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

정익수2008.0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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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의 기술

돈 버는 기술

인맥을 유지하는 기술

이성을 유혹하는 기술

안취하고 버티는 기술

그리고 잠자리의 기술까지.

 

 

무슨놈의 세상이 그렇게 기술들이 많은건지, 대체 왜 그렇게 살아야 하는지... 그냥 질려버렸다. 나도 인정한다. 세상이 그만큼 복잡해지고, 다양해졌기 때문에 이런것들이 필요하다는것쯤은.

 

하지만, 너무 그런것에만 얽매여 있는게 아닌가 생각된다. 서점에 한달이 멀다하고 들어오는 갖가지 "기술"들에 관한 책들을 보면 그냥 씁쓸하기만 하다.

 

그런... 사람이 있었다.

그 사람은 자신이 인간관계가 넓다고 생각하고 있었고, 실제로 어느정도 그렇기도 했다. 언젠가 그 사람이 어떠한 사람과 전화통화를 끝낸후에 내게 이렇게 말을 한적이 있다. "이렇게 연락을 해주고 해야 계속 인맥유지가 되는거고, 또 이런게 바로 사람 관리다." 라고... 난 그 말을 듣고 기분이 나빠졌다. 대체 누가 누굴 관리하는거고, 또 그렇게 인맥을 유지하려고 연락을 할때마다 과연 그 사람은 자신이 하는 말속에 얼마나 자신의 진심을 담는것일까. 또, 나와 이렇게 있는것 자체도 "관리"가 아닐까. 그 사람은 자신을 과시하고 싶어하는 사람이었다. 자신이 얼만큼 잘났고, 또 아는사람이 얼마나 많은지를 자랑하는... 그랬기때문에 더 그 잘난 "인맥관리"를 하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나는 정확히 그 반대다. 마음에없는 말을 하는걸 정말 싫어하고, 그렇게 '관리'니 '유지'니 하며 운운하는것도 달갑게 생각하지 않는다. 좋으면 만나는거고, 싫으면 만나지 않는다. 그게 내 인간관계의 전부이다. 그게 본질이 아닐까 싶다. 하지만 또 그렇게 만나고싶어하는 사람만 만나면서 살수는 없는게 지금의 세상이다. 그렇기 때문에 "사회생활"을 위해서 그렇게 사람사귀는 기술 - 처세술이 생겼는지도 모르겠다. 뭐 나는... 비 사회적인 인간이기때문에 그걸 배울 생각은 없다. 나의 이런 모습을 사회적으로 바꾸고 싶지도 않다. 그만큼 사회에서의 생활은 힘들지만, 난 내 방식이 더 자랑스럽다. 속된말로 이빨을 까대면서 살고싶진 않다.

 

또, 이런 사람도 있었다.

사랑을 철저하게 기술로 이용하는 사람.

그 사람에게 있어서는 밀고당기기가 그렇게도 중요하며, 마음을 다 보여주고싶어도 절대 그러지 않으며, 때에 따라서는 거짓말도 잘 이용했다. 소위 말하는 "선수"였다. 그 사람은...

나는 그 사람을 옆에서 보고있노라면, 짜증이 났었다. 그리고, 왜 그렇게 자신에게 솔직하지 못한지 의아했다. 대체 왜 저렇게까지 해야 할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 사람은 "이렇게 해야 나중에 사귈때도 더 편하고, 작업걸기도 좋다"는걸 이유로 들었다. 그래, 그런건 아무래도 좋았다. 하지만 더 가관이었던건 그렇게 작업을 걸면서, 온갖 연애지식은 다 주워담고 책도 사고 하며 필사적으로 기술들을 배운다는것이었다. 난 그게 이해가 안되었고, 사랑의 감정을 기술로 이용하는걸 보면서 진심으로 그 사람이 "역겹다"고 생각을 했다.

 

지금시대에서는, 이런모습들이 아주 정상적이고 당연한 모습일것이다. 무엇을 하든지 체계화되어있고 기술적으로 파고들어야 한다는것. 그게 지금의 모습이다. 일반적인 기술들까지는 뭐라고 할 생각이 없다. 아무런 기술도 없이 집을 지으면 집은 무너지니까 말이다. 하지만 내가 혐오하는것은 바로 정신적인것에 관한 기술의 부분이다. 바로 앞서 말한 인맥의 기술이나 연애의 기술들 말이다. 그런것까지 기술이 필요할까 싶다. "기술"로 만들어서 어떠한 정형화된 룰을 만들고 법칙을 만들어내는게 싫다. 정말 너무 세상을 딱딱하고 물질적으로만 만들어내는게 아닌가 싶다. 유물론적인 성격이라고 할까. 내가 생각하고 느끼는 감정들도 모두 다 감각물질의 작용일뿐이며, 사람을 만나고 사귀고, 사랑을하는것도 다 결국엔 어떠한 작용과 반작용들이 모여 생기는것일 뿐이라는것.

 

결론적으로, 그런식으로 생각하며 사는 세상의 모습이 싫다는거다.

이런 갖가지 '기술'들로 사람의 감정과 생각들마저 획일화시켜버린다는게 말이다. 그렇게 되면 내가 보던 영화도, 듣고있던 음악도, 맡고있던 꽃의 향기도, 내 연인의 머릿결의 부드러움도 전부 기술화 되어버릴것만 같다. "꽃향기를 더 잘 맡는 방법", "음악을 더 잘듣는 방법" 같은것 처럼...

 

'기술'이 있다는건 그 기술의 잣대로 잘하고 못하고가 갈린다는것이고, 순위를 매길수 있다는 말이 된다. 그러면... 가장 영화를 잘 보는사람, 가장 음악을 잘 듣는사람, 섹스를 가장 잘 하는 사람, 사람을 가장 잘 사귀는사람들이 생기게 될것이다. 하지만 음악을 감상하고 예술작품을 보고, 사랑을하고, 감동을 느끼는것과 같은것들에 우열이라는게 존재 할까...? 이런것들은 상대적이고, 아주 개인적이며, 또 주관적인것들인데 말이다. 이런것에 어떻게 기술의 잣대로 잘난것과 못난것을 구분해낼수 있을까. 난 그 부분에 있어서 도무지 이해를 할수가 없다.

 

젠장, 머리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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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0.?.