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외국영화 TOP PROJECT 29 2008년 개봉박두!
필름 2.0|기사입력 2008-01-22 20:42
2008년에도 할리우드를 비롯한 쟁쟁한 외화들의 공세가 만만찮을 것으로 보인다. 여름 시즌만 되면 극장가를 도배했던 속편들과 다양한 소재의 영화들이 흥행몰이를 준비 중이다. 할리우드영화에 버금가는 중화권 대작들도 눈에 띈다. 등을 영화로 옮겨 서구 판타지 대작들을 뛰어넘으려는 야심이 읽힌다. 이 외에도 거장들의 문제작과 작지만 감동과 여운을 주는 다양성 영화 등 2008년 우리를 사로잡을 후보작 29편을 엄선했다.
어드벤처 전설의 귀환
Indiana Jones And The Kingdom of The Crystal Skull | 감독 스티븐 스필버그 | 출연 해리슨 포드, 카렌 앨런, 케이트 블란쳇, 샤이아 라보프 | 장르 어드벤처, 액션 | 개봉 5월 22일
감독 스티븐 스필버그, 제작 총지휘 조지 루카스, 주연 해리슨 포드. 써놓기만 해도 화려한 시리즈의 황금 트리오가 19년 만의 속편 개봉을 앞두고 있다. 철저한 비밀에 싸인 4편 (이하 )에 대해 그나마 알려진 건 대학에서 가르침에 힘쓰던 존스 교수가 러시아 요원들과 싸우기 위해 크리스털 해골을 찾아야 한다는 줄거리 정도. 크리스털 해골은 외계의 힘이나 혹은 고대 마야 문명 같은 초월적 힘에 의해 만들어졌다는 게 프로듀서 프랭크 마셜의 설명이다. 시간적 배경은 3편 에서 19년이 흐른 시점. 1989년 3편이 개봉한 이후 지나온 실제 시간과 같다.
4편 은 원래 개봉 직후부터 제작이 계획됐다. 별 탈 없었다면 2~3년 뒤 금세 개봉했겠지만, 도무지 스필버그와 루카스, 포드의 성에 차지 않는 시나리오 때문에 제작이 하염없이 늦춰진 것. 젭 스튜어트, M. 나이트 샤말란, 스티븐 개건, 톰 스토퍼드, 프랭크 다라본트를 거친 시나리오는 결국 을 썼던 작가 데이빗 코엡의 손에서 완성됐다. 2007년 6월 촬영을 시작한 스필버그와 촬영감독 야누스 카민스키는 4편 역시 CG보다는 전편들처럼 전통적인 특수효과와 스턴트 작업에 더 의존할 계획이다. 혹시라도 3D 게임 같은 어드벤처가 탄생해 오리지널 3부작의 기운이 사라질지 모른다는 걱정은 하지 않아도 좋겠다.
19년 만에 복귀하는 64세의 해리슨 포드는 생선과 야채 식단의 고단백 다이어트와 하드 트레이닝으로 몸을 다졌다는 후문. 존스 박사의 주름진 얼굴, 성성한 백발, 무거운 몸을 보게 될지라도 그의 복귀 자체를 학수고대했던 팬들에겐 반가울 뿐이지만, 환갑을 넘어 “더 현명해지고 현실적인 캐릭터, 어른의 유머”로 거듭나야 하는 사명은 피할 수 없다. 새로운 출연진으로 존스의 연인이자 적이 되는 러시아 요원 역에 케이트 블란쳇, 오토바이 폭주족 소년으로 샤이아 라보프가 출연하고, 1편 에서 존스의 연인이었던 카렌 앨런도 다시 등장한다. 불세출의 어드벤처 시리즈가 부활하는 즐거움, 5월이면 확인할 수 있다. (김혜선 기자)
고담시에 어둠이 내리면
The Dark Knight | 감독 크리스토퍼 놀란 | 출연 크리스찬 베일, 마이클 케인, 게리 올드만, 모건 프리만, 히스 레저, 매기 질렌홀 | 장르 범죄, 액션 | 개봉 8월 7일
크리스토퍼 놀란이 시리즈의 프리퀄에 해당하는 를 만들 때까지만 해도 가 새로운 시리즈가 되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다. 놀란 자신도 를 시리즈로 끌고 갈 계획은 없었다. 하지만 마지막 장면에 등장한 고담시의 말썽꾸러기 조커(카드)는 팀 버튼의 으로부터 이어지는 역할인 동시에 새 시리즈의 서막을 알리는 신호탄이 됐다.
가 브루스 웨인(크리스찬 베일)이 배트맨이 되는 사건에 초점을 맞췄다면, 는 배트맨으로서 고담시를 지켜나가는 과정에 비중을 둔다. 이제 고담시는 각종 악질 범죄들이 판을 치는 무법지대가 됐고, 배트맨에 저항하는 세력들도 생겼다. 그 중심에 조커(히스 레저)가 있다. 조커는 은행을 털며 악당들을 규합하고, 배트맨 서치라이트를 공격하는 등 위협을 가한다. 하지만 배트맨은 하비 덴트 검사(아론 에크하트)와 제임스 고든 중위(게리 올드만) 등과 연대해 다시 한 번 고담시를 구한다.
가장 시선을 끄는 건 역시 조커다. 에서 히스 레저가 연기한 조커는 (1989)에서 잭 니콜슨이 연기한 조커와 확실히 다르다. 팀 버튼의 조커가 악마적인 기질과 기괴한 스타일의 회화적인 이미지였다면, 놀란의 조커는 정제된 깔끔함보다 광기에 사로잡힌 야수 같은 악인이다. 로빈 윌리엄스, 폴 베타니, 에이드리언 브로디 등이 탐냈던 이 역할은 으로 환골탈태한 히스 레저에게 건네졌다. 코믹스 초창기 시절의 가장 원초적인 조커의 모습으로 다시 태어났다는 소문만으로도 가슴이 설렌다.
검사 하비 덴트의 이름도 반갑다. 조커에 비해 그의 활약상이 베일에 가려져 있지만, 브루스 웨인의 친구이자 정의로운 검사로 후에 투 페이스가 되는 그의 존재는 의 복병이다. CG로 처리되는 투 페이스의 깜짝 등장을 기대해도 좋을 것. (김도형 기자)
깨어나라, 지옥의 영웅
Hellboy 2: The Golden Army | 감독 길예르모 델 토로 | 배우 론 펄먼, 셀마 블레어, 래디스라브 버랜, 덕 존스 | 장르 액션, SF, 판타지 | 개봉 8월
선악이 모호한 세계에서 활약하는 어떤 슈퍼히어로 이야기도 악마의 아들 헬보이만큼의 아이러니컬한 감흥을 만들지는 못할 것이다. 머리에 난 뿔이 저주스럽다는 듯 박박 갈아대고 자욱한 시가 연기를 뿜어댔던 괴력의 마초 영웅이 4년 만에 붉은 몸을 일으킨다. 지옥의 문을 연 나치들에 의해 인간세계로 소환된 헬보이 레드(론 펄먼)가 맞설 상대는 고대 휴전협정을 깨뜨리고 지상과 지하를 막론하며 짓밟는 무자비한 절대 독재자. 휴면 상태에 있는 창조물들을 깨워 황금의 군대라는 이름으로 지상을 위협하는 이 절대자를 막기 위해 헬보이는 양서인간 사피엔, 불을 다루는 초능력 소녀 리즈와 다시금 악의 군단을 섬멸한다.
길예르모 델 토로( )는 를 통해 전작들에서 보여주었던 그의 기괴한 생명체 창조 능력을 극대화한다. 레드와 사피엔, 그리고 1편에 등장했던 악마와 괴물들의 기괴함을 논하기 머쓱할 만큼 에 등장하는 피조물의 형상은 파격적이다. 흡사 잔혹동화로 불린 의 느낌을 고스란히 가져와 섬뜩하고 이질적인 느낌이 되리라 짐작된다. 길예르모 델 토로의 아우라가 고스란히 담긴 괴물들, 더욱 거대한 스케일로 발전한 이 악마들의 공방전은 올여름 2차 공습경보를 발령하며 3부작으로 완성될 시리즈에 장대한 다리를 놓을 것이다. (강상준 기자)
혼란에 빠진 해리의 성장
Harry Potter And The Half-Blood Prince | 감독 데이빗 예이츠 | 출연 다니엘 래드클리프, 엠마 왓슨, 루퍼트 그린트, 톰 펠튼 | 장르 판타지 어드벤처 | 개봉 11월 21일
최후의 결전이 임박했다. 눈에 보이지 않는 볼드모트 세력은 호그와트 학교와 마법세계를 턱밑까지 압박한다. 해리는 스네이프 교수와 말포이가 음모를 꾸미는 현장을 목격하고 덤블도어에게 말하지만 그는 스네이프 교수를 신뢰한다. 한편 ‘혼혈왕자의 책’을 발견한 해리는 낙서처럼 적혀 있는 선배들의 마법 노하우를 습득해 말포이에게 마법을 건다. 호그와트 상공에 어둠의 표식이 뜬 어느 날 말포이와 스네이프 교수는 ‘죽음을 먹는 자’와 늑대인간을 학교에 난입하게 하고, 호그와트 교수, 학생과의 치열한 전투가 벌어진다.
는 ‘해리포터 시리즈’의 여섯 번째 작품이다. 에서 어둡지만 성숙한 해리의 모습을 보여준 데이빗 예이츠 감독은 덤블도어가 사라진 공간에서 해리가 겪는 혼란과, 선과 악 사이에서 복잡하게 얽혀 있는 정치적인 관계를 더욱 치밀하게 묘사한다. 전투의 규모를 키웠고 액션의 스케일도 장대해졌다. 제작진은 클라이맥스 장면을 위해 거대한 규모의 탑과 동굴을 마련했고, 로 아카데미 촬영상 후보에 오른 브루노 델보넬을 촬영감독으로 영입해 단단히 채비를 갖췄다. 해리, 헤르미온느, 론, 지니 등이 펼치는 사랑과 질투는 오랜 기간 그들을 지켜본 시리즈 팬들에게 색다른 즐거움을 선사할 것이다. (안효원 기자)
아슬란의 영광이여, 다시 한 번
The Chronicles of Narnia: Prince Caspian | 감독 앤드류 아담슨 | 출연 조지 헨리, 윌리엄 모즐리, 스캔다 케이니스, 안나 팝플웰, 세르지오 카스텔리토, 벤 반스, 리암 니슨 | 장르 판타지 어드벤처 | 개봉 5월 15일
이번에는 하얀 마녀가 아닌 무시무시한 왕이다. 나니아 왕국의 왕과 여왕이 된 네 남매 피터, 수잔, 에드먼드, 루시가 상대해야 할 새로운 적들 말이다. 더 강해진 상대, 더 화려한 전투 장면, 더 용감해진 남매, 는 키울 수 있는 건 다 키웠다.
나니아의 평화를 찾고 현실로 돌아온 네 남매는 1년 후 왕국을 다시 찾는다. 1,300년이 넘는 시간이 흘러버린 왕국은 무자비한 왕 미라즈의 서슬 퍼런 폭정 아래 놓여 있다. 남매는 삼촌 미라즈를 피해 숨어 지내는 나니아의 왕위 계승자 캐스피언 왕자를 만나고, 그와 함께 전설의 왕 아슬란을 찾아 여행을 떠난다.
세계적으로 7억 4,000만 달러 이상의 흥행을 거둔 의 제작진은 2편에서 그대로 이어진다. 1편을 통해 원작자 C. S. 루이스의 세계관을 충실히 재현했을 뿐 아니라, 실사와 CG의 절묘한 조화로 섬세하고 스펙터클한 영상을 선보였다는 평가를 받은 드림팀이다. 는 전편의 미덕을 간직하고 스케일의 확장을 꾀하는 속편 공식을 충실히 따른다. 남매와 캐스피안 왕자는 강력한 군주 미라즈와 팽팽한 대결구도를 형성해 긴장감을 높이고, 생쥐 리피치프, 오소리 트러블헌터, 검은 난쟁이 등 새로운 캐릭터가 동참한 이 여행이 어찌 흥미롭지 않을쏘냐. (안효원 기자)
동에 번쩍, 서에 번쩍! 순간 이동의 쾌감
Jumper | 감독 덕 라이먼 | 출연 헤이든 크리스텐슨, 레이첼 빌슨, 제이미 벨, 사무엘 L. 잭슨, 다이안 레인 | 장르 SF 어드벤처 | 개봉 2월 14일
언제 어디로든 가고 싶은 곳으로 순간 이동할 수 있다면? 소년, 소녀들의 오랜 로망이 를 통해 실현된다. 17세 소년 데이빗(헤이든 크리스텐슨)은 꽁꽁 언 호수를 건너다 물에 빠진다. 순간 호수에서 도서관으로 순간 이동. 절체절명의 순간에서 데이빗은 자신의 놀라운 능력을 깨닫는다. 의기양양해진 소년은 전세계를 점프하며 여가를 즐기고, 돈이 궁하면 은행을 턴다. 어느 날 전세계 점퍼들을 잡아들이는 조직 ‘팔라딘’의 공격을 받게 된 데이빗. 위기에서 구해준 또 한 명의 점퍼 그리핀(제이미 벨)을 통해 세계 질서를 어지럽혀온 점퍼들과 그들의 숙적 팔라딘의 관계를 알게 된다.
블록버스터 흥행작을 양산해온 덕 라이먼( )은 이 영화에 대한 기대의 절반 이상을 걸게 하는 인물이다. 는 순간 이동이라는 흥미로운 소재를 통해 소년의 모험과 성장을 그린다. 에서 청년 시절의 다스베이더(아나킨 스카이워커)를 연기해 주목받았던 헤이든 크리스텐슨이 또 한 번 방종에 빠진 철없는 소년 데이빗을 연기했다. ‘모든 힘에는 책임이 따른다’는 금언은 이미 스파이더 맨이 깨우쳐 전세계에 알려줬지만, 새로운 초능력 인간의 등장은 여전히 관객들의 가슴을 두근거리게 한다. (송순진 기자)
E.T.만큼 사랑스러워
원제 WALL. E | 감독 앤드류 스탠튼 | 목소리 출연 프레드 윌러드, 제프 갈린, 벤 버트, 킴 코프 | 장르 애니메이션 | 개봉 7월
E.T.와 비슷하게 생긴 아주 귀여운 녀석 월. E가 출현했다. 월. E는 인간이 떠난 지구에 남아 홀로 지구를 지키는 청소로봇. 무분별한 소비주의로 지구는 거대한 쓰레기장이 되고, 인간은 청소로봇을 남겨둔 채 지구를 떠난다. 하지만 청소 프로그램이 고장나면서 월. E를 제외한 청소로봇은 쓰레기가 된다. 2700년, 청소를 하면서 혼자놀기의 제왕이 된 월. E는 하늘에서 내려온 매끈한 탐사선 이브(EVE)를 만나 사랑을 느낀다. 이브는 그를 사람들에게 데려가려 하고, 월. E는 친구 바퀴벌레, 고물로봇과 우주여행을 시작한다.
월. E는 아카데미 수상 경력을 지닌 작가 겸 감독 앤드류 스탠튼( )과 픽사 애니메이션 스튜디오가 10년 이상 공들인 ‘작품’이다. 감독은 월. E를 만들면서 크게 두 가지를 요구했다. 가전제품을 닮은 모습과 의 R2-D2의 목소리. 제작진은 쌍안경과 픽사 로고에 등장하는 스탠드 ‘룩소 주니어’에 착안해 각진 몸통에 쌍안경을 뒤집어쓴 듯한 월. E를 만들었고, (1977) (1982)의 사운드 디자이너로 활약했던 음향전문가 벤 버트를 통해 생생한 로봇 목소리를 만들었다. 쓰레기와 장난치고 탐사선과 사랑에 빠지는 월. E가 E.T.만큼 사랑스러운 캐릭터가 될지 관심이 모아진다. (안효원 기자)
절대고수 팬더의 버라이어티 쇼
Kung Fu Panda | 감독 마크 오스본, 존 스티븐슨 | 목소리 출연 잭 블랙, 안젤리나 졸리, 성룡, 더스틴 호프먼, 루시 리우 | 장르 애니메이션 | 개봉 6월 5일
국수집 ‘평화의 계곡’에서 일하던 게으름뱅이 거대 팬더 포(잭 블랙) 앞에 이상한 놈들이 나타난다. 최고 권법이 담긴 용 문서를 빼앗기 위해 감옥에서 탈출한 타이 렁과 악의 무리다. 마을의 전설에 따르면 하필 이들을 막을 유일한 영웅이 포라는 얘기. 쿵푸는 무슨, 먹는 것밖에 모르는 뚱보 팬더를 절대고수로 거듭나게 하기 위해 마스터 시푸(더스틴 호프먼)와 고수들이 나선다. 원숭이권을 가르치는 몽키(성룡), 호랑이권의 고수 타이그레스(안젤리나 졸리), 사권을 전수하는 바이퍼(루시 루) 등의 기막힌 맞춤 수업. 드디어 엉덩이가 날렵해지려는 포는 그러나 미처 다 배우기도 전에 대결에 나서야 한다.
어떻게든 픽사와 디즈니를 눌러보려는 드림웍스 애니메이션의 야심작. 게으름의 대명사 팬더가 쿵푸를 배운다는 내용에 일단 ‘실소’, 그 팬더 목소리를 정신 사나운 입방아 애드리브와 몸 개그의 대가 잭 블랙이 주절댄다는 사실에 ‘솔깃’이다. 박장대소의 가능성이 매우 크다는 얘기. 루저 프로레슬러를 연기했던 를 생각하면 발차기도 뭔가 다를 것 같은 잭 블랙 외에도 성룡, 안젤리나 졸리, 루시 리우, 더스틴 호프먼 등 초호화 목소리 캐스팅이다. ‘터네이셔스 D’라는 록밴드 멤버로 맹활약 중인 잭 블랙이 OST에도 참여한다니 정녕 놀라운 ‘쌩쑈’, 예측불허의 3D 애니메이션이 될 모양이다. (김혜선 기자)
슈퍼히어로계의 문제아 탄생
Hancock | 감독 피터 버그 | 출연 윌 스미스, 샤를리즈 테론, 제이슨 베이트먼 | 장르 액션, 코미디 | 개봉 7월 2일
이토록 각 안 잡히는 슈퍼히어로는 없었다. 벤치에서 낮잠 자는 알코올 중독자라니. 악당이 나타났다고 화급히 깨우는 꼬마에게 “그래서 과자라도 달란 말이냐?”라고 묻는 행콕(윌 스미스). 슈퍼히어로의 능력에 응당 뒤따라야 할 책임감은 개에게 주려 해도 없다. 취중 비행으로 공공기물 파손을 비롯, 갖은 민폐로 원성이 잦다. 우연히 그의 도움을 받은 홍보 전문가 레이(제이슨 베이트먼)는 행콕의 추락한 명성을 되찾아주려 한다.
이런 황당한 엽기 영웅에게 지구를 맡기라면 지구를 떠나겠다. 행콕은 LA 지역만 커버하는 로컬 슈퍼히어로. 이미 공개된 예고편에서 판타롱 의상 없이 초능력은 꿈도 꿀 수 없었던 선배 영웅들과 달리 의상 교체 없이도 하늘로 솟구치고, 고래도 한 손으로 집어 던지는 가공할 파워를 자랑한 바 있다. 평상시엔 보통 사람인 척하는 신비주의 따위도 없다. 게다가 윌 스미스는 첫 번째 초능력 흑인 슈퍼히어로가 될 참이다.
은 이처럼 기왕의 슈퍼히어로 장르 불문율에 콧방귀를 뀌는 이단아임이 분명하다. 의 피터 버그에게 돌아오기까지 토니 스콧, 마이클 만, 조나단 모스토우 등 이 프로젝트를 탐하는 감독이 한둘 아니었다. 막강한 스케일의 액션, 윌 스미스 특유의 시니컬 독설로 무장한 얼치기 슈퍼히어로 행콕이 할리우드 슈퍼히어로 계보의 새 역사를 쓸 태세다. (유지영 기자)
성룡과 이연걸의 빅뱅
The Forbidden Kingdom | 감독 롭 민코프 | 배우 이연걸, 성룡, 마이클 앙가라노, 예성, 유역비 | 장르 액션 어드벤처 | 개봉 4월 24일
무신(武神)들의 격돌. 한 번도 같은 영화에서 볼 수 없었던 중국 무술의 대가 성룡과 이연걸이 주목을 맞대었다. 를 모티브로 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이 그 영화다. 미국에서 시작한 이야기는 고대 중국으로 거슬러 간다. 홍콩영화와 쿵푸를 동경하는 10대 미국인 소년이 차이나타운 전당포에서 우연히 손오공의 무기 여의봉을 발견한다. 여의봉의 불가사의한 힘에 이끌려 소년은 고대 중국 어느 곳에 떨어지고, 이곳에서 오행산에 갇힌 손오공을 구출하려는 협객들을 만나 이들과 함께 악전고투하며 전설 속의 주인공인 손오공에 다가간다.
각자 확고한 자기 스타일을 가지고 있는 이연걸과 성룡은 완벽한 팀워크로 명실상부한 액션 최고수의 면모를 보여줄 예정이다. 이연걸을 만난 성룡, 성룡을 만난 이연걸이라 해서 각자의 색깔이 결코 죽지 않는다는 얘기다. 얼핏 일관된 톤을 유지하기 위해 중간지점을 찾을 법도 하지만 성룡은 여전히 코믹한 액션 영웅이고, 이연걸은 역시 절도와 우아함을 겸비한 우슈 챔피언의 면모 그대로다. 이들을 지휘하는 것은 의 원화평 무술감독. 최고의 배우들과 최고의 무술감독이 선사할 절대신공의 향연이라니, 이 이상의 무협 블록버스터는 당분간 만나기 힘들지 않을까. (강상준 기자)
워쇼스키 영상 혁명 2라운드
Speed Racer | 감독 앤디 워쇼스키, 래리 워쇼스키 | 배우 에밀 허쉬, 크리스티나 리치, 수전 서랜든, 매튜 폭스, 정지훈 | 장르 액션 | 개봉 5월 8일
또는 라는 이름으로 방영된 애니메이션의 추억이 조금이라도 있는 사람이라면 워쇼스키 남매가 선보일 에 대한 기대를 숨기기 힘들다. 3부작이라는 기념비 이후 워쇼스키 남매가 선보일 는 요시다 다츠오의 1967년 작 애니메이션 를 원작으로 한 디지털 성찬이다. 16년 전부터 기획된 의 실사화 프로젝트가 할리우드 거물들의 손을 두루 거치며 좌절되길 수 차례였다는 점을 상기해볼 때, 워쇼스키 남매의 창조적 비주얼을 고대할 수밖에 없다. 크레인으로 차체를 들어 올려 원하는 각도에서 찍고 최첨단 CG를 입힌 장면들이 혁신적인 이미지를 품고 있으리란 건 지당하다.
레이싱 가족의 후예 스피드(에밀 허쉬)가 아버지가 디자인한 ‘마하 5’를 몰고 경주에 참가해 여러 라이벌들과 맞부딪치게 되는 이야기가 숨 가쁜 레이싱 장면을 통해 보여진다. 원작 애니메이션은 레이싱 애니메이션 장르의 효시가 된 작품으로, 그 인기는 1997년 이라는 리메이크작까지 이어져 30년의 시간차를 무색케 했다. 또다시 10년의 세월을 넘어 공개될 는 쟁쟁한 배우, 현란한 비주얼, 휘황찬란한 색감을 통해 기존 실사 레이싱 영화에서 절대 볼 수 없었던 경지를 넘보고 있다. (강상준 기자)
히틀러를 죽여라!
Valkyrie | 감독 브라이언 싱어 | 배우 톰 크루즈, 빌 나이, 케네스 브래너, 캐리스 밴 허슨, 에디 이자드, 스티븐 프라이, 테렌스 스탬프 | 장르 서스펜스 액션 스릴러 | 개봉 10월
2차 대전이 한창이던 1944년, 광기에 사로잡힌 독재자 아돌프 히틀러에 대해 독일군 장교 사회 내에서도 회의가 인다. 아프리카에서 왼쪽 눈을 잃고 돌아온 클라우스 본 슈타우펜베르크 대령(톰 크루즈)도 그들 중 하나. 독실한 가톨릭 신자인 슈타우펜베르크는 유대인을 학살하는 히틀러의 횡포에 반감이 깊다. 이 악몽을 끝장내기 위해 히틀러를 죽이는 것 외엔 다른 방도가 없다고 판단한 독일군 장교들의 비밀 모임은 암살 작전 ‘발키리’를 개시한다.
‘발키리’는 북유럽 신화에서 유래한 ‘전사자를 고르는 자’라는 뜻. 의 브라이언 싱어와 각본가 크리스토퍼 맥쿼리의 궁합이 기대된다. 영화는 1943년과 1944년 두 차례에 걸쳐 시도됐던 히틀러 암살 작전과 실존 인물을 바탕에 두고 있다. 독일 TV시리즈 에서 먼저 소개된 바 있지만,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를 통해 보다 대중적으로 복원되는 셈이다.
동네 할아버지가 절대 악의 화신이었던 나치 친위대원임을 알게 된 소년의 이야기인 에서 이미 브라이언 싱어는 유대인 홀로코스트를 다룬 전력이 있다. 2차 세계대전 당시의 독일 풍경이 세밀한 고증으로 그려진다는 점과 톰 크루즈가 독일 국민들의 반감을 이겨내고 재기에 성공할 수 있을지 등이 관심을 모은다. (송순진 기자)
그분이 오신다
長江7號 | 감독 임자총 | 출연 주성치, 장우기, 서교 | 장르 SF, 코미디 | 개봉 4월 10일
‘장강7호’로 알려진 은 주성치 팬들이 목하 기다려온 꿈의 프로젝트다. 폭력과 폭소의 아슬아슬한 줄다리기를 통해 슬랩스틱 개그의 신경지를 개척한 이후 주성치의 선택은 휴먼 SF 코믹 블록버스터. 온갖 장르를 우격다짐으로 믹스한 황당무계 상황이 진리처럼 받아들여지는 극강 쾌락의 ‘주성치 월드’가 재림한다. 에서 주성치가 어떤 감동과 웃음의 펀치를 준비했을지 궁금하지 않을 도리가 없는 것이다.
은 아버지와 아들이 나누는 부자의 정에 포커스를 맞춘다. 허허실실 좌충우돌하는 모습보다는 좀 더 인간적인 매력을 풍기는 주성치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엄청나게 가난한 형편에도 막노동을 하는 아버지(주성치)는 아들(서교)을 명문학교에 보낸다. 하지만 아들은 학교에서 따돌림을 당하는데, 아이를 감싸주는 건 순수한 미녀 선생님(장우기)뿐이다. 변변한 선물 하나 살 돈이 없는 아버지는 쓰레기장에서 발견한 플라스틱 장난감을 아들에게 준다. 아들이 ‘장강7호’라 부르는 이 장난감은 외계에서 온 생명체. 더군다나 미녀 선생님이 외계인일 가능성도 있다.
예고편에 등장한 조악한 CG 기술과 결합한 UFO를 바라보는 주성치의 진지한 눈빛이 영화의 관전 포인트를 묵묵히 웅변한다. 함께 공개된 스틸 사진에는 털북숭이 얼굴에 마른 나뭇잎 같은 몸을 앙증맞게 붙이고 있는 인형 같은 외계인도 보인다. 남자 아이 1,000명의 오디션을 봤지만 적당한 인물이 없어 여자 아역인 서교가 아들 역할을 한 것도 볼거리다. 하지만 어느덧 은발이 된 주성치와 주성치 사단의 핵심 멤버인 오맹달이 빠진 것은 팬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내는 부분. 에 배우로 출연했고 (2006)으로 감독 데뷔한 임자총의 연출력과 주성치의 마성적 에너지가 황금비율로 섞인다면 우리는 범우주적 코믹 블록버스터의 세계에 푹 빠지게 될 것이다. 자, 주문을 걸어보자. 그분이 오신다. (유지영 기자)
초아시아급 판타지 대작
赤壁之戰 | 감독 오우삼 | 출연 금성무, 양조위, 장첸, 조미, 장풍의 | 장르 액션, 서사 | 개봉 7월
허다한 전쟁이 나오는 안에서도 적벽대전은 가장 큰 전쟁이다. 80만의 조조 군을 촉과 오의 소수 연합군이 양쯔 강 남안의 적벽에서 막아낸다는 전쟁 스토리는 의 알짜배기. 적벽대전은 위, 촉, 오 삼국의 운명을 결정짓는 가장 치열한 전쟁이자, 바람의 방향을 바꿔 화공을 펼치거나 지푸라기 인형으로 적의 화살을 모으는 등 제갈량의 신기가 제대로 발휘된 전쟁이기도 하다. 은 공개된 정보만으로도 할리우드 블록버스터급 프로젝트다. 8,000만 달러의 총예산과 2부작으로 나뉘어 개봉하는 네 시간의 상영시간, 8개월이 넘는 촬영기간, 막대한 CG 등 판타지 대작의 구비 요건은 다 갖췄다.
의 난세의 영웅들을 연기하는 배우를 짝지어보는 재미가 크다. 금성무가 제갈량, 양조위가 주유, 조조는 장풍의, 장첸이 손권, 조미는 손권의 여동생, 대만의 린치링은 소교를 맡는다. 애초 주윤발에게 주유를 맡기고 양조위가 제갈량을 연기할 계획이었지만, 주윤발의 도중하차로 진용이 다소 바뀌었다. 양조위가 제갈량이 아닌 게 아쉽지만, 의 무장 중 가장 빼어난 외모의 소유자인 주유는 주윤발과 그다지 어울리지 않는다. 시리즈와 등을 작업했던 크레이그 헤이스가 담당하는 CG는 나 처럼 그래픽 요소를 강조한 액션에 방점이 찍혀 있어 가일층 기대를 부풀리고 있다. (김도형 기자)
감동과 스펙터클의 집결
集結號 | 감독 펑 샤오강 | 출연 장한위, 덩 챠오, 리아오 판, 왕 바오치앙 | 장르 전쟁, 드라마 | 개봉 미정
등의 흥행작을 통해 중국영화의 미다스의 손이 된 펑 샤오강.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상영된 는 펑 샤오강 스타일을 확인할 수 있는 블록버스터 전쟁 드라마다. 는 전장에서 목숨을 바친 평범한 사람들의 가치를 되새기는 이야기다. 위대한 이념보다, 유명한 정치 지도자보다도 폭탄과 총알 세례를 온몸으로 받아낸 민중들의 이름을 진정한 영웅으로 복권시켜야 한다는 메시지가 굴곡의 시간을 묵묵히 버티는 남자를 통해 그려진다.
1948년 회해 전투. 중국 인민해방군 9연대 소속의 구즈디 중대장은 전장에서 철군을 알리는 나팔 소리(집결호)를 듣지 못해 46명의 부대원들을 희생시키고 혼자 살아남는다. 그는 전우들에 대한 죄를 씻기 위해 백의종군하며 전장에서 죽기를 희망한다. 그러나 우여곡절 끝에 인민군의 승리로 전쟁은 끝나고, 구즈디는 영웅이 되기는커녕 이름마저 잊혀지고 있는 전우들의 시체를 찾기 위해 광산으로 변해버린 전장을 다시 찾는다.
는 에 참여한 한국 스탭들이 영화 초반부 대규모 전쟁 신에 참여한 것으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감동적인 드라마 위에 현실적이고 역동적인 전투 장면이 입혀져 스펙터클의 재미도 선사한다. 중국에서는 이안의 , 진가신의 과 함께 자국영화 흥행의 견인차 역할을 톡톡히 했다. (송순진 기자)
위대한 장수의 부활
Three Kingdoms: Resurrection of The Dragon | 감독 이인항 | 출연 유덕화, 홍금보, 매기 큐 | 장르 무협액션 | 개봉 4월 예정
의 위대한 장수 조자룡이 광활한 대륙의 별로 부활한다. 1,800년의 시간을 뛰어넘어 그를 불러낸 것은 한국의 태원엔터테인먼트와 홍콩의 비주얼라이저가 공동 제작한 . 비천한 신분으로 태어난 조자룡은 촉나라 장군이 되어 베테랑 장수 나평안과 함께 중국 통일의 최전선에 선 인물. 은 왕의 명에 따라 일생일대의 전투를 치르기 위해 진군하는 진짜 장수의 이야기다.
2,000만 달러의 제작비가 투입된 은 대륙적 스케일에 걸맞는 웅대함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대규모 성곽 세트와 스크린을 가득 채우는 물량 공세, 오랜 만에 액션감독으로 돌아온 홍금보가 선보일 ‘용의 전투’도 빼놓을 수 없는 볼거리. 하지만 이인항 감독은 “소설을 통해 전하고자 한 철학, 정신을 조자룡이 가장 잘 표현해 그를 선택했다”고 인간 드라마가 될 것을 강조한다. 화려하고 역동적인 전투 장면 속에서 인간이 단순한 볼거리로 떨어져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
영화는 수없이 반복되는 전쟁과 배신을 통해 충성과 신의, 의로움 등의 고전적인 가치들에 대해 생각거리를 던져주려 한다. 여느 홍콩 배우처럼 늙지 않은 배우 유덕화가 쉰을 바라보는 나이에도 불구하고 쌩쌩한 젊은 장수 조자룡을 연기한다. (안효원 기자)
피로 맺은 삼형제의 액션 블록버스터
The Warlords | 감독 진가신 | 출연 이연걸, 유덕화, 금성무 | 장르 전쟁 시대극 | 개봉 1월 31일
이연걸, 유덕화, 금성무. 웬만해선 한 영화에서 만나기 힘든 세 사람이 혈맹이 된다. 그것도 진가신( )이 만드는 전쟁 액션영화에서. 멜로의 귀재 진가신의 전쟁 시대극, 어쩐지 낯설다. 장이모우, 첸 카이거, 펑 샤오강이 3인 천하로 호령하던 중국 블록버스터계에 발을 들인 그는 ‘무협’이 아닌 ‘액션’ 시대극을 완성했다.
19세기 중엽, 태평천국의 난이 14년째 이어진 중국 청 시대. 반란군에 패해 홀로 남은 청의 장군 방청운(이연걸)과 군량을 탈취하려는 도적단 우두머리 조이호(유덕화), 조이호의 심복 강오양(금성무)이 맞닥뜨린다. 방청운이 강오양의 목숨을 살려준 인연으로 의기투합한 세 사람은 피로 의형제를 맺고 전쟁터로 나간다. 숱한 고비를 겪고 살아남아 영웅이 된 삼형제. 그러나 권력욕과 한 여인이 그들을 엉뚱한 비극으로 이끈다.
은 800의 군사로 5,000과 싸운 서성 전투, 소주성 탈환, 남경 함락까지 중국 역사에 기록된 중요한 세 전투를 재현한다. 삼형제를 ‘명장’이자 ‘전설’로 만든 이 전투는 15만 명의 엑스트라, 280대의 카메라를 동원한 스펙터클한 비주얼이 압권. 의 미술감독 해중문이 고증한 19세기 전장의 의상과 미술, 무술감독 정소동이 설계한 600마리 말과 인간의 액션 설계도 그간 진가신 영화에서 결코 볼 수 없던 볼거리다. (김혜선 기자)
크로넨버그의 ‘러시안 갱스터’
Eastern Promises | 감독 데이빗 크로넨버그 | 배우 비고 모텐슨, 나오미 왓츠 | 장르 범죄 드라마 | 개봉 하반기
에서 환상의 호흡을 보여준 데이빗 크로넨버그와 비고 모텐슨이 재결합한다. 둘은 에서 또 다른 폭력의 양상을 고찰한다. 러시아 갱스터가 범죄 조직과 사랑하는 여자 사이에서 갈등을 겪는 모습을 다룬 는, 범죄 스릴러 장르를 외피 삼아 크로넨버그의 일관된 테마인 인간의 도덕성과 폭력성을 지극하게 탐구한다.
동유럽에서 활동하는 런던 최대 범죄 조직인 ‘보리 V 자콘’에서 운전사로 일하는 러시아인 니콜라이 루진(비고 모텐슨). 어느 크리스마스 날, 그는 산부인과에서 조산원으로 일하는 여자 안나 키트로바(나오미 왓츠)와 마주치고 첫눈에 서로 끌린다. 당시 안나는 자신이 아기를 받아주다가 끝내 죽고 만 러시아인 10대 소녀에 대해 죄책감을 안고 있던 차였다. 안나는 속죄의 뜻으로 소녀의 가족을 찾고 싶어하다가 우연히 소녀의 일기장을 손에 넣게 된다. 러시아어로 쓰여진 소녀의 일기를 통해 안나는 니콜라이가 몸담고 있는 범죄 조직에 대한 정보를 알게 되고, 니콜라이 역시 그녀가 점점 조직에 위험한 인물이 되어간다고 느낀다.
크로넨버그라는 거목이 버티고 있지만, 의 아라곤 역으로 대중적인 인기를 얻은 비고 모텐슨과 의 나오미 왓츠가 함께 호흡하는 것만으로도 기대를 모은다. 비고 모텐슨은 러시아 출신 갱스터의 특징을 익히기 위해 러시아의 감옥을 묘사한 책을 탐독하는가 하면 갱스터 특유의 문신을 연구했고, 시베리안 악센트를 배워 연기에 활용하는 등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의 뱅상 카셀이 보스의 망나니 아들로 출연했으며, 의 아민 뮬러-스탈, 의 시네드 쿠색 등 관록 있고 쟁쟁한 연기파 배우들이 힘을 보탠다. 미국 개봉 당시 평단에서 “끊임없이 발전하는 크로넨버그의 수작”이라는 평가를 들으며 박스오피스에서도 선전했다. (송순진 기자)
밥 딜런의 문을 두드리며
I’m not there | 감독 토드 헤인즈 | 출연 크리스찬 베일, 케이트 블란쳇, 히스 레저, 줄리안 무어, 리처드 기어 | 장르 드라마 | 개봉 상반기
토드 헤인즈는 밥 딜런을 “미국의 신화”로 불렀다. 밥 딜런의 전기영화 를 만든 감독의 말이니 이런 평가가 홍보용이거나 과잉해석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색안경이야말로 밥 딜런에 대한 폄훼라는 걸 우리는 잘 안다. 가슴을 후벼오는 기타 선율, 흩어진 퍼즐 조각처럼 모호한 이야기들이 한 조각을 이루면서 미국의 신화 밥 딜런이 영롱하게 살아난다.
밥 딜런의 동명 미발표곡 제목이기도 한 는 크리스천 베일, 케이트 블란쳇, 벤 위쇼, 히스 레저, 리처드 기어, 마커스 칼 프랭클린을 통해 구축된 밥 딜런 이야기다. 6명의 배우들은 각기 밥 딜런을 연기한다. 그의 삶을 단순히 추적하는 데 그치지 않고 밥 딜런 생애의 각기 다른 지점을 조명해간다.
토드 헤인즈가 바라본 밥 딜런은 이 6명의 배우처럼 시기마다 다른 만화경 같은 존재였다. 미국 음악의 뿌리라 할 수 있는 포크에서 록과 블루스 등 여러 음악이 파생됐듯이, 밥 딜런에게는 남녀노소와 인종을 가리지 않는 다층성이 함축되어 있다고 본 것. 여배우 케이트 블란쳇이 밥 딜런을 연기해도, 흑인 소년 마커스 칼 프랭클린이 그의 노래를 불러도 밥 딜런의 페르소나일 수 있다. 그 순간 는 밥 딜런의 음악 너머의 어떤 곳을 향한다. 64회 베니스국제영화제 심사위원대상 수상작. (강상준 기자)
세계를 뒤흔든 남자
Charlie Wilson’s War | 감독 마이크 니콜스 | 출연 톰 행크스, 줄리아 로버츠, 필립 세이모어 호프만 | 장르 드라마, 코미디 | 개봉 2월 6일
1980년대 미국. 텍사스 하원의원 찰리 윌슨(톰 행크스)은 소련의 아프가니스탄 침공에 대한 미국의 미온적인 태도를 접한 후, 아프가니스탄 자유반군 무자헤딘에게 무기를 공급하는 비밀스런 계획을 세운다. 백만장자 로비스트 조앤 헤링(줄리아 로버츠)과 CIA 스파이 구스트 아브라코토스(필립 세이모어 호프만)도 동참한다. 결국 소련군은 아프가니스탄에서 철수하고, 윌슨 일행으로부터 무기를 공급받은 무자헤딘은 훗날 탈레반이 되어 미국을 위협한다.
은 80년대 아프가니스탄 비밀 무기 지원을 주도한 텍사스 하원의원 찰리 윌슨의 실화다. 정부도 해결하지 못한 일을 일개 하원의원이 독자적으로 진행한 이 믿을 수 없는 사건은 10여 년이 지나 책으로 발간되어 세계를 놀라게 했다. 영화는 조지 크릴이 쓴 책을 원작으로 삼았다. 크릴은 찰리 윌슨의 이야기를 우연히 알게 된 후, 13년 동안 자료를 조사해 책으로 엮었다.
다소 민감한 정치적 소재를 다루고 있지만, 지적이고 위트 넘치는 각본과 역동적인 전개 때문에 지루할 틈이 없다. 톰 행크스가 여자 보좌관들에게 둘러싸인 스캔들 메이커이자 정의감에 불타는 하원의원으로 나오고, 금발의 줄리아 로버츠는 부유한 로비스트로 관능미를 뽐낸다. 험상궂은 인상의 ‘5% 부족한 스파이’ 필립 세이모어 호프만은 코믹함을 더한다. (정미래 기자)
코엔의 기적적 천재 본능
No Country For Old Men | 감독 에단 코엔, 조엘 코엔 | 출연 조쉬 브롤린, 토미 리 존스, 하비에르 바르뎀, 우디 해럴슨 | 장르 범죄, 드라마, 스릴러 | 개봉 3월
2007년 미국 평단이 만장일치로 손가락을 올린 코엔 형제의 신작. 흠집을 찾기 힘든 이 기적의 스릴러는 퓰리처상 수상작가인 코맥 맥카시의 2005년 동명 소설을 영화화했다. 1980년대 서부의 거친 황야 속에서 사라진 마약과 돈 가방, 세 남자의 쫓고 쫓기는 추격전을 통해 참혹한 폭력의 스토리를 쓴다. 평범한 카우보이 모스(조쉬 브롤린)가 그 중심에 있다.
텍사스 주 서부의 사막에서 사냥을 하던 모스는 총격전이 벌어진 듯한 현장을 발견한다. 마침 물 한 모금 달라며 애걸하는 생존자를 보고도 돌아선 모스는 자동차 뒷자리에서 다량의 마약과 200만 달러가 든 돈 가방을 발견한다. 횡재했다 싶으면서도 생존자를 외면한 게 마음에 걸려 새벽녘 다시 현장에 간 모스는 마침 거기 온 경찰에게 쫓기게 된다. 하지만 쫓는 건 경찰만이 아니다. 돈 가방을 찾으려는 연쇄살인마 안톤 시거(하비에르 바르뎀)와 보안관 에드 톰 벨(토미 리 존스)이 뒤를 따르고, 끝을 알 수 없는 혼돈의 추적이 시작된다.
촬영감독 로저 디킨스가 잡아낸 텍사스와 멕시코의 풍광 속에 순간순간 서로의 위치가 바뀌는 기이한 추격전은 숨 쉴 틈을 주지 않고, 하비에르 바르뎀의 악마적 살인마 연기도 압도적이다. 와 에 샘 페킨파의 스타일을 접목했다는 코엔 형제는 설명할 수 없는 악과 맞부딪친 인간의 실체, 운명의 순환을 가차 없이 그려낸다. (김혜선 기자)
왕가위의 미국식 연서
My Blueberry Nights | 감독 왕가위 | 출연 노라 존스, 주드 로, 데이빗 스트래던, 나탈리 포트먼, 레이첼 와이즈 | 장르 멜로 | 개봉 3월
영원히 볼 수 없거나 곁에 두고서도 갈구하는 사랑은 왕가위의 영원한 테마다. 그는 자신의 표현대로 “사랑은 존재하기 위한 방법”임을 설파해왔다. 미국에서 찍은 신작 는 여전히 사랑에 굶주린 사람들의 이야기다. 오랜 연인에게 실연당한 엘리자베스(노라 존스)는 미국을 횡단하는 여행을 떠난다. ‘아무도 주문하지 않아 남겨지는’ 블루베리 파이를 매일 밤 엘리자베스에게 권하던 카페 주인 제레미(주드 로)는 언제 돌아올지 모르는 그녀를 위해 매일 블루베리 파이를 남겨둔다. 아내와 별거 중인 경찰(데이빗 스트래던)과 도박으로 인생을 탕진 중인 갬블러(나탈리 포트먼)를 만난 엘리자베스는 자신이 돌아갈 곳이 제레미의 곁임을 깨닫는다.
지난해 칸영화제 개막작으로 영화가 첫선을 보였을 때 찬반이 갈렸다. 크리스토퍼 도일이 아닌 다리우스 콘지( )가 잡은 영상은 왕가위의 리듬과 속도를 그대로 따르고 있다. 스크린 신고식을 치룬 싱어송라이터 노라 존스의 감미로운 목소리처럼 가벼운 이 영화의 공기에 여전히 매혹적이라는 환대와 낡은 방식이라는 질타가 나뉜 것. 허나 왕가위의 팬이라면 취할 듯 관능적인 그 정서를 확인하고픈 욕망이 더 강할 듯. 다행히도 기다림은 길지 않다. 오는 3월, 왕가위의 아홉 번째 연서가 도착한다. (유지영 기자)
비정한 시대, 비정한 카메라
4 Months, 3 Weeks & 2 Days | 감독 크리스티안 문주 | 출연 안나마리아 마링카, 로라 바실리우, 블라드 이바노브 | 장르 드라마 | 개봉 2월 28일 예정
루마니아의 떠오르는 거장 감독 크리스티안 문주의 은 1987년 차우셰스쿠 독재 정권하의 루마니아에서 낙태금지법을 피해 살아가는 여성들의 삶을 다룬다. 2007년 칸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하며 변방이었던 루마니아 영화의 존재를 알렸다.
영화는 루마니아의 한 소도시에 위치한 대학교 기숙사의 룸메이트 오틸라(안나마리아 마링카)와 가비타(로라 바실리우)를 뒤쫓는다. 원치 않은 임신을 한 가비타를 위해 오틸라는 여기저기서 돈을 빌려 호텔 방을 예약한다. 여기에 불법으로 임신중절을 시술해주는 남자 미스터 베베(블라드 이바노브)가 찾아온다. 하지만 미스터 베베는 시술은커녕 이상한 요구를 하고, 오틸라와 가비타는 궁지에 몰린다.
은 낙태가 금지된 시대에 임신중절을 위해 겪는 두 여성의 악몽 같은 이틀을 리얼하게 담아냈다. 처음부터 끝까지 핸드헬드로 촬영한 영화는 대부분 인물 간 대화를 롱테이크로 담아낸다. 유래를 찾아보기 힘든 집요한 에너지로 가득 찬 롱테이크는 목을 조르듯 가슴을 압박한다. 위기에 빠진 두 주인공의 긴장감과 초조함을 극한으로 끌어올린 이미지는 어서 다음 장면으로 넘어가기를 바랄 만큼 보는 이들을 옥죈다. 낙태된 태아를 직접 보여주는 등 고개를 돌리게 만드는 날것 그대로의 충격적인 영상도 에누리 없이 등장한다.
크리스티안 문주는 인간이 가진 근원적인 공포를 건드리며 삶에 대한 책임과 결정에 대해 묻는다. 이성과 존엄성이 얼마나 약한 껍질로 둘러쳐 있으며, 그 껍질이 깨진 인간이 얼마나 쉽게 무너져 내리는가를 차갑게 응시한다. 모두에 ‘1987년’이라는 자막만 나올 뿐 영화는 당시 루마니아의 상황에 대해서 아무런 설명도 하지 않는다. 겉으로 보기엔 단순히 ‘반낙태 영화’로만 보일 수 있지만, 2명의 주인공과 단 이틀의 시간만으로 독재 시대의 비정한 공기를 그 어떤 역사 드라마보다 효과적으로 담아낸다. (정미래 기자)
거짓말이 부른 비극적 사랑
Atonement | 감독 조 라이트 | 출연 키이라 나이틀리, 제임스 맥어보이 | 장르 로맨스, 드라마 | 개봉 2월 21일
1935년 영국의 대저택. 전도유망한 의대생 로비(제임스 맥어보이)는 어렸을 때부터 친하게 지내던 주인집 딸 세실리아(키이라 나이틀리)와 운명적인 사랑에 빠진다. 하지만 세실리아의 열세 살짜리 여동생 브리오니는 둘 사이를 질투해 저택에서 벌어진 강간 사건의 범인으로 로비를 지목한다. 로비는 체포되어 2차 대전의 포화 속으로 내던져지고, 세실리아는 간호사로 일하며 로비를 기다린다. 이후 자신의 잘못을 깨달은 브리오니는 속죄를 위해 길을 나선다.
이안 맥이완의 동명 베스트셀러 소설을 영화화한 는 어린 소녀의 거짓말로 인해 파란 속으로 내몰린 연인을 수십 년에 걸쳐 그려낸다. 2002년 발표된 맥이완의 원작은 걸작으로 평가되었는데, 영화 역시 훌륭한 각본과 연출, 연기로 소설의 감동을 담았다는 호평을 얻었다. 예기치 않게 비극의 소용돌이에 휘말린 남녀의 이야기가 자칫 눈물을 강요하는 신파로 빠질 소지가 농후하지만, 는 절제된 표현으로 애잔한 감동을 전해준다. 차곡차곡 쌓이는 감정은 마지막 장면에 이르러 격렬한 파고를 이루며 폭발한다. 애틋한 로맨스와 안타까운 운명을 다룬 영화는 욕망과 폭력성에 대한 고발이기도 하다.
조 라이트 감독, 키이라 나이틀리 등 (2005) 제작진이 다시 뭉친 는 골든 글로브 작품상, 감독상, 남우주연상, 여우주연상, 여우조연상, 각본상, 음악상까지 최다 후보에 오른 2008년 최고 기대작이다. (정미래 기자)
더욱 섹시하게, 보다 화려하게
Sex & the City | 감독 마이클 패트릭 킹 | 출연 사라 제시카 파커, 킴 캐트럴, 크리스틴 데이비스, 신시아 닉슨, 크리스 노스 | 장르 드라마, 코미디 | 개봉 5월
2004년 시즌 6으로 종영된 미국 드라마 의 극장판. 무성했던 극장판 소문으로 몇 년 동안 팬들을 설레게 하더니 드디어 실체를 드러낸다. 파리에서 방황하던 캐리(사라 제시카 파커)가 6년 동안 지지고 볶던 미스터 빅(크리스 노스)의 사랑 고백을 받으며 작별을 고하는 듯싶더니 다시금 뉴욕 거리를 활보한다. 영혼의 친구 사만다(킴 캐트럴), 샬롯(크리스틴 데이비스), 미란다(신시아 닉슨) 역시 함께한다.
극장판에서 캐리는 ‘뉴욕 스타’ 신문이 아닌 패션지 ‘보그’의 칼럼니스트가 된다. 얼마 전 웨딩드레스를 입은 캐리의 현장 사진이 공개됐으며, 시즌 내내 불임으로 고생하던 샬롯이 임신을 한다는 소문도 들린다. 캐리와 미스터 빅이 드디어 결혼하는 걸까? 하지만 울상으로 부케를 집어 던지는 모습을 보아하니 어째 순탄치는 않겠다. 파파라치를 따돌리며 극비리에 촬영되는 극장판 실체는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전세계 여성의 연애 지침서이자 패션 바이블인 가 거대한 화면으로 펼쳐낼 성담론과 의상 퍼레이드가 압권일 터. 다른 건 몰라도 4명의 뉴요커가 걸치고 나올 옷과 구두, 액세서리만큼은 그 무엇보다 화려하고 독창적일 것이다. 스크린으로 펼쳐질 뉴욕의 아름다운 풍경 또한 기대된다. 벌써부터 속편 제작 얘기가 솔솔 나올 정도로 팬들의 기대는 부풀대로 부풀었다. (정미래 기자)
웨스턴의 뜨거운 부활
3:10 To Yuma | 감독 제임스 맨골드 | 출연 크리스천 베일, 러셀 크로, 그레첸 몰, 앨런 터딕 | 장르 서부극, 드라마 | 개봉 2월 21일
지난해 9월 미국에서 개봉한 에 쏟아진 찬사를 요약하면 이렇다. 에 필적할 만한 ‘물건’은 아닐지라도 서부극의 성공적인 부활을 알린 이 영화를 놓친다면 후회하고 말리라. 델머 데이브즈의 동명의 영화(1957)를 리메이크한 는 서부극 전통에서 벗어나지 않으면서도 선한 주인공과 악당이 폼 나게 총질해대는 기왕의 방식을 탈피한다. 부성애와 우정이라는 두 주인공의 복잡다단한 심리가 핵심이다.
이야기의 배경은 남북전쟁이 끝난 후의 애리조나. 전쟁에서 다리 한쪽을 잃은 가장 댄(크리스천 베일)은 거액을 벌기 위해 연쇄 열차강도 벤(러셀 크로)의 호송팀에 지원한다. 댄의 임무는 72시간 내에 벤을 법원이 있는 유마행 3시 10분 열차에 태우는 것. 그러나 동행 길에 오른 벤의 인간적인 면모에 댄은 조금씩 흔들린다. 허나 벤의 부하들이 나타나 호송대원들을 죽이면서 상황은 급변한다.
화려한 액션과 심리 드라마의 균형을 맞춰 서부극의 현대적인 변용을 이뤄낸 제임스 맨골드 감독( )의 역량과 전설의 무법자 벤으로 분한 러셀 크로는 이 영화를 기다리는 이유다. 에서 열연한 러셀 크로는 다시 한 번 신들린 듯한 연기로 완벽하게 존재 증명을 해낸다. 이 영화의 압도적인 에너지에 서부극의 부흥을 점치는 이들도 있다. (유지영 기자)
비틀스를 향한 끝없는 구애
Across The Universe | 감독 줄리 테이머 | 출연 에반 레이첼 우드, 짐 스터저스 | 장르 뮤지컬 로맨스 | 개봉 2월 14일
는 비틀스의 명곡 33곡을 담은 뮤지컬 영화다. 팝 뮤지컬이 사랑을 받을 때도 그 중심에는 아바나 퀸, 엘비스 프레슬리가 있었지만 전설적인 그룹 비틀스는 누구나 선망하는 대상이었다. 그 꿈이 실현되었다.
1960년대 후반 반전 시위와 로큰롤이 젊은이들을 뒤흔든 시절, 영국의 리버풀에서 영화는 시작한다. 쥬드(짐 스터저스)는 연락이 끊긴 친아버지를 찾아 무작정 미국으로 향하고, 그곳에서 자신을 진심으로 대해주는 맥스(조 앤더슨)를 만난다. 맥스와 함께 화가를 꿈꾸며 뉴욕으로 온 쥬드는 같은 건물의 뮤지션들과 어울리고, 맥스의 여동생 루시(에반 레이첼 우드)를 만나 사랑에 빠진다. 하지만 맥스가 베트남 전쟁에 징병되고 루시는 더욱 열성적으로 반전 시위에 가담하면서 둘 사이는 멀어진다.
쥬드와 루시 등의 캐릭터, 시대적인 배경, 공간 등 모든 것에 비틀스의 향취가 서려 있다. “비틀스 노래만으로 독특한 뮤지컬을 만들어보고 싶었다”는 줄리 테이머() 감독의 야심 찬 시도는 인물들의 개인사는 물론 사회적 아픔까지 아우른다. 외견상 쥬드와 루시의 사랑 이야기가 주를 이루지만, 비틀스에 대한 한없는 애정을 느낄 수 있다. 평론가 로저 에버트는 ‘매혹적’이라는 평가와 함께 만점을 줬지만, 오리지널과 다소 다르게 편곡된 노래들은 받아들이는 사람에 따라 의견이 나뉠 것 같다. (김도형 기자)
신체 한계 극복한 상상력의 힘
Le Scaphandre Et Le Papillon | 감독 줄리앙 슈나벨 | 출연 마티유 아말릭, 올라츠 로페즈 가르멘디아, 에마누엘레 셰네르 | 장르 감동 드라마 | 개봉 2008년 2월 14일
프랑스 여성지 ‘엘르’의 편집장이었던 보비(마티유 아말릭)는 세련되고 카리스마 넘치는 매력남이자 방탕한 바람둥이다. 하지만 어느 날 뇌졸중을 일으키며 왼쪽 눈 하나만으로 세상과 소통하는 신세가 된다. ‘폐쇄증후군’에 걸린 보비는 잠수종에 갇힌 나비처럼 자신의 몸 안에 갇혀 손가락 하나 까딱하지 못하는 신세로 전락한다. 막장에서 보비는 언어치료사가 알파벳을 불러주면 자신이 원하는 알파벳에서 눈을 깜빡거리는 방법으로 14개월에 걸쳐 수백 쪽에 이르는 회고록 를 완성한다.
줄리앙 슈나벨 감독은 이 책을 바탕으로 고난을 극복하는 한 인간에 관한 영화를 완성한다. 는 기존의 고난 극복 스토리처럼 자기 연민에 빠져 감정을 자극하기보다 극한 상황에서도 유머를 잃지 않는 주인공을 통해 생명력을 예찬한다.
무엇보다 파격적인 영상이 인상적이다. 초반부에 보비의 눈을 통해 보이는 이미지들은 그의 아픔에 충분히 공감하도록 한다. 보비만큼이나 호색가였던 슈나벨 감독은, 헌신적인 치료사로 등장하는 자신의 실제 아내 올라츠 로페즈 가르멘디아는 물론 극중 보비의 아내 에마누엘레 셰네르, 전 애인 마리나 핸즈 등 출연하는 모든 여자 캐릭터들을 아름답고 생기 넘치도록 만든다. 한쪽 눈만으로 강렬한 인상을 준 보비 역의 마티유 아말릭의 연기도 훌륭하다. (김도형 기자)
인디의 신화를 쓰다
JUNO | 감독 제이슨 라이트먼 | 출연 엘렌 페이지, 마이클 세라, 제니퍼 가너 | 장르 코미디, 드라마 | 개봉 2월 21일
여고생 임산부 주노에게 보낸 전세계 영화계의 절찬은 자못 비상하다. 입양 부모를 찾아가는 16세 임산부에 대한 영화 는 2007 로마영화제 최우수작품상, 베니스영화제 작품상, 전미비평가협회 각본상, 골든 글로브 3개 부문 후보 등 각종 영화제에 30여 차례 이름을 올렸다. 전미비평가협회와 미국영화연구소는 2007년 ‘올해의 영화’로 를 선정했다. 호기심에서 한 섹스를 통해 아이를 갖게 되고, 아이를 밴 채 입양 부모를 찾아가는 여고생 소녀의 성장이 주는 공감은 대단히 크다.
“우리의 마음을 사로잡는 16세 소녀에 대한 신선하고 기발하며 범상치 않은 지적인 코미디”(‘시카고 선타임스’ 로저 에버트), “캐릭터를 과장하거나 희화화하기보다 존중하는 작품”(‘뉴욕 타임스’), “모두 배우들이 빈틈없는 연기를 선보인 작품”(‘할리우드 리포터’) 등 연출, 각본, 연기 등 모든 면에 박수가 쏟아졌다.
지난해 12월 5일(현지시간) 미국 현지에서 7개 스크린에서 개봉한 뒤로는 일반 관객들의 열화와 같은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40개, 304개, 998개, 1,019개, 1,925개 등 거침없이 늘어난 스크린 수는, 개봉 5주차인 2008년 1월 첫 주 주말 박스오피스 2위까지 치솟았다. 한 독립영화가 일으킨 파장이 범상한 수준을 넘어섰다. 남은 건 주노의 기적을 눈으로 확인하는 일이다. (안효원 기자)
"2008년"에 볼 만한 영화^^
2008년에도 할리우드를 비롯한 쟁쟁한 외화들의 공세가 만만찮을 것으로 보인다. 여름 시즌만 되면 극장가를 도배했던 속편들과 다양한 소재의 영화들이 흥행몰이를 준비 중이다. 할리우드영화에 버금가는 중화권 대작들도 눈에 띈다. 등을 영화로 옮겨 서구 판타지 대작들을 뛰어넘으려는 야심이 읽힌다. 이 외에도 거장들의 문제작과 작지만 감동과 여운을 주는 다양성 영화 등 2008년 우리를 사로잡을 후보작 29편을 엄선했다.
Indiana Jones And The Kingdom of The Crystal Skull | 감독 스티븐 스필버그 | 출연 해리슨 포드, 카렌 앨런, 케이트 블란쳇, 샤이아 라보프 | 장르 어드벤처, 액션 | 개봉 5월 22일
감독 스티븐 스필버그, 제작 총지휘 조지 루카스, 주연 해리슨 포드. 써놓기만 해도 화려한 시리즈의 황금 트리오가 19년 만의 속편 개봉을 앞두고 있다. 철저한 비밀에 싸인 4편 (이하 )에 대해 그나마 알려진 건 대학에서 가르침에 힘쓰던 존스 교수가 러시아 요원들과 싸우기 위해 크리스털 해골을 찾아야 한다는 줄거리 정도. 크리스털 해골은 외계의 힘이나 혹은 고대 마야 문명 같은 초월적 힘에 의해 만들어졌다는 게 프로듀서 프랭크 마셜의 설명이다. 시간적 배경은 3편 에서 19년이 흐른 시점. 1989년 3편이 개봉한 이후 지나온 실제 시간과 같다.
4편 은 원래 개봉 직후부터 제작이 계획됐다. 별 탈 없었다면 2~3년 뒤 금세 개봉했겠지만, 도무지 스필버그와 루카스, 포드의 성에 차지 않는 시나리오 때문에 제작이 하염없이 늦춰진 것. 젭 스튜어트, M. 나이트 샤말란, 스티븐 개건, 톰 스토퍼드, 프랭크 다라본트를 거친 시나리오는 결국 을 썼던 작가 데이빗 코엡의 손에서 완성됐다. 2007년 6월 촬영을 시작한 스필버그와 촬영감독 야누스 카민스키는 4편 역시 CG보다는 전편들처럼 전통적인 특수효과와 스턴트 작업에 더 의존할 계획이다. 혹시라도 3D 게임 같은 어드벤처가 탄생해 오리지널 3부작의 기운이 사라질지 모른다는 걱정은 하지 않아도 좋겠다.
19년 만에 복귀하는 64세의 해리슨 포드는 생선과 야채 식단의 고단백 다이어트와 하드 트레이닝으로 몸을 다졌다는 후문. 존스 박사의 주름진 얼굴, 성성한 백발, 무거운 몸을 보게 될지라도 그의 복귀 자체를 학수고대했던 팬들에겐 반가울 뿐이지만, 환갑을 넘어 “더 현명해지고 현실적인 캐릭터, 어른의 유머”로 거듭나야 하는 사명은 피할 수 없다. 새로운 출연진으로 존스의 연인이자 적이 되는 러시아 요원 역에 케이트 블란쳇, 오토바이 폭주족 소년으로 샤이아 라보프가 출연하고, 1편 에서 존스의 연인이었던 카렌 앨런도 다시 등장한다. 불세출의 어드벤처 시리즈가 부활하는 즐거움, 5월이면 확인할 수 있다. (김혜선 기자)
The Dark Knight | 감독 크리스토퍼 놀란 | 출연 크리스찬 베일, 마이클 케인, 게리 올드만, 모건 프리만, 히스 레저, 매기 질렌홀 | 장르 범죄, 액션 | 개봉 8월 7일
크리스토퍼 놀란이 시리즈의 프리퀄에 해당하는 를 만들 때까지만 해도 가 새로운 시리즈가 되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다. 놀란 자신도 를 시리즈로 끌고 갈 계획은 없었다. 하지만 마지막 장면에 등장한 고담시의 말썽꾸러기 조커(카드)는 팀 버튼의 으로부터 이어지는 역할인 동시에 새 시리즈의 서막을 알리는 신호탄이 됐다.
가 브루스 웨인(크리스찬 베일)이 배트맨이 되는 사건에 초점을 맞췄다면, 는 배트맨으로서 고담시를 지켜나가는 과정에 비중을 둔다. 이제 고담시는 각종 악질 범죄들이 판을 치는 무법지대가 됐고, 배트맨에 저항하는 세력들도 생겼다. 그 중심에 조커(히스 레저)가 있다. 조커는 은행을 털며 악당들을 규합하고, 배트맨 서치라이트를 공격하는 등 위협을 가한다. 하지만 배트맨은 하비 덴트 검사(아론 에크하트)와 제임스 고든 중위(게리 올드만) 등과 연대해 다시 한 번 고담시를 구한다.
가장 시선을 끄는 건 역시 조커다. 에서 히스 레저가 연기한 조커는 (1989)에서 잭 니콜슨이 연기한 조커와 확실히 다르다. 팀 버튼의 조커가 악마적인 기질과 기괴한 스타일의 회화적인 이미지였다면, 놀란의 조커는 정제된 깔끔함보다 광기에 사로잡힌 야수 같은 악인이다. 로빈 윌리엄스, 폴 베타니, 에이드리언 브로디 등이 탐냈던 이 역할은 으로 환골탈태한 히스 레저에게 건네졌다. 코믹스 초창기 시절의 가장 원초적인 조커의 모습으로 다시 태어났다는 소문만으로도 가슴이 설렌다.
검사 하비 덴트의 이름도 반갑다. 조커에 비해 그의 활약상이 베일에 가려져 있지만, 브루스 웨인의 친구이자 정의로운 검사로 후에 투 페이스가 되는 그의 존재는 의 복병이다. CG로 처리되는 투 페이스의 깜짝 등장을 기대해도 좋을 것. (김도형 기자)
Hellboy 2: The Golden Army | 감독 길예르모 델 토로 | 배우 론 펄먼, 셀마 블레어, 래디스라브 버랜, 덕 존스 | 장르 액션, SF, 판타지 | 개봉 8월
선악이 모호한 세계에서 활약하는 어떤 슈퍼히어로 이야기도 악마의 아들 헬보이만큼의 아이러니컬한 감흥을 만들지는 못할 것이다. 머리에 난 뿔이 저주스럽다는 듯 박박 갈아대고 자욱한 시가 연기를 뿜어댔던 괴력의 마초 영웅이 4년 만에 붉은 몸을 일으킨다. 지옥의 문을 연 나치들에 의해 인간세계로 소환된 헬보이 레드(론 펄먼)가 맞설 상대는 고대 휴전협정을 깨뜨리고 지상과 지하를 막론하며 짓밟는 무자비한 절대 독재자. 휴면 상태에 있는 창조물들을 깨워 황금의 군대라는 이름으로 지상을 위협하는 이 절대자를 막기 위해 헬보이는 양서인간 사피엔, 불을 다루는 초능력 소녀 리즈와 다시금 악의 군단을 섬멸한다.
길예르모 델 토로( )는 를 통해 전작들에서 보여주었던 그의 기괴한 생명체 창조 능력을 극대화한다. 레드와 사피엔, 그리고 1편에 등장했던 악마와 괴물들의 기괴함을 논하기 머쓱할 만큼 에 등장하는 피조물의 형상은 파격적이다. 흡사 잔혹동화로 불린 의 느낌을 고스란히 가져와 섬뜩하고 이질적인 느낌이 되리라 짐작된다. 길예르모 델 토로의 아우라가 고스란히 담긴 괴물들, 더욱 거대한 스케일로 발전한 이 악마들의 공방전은 올여름 2차 공습경보를 발령하며 3부작으로 완성될 시리즈에 장대한 다리를 놓을 것이다. (강상준 기자)
Harry Potter And The Half-Blood Prince | 감독 데이빗 예이츠 | 출연 다니엘 래드클리프, 엠마 왓슨, 루퍼트 그린트, 톰 펠튼 | 장르 판타지 어드벤처 | 개봉 11월 21일
최후의 결전이 임박했다. 눈에 보이지 않는 볼드모트 세력은 호그와트 학교와 마법세계를 턱밑까지 압박한다. 해리는 스네이프 교수와 말포이가 음모를 꾸미는 현장을 목격하고 덤블도어에게 말하지만 그는 스네이프 교수를 신뢰한다. 한편 ‘혼혈왕자의 책’을 발견한 해리는 낙서처럼 적혀 있는 선배들의 마법 노하우를 습득해 말포이에게 마법을 건다. 호그와트 상공에 어둠의 표식이 뜬 어느 날 말포이와 스네이프 교수는 ‘죽음을 먹는 자’와 늑대인간을 학교에 난입하게 하고, 호그와트 교수, 학생과의 치열한 전투가 벌어진다.
는 ‘해리포터 시리즈’의 여섯 번째 작품이다. 에서 어둡지만 성숙한 해리의 모습을 보여준 데이빗 예이츠 감독은 덤블도어가 사라진 공간에서 해리가 겪는 혼란과, 선과 악 사이에서 복잡하게 얽혀 있는 정치적인 관계를 더욱 치밀하게 묘사한다. 전투의 규모를 키웠고 액션의 스케일도 장대해졌다. 제작진은 클라이맥스 장면을 위해 거대한 규모의 탑과 동굴을 마련했고, 로 아카데미 촬영상 후보에 오른 브루노 델보넬을 촬영감독으로 영입해 단단히 채비를 갖췄다. 해리, 헤르미온느, 론, 지니 등이 펼치는 사랑과 질투는 오랜 기간 그들을 지켜본 시리즈 팬들에게 색다른 즐거움을 선사할 것이다. (안효원 기자)
The Chronicles of Narnia: Prince Caspian | 감독 앤드류 아담슨 | 출연 조지 헨리, 윌리엄 모즐리, 스캔다 케이니스, 안나 팝플웰, 세르지오 카스텔리토, 벤 반스, 리암 니슨 | 장르 판타지 어드벤처 | 개봉 5월 15일
이번에는 하얀 마녀가 아닌 무시무시한 왕이다. 나니아 왕국의 왕과 여왕이 된 네 남매 피터, 수잔, 에드먼드, 루시가 상대해야 할 새로운 적들 말이다. 더 강해진 상대, 더 화려한 전투 장면, 더 용감해진 남매, 는 키울 수 있는 건 다 키웠다.
나니아의 평화를 찾고 현실로 돌아온 네 남매는 1년 후 왕국을 다시 찾는다. 1,300년이 넘는 시간이 흘러버린 왕국은 무자비한 왕 미라즈의 서슬 퍼런 폭정 아래 놓여 있다. 남매는 삼촌 미라즈를 피해 숨어 지내는 나니아의 왕위 계승자 캐스피언 왕자를 만나고, 그와 함께 전설의 왕 아슬란을 찾아 여행을 떠난다.
세계적으로 7억 4,000만 달러 이상의 흥행을 거둔 의 제작진은 2편에서 그대로 이어진다. 1편을 통해 원작자 C. S. 루이스의 세계관을 충실히 재현했을 뿐 아니라, 실사와 CG의 절묘한 조화로 섬세하고 스펙터클한 영상을 선보였다는 평가를 받은 드림팀이다. 는 전편의 미덕을 간직하고 스케일의 확장을 꾀하는 속편 공식을 충실히 따른다. 남매와 캐스피안 왕자는 강력한 군주 미라즈와 팽팽한 대결구도를 형성해 긴장감을 높이고, 생쥐 리피치프, 오소리 트러블헌터, 검은 난쟁이 등 새로운 캐릭터가 동참한 이 여행이 어찌 흥미롭지 않을쏘냐. (안효원 기자)
Jumper | 감독 덕 라이먼 | 출연 헤이든 크리스텐슨, 레이첼 빌슨, 제이미 벨, 사무엘 L. 잭슨, 다이안 레인 | 장르 SF 어드벤처 | 개봉 2월 14일
언제 어디로든 가고 싶은 곳으로 순간 이동할 수 있다면? 소년, 소녀들의 오랜 로망이 를 통해 실현된다. 17세 소년 데이빗(헤이든 크리스텐슨)은 꽁꽁 언 호수를 건너다 물에 빠진다. 순간 호수에서 도서관으로 순간 이동. 절체절명의 순간에서 데이빗은 자신의 놀라운 능력을 깨닫는다. 의기양양해진 소년은 전세계를 점프하며 여가를 즐기고, 돈이 궁하면 은행을 턴다. 어느 날 전세계 점퍼들을 잡아들이는 조직 ‘팔라딘’의 공격을 받게 된 데이빗. 위기에서 구해준 또 한 명의 점퍼 그리핀(제이미 벨)을 통해 세계 질서를 어지럽혀온 점퍼들과 그들의 숙적 팔라딘의 관계를 알게 된다.
블록버스터 흥행작을 양산해온 덕 라이먼( )은 이 영화에 대한 기대의 절반 이상을 걸게 하는 인물이다. 는 순간 이동이라는 흥미로운 소재를 통해 소년의 모험과 성장을 그린다. 에서 청년 시절의 다스베이더(아나킨 스카이워커)를 연기해 주목받았던 헤이든 크리스텐슨이 또 한 번 방종에 빠진 철없는 소년 데이빗을 연기했다. ‘모든 힘에는 책임이 따른다’는 금언은 이미 스파이더 맨이 깨우쳐 전세계에 알려줬지만, 새로운 초능력 인간의 등장은 여전히 관객들의 가슴을 두근거리게 한다. (송순진 기자)
원제 WALL. E | 감독 앤드류 스탠튼 | 목소리 출연 프레드 윌러드, 제프 갈린, 벤 버트, 킴 코프 | 장르 애니메이션 | 개봉 7월
E.T.와 비슷하게 생긴 아주 귀여운 녀석 월. E가 출현했다. 월. E는 인간이 떠난 지구에 남아 홀로 지구를 지키는 청소로봇. 무분별한 소비주의로 지구는 거대한 쓰레기장이 되고, 인간은 청소로봇을 남겨둔 채 지구를 떠난다. 하지만 청소 프로그램이 고장나면서 월. E를 제외한 청소로봇은 쓰레기가 된다. 2700년, 청소를 하면서 혼자놀기의 제왕이 된 월. E는 하늘에서 내려온 매끈한 탐사선 이브(EVE)를 만나 사랑을 느낀다. 이브는 그를 사람들에게 데려가려 하고, 월. E는 친구 바퀴벌레, 고물로봇과 우주여행을 시작한다.
월. E는 아카데미 수상 경력을 지닌 작가 겸 감독 앤드류 스탠튼( )과 픽사 애니메이션 스튜디오가 10년 이상 공들인 ‘작품’이다. 감독은 월. E를 만들면서 크게 두 가지를 요구했다. 가전제품을 닮은 모습과 의 R2-D2의 목소리. 제작진은 쌍안경과 픽사 로고에 등장하는 스탠드 ‘룩소 주니어’에 착안해 각진 몸통에 쌍안경을 뒤집어쓴 듯한 월. E를 만들었고, (1977) (1982)의 사운드 디자이너로 활약했던 음향전문가 벤 버트를 통해 생생한 로봇 목소리를 만들었다. 쓰레기와 장난치고 탐사선과 사랑에 빠지는 월. E가 E.T.만큼 사랑스러운 캐릭터가 될지 관심이 모아진다. (안효원 기자)
Kung Fu Panda | 감독 마크 오스본, 존 스티븐슨 | 목소리 출연 잭 블랙, 안젤리나 졸리, 성룡, 더스틴 호프먼, 루시 리우 | 장르 애니메이션 | 개봉 6월 5일
국수집 ‘평화의 계곡’에서 일하던 게으름뱅이 거대 팬더 포(잭 블랙) 앞에 이상한 놈들이 나타난다. 최고 권법이 담긴 용 문서를 빼앗기 위해 감옥에서 탈출한 타이 렁과 악의 무리다. 마을의 전설에 따르면 하필 이들을 막을 유일한 영웅이 포라는 얘기. 쿵푸는 무슨, 먹는 것밖에 모르는 뚱보 팬더를 절대고수로 거듭나게 하기 위해 마스터 시푸(더스틴 호프먼)와 고수들이 나선다. 원숭이권을 가르치는 몽키(성룡), 호랑이권의 고수 타이그레스(안젤리나 졸리), 사권을 전수하는 바이퍼(루시 루) 등의 기막힌 맞춤 수업. 드디어 엉덩이가 날렵해지려는 포는 그러나 미처 다 배우기도 전에 대결에 나서야 한다.
어떻게든 픽사와 디즈니를 눌러보려는 드림웍스 애니메이션의 야심작. 게으름의 대명사 팬더가 쿵푸를 배운다는 내용에 일단 ‘실소’, 그 팬더 목소리를 정신 사나운 입방아 애드리브와 몸 개그의 대가 잭 블랙이 주절댄다는 사실에 ‘솔깃’이다. 박장대소의 가능성이 매우 크다는 얘기. 루저 프로레슬러를 연기했던 를 생각하면 발차기도 뭔가 다를 것 같은 잭 블랙 외에도 성룡, 안젤리나 졸리, 루시 리우, 더스틴 호프먼 등 초호화 목소리 캐스팅이다. ‘터네이셔스 D’라는 록밴드 멤버로 맹활약 중인 잭 블랙이 OST에도 참여한다니 정녕 놀라운 ‘쌩쑈’, 예측불허의 3D 애니메이션이 될 모양이다. (김혜선 기자)
Hancock | 감독 피터 버그 | 출연 윌 스미스, 샤를리즈 테론, 제이슨 베이트먼 | 장르 액션, 코미디 | 개봉 7월 2일
이토록 각 안 잡히는 슈퍼히어로는 없었다. 벤치에서 낮잠 자는 알코올 중독자라니. 악당이 나타났다고 화급히 깨우는 꼬마에게 “그래서 과자라도 달란 말이냐?”라고 묻는 행콕(윌 스미스). 슈퍼히어로의 능력에 응당 뒤따라야 할 책임감은 개에게 주려 해도 없다. 취중 비행으로 공공기물 파손을 비롯, 갖은 민폐로 원성이 잦다. 우연히 그의 도움을 받은 홍보 전문가 레이(제이슨 베이트먼)는 행콕의 추락한 명성을 되찾아주려 한다.
이런 황당한 엽기 영웅에게 지구를 맡기라면 지구를 떠나겠다. 행콕은 LA 지역만 커버하는 로컬 슈퍼히어로. 이미 공개된 예고편에서 판타롱 의상 없이 초능력은 꿈도 꿀 수 없었던 선배 영웅들과 달리 의상 교체 없이도 하늘로 솟구치고, 고래도 한 손으로 집어 던지는 가공할 파워를 자랑한 바 있다. 평상시엔 보통 사람인 척하는 신비주의 따위도 없다. 게다가 윌 스미스는 첫 번째 초능력 흑인 슈퍼히어로가 될 참이다.
은 이처럼 기왕의 슈퍼히어로 장르 불문율에 콧방귀를 뀌는 이단아임이 분명하다. 의 피터 버그에게 돌아오기까지 토니 스콧, 마이클 만, 조나단 모스토우 등 이 프로젝트를 탐하는 감독이 한둘 아니었다. 막강한 스케일의 액션, 윌 스미스 특유의 시니컬 독설로 무장한 얼치기 슈퍼히어로 행콕이 할리우드 슈퍼히어로 계보의 새 역사를 쓸 태세다. (유지영 기자)
The Forbidden Kingdom | 감독 롭 민코프 | 배우 이연걸, 성룡, 마이클 앙가라노, 예성, 유역비 | 장르 액션 어드벤처 | 개봉 4월 24일
무신(武神)들의 격돌. 한 번도 같은 영화에서 볼 수 없었던 중국 무술의 대가 성룡과 이연걸이 주목을 맞대었다. 를 모티브로 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이 그 영화다. 미국에서 시작한 이야기는 고대 중국으로 거슬러 간다. 홍콩영화와 쿵푸를 동경하는 10대 미국인 소년이 차이나타운 전당포에서 우연히 손오공의 무기 여의봉을 발견한다. 여의봉의 불가사의한 힘에 이끌려 소년은 고대 중국 어느 곳에 떨어지고, 이곳에서 오행산에 갇힌 손오공을 구출하려는 협객들을 만나 이들과 함께 악전고투하며 전설 속의 주인공인 손오공에 다가간다.
각자 확고한 자기 스타일을 가지고 있는 이연걸과 성룡은 완벽한 팀워크로 명실상부한 액션 최고수의 면모를 보여줄 예정이다. 이연걸을 만난 성룡, 성룡을 만난 이연걸이라 해서 각자의 색깔이 결코 죽지 않는다는 얘기다. 얼핏 일관된 톤을 유지하기 위해 중간지점을 찾을 법도 하지만 성룡은 여전히 코믹한 액션 영웅이고, 이연걸은 역시 절도와 우아함을 겸비한 우슈 챔피언의 면모 그대로다. 이들을 지휘하는 것은 의 원화평 무술감독. 최고의 배우들과 최고의 무술감독이 선사할 절대신공의 향연이라니, 이 이상의 무협 블록버스터는 당분간 만나기 힘들지 않을까. (강상준 기자)
Speed Racer | 감독 앤디 워쇼스키, 래리 워쇼스키 | 배우 에밀 허쉬, 크리스티나 리치, 수전 서랜든, 매튜 폭스, 정지훈 | 장르 액션 | 개봉 5월 8일
또는 라는 이름으로 방영된 애니메이션의 추억이 조금이라도 있는 사람이라면 워쇼스키 남매가 선보일 에 대한 기대를 숨기기 힘들다. 3부작이라는 기념비 이후 워쇼스키 남매가 선보일 는 요시다 다츠오의 1967년 작 애니메이션 를 원작으로 한 디지털 성찬이다. 16년 전부터 기획된 의 실사화 프로젝트가 할리우드 거물들의 손을 두루 거치며 좌절되길 수 차례였다는 점을 상기해볼 때, 워쇼스키 남매의 창조적 비주얼을 고대할 수밖에 없다. 크레인으로 차체를 들어 올려 원하는 각도에서 찍고 최첨단 CG를 입힌 장면들이 혁신적인 이미지를 품고 있으리란 건 지당하다.
레이싱 가족의 후예 스피드(에밀 허쉬)가 아버지가 디자인한 ‘마하 5’를 몰고 경주에 참가해 여러 라이벌들과 맞부딪치게 되는 이야기가 숨 가쁜 레이싱 장면을 통해 보여진다. 원작 애니메이션은 레이싱 애니메이션 장르의 효시가 된 작품으로, 그 인기는 1997년 이라는 리메이크작까지 이어져 30년의 시간차를 무색케 했다. 또다시 10년의 세월을 넘어 공개될 는 쟁쟁한 배우, 현란한 비주얼, 휘황찬란한 색감을 통해 기존 실사 레이싱 영화에서 절대 볼 수 없었던 경지를 넘보고 있다. (강상준 기자)
Valkyrie | 감독 브라이언 싱어 | 배우 톰 크루즈, 빌 나이, 케네스 브래너, 캐리스 밴 허슨, 에디 이자드, 스티븐 프라이, 테렌스 스탬프 | 장르 서스펜스 액션 스릴러 | 개봉 10월
2차 대전이 한창이던 1944년, 광기에 사로잡힌 독재자 아돌프 히틀러에 대해 독일군 장교 사회 내에서도 회의가 인다. 아프리카에서 왼쪽 눈을 잃고 돌아온 클라우스 본 슈타우펜베르크 대령(톰 크루즈)도 그들 중 하나. 독실한 가톨릭 신자인 슈타우펜베르크는 유대인을 학살하는 히틀러의 횡포에 반감이 깊다. 이 악몽을 끝장내기 위해 히틀러를 죽이는 것 외엔 다른 방도가 없다고 판단한 독일군 장교들의 비밀 모임은 암살 작전 ‘발키리’를 개시한다.
‘발키리’는 북유럽 신화에서 유래한 ‘전사자를 고르는 자’라는 뜻. 의 브라이언 싱어와 각본가 크리스토퍼 맥쿼리의 궁합이 기대된다. 영화는 1943년과 1944년 두 차례에 걸쳐 시도됐던 히틀러 암살 작전과 실존 인물을 바탕에 두고 있다. 독일 TV시리즈 에서 먼저 소개된 바 있지만,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를 통해 보다 대중적으로 복원되는 셈이다.
동네 할아버지가 절대 악의 화신이었던 나치 친위대원임을 알게 된 소년의 이야기인 에서 이미 브라이언 싱어는 유대인 홀로코스트를 다룬 전력이 있다. 2차 세계대전 당시의 독일 풍경이 세밀한 고증으로 그려진다는 점과 톰 크루즈가 독일 국민들의 반감을 이겨내고 재기에 성공할 수 있을지 등이 관심을 모은다. (송순진 기자)
長江7號 | 감독 임자총 | 출연 주성치, 장우기, 서교 | 장르 SF, 코미디 | 개봉 4월 10일
‘장강7호’로 알려진 은 주성치 팬들이 목하 기다려온 꿈의 프로젝트다. 폭력과 폭소의 아슬아슬한 줄다리기를 통해 슬랩스틱 개그의 신경지를 개척한 이후 주성치의 선택은 휴먼 SF 코믹 블록버스터. 온갖 장르를 우격다짐으로 믹스한 황당무계 상황이 진리처럼 받아들여지는 극강 쾌락의 ‘주성치 월드’가 재림한다. 에서 주성치가 어떤 감동과 웃음의 펀치를 준비했을지 궁금하지 않을 도리가 없는 것이다.
은 아버지와 아들이 나누는 부자의 정에 포커스를 맞춘다. 허허실실 좌충우돌하는 모습보다는 좀 더 인간적인 매력을 풍기는 주성치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엄청나게 가난한 형편에도 막노동을 하는 아버지(주성치)는 아들(서교)을 명문학교에 보낸다. 하지만 아들은 학교에서 따돌림을 당하는데, 아이를 감싸주는 건 순수한 미녀 선생님(장우기)뿐이다. 변변한 선물 하나 살 돈이 없는 아버지는 쓰레기장에서 발견한 플라스틱 장난감을 아들에게 준다. 아들이 ‘장강7호’라 부르는 이 장난감은 외계에서 온 생명체. 더군다나 미녀 선생님이 외계인일 가능성도 있다.
예고편에 등장한 조악한 CG 기술과 결합한 UFO를 바라보는 주성치의 진지한 눈빛이 영화의 관전 포인트를 묵묵히 웅변한다. 함께 공개된 스틸 사진에는 털북숭이 얼굴에 마른 나뭇잎 같은 몸을 앙증맞게 붙이고 있는 인형 같은 외계인도 보인다. 남자 아이 1,000명의 오디션을 봤지만 적당한 인물이 없어 여자 아역인 서교가 아들 역할을 한 것도 볼거리다. 하지만 어느덧 은발이 된 주성치와 주성치 사단의 핵심 멤버인 오맹달이 빠진 것은 팬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내는 부분. 에 배우로 출연했고 (2006)으로 감독 데뷔한 임자총의 연출력과 주성치의 마성적 에너지가 황금비율로 섞인다면 우리는 범우주적 코믹 블록버스터의 세계에 푹 빠지게 될 것이다. 자, 주문을 걸어보자. 그분이 오신다. (유지영 기자)
赤壁之戰 | 감독 오우삼 | 출연 금성무, 양조위, 장첸, 조미, 장풍의 | 장르 액션, 서사 | 개봉 7월
허다한 전쟁이 나오는 안에서도 적벽대전은 가장 큰 전쟁이다. 80만의 조조 군을 촉과 오의 소수 연합군이 양쯔 강 남안의 적벽에서 막아낸다는 전쟁 스토리는 의 알짜배기. 적벽대전은 위, 촉, 오 삼국의 운명을 결정짓는 가장 치열한 전쟁이자, 바람의 방향을 바꿔 화공을 펼치거나 지푸라기 인형으로 적의 화살을 모으는 등 제갈량의 신기가 제대로 발휘된 전쟁이기도 하다. 은 공개된 정보만으로도 할리우드 블록버스터급 프로젝트다. 8,000만 달러의 총예산과 2부작으로 나뉘어 개봉하는 네 시간의 상영시간, 8개월이 넘는 촬영기간, 막대한 CG 등 판타지 대작의 구비 요건은 다 갖췄다.
의 난세의 영웅들을 연기하는 배우를 짝지어보는 재미가 크다. 금성무가 제갈량, 양조위가 주유, 조조는 장풍의, 장첸이 손권, 조미는 손권의 여동생, 대만의 린치링은 소교를 맡는다. 애초 주윤발에게 주유를 맡기고 양조위가 제갈량을 연기할 계획이었지만, 주윤발의 도중하차로 진용이 다소 바뀌었다. 양조위가 제갈량이 아닌 게 아쉽지만, 의 무장 중 가장 빼어난 외모의 소유자인 주유는 주윤발과 그다지 어울리지 않는다. 시리즈와 등을 작업했던 크레이그 헤이스가 담당하는 CG는 나 처럼 그래픽 요소를 강조한 액션에 방점이 찍혀 있어 가일층 기대를 부풀리고 있다. (김도형 기자)
集結號 | 감독 펑 샤오강 | 출연 장한위, 덩 챠오, 리아오 판, 왕 바오치앙 | 장르 전쟁, 드라마 | 개봉 미정
등의 흥행작을 통해 중국영화의 미다스의 손이 된 펑 샤오강.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상영된 는 펑 샤오강 스타일을 확인할 수 있는 블록버스터 전쟁 드라마다. 는 전장에서 목숨을 바친 평범한 사람들의 가치를 되새기는 이야기다. 위대한 이념보다, 유명한 정치 지도자보다도 폭탄과 총알 세례를 온몸으로 받아낸 민중들의 이름을 진정한 영웅으로 복권시켜야 한다는 메시지가 굴곡의 시간을 묵묵히 버티는 남자를 통해 그려진다.
1948년 회해 전투. 중국 인민해방군 9연대 소속의 구즈디 중대장은 전장에서 철군을 알리는 나팔 소리(집결호)를 듣지 못해 46명의 부대원들을 희생시키고 혼자 살아남는다. 그는 전우들에 대한 죄를 씻기 위해 백의종군하며 전장에서 죽기를 희망한다. 그러나 우여곡절 끝에 인민군의 승리로 전쟁은 끝나고, 구즈디는 영웅이 되기는커녕 이름마저 잊혀지고 있는 전우들의 시체를 찾기 위해 광산으로 변해버린 전장을 다시 찾는다.
는 에 참여한 한국 스탭들이 영화 초반부 대규모 전쟁 신에 참여한 것으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감동적인 드라마 위에 현실적이고 역동적인 전투 장면이 입혀져 스펙터클의 재미도 선사한다. 중국에서는 이안의 , 진가신의 과 함께 자국영화 흥행의 견인차 역할을 톡톡히 했다. (송순진 기자)
Three Kingdoms: Resurrection of The Dragon | 감독 이인항 | 출연 유덕화, 홍금보, 매기 큐 | 장르 무협액션 | 개봉 4월 예정
의 위대한 장수 조자룡이 광활한 대륙의 별로 부활한다. 1,800년의 시간을 뛰어넘어 그를 불러낸 것은 한국의 태원엔터테인먼트와 홍콩의 비주얼라이저가 공동 제작한 . 비천한 신분으로 태어난 조자룡은 촉나라 장군이 되어 베테랑 장수 나평안과 함께 중국 통일의 최전선에 선 인물. 은 왕의 명에 따라 일생일대의 전투를 치르기 위해 진군하는 진짜 장수의 이야기다.
2,000만 달러의 제작비가 투입된 은 대륙적 스케일에 걸맞는 웅대함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대규모 성곽 세트와 스크린을 가득 채우는 물량 공세, 오랜 만에 액션감독으로 돌아온 홍금보가 선보일 ‘용의 전투’도 빼놓을 수 없는 볼거리. 하지만 이인항 감독은 “소설을 통해 전하고자 한 철학, 정신을 조자룡이 가장 잘 표현해 그를 선택했다”고 인간 드라마가 될 것을 강조한다. 화려하고 역동적인 전투 장면 속에서 인간이 단순한 볼거리로 떨어져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
영화는 수없이 반복되는 전쟁과 배신을 통해 충성과 신의, 의로움 등의 고전적인 가치들에 대해 생각거리를 던져주려 한다. 여느 홍콩 배우처럼 늙지 않은 배우 유덕화가 쉰을 바라보는 나이에도 불구하고 쌩쌩한 젊은 장수 조자룡을 연기한다. (안효원 기자)
The Warlords | 감독 진가신 | 출연 이연걸, 유덕화, 금성무 | 장르 전쟁 시대극 | 개봉 1월 31일
이연걸, 유덕화, 금성무. 웬만해선 한 영화에서 만나기 힘든 세 사람이 혈맹이 된다. 그것도 진가신( )이 만드는 전쟁 액션영화에서. 멜로의 귀재 진가신의 전쟁 시대극, 어쩐지 낯설다. 장이모우, 첸 카이거, 펑 샤오강이 3인 천하로 호령하던 중국 블록버스터계에 발을 들인 그는 ‘무협’이 아닌 ‘액션’ 시대극을 완성했다.
19세기 중엽, 태평천국의 난이 14년째 이어진 중국 청 시대. 반란군에 패해 홀로 남은 청의 장군 방청운(이연걸)과 군량을 탈취하려는 도적단 우두머리 조이호(유덕화), 조이호의 심복 강오양(금성무)이 맞닥뜨린다. 방청운이 강오양의 목숨을 살려준 인연으로 의기투합한 세 사람은 피로 의형제를 맺고 전쟁터로 나간다. 숱한 고비를 겪고 살아남아 영웅이 된 삼형제. 그러나 권력욕과 한 여인이 그들을 엉뚱한 비극으로 이끈다.
은 800의 군사로 5,000과 싸운 서성 전투, 소주성 탈환, 남경 함락까지 중국 역사에 기록된 중요한 세 전투를 재현한다. 삼형제를 ‘명장’이자 ‘전설’로 만든 이 전투는 15만 명의 엑스트라, 280대의 카메라를 동원한 스펙터클한 비주얼이 압권. 의 미술감독 해중문이 고증한 19세기 전장의 의상과 미술, 무술감독 정소동이 설계한 600마리 말과 인간의 액션 설계도 그간 진가신 영화에서 결코 볼 수 없던 볼거리다. (김혜선 기자)
Eastern Promises | 감독 데이빗 크로넨버그 | 배우 비고 모텐슨, 나오미 왓츠 | 장르 범죄 드라마 | 개봉 하반기
에서 환상의 호흡을 보여준 데이빗 크로넨버그와 비고 모텐슨이 재결합한다. 둘은 에서 또 다른 폭력의 양상을 고찰한다. 러시아 갱스터가 범죄 조직과 사랑하는 여자 사이에서 갈등을 겪는 모습을 다룬 는, 범죄 스릴러 장르를 외피 삼아 크로넨버그의 일관된 테마인 인간의 도덕성과 폭력성을 지극하게 탐구한다.
동유럽에서 활동하는 런던 최대 범죄 조직인 ‘보리 V 자콘’에서 운전사로 일하는 러시아인 니콜라이 루진(비고 모텐슨). 어느 크리스마스 날, 그는 산부인과에서 조산원으로 일하는 여자 안나 키트로바(나오미 왓츠)와 마주치고 첫눈에 서로 끌린다. 당시 안나는 자신이 아기를 받아주다가 끝내 죽고 만 러시아인 10대 소녀에 대해 죄책감을 안고 있던 차였다. 안나는 속죄의 뜻으로 소녀의 가족을 찾고 싶어하다가 우연히 소녀의 일기장을 손에 넣게 된다. 러시아어로 쓰여진 소녀의 일기를 통해 안나는 니콜라이가 몸담고 있는 범죄 조직에 대한 정보를 알게 되고, 니콜라이 역시 그녀가 점점 조직에 위험한 인물이 되어간다고 느낀다.
크로넨버그라는 거목이 버티고 있지만, 의 아라곤 역으로 대중적인 인기를 얻은 비고 모텐슨과 의 나오미 왓츠가 함께 호흡하는 것만으로도 기대를 모은다. 비고 모텐슨은 러시아 출신 갱스터의 특징을 익히기 위해 러시아의 감옥을 묘사한 책을 탐독하는가 하면 갱스터 특유의 문신을 연구했고, 시베리안 악센트를 배워 연기에 활용하는 등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의 뱅상 카셀이 보스의 망나니 아들로 출연했으며, 의 아민 뮬러-스탈, 의 시네드 쿠색 등 관록 있고 쟁쟁한 연기파 배우들이 힘을 보탠다. 미국 개봉 당시 평단에서 “끊임없이 발전하는 크로넨버그의 수작”이라는 평가를 들으며 박스오피스에서도 선전했다. (송순진 기자)
I’m not there | 감독 토드 헤인즈 | 출연 크리스찬 베일, 케이트 블란쳇, 히스 레저, 줄리안 무어, 리처드 기어 | 장르 드라마 | 개봉 상반기
토드 헤인즈는 밥 딜런을 “미국의 신화”로 불렀다. 밥 딜런의 전기영화 를 만든 감독의 말이니 이런 평가가 홍보용이거나 과잉해석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색안경이야말로 밥 딜런에 대한 폄훼라는 걸 우리는 잘 안다. 가슴을 후벼오는 기타 선율, 흩어진 퍼즐 조각처럼 모호한 이야기들이 한 조각을 이루면서 미국의 신화 밥 딜런이 영롱하게 살아난다.
밥 딜런의 동명 미발표곡 제목이기도 한 는 크리스천 베일, 케이트 블란쳇, 벤 위쇼, 히스 레저, 리처드 기어, 마커스 칼 프랭클린을 통해 구축된 밥 딜런 이야기다. 6명의 배우들은 각기 밥 딜런을 연기한다. 그의 삶을 단순히 추적하는 데 그치지 않고 밥 딜런 생애의 각기 다른 지점을 조명해간다.
토드 헤인즈가 바라본 밥 딜런은 이 6명의 배우처럼 시기마다 다른 만화경 같은 존재였다. 미국 음악의 뿌리라 할 수 있는 포크에서 록과 블루스 등 여러 음악이 파생됐듯이, 밥 딜런에게는 남녀노소와 인종을 가리지 않는 다층성이 함축되어 있다고 본 것. 여배우 케이트 블란쳇이 밥 딜런을 연기해도, 흑인 소년 마커스 칼 프랭클린이 그의 노래를 불러도 밥 딜런의 페르소나일 수 있다. 그 순간 는 밥 딜런의 음악 너머의 어떤 곳을 향한다. 64회 베니스국제영화제 심사위원대상 수상작. (강상준 기자)
Charlie Wilson’s War | 감독 마이크 니콜스 | 출연 톰 행크스, 줄리아 로버츠, 필립 세이모어 호프만 | 장르 드라마, 코미디 | 개봉 2월 6일
1980년대 미국. 텍사스 하원의원 찰리 윌슨(톰 행크스)은 소련의 아프가니스탄 침공에 대한 미국의 미온적인 태도를 접한 후, 아프가니스탄 자유반군 무자헤딘에게 무기를 공급하는 비밀스런 계획을 세운다. 백만장자 로비스트 조앤 헤링(줄리아 로버츠)과 CIA 스파이 구스트 아브라코토스(필립 세이모어 호프만)도 동참한다. 결국 소련군은 아프가니스탄에서 철수하고, 윌슨 일행으로부터 무기를 공급받은 무자헤딘은 훗날 탈레반이 되어 미국을 위협한다.
은 80년대 아프가니스탄 비밀 무기 지원을 주도한 텍사스 하원의원 찰리 윌슨의 실화다. 정부도 해결하지 못한 일을 일개 하원의원이 독자적으로 진행한 이 믿을 수 없는 사건은 10여 년이 지나 책으로 발간되어 세계를 놀라게 했다. 영화는 조지 크릴이 쓴 책을 원작으로 삼았다. 크릴은 찰리 윌슨의 이야기를 우연히 알게 된 후, 13년 동안 자료를 조사해 책으로 엮었다.
다소 민감한 정치적 소재를 다루고 있지만, 지적이고 위트 넘치는 각본과 역동적인 전개 때문에 지루할 틈이 없다. 톰 행크스가 여자 보좌관들에게 둘러싸인 스캔들 메이커이자 정의감에 불타는 하원의원으로 나오고, 금발의 줄리아 로버츠는 부유한 로비스트로 관능미를 뽐낸다. 험상궂은 인상의 ‘5% 부족한 스파이’ 필립 세이모어 호프만은 코믹함을 더한다. (정미래 기자)
No Country For Old Men | 감독 에단 코엔, 조엘 코엔 | 출연 조쉬 브롤린, 토미 리 존스, 하비에르 바르뎀, 우디 해럴슨 | 장르 범죄, 드라마, 스릴러 | 개봉 3월
2007년 미국 평단이 만장일치로 손가락을 올린 코엔 형제의 신작. 흠집을 찾기 힘든 이 기적의 스릴러는 퓰리처상 수상작가인 코맥 맥카시의 2005년 동명 소설을 영화화했다. 1980년대 서부의 거친 황야 속에서 사라진 마약과 돈 가방, 세 남자의 쫓고 쫓기는 추격전을 통해 참혹한 폭력의 스토리를 쓴다. 평범한 카우보이 모스(조쉬 브롤린)가 그 중심에 있다.
텍사스 주 서부의 사막에서 사냥을 하던 모스는 총격전이 벌어진 듯한 현장을 발견한다. 마침 물 한 모금 달라며 애걸하는 생존자를 보고도 돌아선 모스는 자동차 뒷자리에서 다량의 마약과 200만 달러가 든 돈 가방을 발견한다. 횡재했다 싶으면서도 생존자를 외면한 게 마음에 걸려 새벽녘 다시 현장에 간 모스는 마침 거기 온 경찰에게 쫓기게 된다. 하지만 쫓는 건 경찰만이 아니다. 돈 가방을 찾으려는 연쇄살인마 안톤 시거(하비에르 바르뎀)와 보안관 에드 톰 벨(토미 리 존스)이 뒤를 따르고, 끝을 알 수 없는 혼돈의 추적이 시작된다.
촬영감독 로저 디킨스가 잡아낸 텍사스와 멕시코의 풍광 속에 순간순간 서로의 위치가 바뀌는 기이한 추격전은 숨 쉴 틈을 주지 않고, 하비에르 바르뎀의 악마적 살인마 연기도 압도적이다. 와 에 샘 페킨파의 스타일을 접목했다는 코엔 형제는 설명할 수 없는 악과 맞부딪친 인간의 실체, 운명의 순환을 가차 없이 그려낸다. (김혜선 기자)
My Blueberry Nights | 감독 왕가위 | 출연 노라 존스, 주드 로, 데이빗 스트래던, 나탈리 포트먼, 레이첼 와이즈 | 장르 멜로 | 개봉 3월
영원히 볼 수 없거나 곁에 두고서도 갈구하는 사랑은 왕가위의 영원한 테마다. 그는 자신의 표현대로 “사랑은 존재하기 위한 방법”임을 설파해왔다. 미국에서 찍은 신작 는 여전히 사랑에 굶주린 사람들의 이야기다. 오랜 연인에게 실연당한 엘리자베스(노라 존스)는 미국을 횡단하는 여행을 떠난다. ‘아무도 주문하지 않아 남겨지는’ 블루베리 파이를 매일 밤 엘리자베스에게 권하던 카페 주인 제레미(주드 로)는 언제 돌아올지 모르는 그녀를 위해 매일 블루베리 파이를 남겨둔다. 아내와 별거 중인 경찰(데이빗 스트래던)과 도박으로 인생을 탕진 중인 갬블러(나탈리 포트먼)를 만난 엘리자베스는 자신이 돌아갈 곳이 제레미의 곁임을 깨닫는다.
지난해 칸영화제 개막작으로 영화가 첫선을 보였을 때 찬반이 갈렸다. 크리스토퍼 도일이 아닌 다리우스 콘지( )가 잡은 영상은 왕가위의 리듬과 속도를 그대로 따르고 있다. 스크린 신고식을 치룬 싱어송라이터 노라 존스의 감미로운 목소리처럼 가벼운 이 영화의 공기에 여전히 매혹적이라는 환대와 낡은 방식이라는 질타가 나뉜 것. 허나 왕가위의 팬이라면 취할 듯 관능적인 그 정서를 확인하고픈 욕망이 더 강할 듯. 다행히도 기다림은 길지 않다. 오는 3월, 왕가위의 아홉 번째 연서가 도착한다. (유지영 기자)
4 Months, 3 Weeks & 2 Days | 감독 크리스티안 문주 | 출연 안나마리아 마링카, 로라 바실리우, 블라드 이바노브 | 장르 드라마 | 개봉 2월 28일 예정
루마니아의 떠오르는 거장 감독 크리스티안 문주의 은 1987년 차우셰스쿠 독재 정권하의 루마니아에서 낙태금지법을 피해 살아가는 여성들의 삶을 다룬다. 2007년 칸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하며 변방이었던 루마니아 영화의 존재를 알렸다.
영화는 루마니아의 한 소도시에 위치한 대학교 기숙사의 룸메이트 오틸라(안나마리아 마링카)와 가비타(로라 바실리우)를 뒤쫓는다. 원치 않은 임신을 한 가비타를 위해 오틸라는 여기저기서 돈을 빌려 호텔 방을 예약한다. 여기에 불법으로 임신중절을 시술해주는 남자 미스터 베베(블라드 이바노브)가 찾아온다. 하지만 미스터 베베는 시술은커녕 이상한 요구를 하고, 오틸라와 가비타는 궁지에 몰린다.
은 낙태가 금지된 시대에 임신중절을 위해 겪는 두 여성의 악몽 같은 이틀을 리얼하게 담아냈다. 처음부터 끝까지 핸드헬드로 촬영한 영화는 대부분 인물 간 대화를 롱테이크로 담아낸다. 유래를 찾아보기 힘든 집요한 에너지로 가득 찬 롱테이크는 목을 조르듯 가슴을 압박한다. 위기에 빠진 두 주인공의 긴장감과 초조함을 극한으로 끌어올린 이미지는 어서 다음 장면으로 넘어가기를 바랄 만큼 보는 이들을 옥죈다. 낙태된 태아를 직접 보여주는 등 고개를 돌리게 만드는 날것 그대로의 충격적인 영상도 에누리 없이 등장한다.
크리스티안 문주는 인간이 가진 근원적인 공포를 건드리며 삶에 대한 책임과 결정에 대해 묻는다. 이성과 존엄성이 얼마나 약한 껍질로 둘러쳐 있으며, 그 껍질이 깨진 인간이 얼마나 쉽게 무너져 내리는가를 차갑게 응시한다. 모두에 ‘1987년’이라는 자막만 나올 뿐 영화는 당시 루마니아의 상황에 대해서 아무런 설명도 하지 않는다. 겉으로 보기엔 단순히 ‘반낙태 영화’로만 보일 수 있지만, 2명의 주인공과 단 이틀의 시간만으로 독재 시대의 비정한 공기를 그 어떤 역사 드라마보다 효과적으로 담아낸다. (정미래 기자)
Atonement | 감독 조 라이트 | 출연 키이라 나이틀리, 제임스 맥어보이 | 장르 로맨스, 드라마 | 개봉 2월 21일
1935년 영국의 대저택. 전도유망한 의대생 로비(제임스 맥어보이)는 어렸을 때부터 친하게 지내던 주인집 딸 세실리아(키이라 나이틀리)와 운명적인 사랑에 빠진다. 하지만 세실리아의 열세 살짜리 여동생 브리오니는 둘 사이를 질투해 저택에서 벌어진 강간 사건의 범인으로 로비를 지목한다. 로비는 체포되어 2차 대전의 포화 속으로 내던져지고, 세실리아는 간호사로 일하며 로비를 기다린다. 이후 자신의 잘못을 깨달은 브리오니는 속죄를 위해 길을 나선다.
이안 맥이완의 동명 베스트셀러 소설을 영화화한 는 어린 소녀의 거짓말로 인해 파란 속으로 내몰린 연인을 수십 년에 걸쳐 그려낸다. 2002년 발표된 맥이완의 원작은 걸작으로 평가되었는데, 영화 역시 훌륭한 각본과 연출, 연기로 소설의 감동을 담았다는 호평을 얻었다. 예기치 않게 비극의 소용돌이에 휘말린 남녀의 이야기가 자칫 눈물을 강요하는 신파로 빠질 소지가 농후하지만, 는 절제된 표현으로 애잔한 감동을 전해준다. 차곡차곡 쌓이는 감정은 마지막 장면에 이르러 격렬한 파고를 이루며 폭발한다. 애틋한 로맨스와 안타까운 운명을 다룬 영화는 욕망과 폭력성에 대한 고발이기도 하다.
조 라이트 감독, 키이라 나이틀리 등 (2005) 제작진이 다시 뭉친 는 골든 글로브 작품상, 감독상, 남우주연상, 여우주연상, 여우조연상, 각본상, 음악상까지 최다 후보에 오른 2008년 최고 기대작이다. (정미래 기자)
Sex & the City | 감독 마이클 패트릭 킹 | 출연 사라 제시카 파커, 킴 캐트럴, 크리스틴 데이비스, 신시아 닉슨, 크리스 노스 | 장르 드라마, 코미디 | 개봉 5월
2004년 시즌 6으로 종영된 미국 드라마 의 극장판. 무성했던 극장판 소문으로 몇 년 동안 팬들을 설레게 하더니 드디어 실체를 드러낸다. 파리에서 방황하던 캐리(사라 제시카 파커)가 6년 동안 지지고 볶던 미스터 빅(크리스 노스)의 사랑 고백을 받으며 작별을 고하는 듯싶더니 다시금 뉴욕 거리를 활보한다. 영혼의 친구 사만다(킴 캐트럴), 샬롯(크리스틴 데이비스), 미란다(신시아 닉슨) 역시 함께한다.
극장판에서 캐리는 ‘뉴욕 스타’ 신문이 아닌 패션지 ‘보그’의 칼럼니스트가 된다. 얼마 전 웨딩드레스를 입은 캐리의 현장 사진이 공개됐으며, 시즌 내내 불임으로 고생하던 샬롯이 임신을 한다는 소문도 들린다. 캐리와 미스터 빅이 드디어 결혼하는 걸까? 하지만 울상으로 부케를 집어 던지는 모습을 보아하니 어째 순탄치는 않겠다. 파파라치를 따돌리며 극비리에 촬영되는 극장판 실체는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전세계 여성의 연애 지침서이자 패션 바이블인 가 거대한 화면으로 펼쳐낼 성담론과 의상 퍼레이드가 압권일 터. 다른 건 몰라도 4명의 뉴요커가 걸치고 나올 옷과 구두, 액세서리만큼은 그 무엇보다 화려하고 독창적일 것이다. 스크린으로 펼쳐질 뉴욕의 아름다운 풍경 또한 기대된다. 벌써부터 속편 제작 얘기가 솔솔 나올 정도로 팬들의 기대는 부풀대로 부풀었다. (정미래 기자)
3:10 To Yuma | 감독 제임스 맨골드 | 출연 크리스천 베일, 러셀 크로, 그레첸 몰, 앨런 터딕 | 장르 서부극, 드라마 | 개봉 2월 21일
지난해 9월 미국에서 개봉한 에 쏟아진 찬사를 요약하면 이렇다. 에 필적할 만한 ‘물건’은 아닐지라도 서부극의 성공적인 부활을 알린 이 영화를 놓친다면 후회하고 말리라. 델머 데이브즈의 동명의 영화(1957)를 리메이크한 는 서부극 전통에서 벗어나지 않으면서도 선한 주인공과 악당이 폼 나게 총질해대는 기왕의 방식을 탈피한다. 부성애와 우정이라는 두 주인공의 복잡다단한 심리가 핵심이다.
이야기의 배경은 남북전쟁이 끝난 후의 애리조나. 전쟁에서 다리 한쪽을 잃은 가장 댄(크리스천 베일)은 거액을 벌기 위해 연쇄 열차강도 벤(러셀 크로)의 호송팀에 지원한다. 댄의 임무는 72시간 내에 벤을 법원이 있는 유마행 3시 10분 열차에 태우는 것. 그러나 동행 길에 오른 벤의 인간적인 면모에 댄은 조금씩 흔들린다. 허나 벤의 부하들이 나타나 호송대원들을 죽이면서 상황은 급변한다.
화려한 액션과 심리 드라마의 균형을 맞춰 서부극의 현대적인 변용을 이뤄낸 제임스 맨골드 감독( )의 역량과 전설의 무법자 벤으로 분한 러셀 크로는 이 영화를 기다리는 이유다. 에서 열연한 러셀 크로는 다시 한 번 신들린 듯한 연기로 완벽하게 존재 증명을 해낸다. 이 영화의 압도적인 에너지에 서부극의 부흥을 점치는 이들도 있다. (유지영 기자)
Across The Universe | 감독 줄리 테이머 | 출연 에반 레이첼 우드, 짐 스터저스 | 장르 뮤지컬 로맨스 | 개봉 2월 14일
는 비틀스의 명곡 33곡을 담은 뮤지컬 영화다. 팝 뮤지컬이 사랑을 받을 때도 그 중심에는 아바나 퀸, 엘비스 프레슬리가 있었지만 전설적인 그룹 비틀스는 누구나 선망하는 대상이었다. 그 꿈이 실현되었다.
1960년대 후반 반전 시위와 로큰롤이 젊은이들을 뒤흔든 시절, 영국의 리버풀에서 영화는 시작한다. 쥬드(짐 스터저스)는 연락이 끊긴 친아버지를 찾아 무작정 미국으로 향하고, 그곳에서 자신을 진심으로 대해주는 맥스(조 앤더슨)를 만난다. 맥스와 함께 화가를 꿈꾸며 뉴욕으로 온 쥬드는 같은 건물의 뮤지션들과 어울리고, 맥스의 여동생 루시(에반 레이첼 우드)를 만나 사랑에 빠진다. 하지만 맥스가 베트남 전쟁에 징병되고 루시는 더욱 열성적으로 반전 시위에 가담하면서 둘 사이는 멀어진다.
쥬드와 루시 등의 캐릭터, 시대적인 배경, 공간 등 모든 것에 비틀스의 향취가 서려 있다. “비틀스 노래만으로 독특한 뮤지컬을 만들어보고 싶었다”는 줄리 테이머() 감독의 야심 찬 시도는 인물들의 개인사는 물론 사회적 아픔까지 아우른다. 외견상 쥬드와 루시의 사랑 이야기가 주를 이루지만, 비틀스에 대한 한없는 애정을 느낄 수 있다. 평론가 로저 에버트는 ‘매혹적’이라는 평가와 함께 만점을 줬지만, 오리지널과 다소 다르게 편곡된 노래들은 받아들이는 사람에 따라 의견이 나뉠 것 같다. (김도형 기자)
Le Scaphandre Et Le Papillon | 감독 줄리앙 슈나벨 | 출연 마티유 아말릭, 올라츠 로페즈 가르멘디아, 에마누엘레 셰네르 | 장르 감동 드라마 | 개봉 2008년 2월 14일
프랑스 여성지 ‘엘르’의 편집장이었던 보비(마티유 아말릭)는 세련되고 카리스마 넘치는 매력남이자 방탕한 바람둥이다. 하지만 어느 날 뇌졸중을 일으키며 왼쪽 눈 하나만으로 세상과 소통하는 신세가 된다. ‘폐쇄증후군’에 걸린 보비는 잠수종에 갇힌 나비처럼 자신의 몸 안에 갇혀 손가락 하나 까딱하지 못하는 신세로 전락한다. 막장에서 보비는 언어치료사가 알파벳을 불러주면 자신이 원하는 알파벳에서 눈을 깜빡거리는 방법으로 14개월에 걸쳐 수백 쪽에 이르는 회고록 를 완성한다.
줄리앙 슈나벨 감독은 이 책을 바탕으로 고난을 극복하는 한 인간에 관한 영화를 완성한다. 는 기존의 고난 극복 스토리처럼 자기 연민에 빠져 감정을 자극하기보다 극한 상황에서도 유머를 잃지 않는 주인공을 통해 생명력을 예찬한다.
무엇보다 파격적인 영상이 인상적이다. 초반부에 보비의 눈을 통해 보이는 이미지들은 그의 아픔에 충분히 공감하도록 한다. 보비만큼이나 호색가였던 슈나벨 감독은, 헌신적인 치료사로 등장하는 자신의 실제 아내 올라츠 로페즈 가르멘디아는 물론 극중 보비의 아내 에마누엘레 셰네르, 전 애인 마리나 핸즈 등 출연하는 모든 여자 캐릭터들을 아름답고 생기 넘치도록 만든다. 한쪽 눈만으로 강렬한 인상을 준 보비 역의 마티유 아말릭의 연기도 훌륭하다. (김도형 기자)
JUNO | 감독 제이슨 라이트먼 | 출연 엘렌 페이지, 마이클 세라, 제니퍼 가너 | 장르 코미디, 드라마 | 개봉 2월 21일
여고생 임산부 주노에게 보낸 전세계 영화계의 절찬은 자못 비상하다. 입양 부모를 찾아가는 16세 임산부에 대한 영화 는 2007 로마영화제 최우수작품상, 베니스영화제 작품상, 전미비평가협회 각본상, 골든 글로브 3개 부문 후보 등 각종 영화제에 30여 차례 이름을 올렸다. 전미비평가협회와 미국영화연구소는 2007년 ‘올해의 영화’로 를 선정했다. 호기심에서 한 섹스를 통해 아이를 갖게 되고, 아이를 밴 채 입양 부모를 찾아가는 여고생 소녀의 성장이 주는 공감은 대단히 크다.
“우리의 마음을 사로잡는 16세 소녀에 대한 신선하고 기발하며 범상치 않은 지적인 코미디”(‘시카고 선타임스’ 로저 에버트), “캐릭터를 과장하거나 희화화하기보다 존중하는 작품”(‘뉴욕 타임스’), “모두 배우들이 빈틈없는 연기를 선보인 작품”(‘할리우드 리포터’) 등 연출, 각본, 연기 등 모든 면에 박수가 쏟아졌다.
지난해 12월 5일(현지시간) 미국 현지에서 7개 스크린에서 개봉한 뒤로는 일반 관객들의 열화와 같은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40개, 304개, 998개, 1,019개, 1,925개 등 거침없이 늘어난 스크린 수는, 개봉 5주차인 2008년 1월 첫 주 주말 박스오피스 2위까지 치솟았다. 한 독립영화가 일으킨 파장이 범상한 수준을 넘어섰다. 남은 건 주노의 기적을 눈으로 확인하는 일이다. (안효원 기자)
필름2.0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