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5년 개봉한 영화’각설탕’에 나오는 대사 중 일부다. 신입기수 김시은(임수정 분)은 동기생과 연습 중에 경주를 하게 됐고, 이것을 본 윤 조교사(유호성 분)는 시은을 불러 ‘왜 채찍을 쓰지 않았냐’고 물었다. 그러자 그녀는 “말을 움직이게 하는 것은 채찍이 아니라, 기수의 마음이기 때문입니다”라고 했다. 지난 2일 ‘과천벌 최강’ 밸리브리와 함께 4연승을 질주한 문세영 기수도 ‘마음’으로 경주로를 달렸다.
‘잘 부탁한다, 밸리브리’
7번. 그의 등에 하얀색 바탕에 검정색 굵은 숫자가 보였다. 밸리브리는 천천히 걷기 시작했다. 지난해 그랑프리(GI)에서 우승으로 명실상부한 최고의 말로 조명을 받고 있었지만 6주만의 외출(?) 때문이었는지, 갓 태어난 망아지처럼 조심스럽게 예시장을 돌기 시작했다.
가볍게 두어 바퀴를 돈 뒤, 이날 함께 호흡을 맞출 기수가 등장했다. 최근 3주 동안 9승을 챙기며 ‘리딩자키’ 박태종 기수를 위협하고 있는 문세영 기수가 주인공이었다. 그랑프리에서 밸리브리와 찰떡궁합을 과시하며 챔피언에 올랐고, 환호하는 관중석을 향해 멋진 세레모니도 선보였던 그였지만 긴장한 모습을 감추지 못했다.
말에 오르기 전 관람객들에게 인사를 한 문 기수는 밸리브리를 향해 천천히 다가갔다. 한 경마팬이 “문세영 파이팅”이라고 외쳤지만 그의 얼굴표정은 변함 없었다. 관리사의 도움을 받아 말에 오르는가 싶던 문 기수는 밸리브리의 코 부분을 살며시 어루만졌다. 아주 잠깐이었지만 그의 손길에서 저 만치서 기다리고 있는 봄 바람과도 같은 따스함이 느껴졌다.
그리고 그는 마음 속으로 이렇게 말했을지 모른다. ‘잘 부탁한다, 밸리브리’
경기결과는 전문가들의 예상처럼 문 기수와 밸리브리의 완승으로 끝났다. 포킷풀어브머니(미, 4세)와 ‘일본특급’으로 불리던 다이와아라지(일, 9세) 등의 견제로 이변이 연출될지 모른다는 전망도 있었지만, 밸리브리는 부담중량 61.5kg 핸디캡도 우습다는 듯 월등한 기량차이로 1착으로 들어왔다.
이날 역시 질주본능을 유감 없이 선보인 밸리브리는 문 기수와 호흡을 맞춘 뒤 4연승을 달렸고, 승률에서도 63.2%(19전 12승)으로 명마(名馬)로 불려도 손색없게 됐다. 마음의 고삐를 당긴 문세영 기수와 그 따뜻함 속에서 경주로를 달린 밸리브리는 먼 훗날 경마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밸리브리, 문세영 기수의 따스한 마음으로 달리다
@ 경기 전 예시장을 돌고 있는 문세영 기수와 밸리브리/ 황교희
“말을 움직이게 하는 것은 기수의 마음이기 때문입니다”
지난 2005년 개봉한 영화’각설탕’에 나오는 대사 중 일부다. 신입기수 김시은(임수정 분)은 동기생과 연습 중에 경주를 하게 됐고, 이것을 본 윤 조교사(유호성 분)는 시은을 불러 ‘왜 채찍을 쓰지 않았냐’고 물었다. 그러자 그녀는 “말을 움직이게 하는 것은 채찍이 아니라, 기수의 마음이기 때문입니다”라고 했다. 지난 2일 ‘과천벌 최강’ 밸리브리와 함께 4연승을 질주한 문세영 기수도 ‘마음’으로 경주로를 달렸다.
‘잘 부탁한다, 밸리브리’
7번. 그의 등에 하얀색 바탕에 검정색 굵은 숫자가 보였다. 밸리브리는 천천히 걷기 시작했다. 지난해 그랑프리(GI)에서 우승으로 명실상부한 최고의 말로 조명을 받고 있었지만 6주만의 외출(?) 때문이었는지, 갓 태어난 망아지처럼 조심스럽게 예시장을 돌기 시작했다.
가볍게 두어 바퀴를 돈 뒤, 이날 함께 호흡을 맞출 기수가 등장했다. 최근 3주 동안 9승을 챙기며 ‘리딩자키’ 박태종 기수를 위협하고 있는 문세영 기수가 주인공이었다. 그랑프리에서 밸리브리와 찰떡궁합을 과시하며 챔피언에 올랐고, 환호하는 관중석을 향해 멋진 세레모니도 선보였던 그였지만 긴장한 모습을 감추지 못했다.
말에 오르기 전 관람객들에게 인사를 한 문 기수는 밸리브리를 향해 천천히 다가갔다. 한 경마팬이 “문세영 파이팅”이라고 외쳤지만 그의 얼굴표정은 변함 없었다. 관리사의 도움을 받아 말에 오르는가 싶던 문 기수는 밸리브리의 코 부분을 살며시 어루만졌다. 아주 잠깐이었지만 그의 손길에서 저 만치서 기다리고 있는 봄 바람과도 같은 따스함이 느껴졌다.
그리고 그는 마음 속으로 이렇게 말했을지 모른다. ‘잘 부탁한다, 밸리브리’
경기결과는 전문가들의 예상처럼 문 기수와 밸리브리의 완승으로 끝났다. 포킷풀어브머니(미, 4세)와 ‘일본특급’으로 불리던 다이와아라지(일, 9세) 등의 견제로 이변이 연출될지 모른다는 전망도 있었지만, 밸리브리는 부담중량 61.5kg 핸디캡도 우습다는 듯 월등한 기량차이로 1착으로 들어왔다.
이날 역시 질주본능을 유감 없이 선보인 밸리브리는 문 기수와 호흡을 맞춘 뒤 4연승을 달렸고, 승률에서도 63.2%(19전 12승)으로 명마(名馬)로 불려도 손색없게 됐다. 마음의 고삐를 당긴 문세영 기수와 그 따뜻함 속에서 경주로를 달린 밸리브리는 먼 훗날 경마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2008. 02.02- KRA명예홍보위원, 황교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