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AUG.2007
언제나 가슴 한켠이 저릿해 지는 그 단어, 바로 마지막...
언제나 마지막은 발길이 무겁게 만들고 가슴이 내려앉게 하고 하.......라는 짧은 한숨을 부른다.
이제 나에게도 싱가포르가 마지막이라고 말하고 있다.
짧은 한숨과 함께 다시 오리라는 작은 희망으로 무거운 발걸음을 옮긴다.
싱가포르에 처음 도착하던 날 길을 찾지 못해 무거운 배낭을 맨 채로 비를 맞으며 헤매고 있을 때
옹기종기 모여있는 이 새들이 내 긴장된 마음을 풀어줬드랬다.
싱가포르에서 처음 만난 이웃이다.
우리나라에 비둘기가 여기저기 있다면 싱가포르에는 자그마한 이 새가 곳곳에서 총총거린다.
길을 나서면 어디서나 삼삼오오 무리지어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던 녀석, 너도 이제 안녕-
부의 분수로 가는 길에 지나간 전쟁 기념 공원이다.
래플스 시티 앞에 있는 공원으로 그 규모는 아주 아담하다.
공원에는 흰색 탑이 있는데 저 높이가 자그마치 68m라고 한다.
정식 명칭은 '일본점령시기 사난인민기념비'
1942년 2월 15일 싱가포르가 일본군에게 점령된 후 10일동안 수만명의 중국인이 학살 당했다.
희생자 추모와 동시에 다시는 같은 참사가 반복되지 않기를 기원하며 싱가포르와 일본 정부가 협력해
1967년에 세운 위령탑이다.
탑의 모양을 보면 4개의 기둥이 합쳐져 있는데 이는 각각 중국인,말레이인,인도인,유라시아인을 상징한다.
각 민족이 힘을 모아 평화를 기원한다는 뜻을 담고있다.
실제로 보니 너무 커서 사진에 담느라 고생좀 했던 ㅋㅋㅋ
도로 한복판에 삼성의 간판이 크게 자리잡고 있다.
한때는 저런 삼성 간판만 봐도 가슴이 뭉클해진다는 한국인들이 꽤 있었다.
피카딜리 써커스에서, 뉴욕 45번가에서, 시부야에서, 심지어 암스텔담 기차에서 내리자마자
한국인의 눈에 들어오는 것은 바로 삼성의 간판이었다.
세계 각국의 가장 눈에 띄는 곳에 자신의 회사 간판을 다는 것-그것이 바로 그들의 전략이다.
예전엔 나도 다른나라 땅에서 저 간판만 봐도 마치 저것이 내 회사인양 기쁘고 반갑고 자랑스러웠엇다.
세계 어느 곳에서도 중심가에 가면 삼성간판을 볼 수 있고 이젠 그 간판으로 맘이 설레지는 않는다.
세계인이 집중하는 곳곳에 간판이 있지만 다수의 사람들은 저것이 일본의 것이라고 생각하기에.
인지도 확산에 성공했을지는 모르지만 정확한 기업정보 전달은 아직 미흡한 듯.
드디어 도착한 부의 분수!
거대한 부의분수는 도로 한 가운데 로타리 안에 위치하고 있는데 안습인 것은 횡단보도가 없어 ㅠ ㅠ
목숨걸고 무단횡단 ㅋㅋㅋ
물론 어딘가에 횡단보도가 있었을지도 모르지만, 내 근처엔 분명 없었다.....(자기 합리화 ㅋㅋㅋ)
이곳이 바로 세계 최대의 분수인 부의 분수.
Fountain of Wealth 라고도 하고 財富之泉 이라고도 한다.
중국의 오행사상에서 물은 재력, 금운의 상징으로 풍수설에도 나타나 있다.
이 분수에는 풍수의 가르침이 반영되어 있는데 분수와 주변의 빌딩의 배치에 의해서
이곳에는 항상 좋은 기운이 흐른다고 한다.
기네스북에도 올라있는 세계 최대의 분수로 거대한 기둥 4개가 지탱하고 있는 고리 부분에서 안쪽을 향해 물이
떨어지는 것이 부를 빨아들여 복을 부른다는 의미라고 한다.
부를 기원하기 위해 찾아오는 사람들이 끊이질 않는다.
소원을 빌며 중앙 분출구 주변을 시계 방향으로 세 번 돌면 소원이 이루어 진다고 한다.
중앙 분출구를 돌 때에는 손으로 물을 만지는 것이 포인트!
분수쇼가 시작되기 직전이나 분수쇼 도중에는 분출구에 들어갈 수 없으므로 시간 맞춰 가기!
부의 분수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선덱시티 몰 지하에는 70여개의 레스토랑이 분수를 감싸듯이 들어서있다.
Fountain Terrace에는 분수를 감상하며 식사하려는 손님들로 북적이고
매일 저녁 8시 부터 9시까지 레이저 광선쇼가 펼쳐진다.
여느 유명 분수쇼들과는 차이가 있는데 처음에는 DJ가 음악을 틀고 분수에 레이저광선을 비추는 것으로 시작한다.
시간이 흐를수록 분수가 만드는 물을 스크린 삼아 레이저 광선이 그림과 문자를 그려낸다.
더불어 DJ의 음악과 나레이션까지 나오게 되는데
원하는 메세지와 음악이 있다면 지하에 가서 신청을 하면 거대한 분수에 원하는 메세지를 띄울 수 있다.
분수쇼가 시작하면 거대한 빌딩숲 사이로 물줄기가 30m나 솟아오른다.
신청자들의 레이저 광선 메세지가 쉴새없이 나오는데 그 중에서도 가슴이 짠했던 것은
딸이 아버지에게 보내는 메세지 광선이었다.
보고싶다는 말과 함께 생일을 축하드린다는 메세지.
나도 우리 가족이 그리워지고 말았다.
이렇게 마지막 날이 지나가고 있다.
노약자석을 그 무엇보다 잘 표현한 멘트란 생각이 들었다.
나보다 더 자리를 필요로 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 대상이 어떻든 양보의 필요성이 있는 것이다.
내가 정말 힘들 때 그 누군가가 나를 위해 자리를 양보해 줄 수도 있는 것이고...
하지만 동시에 이런 말도 떠오른다.
양보는 미덕이란 말이 있다. 미덕이란 말 그대로 하면 좋은 것이고 안해도 욕할 것은 없다.
더불어 당연한 것도 아닐지언데 우리나라에서는 이러한 미덕이 가끔은 의무처럼 당연시 되기도 하고,
하지 않아서 욕을 먹기도 한다.
예의바른 나라도 좋지만 가끔은 냉정하게 왜? 란 생각이 들기도 하는게 사실이다.
드디어 떠나는 날이 밝았구나.
어김없이 나의 아침은 아쿤카야 토스트.
숯불에 구워 버터와 카야잼을 바른 토스트와 반숙. 그리고 아이스 밀크티-
싱가포르 여행 최고의 선물이었다.
나중엔 얼굴만 봐도 토스트 세트? 라며 눈웃음 짓던 아저씨가 생각난다.
혼자 앉은 나를 위해 말도 걸어 주시고 계란도 풀어주시고 맛있게 먹어라, 이걸 정말 좋아하는구나-
나를 외롭지 않게 해주신 아저씨 감사합니다`
바로 한국으로 돌아오는게 아니라 사오지 못한 카야잼이 그리울 뿐이다.
이렇게 싱가포르 생활도 안녕 바이바이-
바로 다시 비행기]
가족, 친구들과의 그리움을 뒤로한 채 떠나는 나는 항상 새로운 사람들과의 그리움을 가지고 떠나온다.
원래 있던 자리에 돌아오는 나는 항상 새로 얻은 그리움으로
떠날때 보다 몇 배는 힘든 시간을 보내기 때문에
항상 나를 기다려준 사람들에게 미안해 지기도 하고
그런 나를 이해하고 위로와 함께 감싸주는 사람들에게 감사하기도 하다.
오늘따라 하늘을 보고 있는데 왜이렇게 마음이 씁쓸하던지.
오늘따라 하늘 빛도 황홀하기 짝이 없구나.
내가 사랑한 이 세계, 하늘-그리고 땅. 그리고 사람들...
이렇게 나는 또 새로운 곳에 내 가방을 내려놓고 새로운 사람들을 기다린다.
이 세계에서 내가 만나볼 사람들은 과연 얼마나 될까?
아직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남아있는거지?
아직도 나는 세상에 대한 설레임으로 가득하다.
대한민국을 벗어난 나는 비로소 내가 한국인임을 깨닫는다. 그리고 그에 자부심을 느낀다.
나의 조국 나의 나라.
대한민국.
특히 아시아 국가들을 여행하며 나는 내 자신과 나의 조국을 찾을 수 있었다.
나는 그들과 같은 Asian이었고, 이 모든 것을 알려준 것은 길과 길 위의 사람들이었다.
[Singapore]만지면 돈과 복이 쏟아진다!?-Fountain of Wealt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