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게임>

주용현2008.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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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게임>
  방심한 순간 모든것이 뒤바뀐다

감독 : 윤인호

출연 : 신하균(민희도), 변희봉(강노식)

은 니타 다츠오의 라는 만화에서 모티브를 따왔습니다. 가 어떤 작품이었는지 아는바는 전혀 없습니다. 다만 영화가 끌고 온 설정이 원작에 일부에 불과할뿐이라는 것쯤은 짐작해볼 수 있을듯해요. 에서 그렇다할만한 사건은 강노식과 민희도의 두뇌바꿔치기 뿐이니까요. 사실, 이것도 그리 새로운것만은 아니죠. 빙의든, 뇌강탈이든 배우들은 상대배역을 흉내내면 그만이거든요. 이건 분명 배우들에게 있어서는 유리한 설정입니다. 연기력이 좀 된다싶은 배우들에게는 말이죠.

 

하지만 영화는 차마 재밌게 봐줄 수 없습니다. 웅장하게 시작하는 내기의 서막이 지나고나면, 힘 잔뜩 쥐고 시작한 분위기가 갈피를 못잡고 늘어져버리니까요. 그럴싸한 캐릭터들은 만들어졌는데 도무지 이 캐릭터들을 움직이지 못하지요. 이국적인 분위기를 살리는데 너무 할애를 한 탓인지 억지스런 미쟝센도 종종 눈에 거슬립니다. 초반에 웅장함에 맞춰진 음악또한 나중엔 겉도는것 같고요.

 

가장 문제시되는건 그렇다할 내용전개가 없다는겁니다. 이건 딱 단편감이죠. 단편소재 이상의 것을 추가하지 못하니 중반러닝타임이 붕 떠버릴 수 밖에요. 기껏 잘 살려놓은 캐릭터들이 무슨 죄입니까. 이혜영이 분한 캐릭터는 아깝다 못해 어처구니가 없더군요. 영화의 맥을 확 끊어버리는 속옷가게 씬은 더더욱 안습이었구요.

 

은 많은 것을 일본 괴기문학에 빚지고 있습니다. 포스터만 봐도 알 수 있잖아요. 미야베미유키의 '모방범'이 오버랩되는건 그렇다치더라도 영화속 고딕하우스는 현실적이지 못할 정도로 가공적이죠. 영화가 원하는 '뽀대'가 한국적이지 않다는건 뭐 문제삼을 일은 아닙니다. 가학과 피학의 인물이 존재하고 감히 범접할 수 없는 을씨년스런 기운이 감도는 공간을 만들어낸것은 이 용써 일궈낸 수확일테니까요. 하지만 수박 겉핡기였어요.

 

<더 게임>

 

알맹이는 쏙 빠져버렸죠. 치밀함이라곤 존재하지 않아요. 계속해서 얘기하지만 분위기만 그럴듯하게 잡았다가 이내 지쳐버리고 김빠진 아우라에만 질질 끌려다니죠. 말미에 다시금 초반의 분위기를 복제해내려고 애쓰다 반전까지 터뜨립니다. 너무도 초라한 효과를 풍기는 반전을요. 파일은 없고 폴더만 가득한 압축파일을 연 느낌이예요.

 

배우들이 불쌍할 지경입니다. 캐릭터에 다 혹할 법했으니까요. 그저 그런 소재를 약간 비틀어 새로운것마냥 포장하는데까지는 성공했지만 그 소재자체 또한 데코해야된다는 것을 몰랐을까요. 어쩜 그리 디테일한 부분이 전혀 눈에 들어오지 않는건지요. 설마...설마...하다가 끝나버린 영화를 오랜만에 만났습니다. 전혀 반갑지 않아요.  

 

사족, 러닝타임에 쫓겨 '편집'때문에 망한 영화일거예요. 애초엔 더 많이 찍었을거예요. 갈등상황도 더 있고, 캐릭터들도 더 풍부하게 활개치고 다녔을거예요......라고 믿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