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게까지 잠을 자고 눈을 떠서 이것저것 시켜먹고 씻지도 않고 쇼파에만 누워서 내내 TV만 봤어 그러다가 또 잠이 들었겠지? 켜놓은 TV소리에 다시 또 눈을 떴다가 가끔 환기를 시키려고 창문을 열었다가 그러다 해가 다 지고나서야 잠깐 집밖으로 나갔었어 뭐라도 사먹을까? 하고 근데 대문을 여는 순간 음식 냄새가 났어 생선굽는 냄새 같은 거 아마 옆집쯤에서 누가 저녁을 하고 있었겠지? 발밑에서 걸리적대는 아까 내가 시켜먹은 중국집 그릇들을 한쪽발로 옆으로 밀면서 열쇠로 문을 잠그고 그리곤 뒤도 돌아보지 않고 골목길을 걸어나왔어 해가 막 지고 있는 시간에 그런 냄새 있잖아 아직 완전히 깜깜하진 않고 차들은 미등을 켜기 시작하고 뜨겁던 공기는 이제 막 식기 시작하고 그럴때 옆집에서 풍기는 음식.. 아니 음식이라기 보다는 어떤 평범한 가정집의 냄새 같은거 난 이제껏 몰랐었다 그런게 사람을 이상하게 슬프게 만들수도 있다는 거 혼자 밥 먹을 기분이 나지 않아서 편의점에 들어갔어 늘 좀 싫었지만 오늘따라 더 그 환한 편의점 조명이 싫어서 이것저것 고를 틈도 없이 맥주만 두캔 사서 나왔고 어디 전화를 좀 해볼까 싶었는데 바로 옆에 사는 누가 있으면 모를까? 친구를 불러내기에도 애매한 시간 그래 일단 아무데로나 좀 걷자 처음엔 빠르게 그러다 천천히 골목길을 걸으면서 생각했어 좀 외로운거 같다고 그래서 하마터면 혼자서 막 욕같은걸 할뻔도 했지 아 미치겠네 왜냐하면 그 순간 나는 또.. 또 너때문인가 생각했었거든.. 또 너 때문에 내가 이렇게 외로운가? 막 화가나서 문을 닫은 비디오가게 앞에 앉아서 맥주를 마셨어 근데 너 때문인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더라 갑자기 더 슬퍼지면서 니가 막 보고싶어질 줄 알았는데 니 얼굴도 생각이 안났어 설마하면서 니 이름을 조용히 말해봤어 소리내서 근데도 난 슬퍼지지가 않았어 나는 그냥 외로운 거였어 그냥 누가 옆에 있었으면 하는 거였고 넌 믿어지니? 니가 더 이상 그립지 않다는 사실이 아무일도 없었던 날 점점 어둑해지는 공기속에서 나는 그렇게 말하면서 조금 슬펐습니다 이렇게 잊는거구나 잊혀지는 것만 슬픈것은 아니었다고 잊는것도 슬픈거구나 하고.. #사랑을 말하다_시경1
사랑을 말하다 #445
늦게까지 잠을 자고 눈을 떠서 이것저것 시켜먹고
씻지도 않고 쇼파에만 누워서 내내 TV만 봤어
그러다가 또 잠이 들었겠지?
켜놓은 TV소리에 다시 또 눈을 떴다가
가끔 환기를 시키려고 창문을 열었다가
그러다 해가 다 지고나서야 잠깐 집밖으로 나갔었어
뭐라도 사먹을까? 하고
근데 대문을 여는 순간 음식 냄새가 났어
생선굽는 냄새 같은 거
아마 옆집쯤에서 누가 저녁을 하고 있었겠지?
발밑에서 걸리적대는 아까 내가 시켜먹은 중국집 그릇들을
한쪽발로 옆으로 밀면서 열쇠로 문을 잠그고
그리곤 뒤도 돌아보지 않고 골목길을 걸어나왔어
해가 막 지고 있는 시간에 그런 냄새 있잖아
아직 완전히 깜깜하진 않고 차들은 미등을 켜기 시작하고
뜨겁던 공기는 이제 막 식기 시작하고
그럴때 옆집에서 풍기는 음식..
아니 음식이라기 보다는 어떤 평범한 가정집의 냄새 같은거
난 이제껏 몰랐었다
그런게 사람을 이상하게 슬프게 만들수도 있다는 거
혼자 밥 먹을 기분이 나지 않아서 편의점에 들어갔어
늘 좀 싫었지만 오늘따라 더 그 환한 편의점 조명이 싫어서
이것저것 고를 틈도 없이 맥주만 두캔 사서 나왔고
어디 전화를 좀 해볼까 싶었는데
바로 옆에 사는 누가 있으면 모를까?
친구를 불러내기에도 애매한 시간
그래 일단 아무데로나 좀 걷자
처음엔 빠르게 그러다 천천히 골목길을 걸으면서 생각했어
좀 외로운거 같다고
그래서 하마터면 혼자서 막 욕같은걸 할뻔도 했지
아 미치겠네
왜냐하면 그 순간 나는 또.. 또 너때문인가 생각했었거든..
또 너 때문에 내가 이렇게 외로운가?
막 화가나서 문을 닫은 비디오가게 앞에 앉아서 맥주를 마셨어
근데 너 때문인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더라
갑자기 더 슬퍼지면서 니가 막 보고싶어질 줄 알았는데
니 얼굴도 생각이 안났어
설마하면서 니 이름을 조용히 말해봤어 소리내서
근데도 난 슬퍼지지가 않았어
나는 그냥 외로운 거였어
그냥 누가 옆에 있었으면 하는 거였고
넌 믿어지니?
니가 더 이상 그립지 않다는 사실이
아무일도 없었던 날 점점 어둑해지는 공기속에서
나는 그렇게 말하면서 조금 슬펐습니다
이렇게 잊는거구나
잊혀지는 것만 슬픈것은 아니었다고
잊는것도 슬픈거구나 하고..
#사랑을 말하다_시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