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조나 유괴 사건 (Raising Arizona, 1987)

류영주2008.02.08
조회34
아리조나 유괴 사건 (Raising Arizona, 1987)

 

 아리조나 유괴 사건 (Raising Arizona, 1987)


   미국 / 코미디 / 94분 / 감독: 조엘 코엔

  (★★★★★)

 

  '코엔 형제'의 두번째 작품으로, 코미디에 도전했다. 아기를 못가지는 부부가 하나쯤은 자기들에게 주어도 좋지 않겠느냐는 생각에서 다섯쌍둥이 중 하나를 훔치기로 결심한다. 여기에 탈옥한 남편의 옛 친구들, 아기를 찾는 부모, 현상금을 노리고 그들을 쫓는 신비의 사나이 등이 복잡하게 얽혀들면서 이야기는 갈 수록 점입가경이다. 전편을 흐르는 위트와 페이소스가 일품인데다가, 특유의 독특하고 기발한 영상이 함께 어울려 코믹 드라마에 있어서도 명품을 창조했다. 특히 크라이맥스의 추적 씬은 그 절묘한 카메라워크가 실로 일품이다. 어떻게 저런 촬영을 할 수가 있는지 눈이 의심스러울 정도이다. 처음부터 '삐삐' 같은 머리로 등장하는 '니콜라스 케이지'의 천연덕스러운 모습도 재미있고, '홀리 헌터'의 눈부신 명연이 빛난다. 재기가 넘치는 '카터 버웰'의 코믹한 배경 음악들도 좋으며, 비교적 어려운 '코엔 형제'의 다른 작품들에 비해서 누구나 웃고 즐기면서 뜨거운 가족애 같은 것을 느낄 수도 있는 이색적인 작품이다.
  감옥을 세상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는 살만한 곳으로 여기는 '하이', 강도질의 죄악에 대한 반성도 전혀 없던 '하이'는 감옥을 뻔질나게 드나든다. 그 곳의 여경관 '에드'와 눈이 맞아 결혼을 하게 된다. 두 사람은 말할 수 없이 행복하지만 그토록 원하는 아이를 가질 수 없다. 그러던 어느날 TV에서 어느 가구상 부부가 다섯 쌍둥이를 낳았다는 뉴스를 보고 아이 한명을 훔치기로 한다. 그러나 아이를 데려왔지만 두 부부는 엄청난 심리적 압박에 시달린다. 보험과 예방접종, 심지어 기저귀를 사는 일까지도 부담스럽다. '하이'는 기저귀를 얻기 위해 상점을 털고 경찰과 종업원과 개떼에 쫓기기도 한다. 이렇듯 좌충우돌하며 힘겹게 살아가는 이들 부부를 세상은 더욱 가만히 놔두지 않는다. 감옥을 탈옥한 하이의 친구들이 들어 닥치고 청부살인업자가 잃어버린 아이를 찾아 하이 부부를 추적해 오는데.
  슬랩스틱 코미디의 세계를 만화적 감각으로 재구성한 독특한 이 코미디 영화는 코엔 형제가 자신들이 본 영화들 가운데 가장 재미있는 장면들만을 엄선해 베꼈다고 공언했을 만큼 흥미롭고 뛰어난 장면들이 많이 등장한다. 분명한 것은 이 작품은 유괴라는 다소 무거운 소재를 경쾌하고 생기발랄한 슬랩스틱 코미디로 둔갑시킨 '코엔 형제'의 기발한 아이디어와 비범한 연출력을 유감없이 보여준 컬트영화의 걸작이라는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