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맨이었던 사나이

이준희2008.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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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개가 머리에 총 맞았냐?' 라는 살벌한 농담을 들은 적이 있다. 철 지난 우스개인데, 진짜 총을 맞고도 살아있는 어느 광인에 대한 이야기가 영화로 나왔다. 자신이 수퍼맨이라고 믿는다면 미친 놈도 보통 미친 놈이 아니거니와 이 정도 역할을 소화해 낼 수 있는 배우도 저 위에 있는 아저씨를 비롯해 극소수일 것이다.

 

이 사람이 수퍼맨이 된 직접적인 동기는 가족이 자동차 사고로 자신만 살아남게 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니까 수퍼맨을 만들기 위해두 번 씩이나 총알을 집어넣고, 아내와 딸의 죽음을 상황으로 설정해 두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총알'은 이야기를 만들기 위해 집어넣은 작위적인 부록이라는 느낌이 강하다.

 

이 사내의 머릿속에 총알이 박히게 된 경위를 설명하면서 감독이 염두에 둔 것은 1980년 광주다. 수퍼맨이 1979년도에 상영되었다고 하니 어거지 같은 설정도 착착 들어맞는 셈. 거기에다 수퍼맨이 해결하려고 하는 큰 숙제가 개발로 인한 환경파괴, 지구온난화의 문제이니 70년대로 부터 21세기 현재까지 이어져 온 '파괴'에 대한 비판을 하고자 한 혐의가 느껴진다. (묘사가 부드럽지는 않지만 '해야할 이야기'임에는 분명할지도 모른다.)

 

요는 하고 싶은 말을 요점만 짚어서 해주지 않는다. 결국 쇠문을 여는 것은 힘이 아니라 작은 열쇠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기는 하지만 지나가는 행인을 도와주는 것과 지구온난화를 막자는 것 사이에는 간격도 크고, 너무 가르치고 싶어하는 근성이 눈에 띈다.

 

그리고 전지현씨. 에서 왜 성우로 나왔는 지, 그런 역할로 나왔었는지도 기억이 가물가물했던 그녀가 몇편의 고만고만한 작품을 거쳐 이번 작품에서는 방송국 피디라는 직업여성으로 나왔지만, 아직도 연기력을 칭찬 하기에는 부족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