 2조5000억원을 썼다. 그러나 물환경관리기본계획의 취지는 이명박정부의 대운하건설로 크게 퇴색할 것으로 보인다.

콘크리트가 그 좋은 사례다. 정부는 기본계획에 따라 콘크리트 제방이나 복개로 훼손된 전국 143개 하천 3019㎞를 원형대로 복원할 방침이었다. 2015년까지 1조4488억원이 투입되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대운하로 이 계획은 전면 수정될 것으로 보인다. 대운하는 콘크리트 제방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운하가 들어서는 하천의 가장자리가 콘크리트로 돼 있지 않으면 침식돼 토사가 흘러내리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강바닥이 높아지면 화물선 운항에 장애가 된다. 특히 갑문 구간의 경우 수위가 4m 이상 상승하기 때문에 수변 콘크리트 제방이 반드시 필요하다. 박창근 관동대 교수(토목공학과)는 “한반도 대운하는 최소 100㎞ 구간에 콘크리트 제방을 쌓아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부는 지난해부터 경남 창원천, 남천 등 3곳에서 생태하천 복원 시범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아울러 지자체가 전국 24곳에서 진행하는 하천 복원 사업을 지원하고 있다. 지난해에만 1100억원이 들었다. 사업이 시행되는 10년간 1조4488억원을 투입키로 계획을 잡았다. 콘크리트를 걷어온 정부가 앞으로는 대운하 때문에 콘크리트를 쌓아야 할 참이다.

2015년까지 상수원 상류 토지의 30%를 수변생태벨트로 조성한다는 계획에도 금이 갈 것 같다. 대운하가 건설되면 거점도시 배후에 레저·문화시설이 들어설 예정이다. 게다가 운하 수심을 6m로 유지하려면 주변 습지의 물이 운하로 빠져나가 습지가 사라지게 된다.

건국대 황순진 교수(환경과학과)는 “수생태 복원이 핵심인 물환경관리계획과 대운하 사업의 병행은 사실상 어렵다”고 지적했다. 환경운동연합 이철재 물·생태국장은 “대운하는 생태 중심으로 전환된 물 관리 패러다임을 과거로 회귀시키는 일”이라고 평가했다.

건설교통부가 지난해 7월 발표한 ‘수자원장기종합계획’도 대폭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2020년까지 안정적 물공급과 관리를 하겠다는 계획이었지만 19개의 갑문과 2개의 댐을 건설하는 대운하 때문에 방향전환을 할 수밖에 없게 됐다.

소규모 항구를 건설해야 하는 물류 거점 지역에서는 광역기초자치단체의 도·시·군 종합계획 전면 재편도 불가피하다. 최대 2500만원을 지급하도록 돼 있는 수몰이주민 지원금 관련 법령도 손대야 할 것으로 보인다. 홍종호 한양대 교수(금융경제학)는 “대운하가 건설되면 대부분의 하천 관련법과 계획이 실효가 없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