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은 왜 사고기업의 ‘중과실’여부를 조사하지 않는가

이장연2008.0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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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은 왜 사고기업의 ‘중과실’여부를 조사하지 않는가

오늘 1월 21일, 서산 지방검찰은 서해안 기름유출사고에 관한 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크레인 소유주인 삼성 중공업과 유조선 측을 모두 기소하면서 쌍방 과실을 인정했다. 관련자 5명을 선원법과 해양오염방지법 위반으로 예인선 선장 2명을 구속하겠다고 밝혔다. 오늘 검찰 수사결과는 3명의 태안 주민들이 자살하는 비극으로 치닫는 상황에서 과연 사고 책임 기업은 누구이며, 사고 기업의 피해배상에 대한 무한책임이 가능한지에 관심이 모아졌다. 그러나 검찰은 결국 이번 사고의 책임 소재만 판단했을 뿐, 사고 기업의 ‘고의․과실, 무모한 행위’에 따른 중과실을 밝혀내지 못했고, 의지도 없었다.

크레인 소유주인 삼성중공업과 현대 유조선측은 앞으로 해양안전심판원의 공동불법행위에 대한 과실비율을 놓고 서로 다툴 것이다. 하지만 앞으로 추가 조사에서 사고 기업의 중과실을 입증하지 못한다면 완전 복구, 완전 보상, 가해자 무한 책임이라는 법적 책임과 피해 주민들의 기대를 만족시키지 못할 것이다.

이번 서산 지검의 정치적 판단에 따른 조사 결과는 예상된 것이다. 조사 과정에서 태안해양경찰서와 서산 지검은 조사 과정에서 선장과 선원 만을 구속, 조사했을 뿐, 사고기업의 중과실을 입증할 선주, 혹은 예인선단의 지휘 책임자를 조사하지 않았다. 운항, 지휘 책임자와 항해시스템 자체의 문제를 조사하기 위해 해당 기업의 책임자를 소환하지는 않은 것이다. 악천후 속에서 삼성중공업 크레인, 예인선이 항해를 강행한 이유와 결정권자는 누구인지, 왜 관제센터와 연락이 되지 않았는지 명확히 규명하지 못했다. 크레인 자체 일정에 맞추기 위해 항해를 강행한 점은 선장의 책임이 아니라 선주나 지휘책임자의 판단이 컸을 것이다. 삼성 법무팀의 사고 선원 입맞추기 시도조차 밝히지 못한 이번 검찰 수사 결과는 실망스럽다. 그동안 생계 터전을 잃어버리고 생명을 버릴 만큼 비탄에 빠졌던 피해 지역 주민들을 두 번 울리는 일이다.

이번 발표는 주민들이 그간 검찰에 대해 가지고 있던 불신을 재확인시켜 주었다. 검찰의 수사결과만을 기다리던 피해주민들은 이제 스스로의 의지로 난관을 헤쳐나가며, 직접 원고가 되어 가해자들의 고의ㆍ과실, 무모한 행위를 밝히는 소송을 통해 스스로의 권리를 되찾을 수 밖에 없게 된 것이다. 녹색연합은 검찰발표가 주민들의 갈등을 부추기게 된 오늘의 발표에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

삼성중공업은 풍랑주의보 속에서 무모하게 운항한 점, 항해일지를 조작한 점 등 충분히 법이 정한 중과실을 저질렀다. 서해안 기름유출사고 지역의 최대의 관심은 바로 피해배상이 어떻게 이뤄지냐는 점이다. 사고 지역은 당장 오늘 하루도 벌어먹기 힘든 상황이며, 무정부 상태로 치닫고 있다. 오늘 서산 지검의 발표로 지역민의 분노는 극에 달할 것이다. 빠른 시일 내에 사고 기업의 중과실을 입증할 것을 다시 한번 요구한다. 또한 삼성중공업은 지금이라도 법적 피해배상의 한도액을 줄이려는 시도를 중단하고, 피해 지역의 참담한 현실을 살펴야 한다. 사고 발생 50일이 다가서는 시점에서 한마디의 사과, 사죄도 없이 법률 대응만 신경 쓰는 삼성중공업이 글로벌기업, 초일류기업인가. 다시 한번, 삼성중공업과 사고 기업은 유, 무한 책임 여부를 떠나 국토와 민심을 초토화시킨 사회적 책임을 지고 국민과 지역 주민 앞에 사죄하고, 책임감 있는 피해 보상에 나설 것을 엄중히 촉구한다.

검찰이 이번 사고의 책임을 정확히 밝혀내지 못한다면 녹색연합과 시민사회단체는 삼성을 고발해 소송을 통해 삼성의 중과실을 밝혀내, 주민 피해보상과 생태계 복원에 대한 삼성의 무한책임을 물을 것이다.

2008년 1월 21일

녹 색 연 합

※ 문의 : 녹색연합 윤상훈 정책팀장
☎ 02-747-8500 / 011-9536-5691

검찰은 왜 사고기업의 ‘중과실’여부를 조사하지 않는가

사진 출처 : 녹색연합



검찰의 삼성 봐주기 수사, 삼성중공업에 대한 범국민 고발운동 벌일 것

○ 오늘 21일 대전지검 서산지청이 삼성크레인 충돌 서해 기름유출사고 수사결과를 발표했다. 업무상 과실, 선원법 위반, 해양오염방지법 위반 등으로 선원 5명, 삼성중공업주식회사와 허베이스피리트호사를 기소한다는 내용이다(양측 법인에 대해서는 해양오염방지법 상 3천만원 이하벌금만 가능).

○ 환경운동연합은 검찰의 수사가 ‘삼성중공업의 중과실’ 여부를 밝히지 못했고 한 달 반의 검찰 수사 결과가 세간의 추측에도 미치지 못하다는 측면에서, 부실수사이자 삼성중공업 봐주기 수사라고 판단한다. 검찰의 미흡한 수사는 수조원에 달할 것으로 보이는 피해배상과 복구비용에 대한 삼성의 책임을 면제하는 것이어서, 앞으로 큰 혼란과 원망을 불러올 것으로 보인다. 이에 환경연합은 ‘검찰의 과도한 재벌 눈치보기’를 규탄하며, 피해 주민, 서해 자원봉사 참여자 등과 함께 삼성 고발운동을 펼쳐 삼성의 중과실에 대한 재조사를 촉구할 계획이다.

○ 이번 수사의 핵심은 “삼성중공업이 풍랑주의보 속에서 ‘무리하게’ 또는 ‘의도적으로’ 운항을 해서 사고를 냈는가?”를 밝히는 것이었다. 소위 삼성중공업의 중과실이 확인된다면, 사고 피해, 복구, 환경복원 등에 필요한 비용을 삼성에 청구할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엔 국가가 대신 배상하거나, 주민들이 피해배상을 포기하거나, 환경 복원을 방치해야 하는 상황이 되기 때문이다.

○ 하지만 검찰은 삼성에 대한 수사를 포기했고 일선 선원 몇 명에 대해 기소하는 것으로 수사를 마쳤다. 삼성 임원들에 대한 조사는 진행하지도 않았고, 삼성중공업을 압수수색하거나, 삼성이 범죄를 은폐하기 위해 현장에서 진행했던 대책회의 등에 대해서도 점검하지 않았다. 검찰은 태안해양경찰서가 검찰에 송치하기 전 일상적으로 진행되는 조사결과 발표도 막은 바 있는데, 결과적으로 이러한 조치는 삼성에게 여론의 화살을 피할 시간을 벌어주고 부실 수사에 대한 국민의 비난을 뒤로 미루기 위한 꼼수였다고 할 수 있다.

○ 검찰은 오늘 범죄를 파헤치고 공익을 수호하기는커녕 삼성의 범죄를 숨기고 피해를 공적영역으로 떠넘김으로써, 스스로의 역할을 내려놓은 정도가 아니라 범죄자와 한편인 것처럼 행동했다. 그 결과 갯벌을 파서 먹고 살던 죄 없는 주민들은 배상 받을 곳을 잃어버렸고, 정부는 부도덕한 재벌을 대신해 국민의 세금을 탕진해야 하며, 태안해안국립공원은 훼손된 생태계 복원을 위한 비용을 확보할 수 없게 됐다. 무엇보다 안전불감증에 중독된 삼성을 바로잡을 기회를 놓쳤고, 증거조작까지 일삼는 대기업의 도덕불감증을 용납함으로써 법과 상식을 전복하고 말았다.

○ 환경운동연합은 삼성에 대한 수사를 거부한 검찰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 이에 삼성의 중과실에 대한 수사를 촉구하기 위해 고발인을 대대적으로 모집해 범국민적인 고발운동을 펼칠 계획이다. 또한 책임을 피하기 위해 온갖 편법을 동원하는 삼성의 책임을 묻기 위해 시민사회와 함께 뜻을 모을 것이다.

2008년 1월 21일

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 윤준하, 조한혜정, 최재천 사무총장 안병옥

※ 문의: 환경연합 중앙상황실 염형철 처장
(010-3333-3436, yumhc@kfem.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