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폭설 대란의 정치학

이양자2008.0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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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 폭설 대란의 정치학

 

 

중국 대륙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남·동부 일대 20개의 성(省)은 열흘 넘게 '준(準)국가비상 사태' 상황이다. 60여년 만의 폭설이 강추위를 동반해 퍼부으면서 간선 도로와 철도, 공항 활주로가 꽁꽁 얼어붙고 송전(送電)용 철탑 등이 무더기로 무너지는 최악의 사태가 터졌기 때문이다.

베이징(北京)과 남부 주하이(珠海)를 관통하는 징주(京珠)고속도로의 경우, 2일 저녁까지 후난(湖南)성과 광둥(廣東)성 내 34km 구간의 통행이 전면 봉쇄돼 춘절(음력 설)을 맞아 고향길에 나선 귀성객 2억여명의 발이 묶여 버렸다. 폭설로 소·돼지·닭 등 가축만 1580만 마리가 죽고 수십만㎢에 이르는 농작지가 유실돼 '먹거리 물가 대란'이 우려되고 있다.

후난성과 구이저우(貴州)성 등 10여개 성에는 1주일째 1급 경보가 내려져 전력공급량이 평소의 30% 선으로 격감했다. 때문에 1주일 넘게 전기와 용수 공급이 끊어진 '암흑천지형(型) 도시'가 속출하고 있다.

경제수도인 상하이(上海)와 광둥성, 저장(浙江)성 일대 공단에도 단전과 단수 사태로 가동을 중단하는 업체가 늘어 춘절 후 주요 공산품과 원자재 가격 폭등 위험이 높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지금까지 60명의 사망자와 1억1000만명의 이재민이 생겼고, 직접적인 경제 손실액만 538억 위안(약 7조2000억원·2일 밤 현재)에 달해 2003년의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 증후군)나 230만명의 수재민이 발생한 1998년의 양쯔강 대홍수를 능가하는 초대형 재난이 될 것"이라고 지적한다.

중국 정부가 30만6000명의 인민해방군을 포함한 138만여명의 군·경 병력을 투입하고,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과 원자바오(溫家寶) 총리 등 최고 지도부가 일제히 지방 피해지역 현장을 돌며 '민심 다잡기'에 나선 것은 이런 초유의 긴박한 위기 상황 때문이다.

하지만 따져보면 이번 폭설 대란은 정상적인 민주국가에서라면 충분히 방지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일례로 이번 폭설은 3주일 전부터 시작됐지만 지난주 초에야 사태의 심각성이 홍콩 등 외부 언론매체를 통해 알려지기 시작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정부의 무능함을 질타하거나 위기를 사전 경고하는 진정한 독립 언론이 중국 내부에 존재하지 못한 게 피해를 증폭시킨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대형 재해나 위기 상황이 터지면 보도통제를 하며 '밀실 땜질' 처방을 일삼는 구태(舊態)가 화근(禍根)이라는 것이다.

지방 정부 고위 관리들의 무책임한 태도도 문제이다. 홍콩 명보(明報)는 "후난성과 후베이(湖北)성 등의 고위 간부들은 폭설 난리 중에도 다음달 열릴 예정인 전인대(국회)와 전국정치협상회의 등의 개인적인 인사(人事)에만 관심을 쏟고 늑장대응으로 일관, 인재(人災)를 자초했다"고 지적했다.

정부 차원의 위기관리 능력 결여와 허술한 인프라도 아쉬운 부분이다. 올해 중 베이징~톈진(天津) 간 고속전철을 개통하는 '고속철 시대'를 맞고 있는 중국에서 폭설로 송전탑 등이 파괴돼 전력망이 마비되는 상상하기 힘든 일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중국은 개혁·개방 30년 만에 세계 정치와 경제 분야에서 미국과 함께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글로벌 거인'으로 우뚝 섰다. 하지만 이번 폭설로 휘청거리고 있는 모습은 앞으로 중국이 선진 강국을 향해 걸어야 할 길이 아직 멀고 험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송의달 홍콩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