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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경2008.0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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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지고 다음 날

아침에 눈을 떠보면 세상은 물론 달라진 게 없습니다.

눈이 안떠질 줄 알았지만 눈도 떠졌고,

잠들지 않을 줄 알았지만 이미 잠도 깊이 자버렸고,

엊저녁 일들이 꿈만 같지만 꿈이 아니란 것도 알게 됩니다.

세상도 그대로,

하늘도 내려앉지 않고 그대로,

창밖에 나무들도 불타버리지 않고 그대로,

먼데서 들려오는 아이들 웃음소리도 어제와 다름없이 그대로, 다 그대롭니다.

달라진 건, 나 그리고 너.. 우리 두 사람.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지고 다음 날 지난 밤의 그림들이 낱낱이 떠오릅니다.

헤어질 걸 알고 그녀를 만나러 가던 거리 풍경.

시계를 들여다봤던 시각 9시 53분.

마주 앉은 테이블에 얹혀진 녹색 천조각.

돌아오던 길의 집앞 가로등.

그런 것들 모두 낱낱이 바늘처럼 가슴 속에 박혀서 떠오릅니다.

지난 밤의 일들이 결코 꿈이 아니란 걸 알려주듯이

 

- 더 할 말은 없어?

 

그녀가 그렇게 물었을 때 나는 대답했습니다.

 

- 어.

 

할 말이 너무 많아서 하룻밤을 새고 한달 밤을 다 새로 끝나지 않을 만큼

너무너무 많아서 그냥 그렇게 없다고 대답했습니다.

사랑하는 사라모가 헤어진 후에 가슴이 답답했던 것보다

며칠씩 목이 따끔거렸다는 누군가의 말이 기억이 났습니다.

왜 그런지 이제서야 라게 됩니다. 울어야 했는지 울지 않아서 그런 거라고.

 

나를 영원히 기억해주길 바란다거나,

나에 대한 좋은 추억만 간직 해달라고 말하지 못한 건 하나도 후회되지 않습니다. 단지 나의 진심. 이 말 만은 해줄걸 그랬습니다.

 

아프지 말라고 너 아프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이젠 더 아프지 말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