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러멜 팝콘 - 요시다 슈이치

우윤정2008.02.08
조회143
캐러멜 팝콘 - 요시다 슈이치

나오미 쪽으로 돌아서서 양손을 뺨에 댄 채

입을 'ㅇ'자로 크게 벌렸다.
"그거, 뭉크?"
나오미가 어이없다는 듯이 고개를 흔들었다.
"응. 뭉크의 절규."
나는 다시 한 번 입을 'ㅇ' 자로 만들었다.
"그게 소리가 안나서 무서운 거라더라."
"응?"
"뭉크의 절규라는 그림 말이야."
"......그 그림 , 뭐라고 외치는지 안들리잖아.

그래서 더 섬뜩하고 무섭다는 거야. 어떤 책에서 읽었어.

그런데 그 말도 일리가 있어. '아악!' 이든 '꺅!'이든

어쨌거나 소리가 제대로 들리면 그렇게

섬뜩하지도 무섭지도 않을거 아냐.

역시 인간의 불안은 소리가 될 수 없는 모양이야.

소리로 안나오니까 불안한 거겠지."

 

으음 저어, 우리집이 고상하다고 생각 하세요?"
"네? 우리집이요?"
"네, 우리집. 다른 사람들이 보기엔 고상한 쪽인가 해서."
"음 ... 천박하진 않은거 같아요, 고상한척 하며

살지 않으니까 고상한거 아닌가?"
불쑥 내뱉은 내 말에 나 스스로 묘하게 수긍이 갔다.
"무슨 뜻이에요?"
"그러니까 무슨뜻이냐 하면.......아니 뭐,

지금 불쑥 해본 말이긴 한데........"
엉겁결에 횡설 수설 더듬거리자

"하긴 고상한 척하면 천박해 보이긴 하죠." 라며
나오즈미가 말을 거들어 주었다.

 

예를 들어 거리에서 갑자기 스카프가

바람에 휙 날아갔다고 한다면,
그것이 에르메스 스카프인지

아니면 근처에서 산 싸구려 스카프인지에 따라

인상은 크게 달라진다.
패션이라는 것은 누구에게 보이기 위한게 아니라

우선 자기자신에게 보이기 위한거라고 생각 한다.

그리고 그 누구보다도 자기 자신을 잘 보고 있을

자신에게 정말 좋은 것을 입혀주는 것이

결코 쓸데 없는 일은 아닐거라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