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차라서??

한미선2008.01.27
조회7,388

얼마전  핸드폰을 물에 빠뜨리는 실수를 하여 멀리 시내 중심가에 위치해있는 a/s센타를 찾게됐다.

 

가게를 하고 있던 난 배달용 경차와 평상시 가족들과 함께 타는 중형차, 이렇게 2대의 차를 소유하고

 

있었는데 업무상 차량 통행이 많은 곳임을 감안하여 기동성과 유류비가 절약되는 일석이조의 경차를 끌

 

고 나가기로했다.

 

목적지에 도착하여 아무 생각없이 주차장에 들어선 나는 주차선안에 적당히 차를 세우고 내리려했다.

 

그때 소리를 치며 걸어오는 사람이있었는데 복장을 보니 이건물 경비원임이 한눈에 들어왔다.

 

무슨 문제가 있냐는 식으로 빤히 쳐다보는 나에게 그 경비원 아저씨는 차를 빼라고 윽박 질렀다.

 

어이없는 나는 도대체 무슨 잘못을한건지 주위를 둘러보고 혹시 주차선을 밟아서 그런건지 다시 한번 확

 

인을 해보았지만 눈에 띄는 실수를 한것이 없어보였다.

 

혹여 내가 잘못한것이 있더라도 이렇게까지 경우없이 사람을 무시하는 투로 말해도 되는걸까..

 

진짜 어이가 없어서 대체 왜그러시냐구 했더니 차를  당장 빼서 다시 전면주차를 하라는 것이였다.

 

차의 뒷면을 보니 주차장과 차도를 구분하는 다 시들어있는 화초분리대가 있었다.

 

주위를 한번 더 둘러보니 전면주차경고문도 없었고 더군다나 나를 더욱 어이없게 만든것은 내가 주차장

 

에 들어서기전부터 차량 한대가 시동도 끄지 않은채 내차와 같은 방향으로 세워져있었다는것..

 

자세히 보니 운전자도 차안에 있었다. 하지만 그차는 내차와는 비교도 안되는  고급 중형차량이였다. 

 

그래도 난 굴하지 않고 따져물었다.

 

저차는 놔두고 나한테만 왜 그러느냐고..

 

경비 아저씨는 내 눈을 쳐다 보지도 않고 빼라면 뺄것이지 말이 많다고 오히려 큰소리를 쳐댔다.

 

얼굴이 울그락 불그락 화가 나서 참을수가 없었지만 나이드신 경비아저씨께 더이상 대들었다가는

 

나만 더 망신일것같아서 경비아저씨를 피해 차는 그대로 둔채 건물안으로 들어가 버렸다.

 

뒤통수에 대고 뭐라고 떠들던 대꾸도 않고 들어와 접수하고있는 내내 화가 가시질 않았지만 태연히

 

일을 마치고 차가있는 곳으로 나왔더니 그때까지 내 차를 무슨 야생의 맹수마냥 노려 보고있는 경비아저

 

씨를 또 볼수밖에 없었다.

 

또 뭐라 말시키기전에 이곳을 빠져나가야겠단 생각에 얼른 시동을 걸고 나오는 나를 내내 노려보는 시선

 

이란.. 참 기분 드러운 하루였다.

 

다음날 맡겨둔 핸드폰을 찾으러 갈 시간이 되어서 난 참 간사스런 갈등에 빠져있었다.

 

어제 일을 생각 하니 도저히 경차를 끌고 또 다시 그장소에 갈 용기가 없었다.

 

아니, 오기가 스믈스믈 올라오는게 느껴졌다.

 

그래 오늘은  불편하더라도 좀 큰 차를 끌고 나가 보자.!!

 

어제와 비슷한 시간에 다시 그곳을 찾은 나는 주차장에 들어 서자마자 경비실에서 젤루 잘보이는 주차선

 

에 어제와 같은 방식으로 주차를 하기로했다.

 

어제의 그 경비 아저씨가 또 있었다.

 

난 시동도 안끄고  천천히 차안에서 머뭇거리며 경비아저씨의 행동을 주시했다.

 

이런~ 그럼 그렇지..이번엔 아무런 제재가 없었다. 그래서 일부러 창문도  내려봤다.

 

어제 그처럼 시끄럽게 나를 볶아 댔으니 얼굴을 기억 못할수는 없었을텐데 나와 눈이 마주친 순간

 

일부러 못본척을 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기가 막혔다.

 

차의 배기량으로 그사람을 평가했다는게 분명해지는 현실에 적잖이 놀랄수 밖에 없었다.

 

고급호텔이나 고급 음식점에서 그런일들이 있다고 얘기를 들어서 대충은 알고있었지만 내가 그런꼴을

 

직접 당하고 나니 정말 웃을일이 아니였다.

 

설마 요즘같은 세상에도 그런걸로 사람을 평가절하하고 무시할까라는 나의 생각은 한마디로 찬물을

 

한바가지 뒤집어쓴 꼴이 되고 말았다.

 

차는 인격이 될수도 없고 그사람의 부를 측정하는 잣대도 될수없다.

 

차는 재산의 일부이기는 하나 진정한 용도를 잊은 사람들의 허영심이 빚어낸 근거없는 잣대로

 

그사람을 가늠할수는 더더욱 없다고 생각한다.

 

그날 난 다시는 느끼고 싶지 않은 감정을겪게 해준 그곳에서

 

속시원한 해답도 없이 씁쓸한 맘으로 집에 돌아왔다.

 

그리고 애꿎은 나의 경차에 쌓이지도 않은 먼지를 털고 또 털어냈다.

 

광장을 지키시는 유저님들은 사람을 판단 하는 기준을 어디에 두고 계시는지..

 

이미 지난 일이지만 생각 할수록 답답하기에 두서없이 이글을 올려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