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국립학교에서 영화를 전공하고 에서 조감독을 맡았던 최종현 감독의 데뷔작이면서 가수, MC로의 성공을 하고 연기로의 도전을 계속 하고 있는 탁재훈이 코믹한 캐릭터를 떨어내고 정극연기에 도전한 영화가 공개되었다. 아마도 TV 속 탁재훈의 현란한 개인기를 원했던 관객이라면 대략난감이 될 영화가 될것이다.
사실 탁재훈이 코믹스런 이미지를 버리고 첫 정극에서 주연을 맡고 눈물연기를 선보인다는 것으로 관심 반, 우려 반의 반응들이 많았다. 사실 탁재훈은 국민대학교 연극영화과에서 연기를 전공한 사람이다. 그가 연기를 하는데 있어서 어색함을 느끼는 관객들은 그가 이미 구축한 이미지 때문일 것이다. 싱글앨범을 실패한 후 컨츄리 꼬꼬로 가수로 성공을 한 뒤, 버라이어티에서 MC로도 성공을 거두면서 2007년 연애대상까지 거머쥐었다. 이제 그가 남우주연상을 목표로 연기의 꿈을 향해 계속해서 노력하고 있다. , , 에서 보여준 코믹스러움을 과감히 버리고 첫 정극연기에 도전한 작품이 다.
종철(탁재훈)은 폴리아티스트다. 영화의 사운드를 몸으로 만들어내는 게 그의 직업이다. 소리를 빚는 일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하다고 믿는 그는 휴일도 반납하고 일에만 매달린다. 여름휴가를 미룰 수 없다며 아들 은규와 함께 집을 떠나는 아내의 뒷모습을 보면서도 그는 충분히 쉴 수 있어 차라리 잘된 일이라고 여긴다. 항상 곁에 있을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던 아내와 아들, 그러나 두 사람은 갑작스런 교통사고로 죽게 되고, 죄책감 앞에서 종철의 삶도 끝없이 허물어져내린다. 매일 술에 절어사는 종철은 우연한 기회에 자신의 눈앞에서 쓰러진 영웅(강수한)을 구하다 유괴범으로 몰리는데, 관상용 철갑상어를 끼고 사는 이 엉뚱한 소년과의 인연이 그의 망가진 삶에 온기를 조금씩 불어넣는다는 내용이 이 영화의 대략적인 줄거리이다.
영화 는 가족을 소재로 한 기존 휴먼 드라마의 공식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사고로 아내와 아들을 잃은 주인공(탁재훈)이 순수한 아이(강수한)를 만나면서 마음의 문을 열고 아픔을 치유해나가는 과정을 그린 줄거리가 그렇다. 그러나 영화는 기존의 휴먼 드라마가 그려내는 갈등구조인 발단-전개-위기-절정-결말을 충실히 이행하지 않는다. 좋을 땐 확실히 좋고, 슬플 땐 확실히 슬픈, 때론 극단적으로 보이기까지 하는 한국형 휴먼 드라마의 전개 대신 다소 부드러운 전개 방식을 택한 것이다. 종철이 아내의 휴대폰 음성메시지를 들으며 흐느끼는 한 장면을 제외하곤 영화 내에서 극적인 부분을 찾기란 힘들다. 처음부터 끝까지 얌전히 그리고 소리 소문 없이 마음을 닫고, 또 마음을 연다. 그렇기에 영화는 심심하며 뜨겁지 못하고 미적지근한 느낌을 준다.
이러한 뚜렷하지 못한 플롯 구조는 어색함을 부추기기 충분하다. 물론 눈물을 쏙 빼놓는 한국형 휴먼 드라마의 공식을 탈피하고픈 영화의 마음은 잘 알지만 그로 인해 밍숭맹숭한 느낌을 준다면 차라리 기존 휴먼드라마 공식대로 따라가는 것이 좋지 않은가 생각이 든다. 차라리 확실하게 극단적인 신파로 갈등 곡예를 벌였더라면 이 어색함은 사라졌을 런지도 모르겠고 배우 탁재훈이 좀 더 스크린 안에서 활약을 더 보여줄수 있지 않았을까?
'부모 되기'과정을 그린 휴먼드라마는 흔희 별볼일 없는 인생들을 주인공으로 선택하기 마련이다. 까불대는 조폭이거나 가망없는 사형수거나 심드렁한 양아치 백수거나 개차반 막장 인생이 대부분이다. 그래야만 '아버지'가 되고, '어머니'가 되는 길이 더욱 험난하고 드라마틱하다는 일반적인 상식은 극적 효과를 높히기 위한 관성화된 믿음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의 종철은 사뭇 다르다. 막장인생도 아니고 단순히 자신이 하는 일을 사랑하고 가족에게 소홀했던 한 집안의 가장이다. 하지만 자신의 불행으로 인하여 모든 일을 접고 망가져야 하는 캐릭터가 우연히 만난 불치병의 아이를 위해 일상에서 환상의 소리를 만들어내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설정도 나쁘지 않다.
그 설정의 중심에 서있는 탁재훈이 영화속에서 흐느끼는 눈물은 흠모하는 여인을 사로잡기 위한 자작극도 아니요, 아파서 우는 엄살의 눈물도 아니다. 진짜 슬픔의 감정에서 나오는 눈물이다. 하지만 분명 탁재훈이라는 배우에게서 오는 선입견때문인지 무언가 어색하다. 기존의 코믹한 이미지를 버리고 새롭게 선택한 그의 얼굴은 슬픔이고 눈물이지만 아직까진 더 큰 노력이 필요한것 처럼 보인다. 분명 탁재훈의 새로운 캐릭터와 휴먼 드라마를 이끄는 주역으로써의 부담감이 그의 눈물연기가 어색하게 만드는 이유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 어색함을 탁재훈의 탓으로만 돌리기엔 무리가 있다. 앞에서 언급한 미적지근한 영화의 전개방식도 한몫을 하고 있으며 탁재훈이란 배우의 이미지에서 가지고 있는 관객들의 선입견도 한몫을 한다.
기존 휴먼드라마와 차별하기 위해 주인공의 직업을 소리를 만드는 폴리 아티스트라는 설정은 가 가지는 가장 큰 장점이 되어 관객에게 돌아온다. 영화의 후반부에 보여지는 소리와 애니메이션장면은 이 영화의 질적 수준을 높히는 가장 큰 요인이 된다. 탁재훈의 변신에서 오는 어쩔수 없는 선입견을 갖게 되는 영화지만 '설마 그래도 하나도 안웃기겠어?'라는 조그마한 기대감도 저버리는 그의 변신이 보이는 이 영화는 우정출연하는 찰스를 제외하고는 과장된 웃음을 찾아 볼수가 없다.
분명히 기존 휴먼드라마와 차별화가 있는 이 영화는 애니메이션이란 부분의 볼거리를 부각시키는데 급급한 나머지 극적인 상황 전후의 주인공들의 정서를 포착하지 못해 어색한 기운을 보여준다. 탁재훈의 연기변신이 궁금한 관객이라면 이 영화를 함 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지만 이런 주제를 가지고 있는 영화적 정서가 요즘처럼 황량한 극장가의 한파를 이겨낼수 있을지는 어찌 의심하지 않을 수 있을까?
<어린왕자> 노력이 보이지만 어딘가 미적지근한 휴먼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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