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복 "폐허뿐인 땅에 희망 뿌렸죠"
[헤럴드경제 2005.02.14 11:52:20]
3박4일 태국 봉사활동기
현지 휩쓴 쓰나미 상처 체감
태국 지진 해일(일명 쓰나미) 피해 봉사활동을 다녀온 미녀가수 그룹 베이비복스가 현지 활동을 일기에 적어 헤럴드경제로 보내왔다. 베이비복스 멤버들은 지난 3일 카우락 남캠 마을과 큭칵 임시마을에 도착, 34~35도의 불볕 더위 속에서 하루 평균 8시간 이상의 구호 활동을 펼쳤다.
#2월 3일(수)
오전 7시까지 인천공항에 집결했다. 현장에서 의료자원봉사자, 시민단체 봉사자들과 인사를 나눴다. 소문과 달리 현지에 전염병을 돌지 않는다고 하지만 혹시나 하는 생각에 출발 전 조류독감 예방주사를 맞았다.
오후 4시, 6시간이 조금 넘는 비행 끝에 태국 푸껫에 도착했다. 간단한 식사를 마친 뒤 현지 교민들과 만나 피해 상황을 들었다. 8m 해일이 지나간 상흔은 생각보다 컸다. 정말 아무것도 남은 것이 없었다. 하지만 현지민들의 계속된 노력으로 대부분의 관광지가 복구된 상태란다. 외국에 나갈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위기 때 한국인들은 정말 대단한 것 같다.
파손된 가옥 정리에 구슬땀
#2월 4일(목)
식사를 일찍하고 오전 8시 숙소를 출발, 2시간을 차량으로 태국에서 피해가 가장 심각하다는 카우락 남캠 마을을 방문했다. 지진 해일의 피해는 상상을 초월했다. 부두에 있어야 할 배가 해일로 인해 산 중턱에 있는가 하면 가옥 중에는 남아 있는 것이 별로 없었다. 사고 후 한 달여가 지났지만 남캠 마을은 아직도 그때의 상흔이 많이 남겨져 있었다. 더운 날씨 때문인지 뭔가 썩는 듯한 냄새가 가시질 않았다. 가옥은 대부분 파손됐으며 가옥 안에는 어린아이가 놀았던 것으로 추정되는 장난감과 학용품들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었다. 우리가 현장에 도착해서 가장 먼저 한 일은 가옥 청소. 남자들이 해머와 망치로 허문 가옥의 파편들을 청소하고 쓸 만한 재료들을 한쪽에 모아두는 일이다. 처음 의욕과 달리 1~2시간이 흐르자 등에서는 땀이 나고 피부는 따끔거렸다. 물을 먹어도 갈증이 해소되지 않았지만 마땅히 쉴 만한 곳도 없어 고통스러웠다. 설상가상으로 (윤)은혜는 왼쪽 발목에 상처까지 입었다. 오후 2시 남캠 마을 활동을 힘겹게 마친 우리는 카우락 방무앙학교 어린이들을 만났다. 방무앙학교 어린이들과 서로 말은 통하지 않았지만 노래와 운동을 하며 하나가 됐다.
이희진ㆍ간미연 폭염속 탈진
#2월 5일(금)
전날 늦게까지 활동한 탓인지 멤버 대부분이 탈진했다. 특히 (이)희진이와 (간)미현이의 상태는 심각했다. 오전에는 태국 남부 팡아 주 카우락 휴양지에서 실종됐다가 지난 1일 시신이 확인된 가수 고복수 씨의 차남인 고흥선 씨의 현지 분향소를 방문,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오늘 방문한 곳은 카우락 큭칵 이재민 임시마을. 우리는 지진 해일로 오갈 곳이 없어진 수백 명의 사람을 수용하는 이곳을 방문, 의료 및 오락 봉사활동 등을 펼쳤다. 임시 거처에서 묵고 있었지만 어린이들은 물론 어른들의 표정에도 어둠은 없었다. 오후에는 교민위로 및 추모의 밤 행사에 참여했다. 태국 푸껫 중심가에서 있었던 이날 행사에 참여해 사고 당시의 아픔을 교민들로부터 들었다.
"봉사 계속하자" 멤버들 한뜻
#2월 6일(토)
오전에 사흘간의 일정을 정리하는 시간을 가졌다. 우리 멤버들과 몇몇 팀들이 모여 서로의 의견을 허심탄회하게 교환했다. 결론은 이런 행사를 단발에 그치지 말고 꾸준히 하자는 것. 그리고 몸소 실천하자는 데 뜻을 모았다. 출국 전 공항에서는 팬들이 몰려나와 일대 혼잡을 빚었다. 태국팬들은 정말 대단했다. 방콕에서 차량 3대를 빌려 11시간 동안 이동해 푸껫 봉사현장까지 내려왔으며 모든 일정을 우리와 함께했다.
베복 "폐허뿐인 땅에 희망 뿌렸죠"..^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