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Friend Lee

박지원2008.01.13
조회63
My Friend Lee


내겐 오랜 친구가 있다.

처음에 우린, 서로를 이해하지 못했다.

난 그녀석의 지나치리 만치 꼼꼼한 성격이 좀스럽다고 생각했고,

그녀석은 나의 덜렁거리는 성격을 짜증스러워했다.

난 우리가 절대 친구가 될 수 없다고 생각했다.

우린 너무 달랐고, 다른만큼 서로를 싫어했으니까.

그렇게, 중학교를 마칠때까지,

우리는 절대 맞닿을 수 없는 평행선처럼 굴었다.

많이 싸우고, 서로를 노려보면서.

그러던 것이, 고등학교에 입학하면서 달라졌다.

새로운 환경, 새로운 사람.

우리는 익숙한 것, 기댈곳이 필요했다.

그리고 마지못해 서로에게 적응해가기 시작했다.

"새로운 친구가 생길때 까지만"이라고 위안하면서.

그렇게, 한달이 지났다.

난 녀석이 의외로 다정하단 걸 알았다.

찔러도 피한방울 나올것 같지 않은 얼굴 뒤에 숨겨진

여리고 순수한 얼굴에 대해서도 알게 되었다.

별것 아닌 나의 농담에도 즐겁게 웃어주는 건,

내게 기쁨이 되었다.

그때부터였던 것 같다.

우리가 서로를 필요로 하게 되었던 건.

난 이제, 기댈곳이 아니라 친구로써 녀석을 원하고 있었다.

난, 좀스럽다고만 생각했던, 녀석을 이해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모든것이 달라보였다.

하지만, 가끔 참을 수 없이 짜증날 때도 있었다.

그건, 그녀석도 나도 마찬가지였다.

서로에게 절대로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 있단걸.

그리고 그걸 이해해야 '진짜 친구'란걸 그때 배웠다.

"너와 나는 다른 사람"이란걸 받아들이는 건.

힘든 일이었지만, 그만한 가치가 있는 일이었다.

나는 다정히 내 머리를 쓰다듬는 그 녀석의 손길이 좋았고.

그 녀석은, 나의 싱거운 농담과 따뜻한 위로를 기뻐했다.

그걸로 충분했다.

 

그 이후로 많은 시간이 흘렀고.

난 녀석의 첫 실연의 눈물을 함께했고.

녀석은 나의 많은 고민과 눈물을 함께 해주었다.

외롭고, 힘들었던 시간.

전화한통이면, 언제나 내게 달려와 가만히 내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건 그 녀석만의 위로법이었다.

그 다정한 위로에 난 참 많은 것을 얻었다.

때로, 내 일에 나보다 더 화를 내주고.

이야기를 들어주고, 이해한다고 말해주고.

덕분에 나는 아주 자주, 그리고 많이. 행복하다고 느낀다.

그래서 난 녀석에게 말한다.

그건, 아주 많은 용기를 필요로 하는 말이지만.

부끄럽고, 힘들지만.

그래도 말한다.

 

"난 널 참 좋아해"

그러면, 녀석은 웃어준다.

그리고, 언제나처럼 가만히 내 머리를 쓰다듬어 준다.

그걸로 된거다.

나는 어느때 보다 따뜻해져서, 다시 웃고만다.

나의 친구는.

내가 "리" 힘들어.

하고 말하면.

언제나 달려와서 쓰다듬어 주는

키가 크고, 다정하고, 행복한.

아주 좋은 사람이다.

나는 친구가 있어.

자주 행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