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설마, 어쩌면, 제발..

장민희2008.02.01
조회90

 

-그남자

 

 

너한테 다른 누군가가 생겼다면

차라리 내가 잊기 쉬울까?

아니면..

내 마음이 더 아파 어쩔 줄을 모를까?

 

만약 누군가가 생겼다면

그 사람이 나보다

훨씬 좋은 사람인 게 좋을까,

아니면..

나보다 부족한 점도 있어서

가끔 나를 생각하는 게 좋을까?

 

너에게 생긴 그 사람이

내가 전혀 모르는 사람인 게 좋을까,

아니면..

가끔 소식이라도 들을 수 있게

건너건너 알고 있는 누군가인 게 좋을까?

 

나를 니 안에 조금이라도 남기고 싶은 마음,

혹시나 하는 마음.

그래도, 설마, 어쩌면, 제발..

 

미련은 말 그대로 미련한 짓일 텐데

없애는 게 좋은데.

 

후회도 이미 너무 멀어진 지금이라

자꾸 미련만 생기네.

 

어떻게 하면 더 바보가 되지 않을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똑똑해질까?

 

미련 같은 거,

희망 같은 거,

어떻게 하면 다 없앨 수 있을까?

 

 

 

-그여자

 

 

두 번쯤 울리다 끊어지는

내 방 전화벨.

홈페이지 방명록에는

이름을 남기지 않은 한 줄짜리 인사.

더위 조심하라는.

 

아직 내 주위를 맴도는 너를 느끼면

난, 다시 한 번 내 결정을 돌아보게 돼.

 

차라리 다 말하는 게 나았을까?

 

너를 아직 좋아하지만

이제 그만 혼자이고 싶다는,

당분간은 아무도 사귀고 싶지 않다는 거짓말 대신

사실은, 다른 사람을 좋아하게 됐다고.

 

누굴 사귀더라도

너를 완전히 잊을 수는 없을 거란 거짓말 대신

너와 있는 동안도

이미 니가 내 마음에 없었다고.

 

많이 고민하고 결심하고

그래서 거짓말했지만,

그게 잘한 건지는 아직 모르겠어.

 

어차피 니 마음 아프게 한 건데

어차피 내가 나빴던 건데.

 

이제 어떻게 하면

니가 마음을

더 빨리 정리할 수 있을까?

 

더 정직하게 말하면

니 남은 마음이 내 새로운 사랑에

방해가 되지 않을까..

 

끝까지, 니가 아니라

나를 위해서만 거짓말했던 거

미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