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일학년도 학원에 보내야 하나요???

정신애2008.01.24
조회1,276

작년 이맘때

꿈에 부풀었더랬죠.

저의 첫아이가 학생이 되었거든요.

 

학교에서 하는 오리엔테이션도 안빠지고 갔어요.

학교가 정말 궁금하고 설레이는 곳이었거든요.

교장선생님께서는 학교를 믿고

아이들 선행학습, 학원교육

절대 시키지 말라고 말씀하셨어요.

저는 학원안보내도

당연히 괜찮다고 생각하는 엄마고

그런 교장선생님의 말씀이 너무나 기쁘고 믿음직스러웠습니다.

 

부담스러운 숙제도 없고

방학도 마냥 즐겁게 보내고

2학기가 되어 저는 당황했습니다.

학교 잘 다니고 명랑하던 아이가

어느 날인가부터 숙제를 마주하고 앉아서

어찌할 바를 모르는 것이었습니다.

문제는 바로

선생님이 아직 진도도 나가지 않은 페이지를

숙제로 내주신 것이었습니다.

 

제가 좀 특이한 엄마일까요?

우리 아이는 읽는 것만 겨우 읽고 학교에 갔고

숫자는 학습지 하나 하는 게 있었지만

계산 위주가 아니라

개념이해 위주의 재미난 학습지였거든요.

그렇다고 학교 진도를 애가 못따라 가리라고는 생각도 못했어요.

그저 가르쳐 주시는 대로 열심히 들으면

당연히 알아듣고

모르는 것은 엄마나 선생님께 여쭈어 보는 것이

지극히 정상적이고 상식적인 '교육' 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저의 생각이 잘못된 것인가요?

저도 모르게 언제부터인가

아이가 숙제를 가져오면

개념을 설명하고

쉬운 문제를 내서 이해했나 살펴주고

그런 다음에야 씨름이 끝나고

아이는 숙제를 해갑니다.

아이 말로는 다른 아이들은

학교에서도 어려운 숙제를

그냥 척척 해버린다고 합니다.

진도도 안나갔는데요.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학교가 잘못이냐 학부모가 잘못이냐를 따지다 보면 끝이 없죠.

학교 교육의 정상화가 제일 시급한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영어로 수업, 정말 좋습니다.

아는 언어로 듣는것은 그저 흘려듣기 쉽지만

그게 영어일 경우는 더 예습하고

수업에 충실하게 들어야 하고

복습도 꼭 해야만 진도를 따라갈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지금처럼 배우지도 않은 부분을 숙제로 내주고

다 아는 애들한테 "이거 다 알지?"  "학원에서 다 해주지?"

이건 학교가 아니죠.

학교라는 기관이 가진 기득권을 등에 업고 하는

꼭두각시 놀음이라는 생각밖에 안듭니다.

 

학교 선생님은 선생님들대로 권위가 무너지고

학원 선생님들은 선생님들대로 임금체불과 부당대우로 고통받고 있습니다.

학부모와 학생만 힘든것이 아닌 문제라는 말입니다.

답이 없어 보이지만

학교 선생님들께 부탁드리고 싶습니다.

새해에는 우리 아이들에게

배우지도 않은 부분을 숙제로 내주지 마세요.

예습보다 복습이 중요한 거라고 전문가들도 말하더군요.

학원이나 학부모의 가르침이 아니라

선생님의 가르침을 받으러 학교에 가는 것입니다.

 

혹시 이 글을 읽으시는 학부모님이 계시다면

간곡히 부탁드릴 것이 있습니다.

아이들 듣는데서 "선생이........" 하고 말하지 말아주세요.

학교 선생님들 뿐 아니라

수영이나 피아노나 발레나 하여간 뭐든

" 선생님께서......" 하고 말해주세요.

말 한마디에서 모든 것이 드러납니다.

아이도 존경해주면 존경받을 만한 사람이 됩니다.

선생님은 마땅히 존경받으셔야 할 존재입니다.

아이들이 선생님을 존경할수 있도록

부모님들이 먼저 존경하고 존경을 표해주세요.

선생님의 권위가 무너질 때

그 피해는 고스란히 학부모와 학생이 입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때로 사람이라 실수하시는 선생님들도 계십니다.

하지만 선생님들이 다 그렇다고 생각하지 말아주세요.

대다수 건전하시고 아이들을 사랑하시는 분들이

교직을 지키고 계시기에 그나마

이만큼이라도 학교가 유지되는 것이 아닐까요?

 

이상....

초등학교 꼬마를 둔 엄마의

짧은 생각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