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넘고 물 건너' 남미여행 (07.12.17 ~ 08.01.10) 12/19 : 꾸스꼬는 대체 어디에 [8:40am] 버스를 타고 떠난지 18시간 정도 흘렀다. 잠은 잘만큼 잤고 먹는 것도 왠만큼 먹었거늘 여전히 창 밖엔 산 밖에 보이질 않는다. 도대체 꾸스꼬에 갈 순 있는거야? ㅠㅠ 새삼 페루 땅이 무척 넓다는 사실을 깨닫는 순간이다. 어제 오후, 버스를 타고 시내를 벗어나니 새로운 풍경들이 보였다. 처음 몇 시간은 계속 모래로 된 산과 민둥산이 즐비한 지역을 지나 근처에 모여사는 이들을 지켜봤다. 리마에 이어 인근 지역에서도 티코를 비롯한 한국 차들의 인기는 대단했다. 또 예전 인도에서 봤던 오토릭샤(오토바이를 개량한 3륜 택시) 를 발견해 반가웠다. 어쩜 그렇게 모양이 비슷하던지! 정말 보면 볼수록 이 동네는 인도랑 너무 흡사하다. 일부 지역이 형광등을 가로등으로 사용하는 것 조차 마찬가지다. 어느 나라가 먼저 벤치마킹을 한 걸까. 아님 그냥 서로 도움을 주고 받은건가. 혹은 영국과 스페인 사이에 뭔가 공통점이 있었던걸까. 하여간 재미난 일이다. 저녁으로 접어들자 본격적인 고난의 여정이 기다리고 있었다. 이 일대 산지를 넘어가야 하는데 그 길이 마치 우리나라 한계령, 미시령 넘어가는 꼴이었다. 문제는 그런 길이 끝도 없이 이어진다는 점. 꾸불꾸불한 길을 육중한 버스가 기어오르기 시작하자 점차 흔들림이 몸에 전해졌다. 1~2시간도 아닌, 지금 글을 쓰고 있는 이 순간까지도 (아침 9시 넘었음 ㅜㅜ) 고갯길은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어둠이 깔릴 무렵 시작된 길이 해가 솟은 지금까지 거의 그대로다. 어제는 리마를 보고 다소 실망했지만 여기까지 오며 마음이 달라진다. 이 엄청난 거리의 산 길에 도로를 내고 아스팔트 포장을 한 걸 보니 페루도 대단한 나라임에 틀림없다. (아, 이렇게 쉽게 주관이 바뀌는 나는 얼마나 가벼운 사람인가! ㅠㅠ) 어제 새벽에 건진 유일한 것 하나. 그것은 바로 밤 하늘의 별이었다. 버스에서의 잠은 꼭 2~3시간마다 한 번씩 일어나게 된다. 그런데 새벽 어느 순간 창 밖을 보니 믿기 힘들만큼 많은 수의 별들이 빛나고 있었다. 해발 3,000미터 이상의 높은 곳에서 본 까닭인가, 별이 눈 앞에 있는 듯 이전보다 훨씬 가까이 보였다. 작년 10월, 오클라호마에 놀러가서 본 별보다 더 맑고 밝았다. 이런 것은 어떻게 카메라로 담는 방법이 없는건가! 몇 차례 시도하다 결국 그냥 포기하고 눈으로 담아두었다. 분명히 별자리 공부를 하긴 했었는데...하여간 이럴 땐 머리가 도움이 안된다. 나홀로 별자리를 맞춰보다 잠이 들었다. 그저 북극성하고 북두칠성이 다야.....ㅠ.ㅠ 그렇게 자고 일어나기를 반복하다 아침을 맞았다. 여전히 산 길. 그러나 일부 호기심이 가는 곳이 있었으니 깊은 산 속에 위치한 인가(人家)였다. 아무도 살고 있을 것 같지 않은 깊은 곳,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 보면 밭농사와 유목을 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이 보였다. 신기하게도 전기가 다 연결돼 있었다. 인적조차 드문 이런 곳에서 그들은 어떤 삶을 살아가고 있을까. 그들에게 인생은 어떤 의미인지 궁금했다. 조금 더 사람이 모여있는 곳에서는 우리를 쳐다보며 눈이 마주친 이도 있었다. 그들의 눈엔 내가 어떤 모습 이었을지......말이 통하면 기회있을 때 얘기해 봤겠지만 여기는 도통 영어가 통하질 않는다. 방금 전엔 어느 규모 있는 마을을 지났다. 고산지대임에도 우리나라 달동네처럼 사람들이 모여산다. 나름 그 안에 학교가 있어 등교하는 꼬마 아이들 모습이 보인다. 이 높은 곳에 이렇게 많은 사람이 어떻게 살게 된걸까. 우리나라 강원도 같은 곳과는 분위기가 또 다르다. 온 동네 전체가 공사하느라 난리가 났다. 무슨 공사를 그리 해대는건지... 덕분에 나는 관광버스가 동네 골목길을 이리저리 휘젓고 다니는 100% 리얼 쇼를 체험하고 있다. 이런건 한국에서는 상상하기 힘든 경험이다. ㅋㅋ [11:30pm] 인터넷 여행후기 자료를 보고 찾은 어느 숙소의 208호실. 따뜻한 물이 콸콸 나오는, 넓고 쾌적한 방이다. 거의 3~4일동안 씻지도 못한채 거지처럼 지내다 샤워를 했다. 아~ 모든 소원을 이룬 기분. 이런 맛에 여행하는건가. ㅎㅎ 오후 2시가 넘은 시각, 아무 생각없이 창 밖을 바라보고 있는데 갑자기 두 눈에 뭔가 확 들어와 몸을 일으켰다. CUSCO. 23시간 가까이 되는 이동을 통해 드디어 꾸스꼬에 다다른 것이다. 꾸스꼬 역시 고산지대라 주변이 온통 산이었다. 산 정상까지 빼곡히 자리잡은 주택가, 다양한 유적지를 비롯해 곳곳에 자리잡은 건물, 북적이는 사람들 모습이 한데 어우러져 아름다운 풍경을 그리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니 버스에서 겪은 고생이 눈 녹듯 사라졌다. 꾸스꼬 사람들이 마치 내 가족같이 보일 정도였다. ㅋ 꾸스꼬에 도착한 후, 우리는 곧바로 마추피추까지 가는 교통편을 예약하러 터미널을 찾아갔다. 하지만 생각보다 비싼 가격에 놀라 일단 숙소부터 잡은 뒤 다시 나오기로 결정. 숙소까지 가는 길에 처음으로 티코 택시를 탔다. 참... 나도 한국에서 티코를 몰았지만 남미까지 와서 이 차를 타게될 줄 누가 알았으랴. 게다가 여기 택시는 미터기가 없어 타기 전에 미리 가격흥정을 하고 타야한다. 이 조그만 차에 타 보겠다고 돈 깎고 흥정하는 내 모습이 재밌었다. 20대 남자 셋이 자기 몸집만한 배낭을 끼고 티코에 탔으니 그 모습 또한 신기할 노릇. 그래도 오늘 저녁 때까지 몇 번 더 티코를 탔는데 스릴 넘치고 좋았다. 나도 한국에서 티코를 운전한다고 하니 기사 아저씨들이 좋아라 웃어댔다. 이후 우리는 숙소에서 나와 오얀따이 땀보, 아구아 칼리엔테스 행 티켓을 예약하고 여유롭게 꾸스꼬 시내를 돌아봤다. 이 곳 꾸스꼬는 한국으로 치면 부여나 경주와 비슷한 도시다. 옛 잉카제국의 수도 로서 고대유적이 많아 관광지로 유명한 곳이다. 터미널 근처에서 광장을 기준으로 돌아다니니 곳곳에 유명한 성당과 잉카 관련 유적지들이 눈에 들어온다. 틈나는대로 기념사진을 찍고 (우리는 정녕 한국사람들임에 틀림없었다. ㅡㅡ;) 저녁을 먹으러 어느 피자집에 들렸다. 오후부터 내린 비 때문에 거리는 쌀쌀했지만 피자 가게는 나무로 피운 불 기운으로 훈훈하였다. 우리가 저녁을 먹은 곳은 장작불로 피자를 만들기로 유명한 집. 피자와 생과일음료를 먹고 후식(?)으로 샌드위치를 나눠먹었다. 샌드위치는 다른 가게에서 먹었는데 피자집이 레스토랑이라면 샌드위치 가게는 그야말로 동네 분식집 분위기였다. 안되는 스페인어를 몸짓 섞어가며 시도하니 주인 아주머니가 꽤 즐거워 하셨다. 그냥 햄버거나 먹고 나올걸. 가끔 나도 이렇게 오바할 때가 있다고 느끼는 순간이었다. ㅋ 꾸스꼬의 저녁은 낮과 또 다른 모습이다. 우리같은 배낭여행객, 각종 크리스마스 장식으로 화려한 광장, 그리고 그 곳에서 사랑을 키우는 연인, 길에서 호객행위 하느라 정신없는 삐끼들, 그들을 감시하는 경찰들까지...... 카톨릭 국가인지라 크리스마스 분위기는 제법 그럴싸하다. 온통 주변이 금빛 네온싸인으로 물들었다. 오늘은 특별한 날. 여행 시작 이후 처음으로 방에서 잔다. -_-; 다시 말하면 처음으로 제대로 된 방에서 침대에 누워 잔다는 뜻. 일단 푹 자고 내일 오후 꾸스꼬를 돌아본 뒤 오얀따이 땀보로 이동한다. 그리고 거기서 다시 아구아 칼리엔테스로 이동해서 하룻밤 묵으면 마추피추. 보고싶은건 많은데 시간은 한정돼 있고... 여하튼 객지에서 별 사고없이 무사히 여행을 즐겼으면 좋겠다. 다행히 아직까지 고산병 증세도 없다. 약만 잘 먹고 물 많이 마시면 괜찮을 듯. 아, 근데 이번 여행은 왠지 사진찍는 일이 귀찮아진다. 나이가 들어가는건가, 아님 게을러서? 안되겠다, 내일부턴 사진도 열심히 찍어보자. 조금 떨어진 곳에서 Andrew 코 고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한다.
[남미] 꾸스꼬는 대체 어디에
'산 넘고 물 건너' 남미여행 (07.12.17 ~ 08.01.10)
12/19 : 꾸스꼬는 대체 어디에
[8:40am]
버스를 타고 떠난지 18시간 정도 흘렀다. 잠은 잘만큼 잤고 먹는
것도 왠만큼 먹었거늘 여전히 창 밖엔 산 밖에 보이질 않는다.
도대체 꾸스꼬에 갈 순 있는거야? ㅠㅠ 새삼 페루 땅이 무척 넓다는
사실을 깨닫는 순간이다.
어제 오후, 버스를 타고 시내를 벗어나니 새로운 풍경들이 보였다.
처음 몇 시간은 계속 모래로 된 산과 민둥산이 즐비한 지역을 지나
근처에 모여사는 이들을 지켜봤다. 리마에 이어 인근 지역에서도
티코를 비롯한 한국 차들의 인기는 대단했다. 또 예전 인도에서
봤던 오토릭샤(오토바이를 개량한 3륜 택시) 를 발견해 반가웠다.
어쩜 그렇게 모양이 비슷하던지! 정말 보면 볼수록 이 동네는
인도랑 너무 흡사하다. 일부 지역이 형광등을 가로등으로 사용하는
것 조차 마찬가지다. 어느 나라가 먼저 벤치마킹을 한 걸까. 아님
그냥 서로 도움을 주고 받은건가. 혹은 영국과 스페인 사이에 뭔가
공통점이 있었던걸까. 하여간 재미난 일이다.
저녁으로 접어들자 본격적인 고난의 여정이 기다리고 있었다.
이 일대 산지를 넘어가야 하는데 그 길이 마치 우리나라 한계령,
미시령 넘어가는 꼴이었다. 문제는 그런 길이 끝도 없이 이어진다는
점. 꾸불꾸불한 길을 육중한 버스가 기어오르기 시작하자 점차
흔들림이 몸에 전해졌다. 1~2시간도 아닌, 지금 글을 쓰고 있는
이 순간까지도 (아침 9시 넘었음 ㅜㅜ) 고갯길은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어둠이 깔릴 무렵 시작된 길이 해가 솟은 지금까지
거의 그대로다. 어제는 리마를 보고 다소 실망했지만 여기까지 오며
마음이 달라진다. 이 엄청난 거리의 산 길에 도로를 내고 아스팔트
포장을 한 걸 보니 페루도 대단한 나라임에 틀림없다. (아, 이렇게
쉽게 주관이 바뀌는 나는 얼마나 가벼운 사람인가! ㅠㅠ)
어제 새벽에 건진 유일한 것 하나. 그것은 바로 밤 하늘의 별이었다.
버스에서의 잠은 꼭 2~3시간마다 한 번씩 일어나게 된다. 그런데
새벽 어느 순간 창 밖을 보니 믿기 힘들만큼 많은 수의 별들이
빛나고 있었다. 해발 3,000미터 이상의 높은 곳에서 본 까닭인가,
별이 눈 앞에 있는 듯 이전보다 훨씬 가까이 보였다. 작년 10월,
오클라호마에 놀러가서 본 별보다 더 맑고 밝았다. 이런 것은
어떻게 카메라로 담는 방법이 없는건가! 몇 차례 시도하다 결국
그냥 포기하고 눈으로 담아두었다. 분명히 별자리 공부를 하긴
했었는데...하여간 이럴 땐 머리가 도움이 안된다. 나홀로 별자리를
맞춰보다 잠이 들었다. 그저 북극성하고 북두칠성이 다야.....ㅠ.ㅠ
그렇게 자고 일어나기를 반복하다 아침을 맞았다. 여전히 산 길.
그러나 일부 호기심이 가는 곳이 있었으니 깊은 산 속에 위치한
인가(人家)였다. 아무도 살고 있을 것 같지 않은 깊은 곳,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 보면 밭농사와 유목을 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이
보였다. 신기하게도 전기가 다 연결돼 있었다. 인적조차 드문 이런
곳에서 그들은 어떤 삶을 살아가고 있을까. 그들에게 인생은 어떤
의미인지 궁금했다. 조금 더 사람이 모여있는 곳에서는 우리를
쳐다보며 눈이 마주친 이도 있었다. 그들의 눈엔 내가 어떤 모습
이었을지......말이 통하면 기회있을 때 얘기해 봤겠지만 여기는
도통 영어가 통하질 않는다.
방금 전엔 어느 규모 있는 마을을 지났다. 고산지대임에도 우리나라
달동네처럼 사람들이 모여산다. 나름 그 안에 학교가 있어 등교하는
꼬마 아이들 모습이 보인다. 이 높은 곳에 이렇게 많은 사람이
어떻게 살게 된걸까. 우리나라 강원도 같은 곳과는 분위기가 또
다르다. 온 동네 전체가 공사하느라 난리가 났다. 무슨 공사를 그리
해대는건지... 덕분에 나는 관광버스가 동네 골목길을 이리저리
휘젓고 다니는 100% 리얼 쇼를 체험하고 있다. 이런건 한국에서는
상상하기 힘든 경험이다. ㅋㅋ
[11:30pm]
인터넷 여행후기 자료를 보고 찾은 어느 숙소의 208호실. 따뜻한
물이 콸콸 나오는, 넓고 쾌적한 방이다. 거의 3~4일동안 씻지도
못한채 거지처럼 지내다 샤워를 했다. 아~ 모든 소원을 이룬 기분.
이런 맛에 여행하는건가. ㅎㅎ
오후 2시가 넘은 시각, 아무 생각없이 창 밖을 바라보고 있는데
갑자기 두 눈에 뭔가 확 들어와 몸을 일으켰다. CUSCO. 23시간
가까이 되는 이동을 통해 드디어 꾸스꼬에 다다른 것이다. 꾸스꼬
역시 고산지대라 주변이 온통 산이었다. 산 정상까지 빼곡히
자리잡은 주택가, 다양한 유적지를 비롯해 곳곳에 자리잡은 건물,
북적이는 사람들 모습이 한데 어우러져 아름다운 풍경을 그리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니 버스에서 겪은 고생이 눈 녹듯 사라졌다.
꾸스꼬 사람들이 마치 내 가족같이 보일 정도였다. ㅋ
꾸스꼬에 도착한 후, 우리는 곧바로 마추피추까지 가는 교통편을
예약하러 터미널을 찾아갔다. 하지만 생각보다 비싼 가격에 놀라
일단 숙소부터 잡은 뒤 다시 나오기로 결정. 숙소까지 가는 길에
처음으로 티코 택시를 탔다. 참... 나도 한국에서 티코를 몰았지만
남미까지 와서 이 차를 타게될 줄 누가 알았으랴. 게다가 여기
택시는 미터기가 없어 타기 전에 미리 가격흥정을 하고 타야한다.
이 조그만 차에 타 보겠다고 돈 깎고 흥정하는 내 모습이 재밌었다.
20대 남자 셋이 자기 몸집만한 배낭을 끼고 티코에 탔으니 그 모습
또한 신기할 노릇. 그래도 오늘 저녁 때까지 몇 번 더 티코를 탔는데
스릴 넘치고 좋았다. 나도 한국에서 티코를 운전한다고 하니 기사
아저씨들이 좋아라 웃어댔다.
이후 우리는 숙소에서 나와 오얀따이 땀보, 아구아 칼리엔테스 행
티켓을 예약하고 여유롭게 꾸스꼬 시내를 돌아봤다. 이 곳 꾸스꼬는
한국으로 치면 부여나 경주와 비슷한 도시다. 옛 잉카제국의 수도
로서 고대유적이 많아 관광지로 유명한 곳이다. 터미널 근처에서
광장을 기준으로 돌아다니니 곳곳에 유명한 성당과 잉카 관련
유적지들이 눈에 들어온다. 틈나는대로 기념사진을 찍고 (우리는
정녕 한국사람들임에 틀림없었다. ㅡㅡ;) 저녁을 먹으러 어느
피자집에 들렸다. 오후부터 내린 비 때문에 거리는 쌀쌀했지만
피자 가게는 나무로 피운 불 기운으로 훈훈하였다.
우리가 저녁을 먹은 곳은 장작불로 피자를 만들기로 유명한 집.
피자와 생과일음료를 먹고 후식(?)으로 샌드위치를 나눠먹었다.
샌드위치는 다른 가게에서 먹었는데 피자집이 레스토랑이라면
샌드위치 가게는 그야말로 동네 분식집 분위기였다. 안되는
스페인어를 몸짓 섞어가며 시도하니 주인 아주머니가 꽤 즐거워
하셨다. 그냥 햄버거나 먹고 나올걸. 가끔 나도 이렇게 오바할
때가 있다고 느끼는 순간이었다. ㅋ
꾸스꼬의 저녁은 낮과 또 다른 모습이다. 우리같은 배낭여행객,
각종 크리스마스 장식으로 화려한 광장, 그리고 그 곳에서 사랑을
키우는 연인, 길에서 호객행위 하느라 정신없는 삐끼들, 그들을
감시하는 경찰들까지...... 카톨릭 국가인지라 크리스마스 분위기는
제법 그럴싸하다. 온통 주변이 금빛 네온싸인으로 물들었다.
오늘은 특별한 날.
여행 시작 이후 처음으로 방에서 잔다. -_-; 다시 말하면 처음으로
제대로 된 방에서 침대에 누워 잔다는 뜻. 일단 푹 자고 내일 오후
꾸스꼬를 돌아본 뒤 오얀따이 땀보로 이동한다. 그리고 거기서
다시 아구아 칼리엔테스로 이동해서 하룻밤 묵으면 마추피추.
보고싶은건 많은데 시간은 한정돼 있고... 여하튼 객지에서 별
사고없이 무사히 여행을 즐겼으면 좋겠다. 다행히 아직까지 고산병
증세도 없다. 약만 잘 먹고 물 많이 마시면 괜찮을 듯. 아, 근데
이번 여행은 왠지 사진찍는 일이 귀찮아진다. 나이가 들어가는건가,
아님 게을러서? 안되겠다, 내일부턴 사진도 열심히 찍어보자.
조금 떨어진 곳에서 Andrew 코 고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