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모던한 고양이

최희진2008.01.31
조회13

 

고양이를 기르고 싶다.

조금 더 희망사항을 보태자면

포스트 모던한 고양이를 길러보고 싶다.

 

 

고양이와 함께 생활한다는 것에 대한 막연한 환상이 생긴 건 라디오에서 유희열아저씨가 자기가 기르는 고양이에 대해 시시콜콜하게 이야기할 때 부터였을거다.

 

(그 시절 유희열아저씨가 남긴 다른 환상들도 많다. 조용한 야밤에 스쿠터타고 종종 편의점 마실나가기, 길을 걷다가 여자친구의 하얀운동화끈이 풀린거 보고 묶어주기, 아침은 언제나 늘 그랬다는 듯이 갓 구운 크로아상으로 가볍게 때워주기, 머리 5일동안 안 감고 냄새 맡아보기 등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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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좋아할 것 같은 포스트 모던한 고양이는

이를테면 방에서 뒹굴뒹굴거리다가 내가 '넌 포스트 모던한 고양이는 뭐라고 생각하냐?' 라고 물어 보면

 

'이게 잘 있다가 갑자기 무슨 개소리하나' 라는 귀찮은 표정을 짓고선, 내 얼굴을 자기 앞발로 한 대 쳐준 다음 고개를 돌려 낮잠을 자는 고양이다.

 

 

이게 왜 포스트 모던한 고양이냐고? 나도 잘 모른다.

잘 모르니까 고양이한테 물어봤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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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정작 고양이를 기르고 있을 그 때 즈음

고양이보다는 여자친구가 더 필요할지도 모른다.

포스트모던한 여자친구 말이다.

 

포스트 모던한 여자친구는 어떤 여자친구냐고?

글쎄 나도 잘 모른다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