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어진 뒤 많은 사람들이 그런 것처럼 남자의 미니홈피에도 개점휴업 간판이 내걸렸다 [지난 2주간 게시물 없음] 예전엔 컴퓨터만 켜면 제일 먼저 찾아가던 곳이었지만 이젠 가봤자 속상하기나 하고, 슬프기나 하고 그게 아니면 남들이 보기엔 유치하기만 할 시련의 푸념이나 하게 될게 뻔했다 너무 힘들다.. 슬프다.. 가슴이 아프다.. 정말이지 남들처럼 그런 말 따위는 쓰고싶지 않았다 아무리 그게 사실이라고 해도 그래서 헤어진 후 남자는 단 한번 미니홈피에 들러 그저 사진들을 비공개로 돌리고 인사말 정도만 바꾸어 놓았다 '영원히 둘이서' 라는 말은 이제 너무 어울리지 않으므로 남자의 바뀐 인사말은 이것이었다 '시간은 흐른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던 어느 날 정말 오랜만에 남자가 자기 홈피에 접속했을때 남자는 방명록에서 가장 예상치 못한 이름을 발견했다 그것은 헤어진 그녀의 이름 남겨진 메세지는 이런 것이었다 '인사말 바뀌었네 시간은 흐른다.. 좋은말이네. 잘 지내지?' 겨우 괜찮은 척하고 있는데 불쑥 찾아와서는 이따위 메세지나 남기는 마치 테러같은 행동 남자는 너무 어이가 없고 화가 났다 그래서 아주 긴 답장을 썼다 '그래 시간은 흐르지 근데 시간이 얼마나 상대적인진 너도 알고 있지? 비행길 탔는데 가운데 자리에 앉아 있는거 같애 양쪽에는 덩치 큰 남자 둘이 앉아서 둘다 내 팔걸이까지 차지해 버렸어 난 중간에 껴서 다리도 못 편채로 이러고도 10시간을 더 날아가야 돼 잠을 자볼까 했지만 그럴수도 없어 엄청난 소리로 한명은 코를 골고 또 한명은 이를 갈고 있거든 비행기가 꽉차서 자리를 바꿀 수도 없어 기차처럼 중간에 내릴 수도 없지 헤드폰을 쓰고 영화를 볼까 생각도 했지만 짜증이 나서 영화의 내용이 보이지도 않아 이제 좀 시간이 자났다 싶어 시계를 보면 겨우 5분 지났고 기절하다시피 잠들었다 일어나면 겨우 30분 지났어 인사말이 마음에 든다구? 잘 지내냐구? 나 이렇게 지낸다 나한테 시간은 이렇게 흘러가고 있어 넌.. 이런게 궁금했니?' 몇번이고 고쳐 쓴 남자의 글은 하지만 곧 지워졌다 쓰고 지우고 쓰고 지우고 그렇게 혼자서 화내고 삭히는 동안 덕분에 힘든 밤시간이 훌쩍 지나갔다는 걸 깨달았기 때문에 대신 남자는 그녀의 홈페이지를 찾아들어가 무심한 듯한 짧은 답장을 남겼다 다만 의문문으로 끝내지 않기 위해 신경을 썼다 '난 잘 지낸다.. 너도.. 잘 지내라..' 그리고 남자가 미니홈피에 걸어놓은 노래 하나 내가 지금보다 더 나이를 먹고 현명해지면 지금은 너무 아픈 말들도 그 때는 의미없이 가을바람처럼 내곁을 스쳐가겠지? 시간마져 희미해진 그 먼날 사람들이 내게 너를 아냐고 물어본다면 나는 웃으면서 대답하겠지 내 친구 중 하나였다고 슬픔은 내 눈가에서 사라지겠지 내가더 나이를 먹고 현명해진 그 때쯤엔 when i'm old wise~ #사랑을 말하다_시경6
사랑을 말하다 #387
헤어진 뒤 많은 사람들이 그런 것처럼
남자의 미니홈피에도 개점휴업 간판이 내걸렸다
[지난 2주간 게시물 없음]
예전엔 컴퓨터만 켜면 제일 먼저 찾아가던 곳이었지만
이젠 가봤자 속상하기나 하고, 슬프기나 하고
그게 아니면 남들이 보기엔 유치하기만 할
시련의 푸념이나 하게 될게 뻔했다
너무 힘들다.. 슬프다.. 가슴이 아프다..
정말이지 남들처럼 그런 말 따위는 쓰고싶지 않았다
아무리 그게 사실이라고 해도
그래서 헤어진 후 남자는 단 한번 미니홈피에 들러
그저 사진들을 비공개로 돌리고 인사말 정도만 바꾸어 놓았다
'영원히 둘이서' 라는 말은
이제 너무 어울리지 않으므로 남자의 바뀐 인사말은 이것이었다
'시간은 흐른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던 어느 날
정말 오랜만에 남자가 자기 홈피에 접속했을때
남자는 방명록에서 가장 예상치 못한 이름을 발견했다
그것은 헤어진 그녀의 이름
남겨진 메세지는 이런 것이었다
'인사말 바뀌었네 시간은 흐른다.. 좋은말이네. 잘 지내지?'
겨우 괜찮은 척하고 있는데
불쑥 찾아와서는 이따위 메세지나 남기는 마치 테러같은 행동
남자는 너무 어이가 없고 화가 났다
그래서 아주 긴 답장을 썼다
'그래 시간은 흐르지
근데 시간이 얼마나 상대적인진 너도 알고 있지?
비행길 탔는데 가운데 자리에 앉아 있는거 같애
양쪽에는 덩치 큰 남자 둘이 앉아서 둘다 내 팔걸이까지
차지해 버렸어 난 중간에 껴서 다리도 못 편채로 이러고도
10시간을 더 날아가야 돼 잠을 자볼까 했지만 그럴수도 없어
엄청난 소리로 한명은 코를 골고 또 한명은 이를 갈고 있거든
비행기가 꽉차서 자리를 바꿀 수도 없어
기차처럼 중간에 내릴 수도 없지
헤드폰을 쓰고 영화를 볼까 생각도 했지만
짜증이 나서 영화의 내용이 보이지도 않아
이제 좀 시간이 자났다 싶어 시계를 보면 겨우 5분 지났고
기절하다시피 잠들었다 일어나면 겨우 30분 지났어
인사말이 마음에 든다구? 잘 지내냐구? 나 이렇게 지낸다
나한테 시간은 이렇게 흘러가고 있어
넌.. 이런게 궁금했니?'
몇번이고 고쳐 쓴 남자의 글은 하지만 곧 지워졌다
쓰고 지우고 쓰고 지우고
그렇게 혼자서 화내고 삭히는 동안
덕분에 힘든 밤시간이 훌쩍 지나갔다는 걸 깨달았기 때문에
대신 남자는 그녀의 홈페이지를 찾아들어가
무심한 듯한 짧은 답장을 남겼다
다만 의문문으로 끝내지 않기 위해 신경을 썼다
'난 잘 지낸다.. 너도.. 잘 지내라..'
그리고 남자가 미니홈피에 걸어놓은 노래 하나
내가 지금보다 더 나이를 먹고 현명해지면
지금은 너무 아픈 말들도 그 때는 의미없이 가을바람처럼
내곁을 스쳐가겠지?
시간마져 희미해진 그 먼날
사람들이 내게 너를 아냐고 물어본다면
나는 웃으면서 대답하겠지
내 친구 중 하나였다고
슬픔은 내 눈가에서 사라지겠지
내가더 나이를 먹고 현명해진 그 때쯤엔
when i'm old wise~
#사랑을 말하다_시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