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이번 개편안은 건국 이래 최대 규모임에도 불구하고 이명박 정부가 정식으로 출범하기 전부터 어떠한 절차나 의견수렴도 없이 밀어붙이기 식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이에 차기 정부의 조직개편안이 어떠한 문제점이 있으며 공무원노동자에게는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또한 정부조직개편에 대해 우리가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살펴보자.
1. 차기 이명박 정부의 정부조직개편 방향
차기 이명박 정부의 정부조직 개편방향은 다음과 같다.
작은 정부 큰 시장의 기조 아래 정부부처를 통폐합하고 인력을 감축한다. 이에 기능과 조직을 광역화하여 대부대국제로 개편함으로써 현재의 18부 4처 18청을 2원 13부 2처 17청으로 한다는 것이다.
차기 이명박 정부는 기업정부를 표방하고 있다. 이것이 이번 정부조직개편의 철학이고 이념적 배경이다. 모든 것은 기업의 이윤활동에 맞추어져 있으며 이를 방해하는 모든 규제를 없애겠다고 한다. “경제규제 50건당 1%씩의 인력감축”은 이에 대한 표현이다.
이러한 정부조직개편은 현 정부가 큰 정부라는 것을 전제로 하는 것이다. 그러나 과연 우리 정부가 과연 큰 정부인지는 따져보아야 할 문제이다. 더욱이 정부규모는 단순한 크기보다 국민에 대한 행정서비스의 질을 제고하기 위한 정부의 범위와 역량차원에서 종합적으로 논의되어야 할 문제이지 단순히 규제완화와 기능적 효율성만을 가지고 얘기할 수 없다.
민간기업 주도의 경제성장을 위해 정부기능을 축소하는 것은 균형성장, 양극화문제 해결 등 정부의 사회통합기능을 현저히 약화시키는 것이다. 또한 대부처주의는 과도한 통솔범위, 부처 간 상호견제기능 상실 등 그 효율성 측면에서도 검증되지 않은 것이다.
2. 차기 이명박 정부의 조직개편안은 검증 안된 논리
현재 제출된 차기정부의 조직개편안의 문제점은 검증 안 된 논리에 의존하여 조직개편의 논거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대통령인수위는 우리 정부가 큰 정부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한국은 공무원 수에 있어서 선진국의 1/2~1/3 수준에 불과하다.
GDP 대비 공공사회지출도 2005년 7.3%로 OECD 평균 21.2%(2001년 기준)에 비해 턱없이 낮은 수준이다. 사정이 이러한대도 한국정부가 큰 정부라며 정부기능을 축소한다면 이는 복지서비스의 감소로 이어질 것이다. 결국 서민들의 삶은 더 피폐해지고 양극화로 인한 사회불안은 가중될 것이다.
이번 이명박 정부의 조직개편안의 특징 중 하나가 대부대국제로의 개편이다. 이를 통해 조직을 기능중심으로 만들고 실용성을 강조하겠다고 한다. 그러나 이는 전혀 검증되지 않은 시스템이다. 인수위는 대부처주의가 선진시스템이라고 강조한다. 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 대부처주의는 주로 지방분권이 발달하고 복지지출이 많은 나라에서 채택하고 있다. 국가경쟁력과 정부운영에 효율적이라는 것은 전혀 입증된 바가 없다. 또한 대부처제도를 채택한 대부분의 나라들은 장관 밑에 다수의 부장관이나 담당차관을 두고 있어 거대부처의 문제점을 보완하고 있기 때문에 인수위의 그것과 직접 비교할 수가 없다. 미국의 경우만 보더라도 OMB(연방정부 예산관리처) 5명, 국방부 11명 등 부장관과 담당차관을 두고 있다. 그러므로 대부처제도를 채택하고 있는 나라들은 실질적으로 대부대국 체제로 보기 힘들다. 그러함에도 이러한 대부처제도를 시행한다면 행정의 효율성이 아니라 정부의 사회통합기능만 현저히 약화시킬 것이다.
3. 건국 이래 최대의 정부개편 그러나 절차는 유례없는 졸속
중앙행정기관 56개 중 13개를 통폐합하는데 처리해야 할 법안만 45개에 달한다. 또한 역대 어느 정부도 이렇게 짧은 시간에 정부조직개편을 추진한 사례가 없다. 인수위에서 개편안을 작성하는데는 20여일도 채 안 걸렸고 제대로 된 국회심의 조차 없이 현정부의 임기가 끝나기도 전에 마무리할 것을 강요하고 있다. 내부의견 수렴이나 이해당사자에 대한 설득 및 동의의 과정은 하나도 없다. 국민들의 여론수렴도 무시되고 있는 등 민주적인 절차가 깡그리 무시되고 있는 비정상적 상황만이 있을 뿐이다. 노무현 대통령이 국정철학이 다르고 현 정부를 부정하는 개편안을 거부권을 행사할 것이라 밝혔지만 행정의 공공성을 무시하고 시장만능주의를 확산한데에는 노무현 정부도 이명박 차기정부 못지 않았다.
여하튼 이런 식의 졸속 추진사례는 국내는 물론 세계적으로도 유례가 없는 것이다. 노무현 정부도 단일기관을 신설할 때조차 수개월에 걸쳐 추진하였다. 소방방재청과 방위사업청을 신설하는데만도 추진기간 2년에 법안 제출 후 3개월간 논의가 되었다. 그런데 차기정부는 이마저도 건너뛰려고 한다. 그것도 취임 이전에 현 정부에서 할 것을 강요하고 있다. 이는 김대중 정부가 들어설 때 한나라당의 입장과도 배치되는 것이다. 당시 안상수 의원(현 한나라당 원내대표)은 법사위(1998. 2. 17)에서 “정부조직법과 같은 중요한 법을 다루면서 불과 지금 한 달 안에 그것도 뚝딱뚝딱 그냥 이렇게 하는 것은 위험한 발상”이라고 말했으며. 본회의 대표발언(1998. 2. 17)에서도 “혁명이 아닌 한 정부 하나 바뀐다고 가급적 많이 바꾸는 것이 좋지 않다. 충분한 시간을 두고 적어도 몇 달간 시간을 두면서 충분하게 여론도 수렴하고 연구를 해야”한다고 말했다. 그런데 자신들이 집권을 하게 되자 한나라당은 오히려 노무현 정부에게 발목을 잡지 말고 정부조직법 개정에 서명을 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이는 인수위와 한나라당이 정부조직개편을 오로지 자신들의 정파적 목적과 이익만을 위한 것으로 이용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정상적인 국가라면 정부조직개편을 이런 식으로 추진하지는 않을 것이다.
4. 자본의 단기이윤만을 위한 사회공공성의 파괴
이번 정부조직개편 중 눈에 띠는 것이 기획재정부 같은 공룡부처의 탄생이다. 이는 마치 과거 권위주의 정부로 돌아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들게끔 한다. 또한 총리실의 조정기능 축소와 과학기술부, 정보통신부, 해양수산부의 해체와 농촌진흥청을 비롯한 농림수산 관련 3개 연구기관의 폐지와 정부출연기관으로의 재편, 여기에 우정본부의 민영화 등 사유화 수순을 밟고 있다는 것이다.
기획예산처와 재정경제부의 기획재정부로의 통합은 과거 경제기획원과 재무부가 합쳐진 재정경제원과 유사한 체제로 외환위기 이전 체제로 회귀한 것이다. 이는 수직적 권한 집중으로 오히려 정부운영의 비효율성을 낳을 것이다. 또한 기획예산처가 경제부처와 통합됨으로써 서민 생활과 직결되는 사회복지분야는 더욱 위축될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정부예산 중 노동, 복지, 환경, 인권, 문화 등 사회분야 예산의 비율이 형편없이 낮은데 기획예산기능이 경제부처에 소속됨으로써 경제논리가 더욱 주도하게 되어 사회복지 등 대국민서비스 분야의 위축은 불가피하게 되었다. 결국 현재 우리 사회의 최대과제인 양극화 극복과 사회통합은 더욱 어렵게 될 것이다.
과학기술부를 비롯한 농림수산 관련 3개 연구기관의 폐지와 정부출연기관으로의 재편은 전 지구적 현안문제와 식량문제를 포기하겠다는 것이다. 이러한 분야는 단기적 이윤을 만드는데 부적합하기 때문에 국가가 직접 다루어야 할 부문이다. 민간연구소는 이러한 연구를 담당하기 힘들다. 특히 농촌진흥청의 폐지로 인한 국유특허의 민간 이양은 농민들로 하여금 그 동안 무상으로 사용하였던 기술사용을 로열티를 지급하고 사용하게끔 만든다. 이는 농민과 국민에게 더 많은 부담을 지우고 재벌과 초국적 자본에게 더 많은 이윤을 보장한다. 결국 농업을 비롯한 1차 산업의 붕괴와 농촌의 해체를 가져오게 되고 이는 다시 도시 노동자와 서민들의 고용 및 노동조건을 악화시킬 것이다.
5. 결론을 대신해서
인수위는 정부조직개편을 발표하면서 이로 인해 올해 안에 7000명 정도의 인원 감축이 있을 거라고 밝혔다. 그리고 인위적인 감축은 없을 거라고 말했다. 그러나 정부조직의 개편은 필연적으로 대규모 감원을 예고할 수밖에 없다. 이명박 정부는 기업정부를 선언했으며 규제를 없애겠다고 한다. 이는 국가의 역할을 축소하는 것을 의미한다. 모든 것을 시장에 맡기고 국가는 기업의 돈벌이를 용이하게 할 수 있는 역할 만을 하겠다는 것이다. 공공영역의 많은 부문이 사유화가 될 것이고 노동, 인권, 환경을 지키기 위한 각종 규제가 기업활동을 저해 한다는 이유로 없어지게 된다면 할 일 없는 공무원들은 옷을 벗을 것을 강요받게 될 것이다. 인위적 감축이 없을 거라는 인수위의 말을 곧이 곧대로 듣는다고 해도-사실 이것도 이명박 당선자의 질책으로 이미 없던게 되었다-신규채용은 그 만큼 줄어들거나 없어질 것이다. 작년 대통령선거운동방송에서 청년층의 실업과 비정규직화에 분노하며 이의 해결을 위해 이명박 후보 지지를 열변했던 청년의 꿈은 정부조직개편과 함께 이렇게 좌절되는 것이다. 이미 공무원시험을 준비하는 수험생의 1/3이 공무원시험준비를 포기하겠다는 포털기사가 나왔다.
한국사회에서의 청년실업과 비정규직의 문제는 낮은 경제성장의 문제가 아니다. 지난 10년 동안 이 나라는 세계 어느 나라보다도 높은 경제성장률과 무역흑자를 기록했다. 문제의 본질은 외환위기 이후 기업 활동의 규제를 풀고 더 많은 이윤을 보장하기 위해 해고의 자유를 확대하고 양질의 정규직 일자리를 비정규직화했기 때문에 비롯된 것이다. 그런데 여기에 보태 공공영역 마저도 정부조직을 개편하고 사유화를 단행하여 공무원의 수를 줄인다면 행정서비스의 질 하락뿐만 아니라 노동(고용)시장의 악화까지 불러 올 것이다. 이는 사회양극화를 더욱 부채질하고 결국 전체국민의 구매력을 떨어뜨려 경제위기마저 불러 올 것이다. 이전까지는 해외수출로 내수경제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 그러나 미국의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로 인한 세계금융위기는 실물경제의 불안과 해외수요의 감소를 가져올 것이다. 이는 내수위기를 해외수출로 돌파할 수 없게 됨을 이야기 한다. 정부조직개편으로 인한 구조조정은 단기적으로는 자본의 이윤을 보장할지 모르나 궁극적으로 고용악화와 사회복지분야의 재정지출감소를 가져오게 되고 이는 해외수요 증가요인이 없는 시기 내수위축을 가져와 돌이킬 수 없는 경제위기를 불러올 것이다. 정부조직개편은 이렇듯 공무원의 신분만을 위협하는 것이 아니라 전 국민의 삶과 연결된 문제이다. 이것이 우리가 국민과 더불어 투쟁을 건설해야 할 이유이다.
정부조직개편안의 문제점과 향후과제
정부조직개편안의 문제점과 향후과제
전국공무원노동조합 부위원장 권정환
이명박 정부가 정식으로 출범하기 전부터 정부조직개편안이 뜨거운 논쟁거리가 되고 있다.
특히 이번 개편안은 건국 이래 최대 규모임에도 불구하고 이명박 정부가 정식으로 출범하기 전부터 어떠한 절차나 의견수렴도 없이 밀어붙이기 식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이에 차기 정부의 조직개편안이 어떠한 문제점이 있으며 공무원노동자에게는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또한 정부조직개편에 대해 우리가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살펴보자.
1. 차기 이명박 정부의 정부조직개편 방향
차기 이명박 정부의 정부조직 개편방향은 다음과 같다.
작은 정부 큰 시장의 기조 아래 정부부처를 통폐합하고 인력을 감축한다. 이에 기능과 조직을 광역화하여 대부대국제로 개편함으로써 현재의 18부 4처 18청을 2원 13부 2처 17청으로 한다는 것이다.
차기 이명박 정부는 기업정부를 표방하고 있다. 이것이 이번 정부조직개편의 철학이고 이념적 배경이다. 모든 것은 기업의 이윤활동에 맞추어져 있으며 이를 방해하는 모든 규제를 없애겠다고 한다. “경제규제 50건당 1%씩의 인력감축”은 이에 대한 표현이다.
이러한 정부조직개편은 현 정부가 큰 정부라는 것을 전제로 하는 것이다. 그러나 과연 우리 정부가 과연 큰 정부인지는 따져보아야 할 문제이다. 더욱이 정부규모는 단순한 크기보다 국민에 대한 행정서비스의 질을 제고하기 위한 정부의 범위와 역량차원에서 종합적으로 논의되어야 할 문제이지 단순히 규제완화와 기능적 효율성만을 가지고 얘기할 수 없다.
민간기업 주도의 경제성장을 위해 정부기능을 축소하는 것은 균형성장, 양극화문제 해결 등 정부의 사회통합기능을 현저히 약화시키는 것이다. 또한 대부처주의는 과도한 통솔범위, 부처 간 상호견제기능 상실 등 그 효율성 측면에서도 검증되지 않은 것이다.
2. 차기 이명박 정부의 조직개편안은 검증 안된 논리
현재 제출된 차기정부의 조직개편안의 문제점은 검증 안 된 논리에 의존하여 조직개편의 논거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대통령인수위는 우리 정부가 큰 정부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한국은 공무원 수에 있어서 선진국의 1/2~1/3 수준에 불과하다.
GDP 대비 공공사회지출도 2005년 7.3%로 OECD 평균 21.2%(2001년 기준)에 비해 턱없이 낮은 수준이다. 사정이 이러한대도 한국정부가 큰 정부라며 정부기능을 축소한다면 이는 복지서비스의 감소로 이어질 것이다. 결국 서민들의 삶은 더 피폐해지고 양극화로 인한 사회불안은 가중될 것이다.
이번 이명박 정부의 조직개편안의 특징 중 하나가 대부대국제로의 개편이다. 이를 통해 조직을 기능중심으로 만들고 실용성을 강조하겠다고 한다. 그러나 이는 전혀 검증되지 않은 시스템이다. 인수위는 대부처주의가 선진시스템이라고 강조한다. 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 대부처주의는 주로 지방분권이 발달하고 복지지출이 많은 나라에서 채택하고 있다. 국가경쟁력과 정부운영에 효율적이라는 것은 전혀 입증된 바가 없다. 또한 대부처제도를 채택한 대부분의 나라들은 장관 밑에 다수의 부장관이나 담당차관을 두고 있어 거대부처의 문제점을 보완하고 있기 때문에 인수위의 그것과 직접 비교할 수가 없다. 미국의 경우만 보더라도 OMB(연방정부 예산관리처) 5명, 국방부 11명 등 부장관과 담당차관을 두고 있다. 그러므로 대부처제도를 채택하고 있는 나라들은 실질적으로 대부대국 체제로 보기 힘들다. 그러함에도 이러한 대부처제도를 시행한다면 행정의 효율성이 아니라 정부의 사회통합기능만 현저히 약화시킬 것이다.
3. 건국 이래 최대의 정부개편 그러나 절차는 유례없는 졸속
중앙행정기관 56개 중 13개를 통폐합하는데 처리해야 할 법안만 45개에 달한다. 또한 역대 어느 정부도 이렇게 짧은 시간에 정부조직개편을 추진한 사례가 없다. 인수위에서 개편안을 작성하는데는 20여일도 채 안 걸렸고 제대로 된 국회심의 조차 없이 현정부의 임기가 끝나기도 전에 마무리할 것을 강요하고 있다. 내부의견 수렴이나 이해당사자에 대한 설득 및 동의의 과정은 하나도 없다. 국민들의 여론수렴도 무시되고 있는 등 민주적인 절차가 깡그리 무시되고 있는 비정상적 상황만이 있을 뿐이다. 노무현 대통령이 국정철학이 다르고 현 정부를 부정하는 개편안을 거부권을 행사할 것이라 밝혔지만 행정의 공공성을 무시하고 시장만능주의를 확산한데에는 노무현 정부도 이명박 차기정부 못지 않았다.
여하튼 이런 식의 졸속 추진사례는 국내는 물론 세계적으로도 유례가 없는 것이다. 노무현 정부도 단일기관을 신설할 때조차 수개월에 걸쳐 추진하였다. 소방방재청과 방위사업청을 신설하는데만도 추진기간 2년에 법안 제출 후 3개월간 논의가 되었다. 그런데 차기정부는 이마저도 건너뛰려고 한다. 그것도 취임 이전에 현 정부에서 할 것을 강요하고 있다. 이는 김대중 정부가 들어설 때 한나라당의 입장과도 배치되는 것이다. 당시 안상수 의원(현 한나라당 원내대표)은 법사위(1998. 2. 17)에서 “정부조직법과 같은 중요한 법을 다루면서 불과 지금 한 달 안에 그것도 뚝딱뚝딱 그냥 이렇게 하는 것은 위험한 발상”이라고 말했으며. 본회의 대표발언(1998. 2. 17)에서도 “혁명이 아닌 한 정부 하나 바뀐다고 가급적 많이 바꾸는 것이 좋지 않다. 충분한 시간을 두고 적어도 몇 달간 시간을 두면서 충분하게 여론도 수렴하고 연구를 해야”한다고 말했다. 그런데 자신들이 집권을 하게 되자 한나라당은 오히려 노무현 정부에게 발목을 잡지 말고 정부조직법 개정에 서명을 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이는 인수위와 한나라당이 정부조직개편을 오로지 자신들의 정파적 목적과 이익만을 위한 것으로 이용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정상적인 국가라면 정부조직개편을 이런 식으로 추진하지는 않을 것이다.
4. 자본의 단기이윤만을 위한 사회공공성의 파괴
이번 정부조직개편 중 눈에 띠는 것이 기획재정부 같은 공룡부처의 탄생이다. 이는 마치 과거 권위주의 정부로 돌아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들게끔 한다. 또한 총리실의 조정기능 축소와 과학기술부, 정보통신부, 해양수산부의 해체와 농촌진흥청을 비롯한 농림수산 관련 3개 연구기관의 폐지와 정부출연기관으로의 재편, 여기에 우정본부의 민영화 등 사유화 수순을 밟고 있다는 것이다.
기획예산처와 재정경제부의 기획재정부로의 통합은 과거 경제기획원과 재무부가 합쳐진 재정경제원과 유사한 체제로 외환위기 이전 체제로 회귀한 것이다. 이는 수직적 권한 집중으로 오히려 정부운영의 비효율성을 낳을 것이다. 또한 기획예산처가 경제부처와 통합됨으로써 서민 생활과 직결되는 사회복지분야는 더욱 위축될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정부예산 중 노동, 복지, 환경, 인권, 문화 등 사회분야 예산의 비율이 형편없이 낮은데 기획예산기능이 경제부처에 소속됨으로써 경제논리가 더욱 주도하게 되어 사회복지 등 대국민서비스 분야의 위축은 불가피하게 되었다. 결국 현재 우리 사회의 최대과제인 양극화 극복과 사회통합은 더욱 어렵게 될 것이다.
과학기술부를 비롯한 농림수산 관련 3개 연구기관의 폐지와 정부출연기관으로의 재편은 전 지구적 현안문제와 식량문제를 포기하겠다는 것이다. 이러한 분야는 단기적 이윤을 만드는데 부적합하기 때문에 국가가 직접 다루어야 할 부문이다. 민간연구소는 이러한 연구를 담당하기 힘들다. 특히 농촌진흥청의 폐지로 인한 국유특허의 민간 이양은 농민들로 하여금 그 동안 무상으로 사용하였던 기술사용을 로열티를 지급하고 사용하게끔 만든다. 이는 농민과 국민에게 더 많은 부담을 지우고 재벌과 초국적 자본에게 더 많은 이윤을 보장한다. 결국 농업을 비롯한 1차 산업의 붕괴와 농촌의 해체를 가져오게 되고 이는 다시 도시 노동자와 서민들의 고용 및 노동조건을 악화시킬 것이다.
5. 결론을 대신해서
인수위는 정부조직개편을 발표하면서 이로 인해 올해 안에 7000명 정도의 인원 감축이 있을 거라고 밝혔다. 그리고 인위적인 감축은 없을 거라고 말했다. 그러나 정부조직의 개편은 필연적으로 대규모 감원을 예고할 수밖에 없다. 이명박 정부는 기업정부를 선언했으며 규제를 없애겠다고 한다. 이는 국가의 역할을 축소하는 것을 의미한다. 모든 것을 시장에 맡기고 국가는 기업의 돈벌이를 용이하게 할 수 있는 역할 만을 하겠다는 것이다. 공공영역의 많은 부문이 사유화가 될 것이고 노동, 인권, 환경을 지키기 위한 각종 규제가 기업활동을 저해 한다는 이유로 없어지게 된다면 할 일 없는 공무원들은 옷을 벗을 것을 강요받게 될 것이다. 인위적 감축이 없을 거라는 인수위의 말을 곧이 곧대로 듣는다고 해도-사실 이것도 이명박 당선자의 질책으로 이미 없던게 되었다-신규채용은 그 만큼 줄어들거나 없어질 것이다. 작년 대통령선거운동방송에서 청년층의 실업과 비정규직화에 분노하며 이의 해결을 위해 이명박 후보 지지를 열변했던 청년의 꿈은 정부조직개편과 함께 이렇게 좌절되는 것이다. 이미 공무원시험을 준비하는 수험생의 1/3이 공무원시험준비를 포기하겠다는 포털기사가 나왔다.
한국사회에서의 청년실업과 비정규직의 문제는 낮은 경제성장의 문제가 아니다. 지난 10년 동안 이 나라는 세계 어느 나라보다도 높은 경제성장률과 무역흑자를 기록했다. 문제의 본질은 외환위기 이후 기업 활동의 규제를 풀고 더 많은 이윤을 보장하기 위해 해고의 자유를 확대하고 양질의 정규직 일자리를 비정규직화했기 때문에 비롯된 것이다. 그런데 여기에 보태 공공영역 마저도 정부조직을 개편하고 사유화를 단행하여 공무원의 수를 줄인다면 행정서비스의 질 하락뿐만 아니라 노동(고용)시장의 악화까지 불러 올 것이다. 이는 사회양극화를 더욱 부채질하고 결국 전체국민의 구매력을 떨어뜨려 경제위기마저 불러 올 것이다. 이전까지는 해외수출로 내수경제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 그러나 미국의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로 인한 세계금융위기는 실물경제의 불안과 해외수요의 감소를 가져올 것이다. 이는 내수위기를 해외수출로 돌파할 수 없게 됨을 이야기 한다. 정부조직개편으로 인한 구조조정은 단기적으로는 자본의 이윤을 보장할지 모르나 궁극적으로 고용악화와 사회복지분야의 재정지출감소를 가져오게 되고 이는 해외수요 증가요인이 없는 시기 내수위축을 가져와 돌이킬 수 없는 경제위기를 불러올 것이다. 정부조직개편은 이렇듯 공무원의 신분만을 위협하는 것이 아니라 전 국민의 삶과 연결된 문제이다. 이것이 우리가 국민과 더불어 투쟁을 건설해야 할 이유이다.
2008. 2. 11(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